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azy Villain Regains His Sanity RAW novel - Chapter 183
183화
순순히 받아들이는 내 모습에 의아함이 담긴 시선이 쏟아진다.
특히 대통령과 천명국은 내 생각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듯 속마음을 들여다보려는 시도를 했다.
저 행동은 날 믿지 못하겠다는 건가? 제대로 꿰뚫어 보고 있군.
“저우콴은 의심이 많은 인물입니다. 그는 한국으로 오면서 자신의 안전에 대한 확답을 받으려고 합니다.”
“말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요.”
“그걸로는 확신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는 최준호 초인님의 위협에 대해 정부의 보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천명국이 설명하길, 저우콴은 내가 자신을 위협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세습 준비까지 진행되면서 그의 악명은 하늘을 찌를 지경이란다.
초인이지만 빌런보다 악행을 더 많이 저지른 인물이다. 과연 악은 부지런하다는 말처럼 자신의 신변 안전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를 끌어들였다.
자신감이 넘쳐 불감증에 가깝던 초인들만 보다가 이렇게 예민하고 조심하는 자를 보니 적응이 안 될 정도로군.
하지만 이게 똑똑한 거다. 그 정도는 되니 자기가 다 해 먹는 거겠지.
“저우콴은 자신의 안전이 보장된다면 1조를 의뢰금으로 지불하고 10조 원 상당의 각성자 무기와 군수 물자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10조 규모라면 정부 입장에서도 상당한 수입이다. 저우콴이 머리를 잘 굴렸다 싶었다.
“제가 받아들이면 되는 거로군요.”
“예. 하지만 초인님의 계획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괜찮습니다.”
방법이야 찾으면 되고 약속은 어기면 그만이니까.
“…알겠습니다.”
이런 내 속내를 알기라도 하는지 천명국은 매우 찜찜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단 말이지.
“근데 독재자가 그렇게 자리를 비워도 되는 겁니까?”
“안 그래도 최근에 탄압을 통해 천 명이 넘는 지식인이 잡혀갔다고 합니다.”
“외국으로 오기 전 청소입니까?”
“그렇게 보셔도 무방합니다.”
“대단하네요.”
이렇게 저우콴 이야기를 마무리 지은 뒤, 나는 청와대에 온 본론 하나를 더 꺼내들었다.
“미사일을 추가 구매하고 싶습니다.”
중국 미사일도 좋았지만 역시 신토불이라던가, 국산 미사일이 최고였다.
그 무게감, 육중한 파괴력까지.
순간, 대통령의 눈이 번뜩이더니 뚱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그 구매하자마자 발사한 걸 말하는 건가?”
“예, 위력이 좋던데요.”
“좋겠지. 좋을 수밖에 없어. 그토록 당부했는데 곧장 발사할 줄 몰랐고.”
비꼬는 기색이 역력하군.
하지만 난 약속을 지켰다.
“대통령님과 약속한 대로 세 번 고민하고 발사했습니다.”
“처음부터 거기에 발사할 생각으로 간 건 아니고?”
“해적이 없었다면 당연히 발사하지 않았을 겁니다.”
“한 마디도 안 지는군, 한 마디도 안 져.”
“…….”
음, 그래서 미사일을 팔겠다는 건가 아닌 건가 헷갈렸다.
나와 시선이 마주친 대통령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미사일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니 조금 시간을 주게. 애초에 무기를 판다는 게 하루아침에 뚝딱 되는 게 아니야.”
“알겠습니다.”
이렇게 말해도 어차피 판매할 테니까.
순순히 받아들이는 날 보며 대통령이 허허 웃었다. 조만간 말을 꺼낼 걸 알고 있었군. 역시 함께한 시간이 좀 되다 보니 서로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정 청장이 그만두겠다고 한 걸 알고 있나?”
“예, 안 그래도 사무실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런 대단한 능력자는 나라를 위해 일을 해 줘야 하는데 본인의 의사가 확고하더군. 자네가 마음을 돌려 줄 수 없겠나?”
“정주호 청장님이 그렇게 대단한 인재입니까?”
내가 이걸 몰라서 물어보는 건 아니다.
다만 내 분야가 아니다 보니 대통령이 평가하는 정주호는 어떤 인물일지 궁금했다.
