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azy Villain Regains His Sanity RAW novel - Chapter 27
27화
버서커는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폐가의 문을 열었다. 집안은 피비린내와 퀴퀴한 냄새가 뒤섞여 후각을 괴롭혔지만 일상의 자연스러움이다.
그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머리와 팔다리가 갈가리 찢겨 있고 가슴이 터진 시체 앞이었다. 누가 봐도 예술적으로 찢어 놓았다.
“멍청한 녀석에게 어울리는 멍청한 죽음이군.”
툭 튀어나온 소감이었다.
그토록 잘난 척을 하더니 이런 어이없는 죽음이라니.
“아니, 헤드 브레이커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말일지도.”
불사신으로 알려져 있는 인형술사의 위명은 진짜였으니 찾아내서 죽인 헤드 브레이커가 대단하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
방안에 선 버서커는 눈을 감고 방안의 잔여 포스 흐름을 받아들였다. 몇 시간 전 방안의 풍경이 보였다. 인형술사에게서 발산된 신호가 인형을 조종하는 것, 방안을 꿰뚫듯 치뜬 푸른 눈동자, 인형술사가 만들어 낸 신호를 타고 파고든 벼락이 보였다.
그 속에 깃든 건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든 거대한 살의였다.
옆에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미쳐 버릴 것 같은 광기.
세상이 자신더러 버서커라 부르는 게 우스울 정도의 미친놈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큭큭큭!”
자신마저 집어삼키려는 광기를 털어 버린 버서커는 웃었다.
“내가 본 게 어디까지 현실인지 모르겠군.”
모든 것들이 혼란함 그 자체였다.
인형술사가 멍청하게 거처를 들켜 죽은 게 아니었다. 방안에 드러난 눈동자는 뭐고 흐름을 타고 파고든 벼락은 무엇이란 말인가.
몇 번이고 읽어 보려 했지만 전부가 드러나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고 폐가를 나선 그가 도착한 곳은 5km가량 떨어진 곳이다.
격렬한 전투 흔적 속에서 버서커는 인형과 헤드 브레이커의 전투 흐름을 감지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어긋났다. 헤드 브레이커는 손에 닿는 모든 걸 파괴하는 벼락으로 전투를 한다. 근데 이곳에서 그 흔적은 감지되지 않았다.
오히려.
“···왜 말소자의 향기가 느껴지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헤드 브레이커의 전투 방식은 느껴지지 않았고 그 속을 채운 것은 오직 말소자의 존재감이었다.
“말소자가 헤드 브레이커라는 건가? 대체 무슨 이유로?”
공무원 헌터가 빌런을 가장할 이유가 있었나. 여러 단서를 가지고 퍼즐을 맞춰 봤지만 그림이 들어맞지 않자 포기했다.
대신 상대를 말소자로 가정하고 포스 흐름을 받아들었다.
······!!!
가슴을 둔중하게 때리는 통증과 함께 버서커의 눈이 부릅뜨였다. 아까와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살의와 광기가 내부를 휩쓸었다.
이게 정녕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크기란 말인가. 존재를 인지하는 것만으로 집어삼키려 드는 최흉의 의지 아래 버서커는 심호흡을 하는 게 전부였다.
“···헤드 브레이커를 봐야 할 이유가 더 늘었군.”
대체 어느 녀석인지 한번 보고 싶어졌다.
상념을 접어둔 버서커는 우거진 풀숲을 향해 외쳤다.
“나와라.”
“······.”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을 생각이지?”
“···평범한 연락책입니다.”
모습을 드러낸 것은 평범한 얼굴의 샐러리맨 차림새를 한 남자였다. 하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레벨 5 수준으로 대형 길드 일선에서 활약 수 있는 실력이었다.
평소라면 이런식으로 마주칠 일이 없겠지.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것 같자 버서커가 웃었다.
“어디서 왔지?”
“신성 길드 총괄 운영팀에서 나왔습니다. 부팀장 이영탄입니다.”
“날 감시하라고 했나?”
“정확히 말과 물건을 전달하라고 했습니다.”
“말해라.”
“헤드 브레이커의 전언입니다. 그는 버서커가 이곳에 올 것이며, 마주하면 연락을 받으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을 꺼내 버서커에게 내밀었다.
“······.”
버서커는 스마트폰을 보다 손을 뻗었다. 잠시 후,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통화를 연결하는 방법을 몰라 이영탄이 옆으로 밀라고 얘기를 해서야 연결이 되었다. 스마트폰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버서커.
“헤드 브레이커인가? 내게 할 말이 있다고?”
