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azy Villain Regains His Sanity RAW novel - Chapter 146
146화
한일금융 소멸 사건을 말소자 소행으로 끝내기로 해 놓았지만 이것만으로 종료하기에는 성에 차지 않았다.
이걸 뒤에서 조종한 녀석들이 멀쩡히 숨쉬고 있었다.
바로 중국이다.
“마음에 안 드는데.”
“날 노리고 한 건 아닐 거다.”
“겸사겸사겠지. 상우정밀을 손에 넣고 너까지 흔들 수 있으면 좋았을 테니.”
버서커의 과거는 이미 유명하다. 그가 상우정밀과 관련된 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알고자 하면 모두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초인이란 그런 가치를 지닌 존재다. 난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세계 각국에 초인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가 태반이며, 몇몇 국가는 초인이 국가 원수를 능가하는 권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버서커는 빌런이지만 범죄 혐의가 뚜렷하지 않다. 충분히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만큼 그를 회유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리그도 그렇고 미국도, 일본도 버서커를 데려가기 위해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으니까.
그래 봤자 내 수중에 들어온 녀석이다. 난 내 손에 들어온 걸 결코 남에게 넘겨주지 않는다.
날 무시하고 넘본다면 그때는 날 상대해야겠지.
“그래도 마음에 안 드는 건 안 드는 거다.”
“날 그렇게 생각해 줄 줄 몰랐군.”
이 녀석이 헛소리를 하네? 부려 먹으려고 쓰는 건데 왜 저런 표정을 봐야 하지?
“그냥 내 마음에 안 드는 건데.”
“그렇다고 치지.”
“장난하냐?”
“장난 안 한다. 네가 날 원한다는 사실만을 말했을 뿐.”
그러면서 음흉한 미소를 짓는데, 괜히 내 기분까지 나빠졌다.
그럼 나도 숨겨 뒀던 무기를 꺼내 들어야지.
“자꾸 그러면 우리 조카 보러 간다?”
“…….”
실실 웃던 버서커의 표정이 굳었다. 내가 약점을 제대로 파고든 것이다.
여기에서 내가 언급한 조카는 버서커의 딸을 말한다.
김희연에게 듣기로는 내 팬이라지?
우리 조카가 나도 모르던 내 굿즈라는 걸 구매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런 게 있나 싶었는데, 진세정이 말했던 걸 떠올릴 수 있었다.
굿즈라는 걸 구매한다면 보통 팬이 아니라지?
버서커 녀석의 표정이 심각한 걸 보고 약점이라는 걸 바로 파악했다.
결국 녀석이 내 시선을 피하고 대화를 바로잡았다.
“중국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 줘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
뒤늦게 화제를 바꿔 봤자 이미 늦었다.
“내 팬이라고 하니 직접 날 보면 좋아하겠지? 이 기회에 팬 서비스를 해 줘도 좋고.”
“…….”
그러니 왜 까부냐. 아무리 발악해 봤자 결국 넌 내 밥에 불과한데.
좀 더 괴롭힐까?
음, 그래도 가족을 건드리는 건 적당히 해야지.
난 녀석의 일그러지는 표정을 감상하다 선심을 베풀듯 말했다.
“농담이다. 가족끼리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내가 방해하는 건 아니지.”
“말이라도 고맙군.”
“알면 잘해. 조카한테 안부 전해 주고. 좋은 시간 보내라.”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을 두고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이걸로 내가 한 사람만이 아니라 한 가족의 운명을 바꾸게 된 건가?
결과도 좋으면 좋겠군.
* * *
TV에 나오는 뉴스를 보니 북진도 소기의 성과를 거둬 슬슬 소강상태를 맞이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이번 북진은 내부적으로 대성공이라는 말이 나오는 중이다.
아니, 외부에서 봐도 대성공이었다.
초기 목표로 했던 북한 3대 평야(재령, 연백, 평양)를 모두 영역하에 두고 안정화까지 시켰다.
마물의 습격이 종종 벌어지곤 하지만 초기 개척 상태에 비하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숫자의 마물을 소탕해 냈다.
해외에서는 이걸 대한민국이 전력을 제대로 보여 준 거라 평가했다.
실제로 파워랭킹도 나로 인해 높아진 게 아닌 국가의 저력 자체가 상승했다고 하는데, 생각해 보니 저번 생과 비교할 때 나로 인해 사라진 빌런이 수천 명이 넘고, 수백이 넘는 각성자 전력을 보전했으니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우려했던 중국의 개입까지 사전에 차단했다. 정확히는 차단이란 말보다 처단이 잘 어울리지만.
