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azy Villain Regains His Sanity RAW novel - Chapter 166
166화
폭발의 여파는 제법 오래 갔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만독불침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걸 확인하고는 문제가 없음을 확신했다.
날 성가시게 만들 생각이었다면 성공이었다.
“슬슬 정리를 해야 되는데.”
난 저 멀리 모습을 드러낸 경호 병력에게 손짓했다.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경호실장이 앞장서서 다가왔다.
“초인님! 괜찮으십니까?”
“괜찮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초인이었다면 꽤 위험하긴 했을 것이다.
처음 습격했던 저격수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거든. 그래도 그 과정에서 멍멍이가 꽤 쓸모가 있었지.
멍!
녀석이 자기 공을 알아 달라는 듯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먹여 준 게 얼만데 이 정도로 생색을 내려는 거냐.
하지만 꼬리를 흔들면서 날 빤히 바라보는 얼굴에 야박하게 굴 수 없었다.
녀석이 자리를 지킨 덕택에 마지막 폭발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기도 했고.
“알았다, 알았어. 이따 상 챙겨 줄게.”
알아듣기라도 한 듯 멍멍이가 꼬리를 흔들며 기뻐했다.
가만히 구경만 하던 용용이보다 훨씬 도움이 되는군.
[아깝다, 이 세계가 평화로워질 수 있었는데…….]자꾸 저런 소리나 해 대고 있다.
싸우자는 건가.
백두산 한번 가?
[어차피 갈 생각 없는 거 다 알거든!]눈치만 빨라져서는. 도움 되는 게 없는 녀석이다.
넌 이제 멍멍이보다 서열이 낮아질 줄 알아라.
[그걸 내가 무서워할 거라 생각하는 거야?]아니면 말고.
용용이와 나누던 잡담을 그만둔 나는 경호실장을 보며 물었다.
“뒷수습 부탁드려도 됩니까?”
“예, 저희가 정리하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죠. 대통령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알겠습니다.”
나는 폭발 잔해가 묻은 복장 그대로 청와대 안으로 들어갔다.
옷 좀 갈아입어야겠다.
* * *
난 몰랐는데 김광성이 일으킨 소란으로 인해 청와대는 비상 대기령을 내린 상태였다. 하긴, 청와대 근처에서 저격과 폭발이 발생했는데 당연히 조치를 취해야지.
나는 폭발 잔해가 달라붙은 몸을 씻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후 대통령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들어 보니 대통령은 다른 곳으로 피해야 함에도 내가 앞에 있는 걸 듣고는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며 떠나지 않았단다.
믿어 주는 건 감사하지만 매뉴얼대로 행동하는 게 좋아 보이는데.
전혀 의외였던 건 나를 본 대통령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던 거였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면목이 없군. 전부 내 잘못이야.”
“뭐가 말입니까?”
“김광성이 말이지. 무슨 짓을 벌일 거란 걸 알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빨랐어. 미리 말해 뒀어야 했는데 내가 제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안일했어.”
그걸로 대통령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나 보다.
근데 정작 습격 당사자인 난 별생각이 없는데.
꽤 집요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오랜만에 감각이 벼려진 기분이라서 오히려 괜찮았다.
역시, 방심하지 않으려면 위기도 있어야지.
“괜찮습니다. 어차피 제가 김효준의 머릿속을 휘저은 시점에서 언젠가는 발생할 일이었습니다.”
“…….”
“제 업보를 제가 감당한 것뿐입니다. 대통령님이 그것에 책임감을 느끼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니 제게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광성이는 나와 30년 넘게 알던 사이지. 우리는 많이 가까운 사이였어. 난 그 관계가 죽을 때까지 이어질 거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지. 하지만 욕심이 우리를 이렇게 멀어지게 만들 줄 몰랐어. 허망하더군. 허허.”
“그게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영원한 우정? 영원한 의리? 그런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에 모두가 동경하는 거라 생각한다.
정 갖고 싶다면 꿈속에서나 갖든가. 바라지도 않았기에 실망할 일도, 배신감을 느낄 일도 없었다.
나와 대통령 관계도 언젠가 바뀌게 될 테고. 그 계기는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겠지.
진짜 중임할 수 없는 게 아쉬웠다.
