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84
◈ 84화. 재앙 출현 (1)
그 뒤로 며칠 뒤.
[협회와 길드를 공포에 떨게 하던 악인집단 ‘일신자(一信者)’ 몰살 당하다??] [악인 집단 일류종(一流種) 몰살 당하다!!] [두 악인 집단의 갑작스러운 해체! 범인은 도대체 누구?] [협회 관계자 ‘일신자의 은신처 발견, 내부에서 수십 구의 시체 발견.’] [두 악인집단 사이 불화가 있었나? 그렇다면 공멸(共滅)?] [악인 집단 심리 전문가, 두 집단 사이의 불화 연구.]“뭐야?”
이제는 거의 일상과도 같아진 수련을 계속하고 있던 김주혁은 평소처럼 루틴을 끝마치고 쉬는 시간에 확인한 뉴스에서 불타고 있는 이슈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일신자와 일류종은 김주혁도 알고 있는 집단이었으니까.
‘둘 다 나랑 한판 붙었던 놈들이 있던 곳이네?’
일류종의 경우는 록딜 벤트릭 때문에 한번 부딪힌 적이 있었고.
일신자의 경우는 삼살(三殺)이라는 암살자가 자신을 찾아존 적이 있었기에 그 두 악인집단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던 김주혁은 이내 뉴스를 눌러보기 시작했지만.
‘뭐, 제대로 된 정보가 하나도 없네.’
이내 ‘일신자와 일류종이 갑자기 전부 몰살당했다. 이유는 자기들도 모른다.’라는 말을 길게 늘여 써 놓았을 뿐인 뉴스를 몇 개 정도 클릭하던 김주혁은 이내 스마트폰을 꺼버렸다.
그 둘이 서로 치고받고 싸우다 공멸을 했든, 아니면 누군가에게 전부 죽임을 당했든 간에 어찌 되었든 김주혁에게는 이득이었으니까.
‘이제는 신경 쓸 필요 없겠네.’
사실 신경을 쓰고 있었다기보단 언젠가 한번 기회를 봐 두 집단 모두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가 먼저 선빵을 날린 것은 아니지만 김주혁은 두 악인집단과 척을 지고 있었고.
저런 녀석들은 언제고 척을 진 상대를 귀찮게 할 것이라는 걸 김주혁은 300년 전의 경험을 통해 체득하고 있었으니까.
‘뭐, 나야 좋지.’
원래 자신이 할 일을 줄여준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김주혁은 썩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앞을 바라봤고.
그곳에는.
깡!
최아린과 옌랑이 대련을 벌이고 있었다.
“큭-!”
옌랑의 몸이 순식간에 최아린의 안쪽으로 들어가고, 그에 뒤늦게 반응한 최아린이 검을 세로로 세워 그녀의 공격을 막아낸다.
꽝!
그러나 뒤늦은 반응 탓인지 옌랑의 공격을 온전하게 막아내지 못한 최아린이 튕겨나가고, 옌랑이 다시 한번 그녀에게 달려든다.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싸움의 양상.
최아린은 일방적으로 옌랑의 공격을 막고만 있었고.
옌랑은 반대로 최아린을 끝없이 공격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눈에는 그래도 최아린이 계속해서 공격을 막아내고 있으니 숨겨진 한 수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으나 김주혁의 눈에는 아니었다.
‘사실 이미 진 거나 다름없지.’
사실 최아린은 이미 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옌랑의 변칙적인 공격을 저렇게 순간적인 기지로 막아내는 것은 좋지만 애초에 검사가 격투가를 상대로 거리를 점하지 못한다는 것은 진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주혁이 최아린에게 실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김주혁은 최아린에게 놀라고 있었다.
‘성장이 엄청난데?’
그도 그럴 것이 최아린은 현재 너무나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김주혁이 입학식때 만났었던 최아린은 약했다.
약해도 그냥 약한 게 아니라, 김주혁의 기준으로 봤을 때 그녀는 모든 것이 부족했다.
그러나 지금은?
‘……애초에 옌랑의 공격을 막고 있는 것부터가 엄청난 성장이지.’
물론 김주혁에게는 전혀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비할 바가 되지 못하지만 옌랑은 강하다.
