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azy Villain Regains His Sanity RAW novel - Chapter 38
38화
한 달 후 등장하는 누리가 제8호라고 불리는 것은 여덟 번째로 나타난 유해 8단계 마물이라서 그렇다.
유해 8단계 마물.
한 국가를 멸망시킬 수 있는 전력이다.
레벨 8 초인이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를 보조할 수 있는 레벨 6 이상 헌터가 최소 백 명은 있어야 사냥이 가능하다.
···솔직히 내가 볼 때 이렇게 전력이 많을 필요가 있나 싶다.
“최소한의 피해로 사냥할 수 있는 기준이긴 하지만.”
물론 레벨 8이 없어도 사냥은 가능하다.
도시가 1/3정도에서 절반이 파괴돼서 문제지.
당시 기억이 떠오른다.
이때 누리로 인해 최정예 헌터 수백 명이 죽고 서울이 큰 피해를 입는다.
어떻게든 대형길드 가입을 노렸던 나는 이후 전후복구 시기를 노렸지만 결과는 실패.
무수히 많은 자리가 비어 있었음에도 길드에 내 자리는 없었다.
그때부터 삐뚤어졌던 것 같다. 결국 내 능력이 부족했던 거지만 세상을 탓했으니까.
인생이 가장 엇나가 가장 멍청한 선택을 했던 시기라서 기억이 선명했다.
난 최명국과 함께 청와대 안으로 이동했다.
* * *
“저는 대통령님과 언제 인사를 나누는 겁니까?”
최준호 한 마디에 성사된 만남.
최명국은 대통령과 최준호의 만남이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우려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둘은 잘 맞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 사람은 일국의 대통령이고 한 사람은 초인이다.
대한민국은 대통령 중심제 국가. 대통령의 권력은 실로 강대했다. 그리고 최연소 초인인 최준호의 가치도 비교할 대상이 손에 꼽을 정도다.
둘이 의기투합하면 어느 정도 파괴력이 발휘될지 두려움이 들었다.
최명국은 먼저 한발 뺐다.
“대통령님은 스케줄이 무척 바빠 늦은 시기에 만남이 성사될 수도 있습니다.”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최준호의 직진을 회피하는 것은 불가능.
결국 최명국은 최준호의 요청대로 대통령께 보고를 올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당일 만남이 성사되고 말았다.
* * *
운이 좋았다.
나는 최명국이 보고를 올린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대통령을 만나볼 수 있었다.
현 대한민국 대통령의 이름은 전한철, 서울 3선 국회의원에 장관, 당대표를 거쳐 대통령이 된 인물이다.
늘 웃는 얼굴이라 부처라 불리며 무난하면서 모나지 않은 국정 운영으로 탄탄한 지지를 얻고 있는 중이다.
60대 중반이 된 대통령은 그간의 스트레스를 증명하듯 새하얀 머리와 한결 깊어진 주름과 인자한 외모를 하고 있었다.
이런 사람이 보통 다른 꿍꿍이를 갖고 있던데.
“전한철이라고 합니다.”
“최준호입니다. 편하게 대해 주시지요, 대통령님.”
“천천히 말을 놓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쯤 만나고 싶었습니다. 화면에서 보던 대로 훤칠하십니다.”
“대통령님도 훨씬 인상이 좋으십니다.”
“안 그래도 실물이 낫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합니다.”
“······.”
음, 일단 자기 외모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 일단 인상은 좋으니까. 외모부심 추가.
그것과 별개로 나와 대통령의 대화는 화기애애하게 이어졌다.
최명국 저 양반은 왜 저렇게 조마조마한 눈으로 보고 있는 건지 눈에 거슬릴 지경이다.
설마 나더러 반쪽짜리라고 한 사람 중 대통령도 있는 건가. 그렇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긴 한다. 블랙리스트 아니, 내 뒷담 리스트를 빨리 받아 봐야겠다.
어차피 보기만 하기로 했으니까.
그리고 전한철 대통령.
이 사람은 날 어떻게 보고 있을까.
내가 물어보기도 전에 대통령이 먼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개인적으로 최준호 초인의 행보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을 보고 얼마나 속이 시원했는지 모릅니다.”
“보통 자중하라 그러지 않습니까?”
“저도 그 소리 듣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대통령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몇 번이고 최준호 초인을 만나고 싶었지만 바쁜 몸이라고 최 실장이 말리더군요. 그래서 꽤 시간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
역시 최명국 저 양반이 막고 있었구만.
설마 블랙리스트 아니, 뒷담 리스트 첫줄에 최명국이 있는 거 아닌가.