“이번 일은 철저히 발본색원할 생각이네. 설사 정부에 부담이 되더라도.”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지 않겠지. 하지만 견제가 약해진 권력이 부패한 모습을 보니 정신이 번쩍 들더군. 나야 임기가 끝나면 야인으로 돌아갈 텐데 당적이 중요하겠나. 좀 더 건강한 사회를 물려주는 게 더 중요하지.”
“저는 대통령님의 결정을 지지합니다.”
“이해해 줘서 고맙네. 자네가 실망하지 않을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지.”
음, 어째 나보다 대통령이 더 분노한 거 같다.
어차피 잘못을 저지른 녀석들은 백치가 되거나 폭사했는데.
그거야 대통령이 더 잘 알고 있을 테니 놔둬야겠다.
대신 내 할 일을 해야겠군.
“그럼 이제 북쪽에 다녀온 보고를 해도 되겠습니까?”
“그러지.”
난 대통령과 천명국에게 장인성의 정체에 대해 설명하고, 그와 리그, 중국의 연관성을 이야기했다.
장인성이 리그에 합류하여 중국의 첩자였던 김효준을 세뇌하고 조종하려 했다는 말에 대통령과 천명국이 경악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리그 본거지 한 곳을 알아냈다는 사실을 말하니 두 사람은 눈을 빛냈고.
탄도 미사일 하나 쏴 줄 수 있냐는 말에는 바로 난색을 표했지만.
위하오가 쏴 주는 걸로 만족해야겠군.
“리그 본거지를 습격할 건가?”
“장인성이 잡힌 시점에서 껍데기만 남았겠지만 본거지 하나를 날려 버린 성과는 적지 않을 겁니다. 놈들에게 경고의 의미도 될 테고요. 더 이상 허튼수작 부리지 못하게 단단히 경고해 놓을 생각입니다.”
“허, 그걸 중국의 힘을 빌린다고?”
“위하오와 중국 정부의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거래의 대가로 충분할 겁니다.”
위하오가 밝힌 혈통에 대해 검증할 길이 없어 말하지 않았지만 녀석이 중국 정부 측과 대립 중이며, 위하오와 내가 서로 주고받는 관계가 됐다는 말에 대통령과 천명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왜 그러냐니 내가 다른 사람과 이런 건강한 관계를 맺는 걸 처음 봤단다.
[이게 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야.]“…….”
뭔가 굉장히 사고뭉치 취급을 당하는 기분인데.
기회랍시고 끼어드는 용용이 녀석도 굉장히 거슬리고.
뭐, 내 스스로도 발전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으니까.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나저나 마지막 남은 대형 빌런마저도 그렇게 처리할 줄 몰랐어.”
“대형 빌런이요?”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대통령과 천명국의 표정이 오히려 황당해졌다.
“자네를 습격한 빌런이 누군지 모르는 건가?”
“누구죠?”
저격수가 꽤 실력 있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리 헌터 킬러를 동원했어도 내게 상처를 입히는 게 거의 불가능한데, 저격수는 그걸 가능하게 만들었으니까.
대통령과 천명국의 반응을 보니 실력 있는 녀석인가 보다.
“그가 바로 검은 사신이네.”
“검은 사신? 아아, 그 빌런.”
처음에는 잘 떠오르지 않다가 뒤늦게 기억이 났다. 검은 사신이라면 한때 버서커, 사형집행자, 인형술사와 함께 대한민국의 악명 높던 레벨 7 빌런이었다.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 쥐 죽은 듯 숨어 있는 줄 알았는데 날 죽이려고 나서다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일을 했구나.
“그 반응이니 더 할 말이 없군.”
“빌런 하나 제거해서 한결 살기 좋아졌네요.”
“…말이 그렇게 되기도 하나.”
“특별히 의미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작 그 정도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헌터 킬러를 들고 설치긴 했지만 그게 다였다.
이제 할 얘기도 끝났으니 슬슬 일어나 봐야겠다.
“그럼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까.”
“바로 갈 건가?”
“간단한 준비 후, 바로 출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없는 쪽이 더 움직이기 좋지 않습니까?”
내 말에 담긴 의미에 대통령과 천명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하게 정리해 두도록 하지.”
“믿겠습니다.”
나야 별로 상관없지만 이렇게 말해 두는 게 대통령의 정신 건강에 더 좋겠지.
그 생각이 정확했는지 대통령의 표정이 눈에 띄게 편해졌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대통령의 멘탈 케어까지 해 주는 기분이었다.