적어도 김주혁이 지금까지 본 사람들 중에서 옌랑보다 재능이 넘치는 이들은 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녀는 몇 달 정도 자신이 부족한 것을 수련하면서 더더욱 강해졌다.
그런데 기존에도 썩 나쁘지 않았고, 지금에 와서는 이대로 성장하면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옌랑을 상대로 최아린이 버티고 있다?
‘게다가…….’
당장 옌랑에게 밀려 제대로 검을 한번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있기는 했으나 김주혁은 볼 수 있었다.
옌랑이 움직이는 순간 아직 그녀가 뽑지않은 검의 각도가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막은 순간에도 달려오는 적을 빠르게 베어낼 수 있는 루트를 찾는다라.’
심지어 최아린이 미세하게 조종하는 그 각도들은 단 하나도 틀린 것이 없이 만약 그녀가 검을 뽑을 수 있다면 옌랑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날릴 수 있을 정도였다.
‘그 녀석도 꽤 도와주고 있나보네.’
김주혁은 최아린의 손에 쥐어져 있는 청월도를 보며 저 안에 들어 있을 도왕을 떠올렸고.
깡!
김주혁이 그렇게 생각을 끝냄과 동시에, 싸움이 끝났다.
정말 당연했으나 승자는 옌랑.
그녀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김주혁을 바라보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이 꼭 ‘나 어때?’라고 묻는 것 같아 김주혁은 피식 웃으며 이야기했다.
“뭐, 나쁘지 않네.”
“이 정도야 뭐어~”
김주혁의 칭찬에 괜스레 낯간지러워 하며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옌랑을 바라본 그는 이내 최아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옌랑을 바라보는 최아린.
그런 그녀를 바라본 김주혁은 이야기했다.
“너도 나쁘지 않았어. 발도 각도 조절하는 건 어느 상황에라도 유용하니까.”
그 이외에도 최아린이 조금 더 보강해야 할 점을 몇 가지 정도 이야기한 김주혁은 이내 시간이 꽤 늦은 것을 확인했고.
“우선 오늘은 여기서 끝내고…… 넌 왜 그렇게 불퉁하냐?”
“안 불퉁하거든!?”
김주혁의 물음에 왁! 하고 대답한 옌랑은 이내 혼자 무엇인가를 툴툴거리며 단련장 밖으로 먼저 나갔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김주혁은 이내 어깨를 으쓱이며 최아린과 함께 단련장에서 빠져나왔고.
그렇게 최아린과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온 순간.
“오랜만이야.”
김주혁은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눈앞이 새하얘지는 경험과 동시에.
“……길잡이?”
길잡이를 만날 수 있었다.
XXXX
김주혁과 최아린이 떠나고 조금 뒤.
터벅거리는 소리를 내며 단련장 내부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아오 씨, 그게 뭐라고…….”
옌랑은 저도 모르게 아까 전 빼애액 소리를 지르고 나갔던 자신을 떠올리며 괜스레 얼굴을 붉히며 아까 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분명 처음 김주혁에게 칭찬받을 때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아니 씨, 이렇게 생각하니까 이상하잖아.’
김주혁에게 칭찬받아서 기분이 좋은 게 아니라 자신의 실력이 상승했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좋았던 옌랑.
허나 그것은 얼마 가지 못했다.
‘그 맹꽁이년이 진짜……!’
이유는 바로 김주혁에게 칭찬을 받고 있던 최아린이 슬쩍 고개를 돌리더니 옌랑을 비웃은 것!
‘아니 처발렸으면서 그 웃음을 짓는 건 뭔데!?’
아니, 지금 생각해 보면 빡칠 일도 아니었다.
옌랑은 최아린을 이겼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 김주혁에게 조금 더 많은 칭찬을 들은 최아린이 슥 고개를 돌려 비웃음을 지으니 왠지 모르게 화가 났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저도 모르게 빡이 쳐 먼저 나가다 보니 그녀는 자신의 짐을 미처 챙겨오지 않은 것을 떠올렸고, 결국 짐을 챙기기 위해 다시 단련장에 돌아와 있는 상태였다.
‘……저 CCTV는 진짜 왜 저렇게 달아놓은거야?’
옌랑은 단련장에 돌아오자마자 아직도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엄청난 숫자의 CCTV를 보며 혀를 내둘렀고 이내 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짐을 챙기기 시작했고.
