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64
◈ 64화 다 아는 사람들이구만? (1)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세련된 고층빌라.
그 빌라의 옥상에선 한 남자가 서류 몇 장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김주혁…… 김주혁이라…….”
김주혁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서류를 바라보고 있는 그 남자.
그의 정체는 바로 일교(一敎)의 일원이자 얼마 전 후드를 쓴 남자와 함께 김주혁을 처리하려고 했던 일교의 인원 중 한 명이었다.
“흐음.”
그는 김주혁의 서류를 쭈욱 훑어 내리고는 이상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이것밖에 없나?’
그는 자신이 받은 서류 중에 혹시 겹쳐 있는 장이 있으나 확인해 봤으나 역시 겹쳐 있는 장은 없었다.
‘고작 세 장이라…….’
물론 사람의 인적정보를 쓰는데 세 장이면 많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남자가 의뢰한 정보기관은 고작 사람의 인적정보만을 파는 곳이 아니었다.
남자가 ‘김주혁’에 대해 의뢰를 맡긴 정보기관 ‘다마스커스’는 우선 비용을 치르기만 하면 원하는 정보가 그 무엇이건 의뢰자에게 정보를 구해다 준다.
굉장히 상세하고 세세하게.
그것은 의뢰 대상이 인물이라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다마스커스에 의뢰를 하고 비용을 치르기만 하면 그들은 의뢰자가 의뢰했던 인물에 대해 그 무엇이라도 조사해 가져다준다.
그리고 남자는 다마스커스에게 김주혁에 대한 모든 정보를 원한다고 했다.
김주혁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부터 시작해서 무엇을 겪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모든 정보를, 남자는 의뢰했다.
그런데 그에게 넘어온 정보는 딸랑 서류 세 장.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남자는 그동안 일교(一敎)의 임무를 처리하며 다마스커스를 애용했고, 그가 특정 인물에 대한 정보를 의뢰했을 때는 항상 수십 장의 서류가 그에게 넘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세 장…… 세 장이라.’
고작 세 장.
의뢰를 잘못했나? 하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으나 이내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의뢰 내용은 정확했으니까.
그렇기에 남자는 의문을 느끼면서도 그에게 날아온 세 장의 서류를 읽어나가기 시작했고,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 그는 서류를 보며 하나의 감상평을 중얼거렸다.
“평범하군.”
평범하다.
물론 지극히 일반적인 사람의 기준에서 김주혁의 삶이 평범한 것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서류 속에 쓰여 있는 김주혁의 히스토리는 평범한 사람의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불우해 보였으니까.
‘부모님은 던전 폭주 사태로 사망, 김주혁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지역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발할라에 입학.’
‘고아원 내에서는 말수가 적은,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고, 고위험군 지역이라 몬스터를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으나 큰 피해를 본 적은 없음.’
그 이외에도 김주혁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가 써 있는 것을 쭉 읽어 내려가던 그는 이내 서류에서 시선을 떼곤 고개를 갸웃거렸다.
‘딱히 특별한 점은 없는데.’
말 그대로 현재는 모르겠으나 김주혁의 과거는 딱히 특별한 점이 없었다.
굳이 특별한 점으로 꼽을 수 있다면 그의 인생이 다른 이들보다는 조금 불우하다는 것 정도일까.
‘아니, 아니지.’
사실 이렇게 몬스터가 판치는 세계에서 김주혁의 과거가 딱히 불우함에서 특출난다고 할 수는 없었다.
당장 세계 한편의 빈민국에는 국가가 힘이 없어 몬스터한테 완전히 노출된 상태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도 있으니까.
‘도대체 뭐지?’
허나 오히려 그렇기에 남자는 김주혁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깊어져 갔다.
어째서 성좌님은 그를 죽이지 않고 그냥 지켜본다고 했는지.
어째서 다마스커스가 김주혁에 대한 정보를 단 세 장밖에 모으지 못했는지.
모든 것이 의문인 상황에서 한참이나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던 남자는 이내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서류 종이를 흩뿌렸다.
화르륵-!
남자가 종이를 흩뿌리자마자 푸른 화염에 휩싸여 사라지는 종이.