물론 중국이 개입할 수 없도록 내가 만든 거지만. 아무래도 좋지 않겠는가.
“윤희는 괜찮은 거니?”
“신성길드에서 부상자가 나왔다는 말이 없으니 괜찮을 거예요.”
부모님은 윤희가 북한 지역에 있다는 게 걱정되시나 보다. 안정화되었다고 해도 시도 때도 없이 마물 습격이 전해지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내가 안심시켜드려도 딸 걱정에 여념이 없다. 나야 오히려 그곳에서 혹독하게 구르다 보면 실력이 늘어날 테니 좋다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의견은 다른 법이니까.
그래도 계속 걱정하는 모습에 다른 방법을 내놓았다.
“제가 한번 알아볼게요.”
“그래 주겠니?”
“네.”
나는 이세희에게 연락해서 윤희 상태를 물어보고, 잘 지낸다는 말에 사냥 한 번 더 보내 달라는 청탁 아닌 청탁을 한 뒤 부모님에게 잘 지내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런 게 하얀 거짓말이란 거겠지.
부모님을 안심시켜드린 뒤 대통령의 부름에 곧장 청와대로 향했다.
“어서 오게.”
대통령은 수척해진 얼굴로 날 맞이했다.
내가 벌인 일 때문이라 할 말이 없군.
그만큼 지오그룹 사태의 후폭풍은 강렬했다.
“지오그룹 사태는 여야를 가리지 않더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특검을 추진할 생각이네.”
무려 20조가 넘게 얽힌 게이트였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는 게 옳겠지.
몇 명이 붙잡혀 가든 대체할 사람은 존재한다.
그게 불만이면 완벽 범죄를 계획하든가.
난 대통령의 조치에 불만이 없었다.
“저는 대통령님 뜻에 따르겠습니다.”
“그래 주니 고맙군. 버서커, 아니 이광진 각성자가 명예를 되찾을 수 있도록 우리도 적극적으로 돕겠네.”
“감사합니다.”
이걸로 버서커는 청와대의 인증을 받아 빌런이 아니게 되었다.
근데 버서커가 아니라 이광진이라고 하니 어색한데? 그냥 이명도 버서커로 하자.
미친놈을 미친놈으로 부르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니니.
그래서 날 미친 인간이라 부르는 용용이를 용서할 수 없는 거다.
이 녀석도 돌아간 기간이 꽤 길어지고 있는데 어디 내뺀 건 아니겠지. 좀 더 기다려 보다가 백두산으로 찾아가 봐야겠다.
내단 한 번 만지게 해 주면 용서해 줄 의향은 있다.
“음, 그리고 좀 지난 사안이네만.”
대통령은 십대초인 중 하나이자, 날 레벨 9로 끌어들이려던 막심 게데스가 지속적으로 나와 만나고 싶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상관없습니다.”
“그럼 와도 된다고 전달하겠네.”
“녀석이 오면 적잖이 소란이 벌어질 텐데 괜찮으실지?”
“이미 포기했다네.”
“…….”
허허 웃는 대통령을 보며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나저나 막심 게데스라.
십대초인이니 뭐니 하면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거 같지만 나한테는 아무 상관 없다.
몇 대 패 주고 쫓아내면 되겠지.
“난 이걸로 할 말이 끝났네만 따로 할 말이 있나?”
“예. 대통령님의 고견을 구하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뭔가?”
난 버서커 집안과 얽혔던 한일금융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곳이 중국과 얽혀 있다는 말에 대통령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최준호 초인에게 말을 안 했지만 상우정밀에 대해 미리 파악하고 있었지. 그리고 이광진 각성자의 폭주를 막기 위해 대출 심사 같은 것에 편의를 봐주고 있었어.”
“그러셨군요.”
“실제로 부인인 김희연 씨의 능력이 나쁘지 않아서 특혜 시비에 걸리지 않을 수 있었지. 우리는 버서커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고. 중국 측 자금과 얽혔어도 정부가 나섰을 거네.”
“아…….”
이 정도로 관리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대통령의 얼굴에 불안감이 서렸다.
“또 사고라도 쳤나?”
“한일금융을 지워 버렸거든요.”
“…….”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 줄 알았다면 이금석만 죽였겠지.
“걱정하지 마시길. 말소자의 소행으로 꾸며 놨습니다.”
“…….”
이게 아닌가?