대화를 나눠 보니 알겠다. 대통령 이 사람, 주변에서 커버해 주지 않으면 구설수로 이것저것 논란을 일으켰을 것이다. 표현이 상당히 직설적이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연히 좋게 봐야지요. 여러 곳의 끈질긴 구애를 뿌리치고 국가를 선택해 주지 않았습니까? 행정부 수반으로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만.”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던 대통령의 눈이 살짝 반개했다.
“성과에 대한 압박은 있으실 겁니다.”
“반쪽짜리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꼭 그것만은 아닙니다. 최준호 초인은 국가를 대표하는 초인이기에 여러 방향으로 다양한 압박감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다시 인자한 웃음을 짓는다.
입에 발린 말로 칭찬하지만 딱 봐도 할 말은 하면서 자기 걸 챙겨 드는 여우였다.
음, 여우보단 너구리같다.
“딱히 압박감을 느끼는 체질은 아닙니다.”
“역시 비범하군요. 그 배포 마음에 듭니다.”
“조만간 실력을 보일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뒤에서 수군거리는 말에 휘둘려서 행동에 나서는 게 소문에 민감하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다.
“멋집니다. 저도 최준호 초인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대통령과 나의 거리감은 딱 적당한 수준이었다.
그동안 내가 관계를 맺은 사람의 분류는 딱 두 가지였다.
상종하면서 모든 걸 수용하거나, 아니면 기뻐하면서 절규하거나.
그 점에서 대통령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유들유들한 태도로 하고 싶은 말을 다했다.
각성자도 아닌데 무게감이 상당했고.
대통령 하려면 저런 처세는 필수인 듯했다.
“곧 해가 지나면 외국의 귀빈들이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때 초인들도 방문하곤 하는데 적잖은 신경전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어떻게 처리할까요?”
“오! 제가 원하는 대로 가능한 겁니까? 상대 기를 꺾어 달라고 해도?”
“대신 상대가 많이 다칠 수 있습니다.”
내 말에 대통령이 좋다고 웃었다.
“그거 좋습니다. 전에 계시던 분은 좋게 가자는 말만 하셨지요. 우리도 각성자 강국이고 뒤처질 게 없는데 왜 매번 눈치를 보자고 하는 건지.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외교는 결국 힘입니다. 서로 생각이 다르고 부딪치면 더 센 쪽의 말에 무게가 실리는 법이지요. 나는 최준호 초인만 믿고 지르겠습니다.”
“예.”
“대통령님.”
“몰라, 난 초인의 말만 믿기로 했어.”
“······.”
최명국의 주름이 깊어지는 것도 재미 포인트였다. 표정이 안 좋다 싶더니만 대통령 때문에 저랬던 거로군.
늘 나더러 자제하라고 하던 사람만 보다가 이렇게 등을 떠미는 사람을 보니 새로웠다.
그럴수록 뒤에 서 있던 최명국의 안색이 흙빛으로 바뀌어 갔다.
누가 보면 내가 수습 불가능할 정도로 뒤집어 놓으려는 줄 알겠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어느덧 오후 6시가 지났다.
“자자, 다음 이야기는 식사를 들면서 하지요.”
이동하면서도 주로 얘기하는 건 대통령이었다.
그는 외국의 초인들과 정세에 대해 설명해 줬는데 요약하면 세계 각국은 리그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며, 대한민국처럼 정부와 길드가 균형을 잡고 안정된 체계를 유지하는 곳이 없다고 했다.
“균형과 안정은 무척 중요합니다. 정부의 힘이 지나치게 크면 탄압의 형태를 띠게 되고 대형 길드가 너무 커지면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기 시작합니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더라도 결과는 좋지 않습니다.”
그 점에서 리그가 진입하려던 시기가 분수령이었다고 말했다.
과격한 사상은 쉽게 주변을 물들게 한다. 리그의 비전은 얼핏 보기에는 매력적이지만 결국 끝없는 투쟁으로 인해 모두가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거라고 덧붙였다.
“이게 다 선제적으로 대응해 준 최준호 초인 덕분입니다. 그리고.”
뒤따라오는 최명국을 보다 내게 슬쩍 몸을 기울인다.
“버서커를 움직여 리그 잔존 세력을 궤멸시킨 것도 최준호 초인님인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역시 대통령쯤 되니 정보력이 좋다. 어쩌면 최명국이 보고한 걸지도 모른다. 아니면 찔러보는 단계이거나.
굳이 숨길 일도 아니어서 난 순순히 수긍했다.