그래야 내가 안심하고 데려와서 이리저리 써먹을 거 아닌가.
“당연히 대단한 인재지. 요즘 보기 힘든 유형이야.”
대통령 입에서 극찬이 흘러나왔다.
“정 청장이 대단한 건 어느 임무를 맡겨도 완벽하게 해낸다는 점이지. 힘든 임무도 묵묵히 완벽하게 처리하고 겸손하며 부정부패에 연루되지도 않아. 이런 사람을 발굴하고 같이 일하게 된 것 자체가 대단한 성과지. 함께 일하게 된 내게 영광이고.”
그러면서 대통령의 시선이 천명국에게 향했다.
“그런 인재가 하나도 아니고 둘이라는 게 내가 성공했다는 걸 의미하지.”
“…….”
천명국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살짝 숙여 보였다.
하긴, 둘이 다른 듯하면서 비슷한 점이 있는 듯했다.
나 때문에 각자 탈모가 진행되고 혈변을 보고 있다는 허위 주장까지.
아무리 그래도 업무에서 받은 산재를 나한테 떠넘기면 곤란하지.
“정 청장님은 본인의 의사가 확고해서 힘들 듯 싶습니다.”
“역시 그런가.”
대통령도 크게 기대한 건 아닌 듯했다. 극찬에 비해 쉽게 포기하는 거 같은데?
“원래 그런 인재는 설득한다고 해서 잡히는 유형이 아니라서. 내가 포기해야지.”
그래도 아쉬운지 혀를 찼다.
“기왕이면 정치 쪽으로 가면 좋을 듯한데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단 말이지.”
“그래서 제가 함께 일하자고 얘기를 해 놓았습니다.”
“자네와?”
“예. 아무래도 진 팀장이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아는 분이 여럿 있는 정 청장님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의외의 조합이긴 한데 나쁘지 않아. 정 청장이라면 일이 좀 더 스무스하게 해결되겠지.”
“저도 정 청장과 함께 일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거라 봅니다.”
대통령이나 천명국 모두 긍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남은 건 정주호를 잘 꼬드겨서 일하게 만드는 것이로군.
어떻게 하면 설득할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 역시 탈모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건데, 그건 신수의 권능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게 밝혀져서 말이지.
“그리고 천 실장이 말했겠지만 춘부장께서 말이네.”
“예.”
“우선 의심할 생각이 없다는 것부터 밝혀야겠지. 하지만 주변에 포진된 사람들을 보면 걱정이 될 수밖에 없어.”
“안 그래도 아버지께 물어봤습니다.”
“괜한 말에 놀라지 않으셨을까 싶군.”
딱히 그렇지 않던데. 대통령도 예의상 건넨 말인 듯싶었다.
“아들에게 도움이 될까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을 들었습니다.”
“하필이면 직속 선배가 야당 소속일 게 뭐란 말인가. 우리도 청주 출신 의원을 찾아봐야겠어.”
“같은 지역 출신이라고 친해질까요?”
“원래 고향이 같고 학교가 같으면 동질감이 드는 법이지.”
“…그렇군요.”
그래서 예전에 내 손에 죽은 빌런이 자기 고향이 청주고 내 학교 선배라는 걸 얘기했던 건가?
난 그래서 어쩌라고 하며 바로 머리를 부숴 버렸는데.
그때 그렇게 말한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아, 지금은 살아 있으니 상관없겠지.
대통령이 말하길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 이미 아버지가 만나는 사람들로 구성된 모임이 정계에 굉장히 유명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무나 만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말이 나오지 않고 사적으로 골프나 치며 친분을 다지는 게 전부여서 크게 경계받진 않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란다.
그리고 정계 원로들은 날 보고 전전긍긍하는 태도에 대해 굉장히 마음에 안 들어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정계 원로들은 우리 최준호 초인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고 말이지.”
대통령은 답답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그 사람들이 날 인정해 봤자 아무 의미 없다.
“딱히 알아주길 원하진 않습니다.”
“그 사람들이 실수할까 봐 그래. 실수를 저지르면 줄초상이 날 테니까.”
“그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들이 그렇게 경거망동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데요.”
그래도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 아닌가.
대통령이 쓰게 웃었다.
“…아마도 할 거네. 특권 의식이라는 건 쉽게 지울 수 없는 거니.”