어차피 죽일 놈들이니 크게 상관은 없다고 말해 줘도 대통령의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왜 표정에 체념이 서리는 거지?
난 방금 대통령이 마음속에서 뭔가를 완전히 놨다는 걸 느꼈다.
물어봤다가는 큰일이 날 거 같아 주제를 바꿨다.
“그래서 중국 측에 불이익을 주고 싶습니다.”
“중국에?”
왜 그러는 거지?
“그, 잘 모르는 것 같아 말해 주자면 각국이 이 정도 공작을 펼치는 건 매우 흔하네. 이 정도 접근이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 거고, 우리 측도 대비하고 있고. 실제로 중국이 뭘 하더라도 우리가 제지했을 거야.”
“예.”
“당장 우리도 타국에 이 정도 공작은 펼치고 있지. 그런데 불이익을 준다는 건 좀 그렇네만.”
“그렇습니까?”
“최준호 초인이 여태껏 중국에게 한 걸 생각해 보게.”
내가 뭘 했더라?
기억을 끄집어낼 것도 없이 대통령이 언급하기 시작했다.
장쯔둥을 죽인 것부터 시작하여 교류전에서 대항하던 각성자들을 몰살시키고, 빌런이지만 태평문과 장우위안을 멸문시키고 남궁기 암살과 왕민 암살, 중국 측 아지트 소멸, 상무위원 암살까지.
다 죽을 짓 한 놈들을 죽였을 뿐인데.
내 생각이 표정에 드러났나? 대통령이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최준호 초인의 활약으로 당장 중국 측 전력이 못해도 1/3은 날아갔는데 이걸로 모자라단 말인가?”
“생각보다 많긴 하네요. 근데 하나 더 있습니다.”
“또 있다고?”
사고 친 거 아닌데.
재촉의 의미가 담긴 레이저 눈빛을 받으며 나는 북한에 갔을 때 저지른 일을 하나 더 고백했다.
“제가 중국 측이 딴생각 못 하도록 류광철과 협력하던 플러스 마물 몇 마리를 압록강 위쪽으로 쫓아냈습니다. 그런데도 백두산 근처에 아지트를 마련해 놨지만요.”
“…그래서 중국이 더 항의를 못했던 거로군.”
허탈한 듯 웃는다. 저렇게 나열해 놓고 보니 꽤 제재를 했다 싶었다.
근데 한일금융 건은 별개잖아?
“원래 한 번 두들겨 팰 때 반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짓밟아 놔야 합니다. 그래야 더 이상 우리를 얕보지 못할 테고, 다른 수작도 부리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내가 버서커를 높게 평가한다. 짓밟고 또 짓밟아도 다시 일어나거든. 짓밟더라도 기왕이면 반항심이 살아 있는 적을 짓밟아야 밟는 맛이 있다.
아, 물론 보통의 경우 그 전에 목을 비틀어 버린다.
반항이 용납되는 건 사람마다 다르거든.
대통령이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너무 노골적인 것만 삼가 주게.”
“예. 제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내가 제재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찾아봐야겠다.
* * *
북진 작전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정부 측에서는 중소 규모 길드의 북한 지역 진출을 허용하면서 사냥에 집중하던 대형 길드가 하나둘씩 서울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해산하자마자 집으로 돌아온 윤희는 소파와 혼연일체가 되어 드라마 시청에 여념이 없었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모습은 영락없는 백수의 것이라 드라마 결말을 스포일러 했다가 쫓겨나서 오랜만에 이세희를 만나러 갔다.
“준호 씨! 오랜만이에요!”
이세희는 역시 이세희였다.
변함없이 평소의 화려한 모습으로 맞이해 주었다. 동네 백수 차림새인 윤희와 비교하니 더더욱 차이가 도드라졌다.
그런데 이세희 모습에서 평소와 다른 점이 존재했다. 나는 그녀의 손등에 길게 남아 있는 상처를 발견했다.
“그 상처는 어떻게 된 거야?”
“아, 이거요? 이번 사냥에서 얻은 훈장이에요.”
내 시선에 쓰게 웃은 이세희는 상처를 입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방심이었다. 사냥 막바지에 마음을 놓다가 마물의 공격을 허용했고, 뼈가 드러날 정도로 깊게 상처를 입었단다.
하마터면 손을 제대로 쓰기 힘들 정도의 상처였지만 회복제가 발달하다 보니 흔적도 없이 흉터를 지우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이세희는 흉터를 완전히 지우는 것을 거부했다.
“보면서 두고두고 되새겨야죠. 방심의 대가는 쓰라리다는걸.”