“어?”
곧 옌랑은 자신의 짐이 아닌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건?”
그것은 수건이었다.
파란색 수건.
옌랑은 그것을 잠시간 바라보다 그것이 아까 전 김주혁이 쉬고 있을 때 목에 걸고 있던 수건이라는 것을 떠올렸고.
“…….”
왠지 모르게 그녀는 그 상태 그대로 눈을 굴려 CCTV를 확인했다.
이 단련실 내부에는 CCTV가 잔뜩 설치되어 있기는 했으나 이 휴식 공간에는 유일하게 CCTV가 비추는 공간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옌랑은.
‘아니,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해?’
저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하며 김주혁의 수건을 의자에 내려놓고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단련장 밖으로 나가-
……
…….
……
.
.
.
“빠, 빨래해 줘야지.”
-지 않고 다시 돌아와 김주혁의 수건을 주워들었다.
“평소에 도와주는 것도 있으니까.”
도대체 누구한테 하는 건지 모를 혼잣말을 내뱉은 옌랑은 그 수건을 자신의 더플백에 넣고.
총 총 총.
왠지, 조금은 신나 보이는 발걸음으로 단련장을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 저걸 가져가네.”
자신의 성좌의 명령에 의해 김주혁의 수건을 회수하러 온 블랙 캣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수건을 들고 나간 옌랑을 바라봤다.
XXXX
갑작스러운 소환.
그러나 이미 몇 번이나 경험해 봤기에 김주혁이 이제는 별다른 놀라움 없이 안쪽에 앉아 있는 길잡이의 맞은편에 앉으며 물었다.
“그래서, 뭐 새로운 정보라도 얻은 거야?”
김주혁의 물음.
그에 길잡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국 어디에서 재앙이 일어나는지 알아냈어.”
“오, 그래? 어디에서 일어나는데?”
김주혁의 물음에 길잡이는 잠시 생각하는 것 같더니 대답했다.
“세종시? 라고 하는 지명 같던데.”
“세종시? 거기에서 재앙이 일어난다고?”
김주혁의 물음에 길잡이는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곤 이야기했다.
“맞아. 내가 알아낸 정보로는 아마 세종시에서 재앙이 일어날 거야.”
“그럼 일어나는 날짜는? 날짜는 알아냈어?”
“미안하지만 그건 정확히 알아내진 못했어.”
“쯧, 그것도 중요한데.”
김주혁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으나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이어서 이야기했다.
“그래도 지역을 알아낸 것만 해도 좀 안정감이 생기기는 하네. 그럼 알아낸 정보는 그게 끝이야?”
김주혁의 말에 길잡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알아낸 정보는 그게 끝이긴 한데 이렇게 굳이 널 부른건 또 하나 전해줄 말이 있어서야.”
“전해줄 말?”
그의 되물음에 고개를 끄덕거린 길잡이는 이내 생각을 정리하듯 생각에 잠겨 있다 이야기했다.
“만약 재앙이 터지면 네 역량이 되는 한, 최대한 빠르게 재앙을 클리어해.”
“……최대한 빠르게?”
“그래,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네가 재앙을 없애면-”
길잡이는 자신의 품에서 하나의 보석을 꺼냈다.
보라색 빛으로 빛나고 있는 보석을.
“거기에 마력을 집어 넣어서 나에게로 넘어오면 돼.”
“이걸 쓰면 바로 이곳으로 올 수 있나?”
“응, 일회용이기는 하지만 거기에 네 마력을 집어넣는 순간 나한테로 이동할 수 있어.”
“……뭐, 그건 좋긴 좋은데.”
김주혁은 잠시 보석을 보며 생각하더니.
“그런데 왜 최대한 빨리 잡아야 하는데? 뭐 다른 이유라도 있는 거야?”
그렇게 물었다.
그에.
“당연하지.”
길잡이는 그렇게 답했고.
“네가 빨리 재앙을 없애면 없앨수록, 더 우리한테 좋은 상황이 올 테니까.”
그렇게 길잡이에게 그런 말을 듣고 정확히 3주 뒤.
[속보! 세종시 일대에 거대한 미궁 발현!]재앙(災殃)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