“그럼 어쩔 수 없고요.”
그땐 단호하게 손을 써야겠지.
“내가 그걸 걱정하는 거네.”
“어차피 사람이란 동물은 남의 말을 듣는 동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건 또 그렇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비는 수밖에.”
…근데 내가 참을 거란 가정은 아예 하지 않고 있는 거 같다.
누가 보면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인 줄 알겠다.
* * *
“이젠 이 시간도 식은땀이 흐르는군.”
최준호가 돌아간 뒤, 대통령은 대놓고 안도를 표했다. 애초에 미사일은 미끼에 불과했다. 어디 최준호를 하루 이틀 봤나. 판매하는 순간, 머지않아 발사될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뜬금없는 대상이 아니라 해적 기지라서 다행이라 생각했고. 미사일 추가 판매는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기 위한 포석이었다.
대통령은 먼 곳을 봐야 한다. 그것은 2년이 조금 안 되게 남은 다음 대선에 여당이 정권을 이어 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대통령님.”
“왜 그러나?”
대통령을 향한 천명국의 표정은 진지했다.
“정주호 청장이 그만둔 걸 보면서 저도 물러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대통령 입장에서 올 것이 온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주호에 이어 인재들이 이렇게 연달아 사임 의사를 밝히니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분이었다.
“바로 그만둘 생각은 아니겠지?”
“마땅한 후임자만 있으면 바로 그만두고 싶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않나.”
“예. 그래서 양주혁 사무관을 키우고 있지만 시간이 얼마 걸릴지 몰라서.”
사람 골치 아프게 만드는군.
하지만 어찌 보면 이건 언제고 닥쳐 올 상황이긴 했다. 최준호로 인해 천명국이 받는 스트레스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으니.
단호하게 안 된다고 하면 천명국도 받아들이겠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터져 버릴 것이다.
인재를 보다 소중히 다뤄야겠지. 대통령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얼굴로 받아들였다.
“알겠네.”
“예?”
“내가 반려할 거라고 생각했나?”
“아, 아닙니다.”
말은 그랬지만 그랬을 거란 기색이 역력하게 묻어 나오고 있었다.
사실 지금도 붙잡고 싶은 마음이 역력했다.
그래서 기한을 정했다.
“대신 1년의 시간을 주게.”
1년 후면 대선 정국에 들어가고, 청와대 입장에서는 조용히 인사를 단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천명국으로서도 불확실한 기한을 주는 것보다 1년을 딱 못 박는 게 더 확실할 테고.
예상치 못한 말이었는지 천명국의 눈이 커졌다가 본래대로 돌아왔다.
“1년, 알겠습니다. 그동안 양 사무관을 최대한 키워 놓겠습니다.”
“그렇지. 그리고 그때쯤이면 자네도 결심을 굳힐 수 있을 테고.”
“예?”
“정치에 뜻이 없다고 했나?”
“제 적성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운명이라는 건 참 묘한 법이거든. 시대의 부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법이고. 실무 능력을 의심할 필요가 없고, 최준호를 다룰 적임자라고 하면 바람이 한번 불어올지도 모르겠군.”
“무슨 말씀이신지…….”
“아니네. 그럼 그만둘 때까지 나와 자주 다녀야겠어.”
“그거야 어렵지 않습니다만, 그건 왜…….”
“후임자가 자네만큼 능력이 될지 미지수지 않나. 그러니 같이 다니면서 내가 추가로 인수인계 할 수 있는 게 있을지 알아 두려는 게지.”
물론 다른 속내가 있었다. 평소라면 그걸 의심했을 천명국이지만 1년 후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는 기쁨이 그걸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음, 생각해 보니 괜찮겠어. 내가 왜 그동안 함량 미달들을 놓고 고민했던 건지 모르겠군.”
“예? 어떤 것이?”
“별거 아니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보좌하겠습니다.”
“나야말로 잘 부탁하네.”
대통령의 뚫어질 것 같은 눈빛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 * *
대통령과 미팅을 끝낸 나는 청와대를 나서기 무섭게 연락 온 이세희를 만나기 위해 신성길드로 향했다. 집무실에는 부티가 나는 검은색 투피스에 풀 메이크업을 한 이세희가 앉아 있었다.
“준호 씨! 어서 오세요.”