-곧 죽여 줄 테니 설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뭐?”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정해. 그 정도 장단에 어울려 줄 테니. 마지막으로 오붓하게 식사 한 번 하고 다시 연락해라. 톡을 써도 좋아. 쓸 줄은 알겠지?
그걸로 통화가 끊겼다. 멍하니 스마트폰을 보던 버서커가 광소를 터뜨렸다.
“크, 크하하하하! 미친놈이구나!”
콰직!
그대로 부서진 스마트폰.
“······.”
버서커는 가루가 된 스마트폰을 멍하니 바라봤다. 이영탄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스마트폰을 하나 더 꺼내 내밀었다. 버서커는 그걸 말없이 바라보다 받아들었다.
또 부서지면 연락할 수단이 없기에 부서지지 않도록 주머니에 넣었다.
그제야 여유를 되찾고 다시 웃었다.
“크크크, 재밌겠어.”
‘미친놈들.’
어차피 안 죽는다고 버서커 아가리로 들이민 놈이나.
자기 죽인다는데 좋다고 웃고 있는 놈이나.
둘 다 똑같은 놈들이었다.
미친놈들 사이에 낀 이영탄만 죽을 맛이었다.
* * *
인형술사를 마무리한 뒤 나는 윤희가 입원한 신성 병원으로 향했다. 최윤희, 1인실. 큰 부상이 아님에도 우선적으로 주어지는 혜택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신성 길드에 들어가려는 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니 환자복을 입은 채 멀쩡한 혈색으로 빨빨거리며 돌아가는 녀석이 보였다.
저래서 부모님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했던 건가. 심한 부상은 아니라서 그 말을 들어주긴 했다. 내장이 파열되거나 배가 갈라져서 내용물이 줄줄이 나온 건 아니니까.
간호사한테 들으니 밥을 세 그릇이나 먹었다고 하는데 밥통 크기 하나는 대단했다. 집에서도 밥이나 반찬 해 놓은 게 빨리 떨어지던데. 네가 다 먹었냐고 하면 그 난리를 치더니, 범인이 큰소리치는 건 안 바뀌나 보다. 난 과일바구니를 내려놓았다.
“괜찮냐?”
“어? 왜 왔어? 어차피 나 내일 퇴원이야.”
“동생이 입원했는데 숨은 쉬나 보러 와야지.”
“그게 다친 동생한테 할 말이냐?는 농담이고, 와줘서 땡큐. 오빠 아니면 죽을 뻔했어.”
어색한 표정으로 말하는 모습에 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잘했어. 엄청 잘 버텼다.”
“그래도, 내 실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느껴져서. 더 열심히 했어야 했나? 아니, 방금 말 취소!”
흠칫한 윤희가 주워 담으려 했지만 다 들었다.
“퇴원하면 더 굴려 줄게.”
“아냐, 잘못 말한 거야. 지금도 충분해.”
“아닌 것 같은데.”
“충분하다니까? 내가 말한 건 기프트 얘기야.”
“기프트?”
“그냥 투정 부린 거야. 기프트가 있었으면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서. 아무나 갖는 것도 아닌데.”
헌터 중 기프트를 보유한 비율은 무척 적다. 하지만 상위권 실력을 가진 헌터 대부분이 기프트를 보유했다.
기프트는 헌터에게 특별한 강함을 부여한다.
각성자 등장 초기 몇몇 국가에서는 기프트 개방을 위해 생체실험까지 일삼았지만 결과는 실패. 혈중섭식으로 기프트 종류를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마 나밖에 없을 것이다.
난 윤희를 지켜보다 미끼를 던졌다.
“기프트를 가질 방법이 있다면 어떡할래?”
“그런 방법이 있다고? 진짜?”
난 잠시 고민하는 척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있어.”
“그럼 알려 줘! 나도 기프트 갖고 싶어. 더 강해지고 싶어.”
“좀 위험한 방법이야.”
“괜찮아.”
강함에 대한 열망 때문일까. 저번 생에 내가 혈종이 되기 전 힘을 갈망하던 모습 같아 살짝 마음에 걸렸다.
아니다. 그 갈망도 계속 구르다 보면 잡념도 사라지는 법이다. 힘을 빼놓으면 다른 욕심도 사라지는 법이니까. 기프트 개방을 빌미로 굴려야겠다.
“일단 치료 잘 받고 컨디션 끌어올려. 그 후에 다시 얘기하자.”
“알았어. 오빠가 한 말 다 기억하고 있으니까 나중에 기억 안 난다고 하지나 마.”
“그래.”