“조만간 자세한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이거 선거운동 때문에 편의점 가서 1+1 물건을 사 보긴 했어도 초인이 1+1인 건 처음 봅니다.”
대통령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근데 왜 하필 버서커 그 미친놈과 1+1인지. 기분이 묘했다. 녀석은 미친놈이고 난 정상인인데. 바로 잡고 싶었지만 조용히 넘어갔다.
저녁 식사는 한식 한상차림이다.
정갈하면서도 은은하게 느껴지는 깊은 맛이 딱 내 취향이다.
그중 백미는 된장찌개였다. 좋겠다. 대통령은 이거 매일 먹겠지?
게 눈 감추듯 한 공기를 해치우고 두 번째 공기를 먹고 있는데 놀란 대통령의 눈과 마주쳤다.
“왜 그러십니까?”
“워낙 맛있게 먹어서 놀랐습니다. 최준호 초인을 보면 스테이크를 잘 썰 것 같은데.”
“제일 좋아하는 게 된장찌개입니다.”
“그거, 제 부인이 한 겁니다.”
자랑하듯 말하니 나는 경악했다. 청와대 있는 내내가 아니라 결혼 생활 내내 먹었던 거라고?
“그럼 결혼하시고 계속 이걸 드셨단 말입니까?”
“그, 그렇지요?”
“부럽습니다.”
“뭐? 하하하하! 그 말이 나올 줄 몰랐습니다. 그 정도였습니까?”
“···어머니라고 부를 뻔했습니다.”
“하하하하!”
파안대소 하는 대통령이었다. 진짜 대통령이 부럽다고 느낄 줄이야.
만약 영부인이 아울보어 된장전골을 끓이면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호오, 아울보어라. 다음엔 그걸로 대접하겠습니다.”
“대통령님은 정말 복 받으신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거, 우리 부인이 들어야겠어.”
대통령은 그 길로 영부인을 불러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된장찌개에 대한 극찬을 하자 영부인은 눈을 반짝이면서 나와 요리 대화를 나눴다.
요리에 대한 지식이 해박했는데, 특히 마물들의 재료로 맛을 내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또 그쪽 생존요리 전문가 아니던가. 영부인과 나는 생각보다 나와 죽이 잘 맞았다.
날 보고 어떻게 초인이냐면서 피도 못 볼 것 같이 생겼다고 해서 흡족했다. 내가 마음을 고쳐먹고 착하게 살려고 하는 걸 귀신같이 눈치챈 것이다. 이게 연륜이란 거로군.
다만 옆에 있는 최명국의 눈은 불손했다.
“다음에 꼭 와요. 아울보어 된장전골이라는 거 맛있게 해 줄 테니.”
“꼭 오겠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청와를 나갈 무렵에는 아예 막내아들로 삼고 싶다고 해서 편하게 대해 달라고 했다.
아울보어 된장전골하면 정다현도 빼놓을 수 없지. 다음에는 정다현도 데리고 와야겠다.
* * *
유익한 하루였다.
배웅을 나온 최명국의 안색은 핼쑥하게 질려 있었다.
“오늘 대통령님이 하신 말씀은··· 적당한 수준에서 참고해 주셨으면 합니다.”
“당연히 그럴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간절한 눈으로 보더니 그게 전부인가 보다.
“다만, 대통령님과 실장님의 말씀이 상당히 다른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정제하는 것도 있고 각 부서의 입장을 고려한 것도 있습니다. 좋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유능한 사람이니 잘 판단해서 행동하겠지.
다만 대통령과 대화를 나눠 보니 심정적으로 날 지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내가 초인으로서 제 몫을 할 때에.
그 말은 제8호 괴수인 누리를 잡고 반쪽짜리가 아닌 걸 증명하면 된다는 의미였다.
“명단,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최명국의 웃음이 승낙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윤희는 여전히 소파와 혼연일체 상태였다.
“왔어? 오늘 행사 엄청나더라.”
“기사 봤냐.”
“어, 세희 언니는 날이 갈수록 더 예뻐지네.”
“너도 그만 굴러다니고 좀 꾸며.”
“난 셀럽이 아니라 헌터랍니다.”
자기 유리한 건 기가 막히게 써먹는다.
녀석은 무심하게 대답하는 척 하지만 눈을 흘긋거리면서 내 안색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녀석도 반쪽짜리에 대해 아나 보다.
“마물 사냥 건 때문에 걱정했던 거냐.”
윤희가 소스라치게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오빠가 그걸 어떻게 알아?”