그렇게 남자가 다시 건물로 들어가기 위해 몸을 돌렸을 때.
[투귀가 다시 한번 김주혁을 감시하러 가라고 기대하는 얼굴로 입을 엽니다.]남자는 자신의 눈앞에 떠오르는 알림창에 저도 모르게 멍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곧 고개를 숙였다.
“예, 알겠습니다.”
XXXX
생각해 보면 최아린의 도술은 처음 봤을 때부터 좀 기묘하게도 익숙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뿐인가?
김주혁은 최아린을 상대해주며 그녀의 도법을 많이 접해보았고, 그렇기에 조금 신기하게 여기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아린이 사용하는 기술은 김주혁이 알고 있는 것과 굉장히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허나 그럼에도 김주혁이 딱히 최아린이 사용하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 세상에는 비슷한 도법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이었다.
당장 300년 전만 해도 김주혁은 이름만 다르지 사실상 똑같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굉장히 많이 보아왔고.
무엇보다 최아린의 경우에는 분명 김주혁이 알고 있는 그 도법과 비슷하기는 했으나 그 끝부분이 기묘할 정도로 달랐기에 김주혁은 그녀에게 도법에 관련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도왕(刀王)이 의문을 표합니다.] [도왕(刀王)이 당신을 바라보며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립니다.]그 알림창이 떠 오른 동시에 김주혁은 최아린을 바라보고는 곧 저도 모르게 허, 하는 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최아린이 뿜어내고 있는 마력은 분명 그녀가 예전에 내뿜고 있는 마력과는 확연한 차이가 나고 있었고.
그 확연히 차이가 나는 마력을, 김주혁은 잘 알고 있었다.
[도왕(刀王)이 기묘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도왕(刀王)이 당신의 마력에 굉장한 관심을 보입니다.]이어서 떠오르는 알림창.
그에 김주혁은 저도 모르게 피식 하고 웃어버리곤.
“설마, 꼬맹이냐?”
그렇게 물음을 던졌고.
[도왕(刀王)이 깜짝 놀라며 제자리에서 일어섭니다!] [도왕(刀王)이 말도 안 된다면서 기겁하는 소리를 내지릅니다.] [도왕(刀王)이 혼란에 빠진 듯 저도 경악합니다!] [도왕(刀王)이 혼란에 빠진 듯 저도 경악합니다!] [도왕(刀王)이 혼란에 빠진 듯 저도 경악합니다!] [도왕(刀王)이 혼란에 빠진 듯 저도 경악합니다!] [도왕(刀王)이 혼란에 빠진 듯 저도 경악합니다!] [도왕(刀王)이 혼란에 빠진 듯 저도 경악합니다!] [도왕(刀王)이 혼란에 빠진 듯 저도 경악합니다!] [도왕(刀王)이 혼란에 빠진 듯 저도 경악합니다!]…………
..
.
이내 그의 눈앞에 잔뜩 떠오르기 시작하는 알림창에, 김주혁은 도왕이라는 성좌가 자신이 짐작하고 있었던 그 녀석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허, 하는 웃음을 지었다.
300년 전,
아니 정확히 말하면 김주혁이 제자들을 키우며 자리를 잡아나가기 시작할 때쯤에 만났던 한 철없는 꼬맹이가 있었다.
자기가 직접 만든 도법은 세계 최강이라면서 승부를 보자고 덤비다 김주혁에게 뒤지게 처맞았던 한 녀석이.
물론 딱 거기까지였다면 김주혁의 기억에 그가 남았을 리가 없었으나 요점은 그 꼬맹이는 무려 5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김주혁에게 찾아와 대련을 청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5년 동안 그 꼬맹이가 김주혁에게 승리하는 일은 없었으나, 그 5년이란 시간 동안 김주혁은 그 꼬맹이에게 꽤 많은 것을 알려줬고.
[도왕(刀王)이 도대체 형이 왜 여기에 있어?! 하고 혼란스럽다는 듯 물어봅니다.]자신에게 항상 처맞기만 하던 그 꼬맹이가 성좌가 되어 있다는 것에, 김주혁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짓곤 이야기했다.
“오랜만이다? 꼬맹이.”