윤희가 기프트를 가지면 사냥도 더 잘할 테니까.
근데 심장 근처의 피를 뽑아야 되는데 놀라지 않으려나?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아! 그리고. 지켜봤던 거 진짜야?”
“응?”
“내가 인형 상대하는 거 보고 있었냐고.”
비몽사몽인 줄 알았더니 그때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니.”
“보고 있던 거 같은데.”
“······.”
가늘어진 눈이 집요하게 날 쫓았다. 앞으로 몇 번 더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벌써 밝힐 이유가 없지.
“아씨, 증거가 없네.”
“꿈꿨냐?”
“아니, 현실이었어! 그리고 저거 좀 가져가.”
윤희가 탁자 위에 놓인 커다란 냄비를 가리켰다.
“뭔데?”
“열어 봐.”
난 뚜껑을 잡아 내용물을 확인했다.
구수한 냄새와 함께 반겨 준 건 올빼미 머리였다. 내 시선에 따라 눈동자가 따라 움직였다.
아울보어 머리를 베이스로 한 된장전골이었다. 이게 어떻게 여기에 있지?
“다현 언니가 몸보신하라며 갖고 왔어. 오빠가 추천했지? 미쳤어? 미쳤지? 미쳤냐?”
“이거 보양식 맞아.”
“국물에 밥 말아 먹긴 먹었는데 저 눈알 따라다니는 건 못 참겠어. 다현 언니는 눈알이 제일 맛있다고 하던데 저걸 어떻게 먹어. 오빠가 먹어.”
“그래.”
난 윤희의 강권에 아울보어 머리 된장전골을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예상치 않은 큰 수확이었다.
* * *
내가 국가수호국으로 복귀할 무렵, 속보로 김영환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레벨 8의 죽음이다. 비록 노쇠화 되었다고 하나 김영환의 그림자가 짙었던 만큼 파급력도 컸다.
그에 따라 정주호의 책임론이 일었으나 내가 인형술사를 잡은 것이 알려지면서 조용해졌다. 하지만 사기가 떨어진 공무원 조직 내부에서는 주도권이 정부에서 대형 길드로 완전히 넘어갔다며 한탄했다.
버서커를 잡기 위해서는 대형 길드 협조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게 그들의 의견이다. 정부 측에서는 레벨 8 초인 육성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눈먼 돈은 다른 놈들의 주머니에 들어갈 뿐이다.
잘 봐 뒀다가 불체포특권을 갖게 되면 조져 놔야겠다.
아무튼 상황이 이세희가 말한 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때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겠지.
“어서 와라.”
잠깐 사이 정주호의 얼굴은 반쪽이 되어 있었다. 그나마 표정이 어둡지 않은 건 인형술사를 제거해서 체면치레를 해서다. 시체를 확인하지 못한 게 흠이라나.
지금 가서 들고 올까? 며칠 지나서 상태가 안 좋을 테니 늦었다. 다음엔 머리를 미리 떼어 놔야겠다.
어차피 가져와봤자 인형술사 얼굴 아는 사람도 없다.
“인형술사 제거한 거, 사실이지?”
“예.”
“아니, 그러니까. 불사신이라 불리는데 어떻게 제거했어?”
“인형술은 포스의 파장을 이용해서 인형을 조종합니다. 그 파장의 근원지를 찾았습니다. 그곳에 있더군요. 인형술사 본신 무력은 별 볼일 없었습니다.”
“시체를 들고 오지 그랬냐.”
“머리를 부숴 버렸습니다. 필요하면 이세희가 증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굳이 거기까지 갈 필요가 있겠냐. 아쉽지만 납득해야겠지.”
머리를 긁적이던 정주호가 말했다.
“그래도 네 덕에 살았다. 김영환 장관 죽고 어찌나 난리던지. 그 영감도 그래. 나이 먹고 기량이 떨어지면 적당히 물러나 있을 것이지 괜히 욕심 부려서는, 쯧쯧!”
“잘 수습돼서 다행입니다.”
공식적으로 정주호는 내 뒷배니까. 오래오래 의욕을 갖고 날 도와줬으면 좋겠다.
“아무튼 네 덕에 산다. 진짜 너 아니었으면 어땠을지.”
“분위기가 심각한가 보네요.”
“정부 쪽은 죽을라해. 그 양반이 인성은 파탄 났어도 든든했던 건 사실이라. 그렇게 허망하게 갈 거면 자기 후임이라도 확실하게 키워 놓을 것이지. 쯧쯧! 내가 볼 때 다른 곳에서 나오기도 힘들 거야.”
