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97
197
197화 외전(3)
가스트 장군이 운용하는 첩보 조직이 있었다. 마족은 언제든지 적이 될 수 있기에, 그런 정보 조직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가스트는 유력한 정보통을 통해서, 마족의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마족의 권력 구도가 쟁점이지.’
마왕이 최고 권력자이긴 하다. 하지만 마족이 다스리는 땅은 무척이나 넓다. 더불어서 마족의 정점이 되고 싶어하는 호족은 많았다.
‘현 마왕에 불만을 품을 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
첩보를 통해서 들은 정보였다. 만약 마왕만 세상에서 사라져준다면, 마족은 사분오열될 것이다. 그에 더불어서 마왕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내전이 생길 확률이 다분하다.
‘잘만하면 무척이나 좋은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지.’
마족의 땅은 넓다.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땅을 얻으면, 인간 귀족들도 만족할 것이다.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다.
다만…….
‘마왕을 어떻게 쓰러뜨리냐는 건데…..’
마왕은 막강한 존재다.
육체적으로나 마력으로보나,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인간은 용사가 유일하다.
‘위험해. 하지만 성공했을 때의 이익은 엄청나다.’
용사를 투입해서 마왕을 암살한다. 하지만 용사가 그 요청을 받아들일지가 불투명했었다.
“용사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얼마든지 말하세요.”
“실은…..”
가스트 장군은 자신이 생각한 바를 말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용사는 똑바로 서서 장군에게 말했다.
“그것이 최선의 방법인가요?”
“100% 이기는 전략은 없습니다. 하지만 인명 피해가 제일 적은 전략은 이것이 유일하군요.”
“알겠어요. 그렇다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리스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가스트 장군은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은 용사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용사만이 순간이동 마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
김민철은 한숨을 쉬는 날이 늘어났다. 전쟁 준비는 착실하게 되어가고 있었다.
‘나 혼자 도망가고 싶어.’
허나 그럴 수 없었다. 역사 책에서도 읽었지만, 전쟁이 나면 마왕은 선두에 서서 전쟁을 이끌었다. 지든 이기든 그 역할은 바뀌지 않았다.
‘후우…..’
책도 잘 안 읽혀서, 자려고 누웠다.
헌데 눈을 감아도 잠이 안 온다. 뒤척이다가 밤을 샐 것 같았다.
‘젠장.’
의자에 앉아서 창밖을 바라본다. 휘영청 뜬 달이 민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옛 생각이 떠오른다.
‘무엇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었지.’
실패한 인생.
그것이 그의 과거였다. 멍청하게 살다가 후회만 했다. 그러다가 암에 걸렸고, 무단횡단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
‘그 때, 난 죽었지.’
운 좋게 살았다고 할지라도, 암으로 오래 살지 못 했으리라.
어떻게 보면 마왕의 삶은 또 하나의 축복일지도 모른다. 죽었다고 생각한 순간, 그는 다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도망치는 걸까?’
이미 도망은 충분히 쳤다. 그렇다면 이제는 일어서서,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져야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지금은 혼자만의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다. 그의 어깨에는 수많은 마족의 명운이 달려 있었다.
‘나..나는……’
더 이상 도망가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정면으로 맞서 싸우고 싶었다. 그렇게 새로운 각오를 다짐할 때였다.
파지직……
지지직……
뭔가 심상치 않다. 마력 간섭 현상에 의해서 유진의 몸 주위에 마력이 들쑥날쑥 움직이고 있었다.
‘이런 현상을 책에서 봤어.’
시공 마법이 펼쳐질 때에만,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마법이 가능한 사람은 오직 단 하나. 용사뿐이었다.
‘설마 용사가 이곳에?’
그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였다.
위이이잉.
푸른 색의 게이트가 열리고, 그곳에서 낯선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당…당신은?”
고고하게 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이는 아름다웠다. 가느다른 금발의 여인의 정체는 바로 용사였다. 그녀의 손에는 한 자루의 장검이 들려있었는데, 말로만 듣던 성검 이사벨라가 분명했다.
척!
그녀는 이사벨라를 마왕에게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을 이 세상에서 지우기 위해서 왔습니다. 개인적인 원한은 없어요.”
설마하니 용사가 자신을 암살하러 왔을 줄이야. 김민철은 기가 막혔다.
“설마 날 죽이려고?”“
“네. 미안해요.”
“자..잠시만.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그럽니까?”
민철은 황당해서 소리쳤다. 그 말을 들은 용사도 적잖이 당황했다.
“네?”
“그렇잖아요. 선대 마왕과 원한이 있을지는 몰라요. 하지만 저는 인간들에게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 않았어요.”
“그….그건…..”
틀린 말은 아니다. 현재의 마왕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 사실 이번 전쟁도 귀족들이 일으킨 것이 아닌가?
제국 땅에서 사절단이 모두 살해된 것은 전쟁을 일으키길 원하는 귀족의 소행이었다. 다만 그것을 입증할 수 없어서,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미안해요. 이것이 최선입니다.”
그녀는 마력을 일으켰다. 그리고 눈 깜짝 할 새에 민철의 등 뒤로 순간이동했다.
“헉!”
눈 앞의 용사가 사라졌다. 그리고 뒤에서 느껴지는 싸늘한 한기.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생존 본능이었을까?
민철은 자신의 마력을 끌어올렸다.
파캉!
그녀의 막강한 공격은 마왕의 몸을 가르지 못 했다. 단순히 마력의 총량을 계산하면, 민철의 그것을 따라가지 못 했다.