미모가 전과 비교해서 빛나다 못해 자체 발광 중이었다.
“피부가 더 좋아졌는데? 관리를 더 받는 거야?”
“아뇨? 관리는 몇 번 받고 그만뒀어요. 요즘 일이 잘 풀려서 그런가 봐요.”
이세희는 중국에서 거두는 수익이 실로 어마어마하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첫 판매 이후 이세희는 중국에 닥치는 대로 물건을 팔아 치우고 있었는데, 물건이 부족할 지경이어서 웃돈을 받고 파는 중이라 한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몇 차례 충돌이 벌어졌다고 해요. 그리고 위하오 측이 연전연승을 거뒀다 하고요.”
숫자는 적지만 각성자의 질이나 무기 성능이 압도적으로 좋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왜 위하오 측이 빅뱅 시리즈를 갖고 있냐며 항의했지만 이세희는 도리어 왜 내부 상황을 알려 주지 않아서 수출 물량이 약탈당하게 만들었냐며 항의하고 위약금 청구를 시사했단다.
그러자 중국은 놀라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오히려 애걸복걸 매달렸고.
그게 된다고?
…놀라울 정도의 뻔뻔함이고 수완이다.
어쩌면 이세희를 아군으로 끌어들인 건 내 최고의 판단일지도.
“준호 씨는 누가 일방적으로 이기는 걸 원하지 않죠?”
“그것도 조절이 가능해?”
“판 전체를 조종할 수 없지만 물량을 조절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건 가능하죠.”
중국이 이를 갈아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건 한국만큼 가깝고 좋은 물건을 납품하는 곳이 없어서다. 그나마 일본이 있긴 하지만 리그로 인해 전체 전력이 큰 피해를 입어서 내부에서 웅크리고 있는 중이다.
“욕먹을 수도 있는데 괜찮겠어?”
“계좌에 찍힌 돈은 좋고 나쁨의 구분이 없거든요. 어디 가서 맞고 다니지 않게 준호 씨 붙잡고 늘어지죠, 뭐.”
아주 훌륭한 마인드였다. 지옥에 가더라도 염라대왕을 탈탈 털어먹을 것 같은 패기가 이세희에게서 전해졌다.
“솔직히 별로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시끄럽게 굴어서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오랫동안 지지고 볶도록 제가 조장해 볼게요.”
“믿음직하네.”
“원래 믿음직했어요.”
의기양양하게 웃던 이세희는 정부로부터 요청이 들어왔다며 싱가포르 저우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싱가포르에서 빅뱅 시리즈 주문만 5조가 되거든요.”
이세희가 말하길, 이 주문량도 엄청난 것이란다. 다만 지금 중국에 수출 물량을 전부 집중하고 있어서 시기가 애매하단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저우콴이 레벨 9를 테스트하러 오는 걸 확신하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준호 씨 성향을 볼 때 이 거래는 제대로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좋은 돈 나쁜 돈 가리지 않을 거라 생각은 안 하고?”
“준호 씨가 그럴 거라고요?”
내가 전혀 그러지 않을 거라 확신하고 있군. 요즘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싶었다.
“중국하고 싱가포르의 주문은 동시에 소화하기 힘들겠지?”
“네.”
이세희는 중국과 싱가포르가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으며, 저우콴이 독재 체제를 갖추는 데 중국의 도움이 상당했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중국이 안 끼는 곳을 찾기가 더 힘들겠다.
“싱가포르의 주문을 받으면 중국에서 항의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고요.”
이세희는 단발성으로 끝날 싱가포르의 주문보다 중국의 주문이 더 끌리는 기색이었다.
이미 엄청난 돈을 긁어 가지 않았나? 그런데 더 긁어 낼 게 있다고?
“돈을 탈탈 터는 것도 노하우가 필요한 일이거든요.”
그냥 가져가는 게 아닌가 보다. 왠지 물어보면 안 될 것 같다.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내막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그럼 싱가포르의 주문은 받지 않는 게 좋겠어.”
“그 말씀은…….”
난 이세희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저우콴을 제거할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 줬다.
“주문자가 무사히 돌아가지 못할 거거든.”
그로부터 일주일 뒤.
저우콴과 그의 딸이 탄 비행기가 싱가포르에서 출발하여 인천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