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44
◈ 44화 너희가 다 망쳤다 (2)
모든 계약자들의 정점에 서 있는 남자.
THE ONE, 로건.
그리고 모든 계약자들의 정점에 서 있는 남자의 아들.
로건 주니어.
그는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등을 뒤쫓을 때부터 자신의 재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로건 주니어는 자신의 아버지와 그 동료들에게 재능이 넘친다는 소리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으니까.
그리고 실제로, 로건 주니어의 재능은 그저 빈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그는 아버지의 본격적인 훈련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시작했다.
모든 계약자들의 정점에 서 있는 로건이 직접 로건 주니어를 훈련시키고.
그 이외에도 아버지의 동료들이 로건 주니어에게 아낌없이 노하우와 팁을, 심지어는 자신들이 하나 두 개씩 가지고 있는 은밀한 팁 같은 것도 알려주었다.
왜?
로건 주니어가 로건의 아들이기 때문에?
아니, 아니었다.
로건의 동료들이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은밀한 팁이나 훈련 방법을 알려준 것은 고작 지금의 THE ONE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따위가 아니었다.
그저 그들이 로건 주니어에게 그런 팁들과 훈련 방법을 알려준 것은, 로건 주니어가 생각 이상으로 가르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나를 가르쳐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녀석을 가르치는 것은 재미가 없다.
하나를 가르치면 어리숙하게 배우는 녀석은 그래도 보람을 느낀다.
허나 하나를 가르치면 두 개…… 아니, 세 개 이상을 깨우치는 녀석이라면?
대단하다고 생각하기도 하나 그 이상으로 배우는 것을 잘 흡수하는 제자는 가르칠 맛이 났다.
분명 더 높이 올라갈 것이라는 게 두 눈에 보이니까.
그리고.
로건 주니어는 자신의 아버지와 동료들을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그의 재능은 자신에게 내린 가르침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정도로 높았으며, 심지어 그는 나름대로 노력까지 했으니까.
그렇기에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이 누군가에게 진다는 것을 상상해 보지 않았다.
김주혁에게 개인전에서 처참하게 발리기 전까지는.
분명 로건 주니어도 김주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두렵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로건 주니어는 김주혁과 자신을 비교했을 때 자신이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나 아니었다.
로건 주니어는 김주혁에게 단 한 번의 공격도 해보지 못한 채 순식간에 발렸으며 그것은 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시점에 왔을 때, 로건 주니어는 세상에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느꼈다.
그것은 바로 열등감.
언제나 다른 학생들보다는 압도적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강했던 로건 주니어는, 김주혁에게 열등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로건 주니어는 갑작스레 나타난 그가 이 상황을 해결해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당장 이곳에 있는 악인은 세 명이나 되었고.
심지어 세 명의 악인은 그냥 일반적인 악인도 아닌, 업계에서 꽤 소문이 난 일신자 소속의 삼살(三殺)이었으니까.
김주혁은 분명 강하다.
로건 주니어도 열등감을 느낄 정도로.
그러나 그 강함은 어디까지나 학생들 사이에서 압도적일 뿐이고 그의 강함은 삼살(三殺)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래.
조금 전까지는.
“어……?”
로건 주니어가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본다.
보이는 것은 땅바닥에 처박혀 있는 여자와, 조금 전까지 김주혁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마법진을 발동시켰던 여자가 나무에 처박혀 있는 모습.
그리고 그 앞에는.
“이런-”
빡!
“개!”
빡!
“씨입-새끼야!”
빡!
김주혁이, 악인을 후드려 패고 있었다.
악인의 뒷덜미를 잡은 채로, 분노에 가득 차서 미친 듯이 주먹을 내리치는 김주혁.
그 상식을 깨버리는 행동에 로건 주니어는 입을 멍하니 벌렸다.
물론 김주혁이 저런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납득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로건 주니어는 김주혁을 직접 본 것은 3일밖에 되지 않았으나 그와 몇 번 붙어본 것만으로도 그 성격이 매우 사납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의 상식이 깨진 부분은 바로 그에게 뒷덜미를 잡힌 채로 맞고 있는 악인 때문이었다.
