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4
◈ 004화. 내기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1)
새삼스럽지만 김주혁의 성격은 그 누구와 비교해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그가 겪어온 세상은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종래에는 그 성격을 강제로 버리게 만드는 힘든 삶을 강요했으니까.
허나 그렇다고 해서 김주혁의 성격이 천하의 개쓰레기라는 것은 또 아니었다.
그도 지킬 것은 지킨다.
한마디로 그의 성격이 아무리 좋지 않다고 해도 처음 보는 사람한테 다짜고짜 욕을 박는 싸이코패스는 아니란 소리였다.
그래, 분명 아니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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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주혁 싸패력 ㅁㅌㅊ?
글쓴이: 로랑띠
입학 쟁탈전에서 TOP 1위하고 다른 길드들 오퍼하는 거 욕해서 다 쫓아낸 거 실화냐? 거의 미친놈 아님?
심지어 이번에는 요즘 한국에 지분 차지하고 있는 콧대 높은 외국계 길드도 와서 오퍼했는데 그 녀석들한테도 욕 그냥 박아버리더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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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2개
오토리락: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영상도 있더라, 존나 빡친 표정 짓다가 시발 이 새끼들아! 할 때 존나 웃었음
ㄴ S급성좌가지켜봄: ㄹㅇㅋㅋ 솔직히 인정인 부분.
ㄴ 말랑이떡: 근데 솔직히 욕박는 거 보면 인성 문제있다 ㅇㅈ?
ㄴ 소위◆: 인성 문제있어?
불편하네요: 근데 솔직히 김주혁 좀 싸가지 없는 것 같긴 함 ㅅㅂ 아무리 자기 빡쳐도 욕설은 에바 아니냐? 그것도 다 보는 데서 어린 새끼가 ㅋㅋㅋ
ㄴ 칼집안의검: 길드 스카우터 어서 오고~
ㄴ 노히트세번: 왜 그렇게 죽상이야?
ㄴ 불편하네요: 야발, 신입생새끼가 꼴받게 하잖아 ㅋㅋ
ㄴ 헤포리라: 악플 하나 할래?
ㄴ 딩요: 좋지 하나 달아줘.
아린눈나: 근데 김주혁 쟤는 뭔깡으로 스카우터들 한테 욕하는 거임? 어차피 발할라 들어가서 나오면 계약자 해먹으려고 할 건데 그럼 길드들이랑 사이 나쁜 거 손해 아닌가? 저러면 소문도 다 날 건데.
ㄴ 조구당이: 솔직히 실력있으면 ㅇㅈ. 어차피 실력으로 다른 5대가문 개터는 거 보면 어딜 가서 지랄해도 다 받아줄 듯.
ㄴ 미자생자S급: 근데 솔직히 아린눈나 털렸을 때 좀 어안이 벙벙했다. 유소윤은 시발ㅋㅋㅋㅋ 나오지도 못해서 솔직히 있는지도 몰랐고.
ㄴ 완자눈알: 근데 아무튼 욕한 건 잘못임, 어린노무쉐끼가-
ㄴ A10000: 틀딱 어서 오고~
살려줏매: 요즘 외국계 길드 점점 유입 많아져서 졸라 꼬았는데 잘됐네 ㅋㅋㅋㅋ 이새끼들 요즘 너무 설침.
ㄴ 주야아앙: ㅇㅈ, 10년 전에 ‘밝은 빛의 구원자’가 전 세계에 소통의 축복 내려준 뒤로는 번역 없이도 말이 그냥 통해 버리니까 외국계 길드가 훨씬 날뛰기는 함.
ㄴ 아그라시브: ㅋㅋ 외국계 길드 참교육 ㅇ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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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외에도 이것저것 엄청나게 많이 달린 댓글들.
그러나 김주혁이 만약 이 글들을 본다면 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렇게 반박할 수 있었다.
그 새끼들은 그렇게 욕을 먹어도 싸다고.
분명 맨 처음, 그가 발할라에서 1위를 하고 홀 밖을 나섰을 때 몰려든 인파 속에서 김주혁은 분명 예의를 지켜 거절했다.
그것도 모두가 들리는 큰 목소리로.
근데 그런 김주혁의 목소리를 개무시하고 그가 학생이라는 이유로 끈덕지게 달려든 건? 바로 스카우터들이었다.
그러니 참다참다못해 욕설이 튀어 나간 것은 절대로 김주혁의 잘못이 아니었다.