“그래.”
“보기 흉하죠?”
“아니.”
“정말요?”
“어, 각성자라면 방심의 훈장을 하나씩 갖고 있으니까. 나도 있고.”
나는 그 흔적이 혈종이라는 걸로 남아 있지만. 그래서 언제라도 미칠 수 있다 생각하고 경계한다.
내 말에 이세희의 표정이 환해졌다.
“이번에 성과가 적잖이 있었어요. 깨달음을 정리하고 제 걸로 만들면 더 높은 수준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나도 도와줄 테니 잘해 보자.”
“네, 좋아요. 안 그래도 마물을 상대할 땐 준호 씨가 굴려 주는 맛이 나지 않았거든요.”
목숨의 위협을 당해도 아무렇지 않았다나.
둘 중 하나다.
이세희가 그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벗어날 수 있는 실력에 도달했거나 아니면 더 센 자극으로 인해 무감각해졌거나.
둘 다일 수도 있다.
아무튼 여기도 정상이 아니군.
“그리고 나도 도움을 구할 게 있는데.”
“말씀만 하세요.”
나는 버서커에 얽힌 일을 말하면서 중국 측에 뭔가 불이익을 줄 게 없을지 물어보았다.
내 이야기에 이세희가 눈을 빛냈다. 그러고 보니 일본이 이세희를 협상 상대로 무척 까다롭게 생각했었지.
“간단하네요. 빅뱅 시리즈 수출 건을 없던 걸로 할게요.”
“그게 불이익이 클까?”
“네. 이번에 압록강을 건너간 마물로 인해 중국 측이 난리가 났거든요.”
아, 내가 몰이 한 녀석들이다.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군.
“육로로 연결이 되면서 중국에서 빅뱅 시리즈 수출 요청이 들어왔거든요. 중국이 각성자 숫자는 많아도 질적인 부분에는 보완이 필요해서 빅뱅 시리즈를 간절히 원하고 있어요.”
“라이선스 구매해서 자국에서 만들지 않아?”
“품질이 중국산이거든요.”
“아.”
중국산, 간단한 단어 하나로 전부 다 이해하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로군.
“우리도 수요가 늘어났으니 수출 건을 없던 걸로 하면 돼요.”
“신성에 피해가 가는 건 아니고?”
“빅뱅 시리즈는 지금도 없어서 못 팔아요.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투자하려던 건데 개수작을 부렸으면 불이익을 줘야죠.”
“신세졌네.”
“뭘요. 저희가 준호 씨에게 갚지 못할 만큼 은혜를 입었는데요. 정 고마우시면 조만간 수련할 때 잘 좀 봐 주세요.”
그거야 기본적으로 해 줄 수 있는 거고.
난 이세희에게 뭔가 더 해 줄 수 있는 게 없나 생각하다 갓 손에 넣은 따끈따끈한 패를 내밀었다.
“버서커랑 대련해 볼래? 다현이도 버서커랑 대련하고 실력이 많이 늘었어.”
“정말요?”
“버서커 일 도와주는 건데 그 정도도 못 해 줄까.”
“음, 그래도 저는 준호 씨랑 할래요.”
“알았어.”
이것도 버서커를 이긴 건가, 기분이 나쁘진 않군.
오랜만에 이세희와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에 잠깐 밖에 나왔을 무렵이었다.
[나 왔어.]백두산으로 튀었던 용용이가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제멋대로 사라지더니 제멋대로 나타나는군.
“볼일은 다 끝났냐?”
[응. 근데 너 저 여자 인간하고 친해?]“어, 왜?”
[가까이 지내지 마.]“무슨 문제 있냐?”
의아함에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이 가관이다.
[딱 보니 쟤는 정상적인 인간인데 너랑 어울릴 때만 유통 기한이 살짝 벗어나잖아. 너한테 동조해서 일어나는 거란 말이야.]이 녀석은 돌아오자마자 시비였다. 내 옆에 붙어 있으려는 것도 시비 걸려고 그런 게 아닐까.
그러거나 말거나 작은 몸통을 꼼지락거리며 움직이던 용용이가 무서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 그리고 너 큰일 났어!]“뭔데?”
[신수 하나가 너 버르장머리 고쳐 주겠다고 벼르고 있어.]근데 그걸 말하는 용용이 표정은 왜 즐거워 보이지?
비슷하긴 하군.
난 용용이 녀석 버릇을 고쳐 주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어? 이게 아닌데…….]내 반응에 용용이가 당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