그냥 악인도 아니다.
삼살(三殺)
그것도 일신자라는 악인 집단에서 고위 계약자들만 골라 처리하는 것으로 굉장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삼살(三殺)이.
“아악! 아아악!”
“어? 어어??? 막아?”
빡!
“막아?? 막아!?”
빡! 빡!
“막지 마! 막지 말라고 이 새끼야!”
김주혁에게 잡혀 복날 개 맞듯 맞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전적인 의미가 아니었다.
정말 말 그대로.
“어어? 계속 막아?”
“사, 살려줘! 살려줘!!!”
빠아아악!
“너 그러다 나 빡돌면 뼈 때린다? 막지 마. 막지 말라고 이 개새끼야!”
빠가가각!
김주혁은 악인들을 정말 개 패듯 패고 있었다.
“악! 악! 악!”
비명을 지르는 남자, 알은 어떻게든 김주혁의 손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 쳤으나.
“뒤져! 뒤져! 뒤져!”
빡! 빡! 빡!
김주혁은 알을 절대로 내버려 둘 생각이 없다는 듯 계속해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끄아아아아악! 이 개새끼야!!!”
그에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못한 채 맞고 있던 알은 발광이라도 하듯 품 안에 있던 단검을 꺼내 들었으나.
“어? 무기를 꺼내?”
뻐억!
“컥!”
“무기를!”
빡!
“꺼낸-!”
빠아아악!
“다고!?”
빠아아아악!!!
알이 단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단검을 빼앗아 든 김주혁은,
“제발 죽어! 제발 죽어!”
뻑! 뻑!
오히려 단검의 손잡이로 그의 머리를 후려치기 시작했다.
“…….”
그야말로 그의 상식을 파괴해 버리는 김주혁의 행동에 로건 주니어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꼬꾸라진 채 미동도 하지 않는 다른 악인들을 한번 바라봤다.
‘내가 단 한 번도…… 공격하지도 못했던 악인들을…….’
당장 땅바닥에 처박혀 숨이 막혀 죽었을지도 모르는 여자를 로건은 단 한 번도 때리지 못했고.
나무에 처박혀 온몸의 뼈가 박살 나지 않았을까 싶은 여자의 앞으로 로건은 단 한 번도 다가설 기회조차 없었다.
심지어 당장 김주혁에게 뒤지게 맞고 있는 알과는 몇 번 정도 공격을 섞긴 했으나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엄청난 강함을 가지고 있는 삼살(三殺)을, 김주혁은 단 한순간에 모두 제압해 버렸다.
그렇기에 로건 주니어는 더 이상 김주혁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않았고.
그 대신.
“…….”
로건 주니어는, 김주혁을 동경하게 되었다.
XXXX
그날 밤.
발할라의 기숙사.
—-
(계약 일보)
[아카데미 학교 대항전 긴급 中止, 도대체 왜?]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던 학교 대항전의 세 번째 시험인 ‘대수림의 눈’이 악인들의 난입에 의해 중지되었다.
대수림의 눈에 난입한 악인들은 총 여섯 명의 계약자를 죽이고 대수림의 눈에 진입했으며 그들은 특이한 능력으로 다른 이들이 미궁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토사(土砂)로 벽을 막고 들어갔으며 자세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중략)…
그 결과 대수림의 눈에 잠입한 이들은 악명이 높은 삼살(三殺)로 확인되었으며 그들과 마주친 THE ONE의 아들, 로건 주니어의 말에 의하면 세 악인은 모두 김주혁에게 패배했다고 한다.
현재 김주혁이 처리한 악인들은 셋 모두 심각한 중상을 입은 상황이며, 그로 인해 어째서 악인들이 대수림의 눈에 침입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허나…(중략)…
-또한 이번 악인 출현 사건으로 인해 학교 대항전은 중단되었으며 허술한 대회준비로 현재 몰매를 맞고 있는 3대 아카데미는 이번 일을 벌인 배후에 대해서 철저하게 조사해 응징을 가하겠다고 선포한 상태이다.