나, 의외로 누군가를 위로해 주는 것에 상당한 재능이 있을지도?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지만 굳이 말을 꺼내지 않기로 했다.
* * *
“고맙다.”
난 버서커를 찾아가 부모님을 지켜 주기 위해 움직였던 것에 감사를 표했다.
버서커는 별일 없었다고 말하더니 실소를 흘렸다.
“네 옆에 있으니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군.”
“그러게 말이다.”
“국회 의원이 달려들 정도라니. 상상도 못 했어. 헌터 킬러까지 동원했다지?”
“어떻게 알았냐?”
“TV에 나왔다. 사용한 돈만 2천억에 달한다고 하던데.”
음, 김광성이 날 죽이려고 2천억을 태웠군. 돈 많이 먹는 물건인 건 알았지만 금액이 꽤 컸다. 받아먹은 걸 다 동원한 거 같은데? 여기에 검은 사신을 고용한 금액도 포함된 건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돈도 많단 말이지.”
“각성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거니까.”
음, 실제로 헌터 킬러는 적은 물량과 지나칠 정도로 비싼 비용, 고레벨 각성자에게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 부호가 따라다녔다.
“그만큼 복수하고 싶었다는 걸로 생각하고 있어.”
“포스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녀석들에게나 먹히는 거지. 포스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완력으로 머리를 부숴 버리면 된다.”
“무지막지하긴.”
“내 말이 틀린가?”
“아니, 그게 맞지.”
의외로 필요 이상으로 완력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많더라.
“그래도 몸빵은 하지 마라. 귀찮아져.”
버서커가 만독불침을 들고 있다 해도 입지 않아도 될 부상까지 입을 필요는 없다.
어차피 돈이 많이 들어서 시도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궁금해서 TV를 틀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정부에서 헌터 킬러에 대해 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할 거란 소식이 나왔다.
암시장에 대한 규제로 이어진다는데 한바탕 소란스러워지겠군.
“요즘 어떻게 지내냐?”
“어울리지도 않는 영웅 소리를 듣고 있지.”
내가 북한 지역을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하는 동안 버서커도 나름 바쁘게 움직였다.
명예 회복이 되었지만 버서커라는 이명이 여전히 진하게 남아 있어 녀석은 사회 공헌(?) 성격이 담긴 일정을 소화했다.
여기에서 사회 공헌은 빌런 조직 소탕이다. 비록 잔챙이에 불과하지만 정부 조직의 손이 닿기 힘든 서울 외곽 지역 빌런 소탕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녀석에게는 자꾸 산하에 넣어 달라는 이찬택을 대신 응대하는 역할도 있었다. 여기에서 응대는 이찬택의 기프트 개방을 기원(?)하는 대련 상대 역할이었다.
내가 해도 되는데 자꾸 버서커 녀석이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서.
“어떠냐?”
“철심은 지독할 정도로 깊은 인내심을 가진 사람이지. 빠르지 않지만 정확한 방향으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표정이 재밌어 보이는데?”
“두들겨 맞을 땐 안 좋았지만 내가 두들기는 건 좋지.”
그건 인정이다.
그럼 이번 일은 버서커에게 믿고 맡겨 둘 수 있겠다.
“이번에는 좀 오래 떠나 있을 생각이다.”
“오늘 일어난 소란과 관련된 건가?”
“아니, 그건 사소한 일.”
“호들갑에 비해 사소하긴 하군.”
버서커의 시선이 내 어깨에 고정되어 있었다. 헌터 킬러에 당한 상처라고 해 봤자 전투 중 잠깐 부상 입은 게 전부였다. 회복제 한 번 사용하면 순식간에 치료가 된다.
이래서 가성비가 맞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김광성이 눈이 뒤집혀 닥치는 대로 사들여서 그렇지.
근데 나 죽이는 데 2천억을 쓴 거면 너무 조금 쓴 거 아닌가.
좀 더 쓸 것이지. 갑자기 내가 저렴해진 기분이었다.
[너 진짜 제정신 아니야.]용용이 녀석의 근거 없는 비난은 한 귀로 흘려버리고.
버서커에게 이번 출장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리그 거점 하나를 발견해서. 거기 없애러 가려고.”
“…너와 함께 있으면 가끔 현실 감각이 사라질 때가 있다. 언제부터 리그 거점 없애는 게 이렇게 쉽게 느껴졌던 건지.”
“쉽긴, 어렵거든.”