오히려 잘못이 있다면 스카우터들의 잘못이지.
그러나 그 덕분에.
[발할라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이 발할라는 100년 전통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현재 시작하고 있는 발할라의 입학식에서, 김주혁은 여러 의미로 주목을 끌고 있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김주혁은 이번 일이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무구 속에 있는 기억을 찾으십시오.] [발할라 성좌의 방 지하 3층 오른쪽 다섯 번째 방] [■■■ ■■■■■ ■■■■■ ■■ ■] [■■■■■■ ■■■ ■■■■■ ■■ ■■■]‘빨리 챙기고 튄다.’
어차피 그는 충실한 학창 생활을 보낼 생각 따윈 없었다.
애초에 배울 것도 없는데 여기서 뭘 한다는 말인가?
그가 어디까지나 발할라에 들어온 것은 무구 속에 있는 기억을 찾으라는, 누가 봐도 자신의 환생과 엮여 있을 것 같은 저 문구를 알아보기 위해서일 뿐이다.
‘거기에 덤으로 확인할 것도 있고.’
아무튼, 그렇다 보니 김주혁은 딱히 자신의 외부 소식에는 그리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기에 주변에서 몰리는 시선을 자연스레 흘려보냈다.
그리고.
[-이것으로, 입학식을 마치도록 하겠다.]김주혁은 본격적으로 발할라에 입학하게 되었다.
XXXX
“후…….”
발할라가 자랑하는 가상 전투 체험실 앞에 서서 자신의 학생들을 보고 있는 남자.
한때는 최진(崔眞) 길드의 간부로 활동해 사회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쌓고 발할라의 업무 교관이자 교사로 발할라에 전입하게 된 그 김이군은 자신의 반에 배정된 인원들을 돌아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 반 배정이 이따위야?’
김이군은 진심으로 이 반 배정표를 만든 이 발할라의 교감을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물론 그도 발할라의 반 배정이 5대 가문이 은근슬쩍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완전히 랜덤으로 산출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건 좀 고쳐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어떻게 이 반에 5대 가문 자제들이 3명이나 모여 있어?’
김이군은 진심으로 어처구니없다는 듯 자신의 출석부와 얼굴을 확인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당장 앞에는 유신(流晨) 가문의 유소연이 있었고. 그 옆에는 최진(崔眞) 가문의 최아린이, 그리고 중간에는 오선(悟先) 가문의 오세혁이 불퉁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허나 그 무엇보다도 김이군의 멘탈에 금이 가게 만드는 것은.
‘김주혁, 저놈은 또 왜 여기에 있고?’
바로 요즘 핫한 논란의 중심지인 김주혁이, 맨 뒤에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 이거 망했는데.’
김이군은 5대 가문과 김주혁을 번갈아 확인하며 이번 1년이 망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본적으로 그는 교사다.
학생들을 통제하고, 안전하게 다음 학년으로 올리는 게 그의 임무.
그런데 통제해야 할 학생들이 괜히 콧대가 높고 조금이라도 통제하기 힘들어지면?
당연히 힘든 건 교사다.
‘어떻게 할까…….’
그렇기에 김이군은 잠시 학생들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기선제압을 하는 것이 좋을지 말지에 대해.
물론 기선제압이라는 것을 누군가가 듣는다면 그런 게 무슨 효과가 있냐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발할라에서는 무엇보다 담임이 학생들의 기강을 잡는 것이 많이 중요했다.
그래서 통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담임이 컨트롤 할 수 있고, 그렇게 돼야만 조금이라도 머리가 덜 아픈 1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저 녀석은…….’
김이군은 시선을 위로 올려 김주혁을 바라보았다.
이번 아카데미 입학식을 1위로 통과한, 갑자기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를 괴물.
사실 그 정도만 됐더라도 이렇게 큰 긴장을 하진 않았겠지만, 입학식이 끝난 후 터트린 인성을 봤을 때 김주혁의 존재는 분명 자신을 피곤하게 할 것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기에 그는 고민을 더해갔다.
그리고 낸 결론.
‘기선제압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시점에서는 학생들의 기를 조금이나마 꺾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애초에 그가 자신의 반 학생들을 교실로 모이게 한 것이 아닌 이 가상 전투실에 부른 것도 기선제압을 하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곧바로 미리 준비했던 버튼을 눌렀다.
우우우웅-!
“뭐, 뭐야!?”