지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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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혁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떠 있는 기사를 한번 슥 훑어보고는 이내 어깨를 으쓱인 뒤 스마트폰을 놓았다.
그에 곧바로 들리는 목소리.
[기사가 아주 쏟아지는군.]‘뭐, 기사가 쏟아질 만하지. 엄청 큰 대회에 악인들이 덮쳤으니 말이야.’
김주혁은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결국 악인 덕분에 시험이 중단됐군.]“쯧.”
바르체의 말대로, 악인이 얼마나 난리를 쳤는지 김주혁이 악인들을 패고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 교관들과 계약자들이 우후죽순으로 대수림의 눈에 들어오는 것을 시작으로 시험은 완전히 중지되었다.
교관들과 계약자들은 재빨리 미궁 안으로 들어와 시험을 치르고 있던 학생들을 보호했고, 학생들을 곧바로 미궁 밖으로 내보냈다.
물론 김주혁도 마찬가지.
그 뒤에 미궁 안으로 들어간 교관과 계약자들은 악인들을 찾았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각 아카데미의 책임자들은 몰려드는 기자들을 물리치며 학생들을 모두 각자의 아카데미로 복귀시켰다.
한 마디로 김주혁이 마데가이아 로나의 집을 찾을 시간이 없었다는 소리였다.
게다가 심지어 김주혁은 이번 기말고사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 번째 미궁인 대수림의 눈에서의 시험은 결국 악인의 난입으로 중지되었으나 발할라에서는 개인전과 팀전의 성적이 1등인 것을 감안해 기말고사를 빼주기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학생들에게는 모르겠으나 김주혁에게는 굉장히 큰일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김주혁이 이렇게 발할라의 기숙사에 복귀해 느긋하게 누워 있는 이유는 바로.
[무구와 기억을 찾으십시오.] [발할라 성좌의 방 지하 3층 오른 쪽 다섯 번째 방] [조건 만족] [발할라 대수림의눈 마데가이아 로나의 집] [주의※ 촌검이 있어야만 조건 만족 가능] [조건 만족] [마데가이아 로나의 집에 있는 구슬을 가지고 나오세요.] [조건 만족] [수면을 통해 잃어버린 기억과 마주하십시오.] [■■■■■■ ■■■ ■■■■■ ■■ ■■■]“캬. 이게 되네.”
김주혁이 교관들과 계약자들이 들어오는 그 짧은 시간 내에 기적적으로 마데가이아 로나의 집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불가능할 줄 알았다.]“나도 그랬어.”
김주혁은 씨익 웃으며 그때를 회상했다.
밖에서 화려하게 판을 벌린 채 들어와서 김주혁의 시간을 모조리 빼앗아버린 악인들을 조지고 난 뒤 우선 끝까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다닌 결과.
김주혁은 교관들이 들어오기 몇분이 남지 않은 시점에 기적적으로 마데가이아 로나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그뿐인가?
김주혁은 마데가이아의 집에 들어가 거기에서 필요한 물건인 구슬까지 꺼내 나와 이제 잠만 자면 알림창에서 말하는 잃어버린 기억에 대해 볼 수 있었다.
“이제 잠들기만 하면 기억을 볼 수 있는 건가?”
김주혁이 마데가이라 로나의 집에서 챙겨운 푸른 구슬을 바라보며 중얼거리자 바르체가 답했다.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만.]“좋아 그럼 곧바로 자볼까.”
[아마 네가 잠들게 되면 나도 기억 중 하나가 떠오를 수도 있을 것 같군.]“그래?”
[그렇다. 당장 내 알림창에도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라고 써 있으니 말이다.]바르체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김주혁은 곧바로 눈을 감고 잘 준비를 했고, 곧바로 정신이 조금씩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고.
‘확실히 악인들 조지느라 마력을 좀 많이 써서 그런가, 좀 피곤하긴 하네.’
그 생각을 끝으로 김주혁은 곧바로 수면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네 ‘이름’, 잘 받아가도록 하겠다.]김주혁은, 기억을 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