“지금 널 보면 하나도 안 어렵게 느껴진다.”
“아니, 어렵다니까?”
“넌 연기는 하지 마라.”
[너 연기 엄청 못 해.]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용용이도 기어이 한마디 거들었다.
다 들켰군.
* * *
처음에는 위하오에게 얘기해서 미사일만 날릴까 싶었다.
그것도 핵으로.
하지만 방사능 문제도 있고, 그걸로 리그 녀석들을 많이 죽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어서 그냥 일반 미사일만 요구했다.
그리고 나는 정부에서 제공받은 요트를 몰며 리그의 본거지로 향했다.
이 재밌는 일을 미사일만 날리고 마무리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좋단 말이지.”
저번에 태평문을 지우러 갈 때도 그렇고 요트가 있으면 움직일 수 있는 반경이 넓어지는 기분이다.
좀 더 원활한 작전 수행을 위해 개인 요트를 하나 구매해 볼까.
리그 본거지를 날려 버린 후 진지하게 고려해 봐야겠다.
생각해 보면 혈종일 때도 요트를 이용해 도주로를 더 다각화할 수 있었을 텐데, 역시 혈종은 멍청했다.
내가 장인성을 붙잡고 알아낸 리그의 본거지 중 한 곳은 바로 캄차카 반도였다.
미국과 유럽에 주력하고 있는 리그는 동아시아 공략을 위해 이곳에 거점을 마련했는데, 알루샨 열도와 쿠릴 열도 항로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아직 리그 내 캄차카 반도의 비중은 높지 않지만 향후 동아시아 공략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곳이란다.
“하긴, 초파리가 아니니 어디서 건너오는 거겠지.”
빌런이란 게 자연 발생하는 건 아니니까.
여길 날려 버리면 리그가 동아시아에 전력을 투사하기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를 오가던 경로가 끊기게 된다.
미국에 더 집중하게 될 테니 고자 녀석이 좋아하겠군.
그것과 별개로 캄차카 반도에 마침 녀석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최대한 많은 숫자를 제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럴 가능성은 적겠지만 그래도 대어 몇 마리는 있겠지.
그 마음이 앞서서인지 나는 최단 경로로 캄차카 반도를 향해 나아갔다.
그 과정에서 마물의 습격도 있었지만, 전부 머리를 부숴 버리고 심장을 챙겼다. 수고한 우리 멍멍이 특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바다를 이렇게 무식하게 가로지르는 건 너밖에 없을 거야.]“뭐가 무식하냐.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거 같으니까 최단 경로로 가는 거지. 뭐든 시간 단축이 최선인 거 몰라?”
[웃기네, 그 말이 맞더라도 네가 그걸 계산하고 움직일 리가 없잖아.]용용이 녀석, 인간 사회 물을 먹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혓바닥이 날카로워지는 기분이다.
시간이 흘러 캄차카 반도에 도착한 나는 리그의 본거지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쿠릴 열도와 이어진 방향으로 가장 남쪽에 위치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인간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러시아의 통제도 미치지 않는 공간이다.
“위장도 잘해 놨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지나치기 좋아 보였다.
리그도 그걸 의도했겠지. 아마 나도 모르고 왔다면 별생각 없이 지나쳤을 것이다.
하지만 사이비 녀석은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밝혔다.
감각을 집중해 직감을 활성화시키니 희미하게 포스 흐름이 느껴졌다.
이거로군.
“다 뛰쳐나오게 해 줘야겠지.”
그 방법 중 하나가 불꽃놀이다.
난 위성 전화를 꺼내 위하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내가 지정하는 목표를 향해 약속한 미사일을 요구했다.
-지금 날리면 되나?
“어.”
-아무것도 없는 곳인데, 맞나?
“맞아.”
-알았다.
위하오는 더 묻지 않고 약속을 이행하기로 했다.
나는 배를 정박해 두고 미사일이 날아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하늘 위로 대기를 찢어발기며 내리꽂힌 미사일이 내가 원한 지점을 향해 낙하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크고 아름다운 구름이다.
폭발이란 건 참 아름답단 말이지.
얼핏 보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공터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 순간 연기가 이질적으로 비틀리기 시작하더니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조금 전까지 빈 공터였던 공간에는 불타오르는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저곳이 리그의 거점 중 하나다.
“축포가 터졌으니 이제 케이크를 잘라 볼까.”
“교활한 녀석이니 눈치 챘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