당황하는 학생들의 목소리.
그러나 김이군은 당황하지 않고 미리 가져온 자신의 도(刀)를 쥐었고.
크레에에에엑!!
곧 김이군이 도를 쥐자마자 가상 전투 체험실 주변에서 몬스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오크, 고블린, 그렘린.
등급으로는 F등급에서 C등급 정도의 몬스터들이지만 중요한 건 그 숫자들이었다.
‘정확히 120마리.’
솔직히, 마음만 같아서는 더 소환하고 싶었으나 이 이상 소환하는 것은 시스템 자체에 무리가 가기에 그는 다시 한번 버튼을 눌러 몬스터의 소환을 끝냈다.
크레레렉! 크에에엑!
시스템으로 구현되기는 했으나 정말로 리얼함 그 자체인 몬스터들이 소환이 끝나자마자 순식간에 방 중앙에 있는 학생들에게 몰려든다.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학생.
그러나.
텅! 쿵쿵쿵쿵!!
금방이라도 학생들에게 달려들 것만 같았던 몬스터들은 거대한 반원의 방어막 덕분에 달려들지 못하고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에 패닉이 온 듯 사방을 두렵다는 듯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
5대 가문의 자제들도 상황이 조금 나아 보이기는 했으나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봤다.
그 모습에 김이군은 만족해하며 입을 열었다.
“김주혁. 나와 보도록.”
김이군의 말에 순간 김주혁은 멍한 표정을 짓다 걸음을 옮겨 그의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김주혁의 평온한 표정을 바라보며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입을 열었다.
“이 몬스터, 혼자서 처리할 수 있겠나?”
“……지금 여기로 달려드는 몬스터들이요?”
“그래.”
김이군은 진중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으나 속으로는 웃고 있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애초에 지금 이곳에 있는 몬스터를 상대한다는 것은 신입생들에게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무리 발할라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날고 긴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신입생의 기준일 뿐이다.
실제로 몬스터를 본 것이 손에 꼽을 신입생들이 이 엄청난 무리의 몬스터를 보고 겁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김주혁의 대답을 확신하며 기다렸으나 김주혁은 묘한 표정으로 김이군을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간의 침묵.
그리고 곧.
피식.
‘……웃어?’
돌연 김이군의 표정을 바라보고 있던 김주혁이 피식 웃음을 터트리는 것에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오는 걸 보니 이 정도의 몬스터는 혼자 처리할 수 있나 보군?”
김이군의 말에 김주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으며 답했다.
“그쵸.”
“그럼 어디 한번 해 봐라.”
“맨입으로요?”
“……뭐?”
“아니, 좀 이상하잖아요. 애초에 입학 첫날에 이런 걸 한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했는데 갑자기 이런 걸 하려면 선생님도 뭔가 걸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내기를 하자는 거냐?”
“말이 좀 통하시네. 제가 저 몬스터를 다 처리하면, 선생님은 뭘 거실래요?”
김주혁의 말.
그에 김이군은 순간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발할라의 1위라고 해도, 고작 신입생들 사이에서 1등일 뿐이다.
다르게 말하면 김주혁은 계약자 업계에서는 미래가 유망하기는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아직 재능만 넘치는 일개 학생이라는 소리였다.
그렇기에 김이군은 노기가 들어차는 것을 느끼며 노골적인 비웃음을 지었다.
“만약 네가 이곳에 있는 몬스터 120마리를 모두 처리한다면 교사권한으로 해줄 수 있는 것 그 무엇이든 한 가지를 해주도록 하지.”
“음, 좀 부족하긴 한데. 이 정도로 딜하죠, 뭐.”
“하, 아주 자신감이 넘치는군, 네가 모르는 것 같은데 이 시스템에 구현되어 있는 몬스터들은 실제 몬스터들이랑 별 차이가 없다. 몬스터한테 공격당하는 것도 마찬가지란 말-”
“알겠으니까 무기나 좀 빌려주세요.”
“뭐?”
“무기 없이 어떻게 싸워요? 설마 맨손으로 쟤들이랑 싸우라는 건 아니죠?”
김이군의 말을 끊으며 너무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김주혁.
그에 김이군은 인상을 찌푸리며 아무런 말도 없이 그에게 도를 넘겨주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김주혁을 바라보았고.
모두의 시선이 김주혁에게 모인 그 순간.
철컥-
몬스터들의 머리가, 허공을 날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