“최 실장한테 들었다.”
“아니, 어떻게 그런 걸 면전에서 얘기해? 사람에 따라 얼마나 민감한 얘긴데!”
“난 안 민감해.”
“그래도!”
분기탱천한 윤희가 소리를 질렀다. 최명국은 충분히 조심스럽게 얘기한 것 같은데. 말해 봤자 화내는 윤희가 어색해질 테니 욕받이로 두기로 했다.
그나저나 윤희가 날 이렇게 걱정해 줄 줄이야. 살짝 감동이었다.
“상처 받은 거 아니지?”
“내가 그런 걸로 받겠냐.”
“다행이다.”
안도한 윤희가 소파에 몸을 묻었다.
마냥 어린애 같던 동생이 다 커서 내 욕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주다니. 회귀하고 잘못 살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욕해도 내가 욕해야지, 딴 놈들이 욕하면 얼마나 열 받는 줄 알아?”
아, 그런 거였냐.
* * *
오늘도 국가수호국은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여느 때와 같다는 건 어김없이 사건이 터졌다는 의미.
갑자기 회의가 열리고 소속 헌터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나는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회의가 끝난 뒤 정주호의 부름에 국장실로 들어갔다.
“사형집행인이 움직였다.”
“아, 레벨 7 빌런.”
리그에 합류하려던 빌런, 기억났다. 이후 별 존재감이 없어서 잊어버리고 있었고.
저번 생에도 기억에 남는 게 없다.
내가 리그 한국지부 괴멸시킬 때 있었었나?
“문제될 게 있습니까?”
“혼자 다니던 녀석이 세를 이루기 시작했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
정주호가 말하길 사형집행인은 원래 홀로 다니던 빌런이라고 한다.
사형집행인은 버서커와 쌍벽을 이루던 광인으로, 제 기분 내키는 대로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살인마다.
버서커가 민간인보다 빌런과 헌터들을 죽였다면, 사형집행인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다니는 녀석이다.
“리그에 가입하지 못했다고 깽판 치는 거지. 하필 녀석이 활동하는 지역이 지방이라 전력투사가 쉽지 않아.”
사형집행인은 충청도와 전라북도에서 주로 활동했다.
녀석은 지역 빌런 조직과 연계해서 분란을 조장하고 있었는데,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군의 빌런대응팀이 괴멸되고 초토화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재 북상 중이라고 하는데 내부 정보에 의하면 목표가 천안이라고 한다. 내일쯤 공격하겠지.”
“천안.”
하필이면 청주 근처다. 거기 부모님이 사시는데. 아직 올라오지 않으셨다.
국가수호국에서 움직인다고 해도 레벨 7 빌런을 직접 상대하려면 핵심 팀 몇 개를 보내야 한다. 그 결정 과정이 신속할 리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처리해야겠군.
아마 정주호도 내 부모님이 청주에 계신 걸 알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끼를 던졌을 것이다. 역시 능구렁이다.
“내일 결정을 내리고 팀을 파견하더라도 사형집행인의 공격이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높겠네요.”
“그렇지. 그래서 일부 전력을 먼저 보내는 것도 고려중이다.”
하지만 이건 각개격파의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기색을 보였다.
방법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천안에 주변 전력을 끌어모으는 것인데 이건 공격 경로를 틀면 빈집이 털릴 수 있다.
두 번째는 일시적으로 거점을 비우고 전력을 한데 모아 탈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수비의 이점을 포기하는 거라 피해가 커질 것이다.
난 잠시 고민하다가 공주로 캠핑을 떠난 자연인을 떠올렸다.
“사형집행인의 북상을 막아 보겠습니다.”
“직접 간다고?”
“저는 내일 움직일 생각이고, 대신 움직일 놈이 있습니다.”
나는 대답 대신 스마트폰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 버서커에게 톡을 보냈다.
나-뭐하냐
버서커-ㅇㅇ?
버서커-네가 선톡이라니 시킬 일이 있나보군.
버서커-난 지금
버서커-[사진첨부][사진첨부][사진첨부]
버서커-혼합독을 먹는 중이다. 짜릿하군. 크크…!
버서커-곧 만독불침은 내 것이 되겠지. 그때가 되면.
버서커-잠시 미친 소릴 할 뻔했군. 취소다.
버서커-근데 시킬 일이 뭐지?
버서커-대답해라.
나-사형집행인이 북상하고 있다더라. 사형집행인이 못 올라오게 막아봐. 내가 내일 갈 테니.
버서커-ㅇㅇ 알았다. 곧 연락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