XXXX
최진(崔眞) 가문의 도왕(刀王)이 자신이 알던 그 녀석이라는 것을 깨달은 김주혁은 우선 그와 이야기하기 전.
“이 또라이 같은 게…….”
“촌”
“야, 너 그거?”
“촌”
“진짜 한 번만 더 하면.”
“촌.”
“으갸아아악 죽여버릴 거야!!!”
마치 물과 기름이 만난 것처럼 눈알을 굴리다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화려한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그 둘을 말렸다.
“둘 다 그만해.”
“하지만 이 미친 또라이가 계속!”
“쟤도 쟤긴 한데 넌 자기 선배한테 그러면 안 되지.”
“선배? 이게 뭔 개소리야! 저 또라이가 왜 내 선배인데!”
이게 뭔 개소리냐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옌랑과 반대로 의문이라는 표정으로 김주혁을 바라보는 최아린.
그에 김주혁은 이야기했다.
“쟤가 나한테 처음으로 배운 애고, 네가 두 번째잖아?”
물론 유소연도 있긴 하지만 유소연은 딱히 김주혁이 가르친다기보단 자기 멋대로 따라붙어 같이 체력 단련을 하는 것뿐이었기에 그녀는 제자로 치지 않았다.
“……!”
그에 조금 전까지와는 다르게 처음으로 굉장히 흡족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은 최아린은 옌랑을 바라봤고.
“야! 나 이건 인정 못 해!”
“그럼 안 배울 거야?”
“……에?”
“그럼 내 제자 안 하겠다는 거잖아.”
김주혁의 말에 순간 뇌정지가 온 듯 동공을 떠는 옌랑 그러나 그녀는 이내 으득, 하는 느낌으로 이를 꽉 물고는 입을 열었다.
“내그…… 츰는드……!”
“오, 잘 생각했어, 최아린 너도 갑자기 쓸데없이 괴롭히거나 놀리지 말고, 알았어?”
“응. 알았어.”
아주 세상 기문 좋아 보인다는 표정으로 밝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그녀를 보며 피식 웃은 김주혁은 이내 시선을 돌려 최아린이 가지고 있는 검을 바라보았다.
마치 푸른색의 비늘을 씌워놓은 듯이 윤기 나는 광택을 가지고 있는 도.
아까 전 물음을 통해 그것이 최진 가문의 성유물인 청월도라는 것을 들었던 김주혁은 입을 열었다.
“그 청월검 잠깐만 보여줄 수 있냐?”
김주혁의 물음.
사실 이 행위는 업계에서는 굉장히 실례인 행동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최아린이 들고 있는 것은 최진 가문의 보물이자 성유물인 청월도였으니까.
그러나.
“여기.”
최아린은 김주혁의 요구에 별다른 질문을 던지지 않고 너무나도 가볍게 청월도를 그에게 넘겨 주었고.
“땡큐.”
김주혁은 별다른 감흥 없이 최아린에게서 청월도를 넘겨받았다.
“???”
오히려 그 상황에서 무엇인가가 살짝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은 옌랑.
물론 그녀도 가문에서 나름대로 큰 상처를 받은 후 백련궁에서만 지내기는 했으나 그래도 백련궁에서 산 시간보다는 가문 내에서 살았던 기간이 많았기에 업계 예절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성유물, 저렇게 줘도 되는 거야?’
마치 정말 당연한 것을 넘겨준다는 듯 단 1초의 멈칫거림도 없이 가문의 성유물을 넘겨주는 모습에 옌랑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최아린을 쳐다봤으나.
최아린은 애초에 청월도 따위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조금 전과는 다르게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고.
“디자인 개 구리네.”
최아린이 넘겨준 청월도를 짜게 식은 눈으로 보고 있는 김주혁 또한 옌랑의 눈에는 굉장히 이상해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옌랑은,
‘아니, 내가 이상한 건가? 어???’
혹시 자신이 백련궁 안에 처박혀 있던 몇 년 사이에 뭔가 변화가 있었나 하는 생각에 혼란에 빠졌고.
그사이 청월도를 집어 들고 있던 김주혁은.
순간 정신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와, 진짜 현오 형이라고??”
자신의 300년 전 지인 중 한 명인 도왕(刀王)을 만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