‘과연 마왕이다.’
어쩌면 약한 척한 것도 전부 술수일지도 모른다.
“그만 둬요.”
뒤로 물러나면서 민철이 말했다. 허나 용사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이럴 수밖에 없어요.”
용사가 다시 앞으로 달려왔다. 무지막지한 공격이 또 다시 쏟아진다.
‘크으윽…..’
위험하다. 제 아무리 마왕의 마력이 출중하다지만,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방어막이 찢어지면, 용사의 검에 순살 당하리라.
‘허무하게 죽을 순 없어.’
교통 사고가 나던 날.
그 때의 자신은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지금 두 번째 기회를 얻고 있었다.
팡!
기교는 없었다. 그저 자신이 가진 마력을 터뜨렸을 뿐이다.
하지만…..
절묘하게 그것이 럭키펀치가 되었다. 마력의 폭발이 용사의 복부를 가격한 것이다.
“꺄아악!”
평생 없던 운이 이곳에서 폭발했다. 무엇보다 민철의 무력한 능력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차라리 민철이 싸움을 잘했으면, 이런 행운이 없었을 것이다.
쾅!
실처럼 날라가서 벽에 부딪힌다. 동시에 그녀는 피를 한 사발 쏟아내었다.
“큭…….”
김민철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당황스럽다. 그저 힘을 방출 했을 뿐인데,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마왕의 무력해보이는 모습이 사실은 연기였을 줄이야. 하지만 현실은 냉정한 법이다. 그녀는 이내 죽음을 기다렸다.
“……”
다만 마왕은 말 없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무슨 생각이죠? 저를 고문할 생각인가요? 편한 죽음을 내리기는 싫은 모양이군요.”
용사는 처연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민철은 고개를 저었다.
“무슨 소리합니까?”
민철은 손을 저으며 다가갔다. 그리고 그가 한 것은 재생 마법이었다. 서재에서 배운 몇 안되는 마법이었다.
“아……”
한결 나아졌다. 다만 이해할 수 없었다. 마왕이 용사를 치료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죠? 저를 치료하다니. 그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그렇긴 한데…..”
마왕과 용사는 불구천의 원수사이다. 대를 이어가며 얼마나 많은 피를 뿌렸던가?
하지만 마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누누이 말했지만, 전 그런 악당이 아니라구요.”
“네?”
용사는 이해하기 힘든 표정을 지었다.
바로 그 때였다.
“마왕님. 괜찮으십니까?”
문을 두드리는 자는 바로 마왕의 근위대였다. 평소에 그들이 부담스러웠던 마왕은 근위대를 멀리 치워놓고 있었다.
헌데 소란이 일어나자, 그것을 듣고 달려온 모양이었다.
‘여기 용사가 있다는 것을 들키면 안 돼.’
민철은 근엄한 목소리를 연기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찾아오다니. 무엄하다.”
“죄..죄송합니다. 물러나겠습니다.”
근위대는 그 말은 남기고 떠났다.
“휴…..”
겨우 근위대를 물린 민철은 한숨을 쉬었다. 헌데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용사는 의아한 표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당신 진정 마왕이 맞나요?”
신화속에서나 소문으로 들을 때, 마왕은 절대적인 존재였다.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들도 마왕의 카리스마는 인정하고 있었다.
헌데 지금 김민철의 모습은 우유부단하고 연약하기 그지없었다. 그녀가 상상해오던 마왕과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 용사님, 믿기 어렵지만, 제 말 좀 들어주실래요?”
“그러죠.”
원래라면 누가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기분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 만난 마왕이지만,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사실은 말이죠.”
민철은 자신이 가진 비밀을 차근차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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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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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당신은 이계인이라는 건가요?”
“그렇죠. 이곳 사람이 아니니깐요.”
“믿을 수 없네요.”
용사는 믿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현 세상 말고, 다른 세상이 있다니. 다른 이가 말했다면 거짓말로 치부해버렸으리라.
“정말입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민철은 가슴에 손을 얹고 말했다. 그 모습을 본 용사는 살풋이 미소를 지었다.
“믿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당신 말이 거짓은 아닌 것 같아요.”
만일 그가 마왕이었다면, 무력한 용사를 살려주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휴… 실은 저도 전쟁이 싫어요. 결국 마족이나 인간이나 엄청난 손해가 뒤따를 것인데. 할 수만 있다면 전쟁 따위는 하기 싫어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인간과 마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그렇게 된 연유는 간단했다. 권력자의 욕심 때문이었다.
인간 귀족은 마족의 땅을 원했다.
마족 호족은 마왕의 권좌를 원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전쟁인 것이다.
그것은 마왕도 알고 있었고, 용사도 알고 있었다.
“…….”
“…….”
서로의 눈이 마주친다. 그러다가 둘이 동시에 말을 꺼내었다.
“전쟁을 막아요.”
“전쟁을 막읍시다.”
김민철이나 용사나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후..후훗.”
같은 말을 한 것이 웃긴지, 그녀가 실소를 터뜨렸다. 마왕은 그 모습을 보자, 가슴이 뛰었다.
두근…..
‘갑자기 왜 이리 긴장되지?’
이상한 기분이 드는 밤이었다.
******
용사는 바로 돌아가지 않았다.
민철이 재생 마법을 걸어주었지만, 마왕의 마력이 그녀 몸속에 깊이 침투했다. 그것을 해소하기 전까지, 시공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용사의 모습을 들킬 수는 없었다. 나머지 마족이 알면,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둘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물 온도는 괜찮나요?”
민철이 은근슬쩍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