“······.”
“반대로 네가 지금 레벨 8이 되면 가치가 더 높아질 거다. 너한테는 나쁘지 않은 전개야. 누구의 죽음이 누구한테 이익이 된다는 게 웃긴 일이긴 하지만.”
거슬리던 인간이 사라진 건 속 시원하지만 앞으로 대형길드와 주도권 다툼에서 열세를 면치 못할 거라며 쓰게 웃었다.
“국장님.”
“어, 왜?”
“제가 레벨 8이 되면 협상에 도움을 주실 수 있습니까?”
거절할 확률이 높다. 정주호는 평생 공무원으로 살아왔고 나라에 충성했으니 내 행동이 국가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 말을 듣기 무섭게 정주호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준호야. 나 솔직히 네가 언제 그 말 하나 기다렸다.”
“예?”
“솔직히 나만큼 정부통이 어디 있냐. 평생 공무원 헌터였고 위쪽에 내가 모르는 사람이 없어. 그 양반들 어디서 커 왔고 어디서 뭘 해 먹었는지 다 안단 말이지.”
“그 정보 나중에 공유 부탁드립니다.”
벌써 쓸어 버릴 대상을 찾았다.
“···일단 해먹은 거 안다는 건 취소. 머리가 빠지니 기억력도 빠지나?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나한테 도움 요청한 이상 내가 전폭적으로 도와주마. 넌 국가수호국 출신 아니냐. 내가 나서 줘야지.”
정보를 얻어 낼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몇 번 자극하면 필요한 정보가 우수수 쏟아질 것 같다.
“국가 이익을 침해한다고 하실 줄 알았습니다.”
“침해는 무슨. 어차피 네가 얻어내지 않으면 다른 놈들이 다 해쳐 먹어. 이번에 레벨 8 육성하겠다고 지원금 편성한 거 봤냐? 다 눈먼 돈이야. 엄한 놈들 똥꾸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너 꼬시는데 쓰는 게 훨씬 낫지. 내가 정부 제대로 삥 뜯어 줄게. 나만 믿어라.”
“믿습니다.”
이 양반도 그동안 쌓인 게 많았나 보다.
“그래서 말인데.”
“응?”
“버서커를 잡으려고 합니다.”
“아직도 포기 안했냐?”
싱글벙글 웃던 정주호가 놀라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저래도 되나?
* * *
버서커와 나의 인연은 저번 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의 구도라는 제정신이 아닌 것을 들고 왔던 녀석은 남들과 다른 기준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완성하고자 하던 미치광이였다.
그가 레벨 8이라는 것, 기프트 소유자라는 것은 죽기 직전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기프트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레벨 8인 게 드러났고.
다만 내 기억속에서도 특이한 녀석이라는 생각이 남을 만큼 날 보고 했던 말들이 기억에 남는다.
“별의 순간이라고 했었지.”
버서커는 자신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재능들을 쫓아다녔다.
말소자의 흔적을 쫓았던 것도 그것 때문이겠지. 녀석은 죽음보다 더 두려운 걸 답보라 말했고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별의 순간을 엿보고자 했다.
녀석이 죽는 순간까지 그걸 봤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힘을 향한 집착만큼은 진짜였다. 내 손에 죽을 당시 나이가 60이었음에도 실력이 퇴보하기는커녕 강해지기 위한 온갖 비기를 숨겨 두었다.
버서커-언제 오지?
버서커-난 벌써 도착했다.
버서커-기다리기 지루하군. 이 또한 즐거움을 위한 조미료겠지. 크크!
버서커-[사진첨부]
버서커-시간이 남으면 일찍 와도 된다.
이 자식은 내가 톡 쓸 줄 모르냐고 물어본 게 마음에 걸렸나 보다.
3시간 전부터 나한테 톡을 보내고 있었다.
지가 앉은 셀카는 왜 보내는 건데? 사진 용량은 또 더럽게 컸다.
난 정확히 제 시간에 출발했다.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자 첨부한 사진처럼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있는 버서커의 모습이 보였다.
“정시로군. 기다리다 지칠 뻔했다.”
“누가 일찍 오래?”
“흥분돼서 참을 수 없더군.”
“미친놈.”
“크크크!”
욕을 듣고도 좋다고 웃는다. 어쩌면 정주호의 말이 맞을지도. 이놈은 진짜 미친놈이다. 같이 어울리면 나도 물들 거 같다.
“배에 구멍은 좀 채워 넣었냐?”
“충분히. 나도 궁금한 게 있다.”
“뭔데?”
“말소자가 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