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vil who draws RAW novel - Chapter 46
제46화
화르르륵…
[페넥스의 기본 능력: 타오르는 불꽃이 발동합니다.] [페넥스는 전투가 종료될 때까지 지속해서 상당량의 생명력을 회복합니다.]레메게톤의 성장 시스템은, 능력치뿐만 아니라 스킬의 다양성과 효과에도 적용할 수 있다.
페넥스를 예로 들면, 새로운 화염 쪽 능력들을 다수 개방했고 기존 능력들의 효과가 개선되었다. 타오르는 불꽃만 하더라도, 생명력 회복량이 전보다 한참이나 증가했으니 토벌전에서는 거의 무적이나 마찬가지다.
참고로 두 번째 고유 기본 능력이었던 열기 전이는 현재 단일 보스 토벌 상황이기에 다른 능력으로 교체되었다. 이처럼 원하는 때에 스킬을 자유자재로 조합할 수 있다는 게 레메게톤의 시스템 중 하나였다.
[페넥스가 호롱불을 사용합니다.] [5개의 불꽃이 사용자가 원하는 위치까지 솟아올라 잠시 주변을 밝힙니다.] [주변이 어두운 상태면 효과가 크게 증가합니다.]화르르륵!
불덩어리 5개가 솟아올라 암실을 밝혔다. 그제야 유적 형태로 된 장내가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
파우스트는 토벌에 최적화된 스킬 구성으로 페넥스를 토벌대의 리더로 기용했다. 여기서 그 안배의 진가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엄청나게 커!”
“조심해라!”
키긱…
촤아아아아아…
타마가가 그 징그러운 입으로 무언가 연기 같은 것을 뿜어냈다.
들이마시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불길한 색을 내뿜는 안개는 대개 독이니까.
“독이다! 숨을 멈춰!”
노련한 쟈킴이 먼저 소리치자 루비가 입을 가렸다.
페넥스의 경우엔…
화르륵…
[페넥스가 고통 분담을 사용합니다.] [페넥스가 부채꼴 형태의 화염파를 발사합니다.] [화염파는 전투력의 200%를 범위 내의 적에게 나누어 입힙니다.]콰아아아아아-!
고통 분담의 범위로 불꽃을 쏘아냈다.
타닥…
타다다다다닥…
독무가 불꽃에 타오른 건 물론이고 마치 산불이 퍼지듯 옆으로 흩어져 다른 독무들까지 태워버렸다.
“콜록… 콜록….”
“큭….”
다만 그 타오르는 연기조차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매웠다.
“하아압!”
페넥스가 훌쩍 뛰어 타마가의 껍질을 후려쳤다.
카강-!
익숙한 소리, 타마가의 전신은 절름발이 아그네아의 앞발처럼 단단한 형질인 듯했다.
과연, 전보다 높아진 난이도.
그러나,
화륵…
촤하아아악!
– 키아아아아아!
치이이익…
그녀의 검이 일순간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껍질을 뚫고 들어가 타마가의 몸에 긴 상흔을 남겼다.
[페넥스가 갑옷 녹이기를 사용합니다.] [일정 시간 물리 공격이 적의 방어력을 일부 관통합니다.] [화염 추가 피해를 입힙니다.]– 키이이이…
침을 흘리는 타마가.
타마가의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상황일 것이다.
고작 한 번의 칼질에 체력이 뭉텅 썰려 나갔으니 말이다. 아마도 hp가 실제로 눈에 보였다면 방금의 공격은 hp 바가 요동치는 피해를 줬을 것이다.
이는 페넥스의 기본 체급도 관련이 있지만 파우스트의 기이한 육성 방식 역시 한몫했다.
파우스트는 그동안 페넥스에게 성장 재화를 아낌없이 투입했다. 모든 사역마를 골고루 육성하는 걸 꿈꾸고는 있지만 당장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5성급과 6성급 라인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중이다.
이 때문에, 그의 필드엔 아직도 저 레벨 사역마가 투입되어 있기도 했다.
어차피 침입자를 막아내는 건 자잘한 사역마가 아닌 우두머리라는 지론이다. 우두머리급의 육성이 어느 정도 된 이후에 일반 사역마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각설하고, 페넥스의 한 방 한 방은 타마가가 느끼기엔 이대로는 대항할 수 없는 공격이었을 것이다.
콰드드드득…
때문에, 예상보다 빠르게 타마가가 토벌의 1.5 페이즈로 넘어갔다.
드드드드드…
진동하며 땅 밑을 헤집고 다니는 타마가.
[타마가가 암석 유영을 사용합니다.] [타마가는 암석을 헤엄치는 동안 입은 피해를 빠른 속도로 회복합니다.]후우웅…
거대한 둔기를 어깨에 들쳐 올린 쟈킴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진동이 잦아들 때를 조심해라, 한 번만 피하면 돼.”
“너나 조심해!”
“흥, 이 내가 이딴 곳에서 죽을 성싶으냐?”
[루비의 기본 능력: 내면의 야수가 발동합니다.] [루비는 신체 일부를 늑대인간의 형태로 변형할 수 있습니다. 만월이 떠올랐을 때 효과가 최대로 증가합니다.]으드드득…
양팔, 양다리가 털로 뒤덮이는 루비.
콰아아아앙-!
거의 동시에 측면을 뚫고 나오는 타마가. 노리는 것은 루비였다.
파아아앗-!
루비가 그녀가 있던 자리에서 성큼 뛰어 이동했다.
콰아아아아-!
구멍을 뚫고 사라지는 타마가.
페넥스가 재빨리 녀석의 꼬리가 사라진 곳을 향해 뛰었다.
파아앗-!
“…어?”
시커먼 굴로 페넥스가 사라지고 곧바로, 한참 떨어진 위치에서 타마가가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다.
“…뭐?”
“또 온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각-!
순식간에 지나가는 타마가를 피해 모암과 쟈킴 모두 이동했다. 타마가를 붙잡기에 모암의 순발력은 부족했고 쟈킴의 힘은 달렸다.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녀석이 나타난 곳에서 페넥스가 뒤쫓아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예상과 달리 아까 전 타마가가 사라졌던 뚫린 구멍으로 다시 튀어나오는 그녀.
“없어!”
“뭐가?”
“굴! 중간에 끊겼어!”
“…….”
쟈킴이 상황을 파악했다.
“…그런가.”
“뭔가 알아?”
“아까까지만 해도 유적 중앙에 있던 균열이 사라졌습니다.”
“…어?”
그의 말은 정확했다.
우우웅 소리를 내며 존재하던 균열이 어느 순간 사라진 것.
모두가 타마가가 사라진 방향을 노려보았다.
“설마 저 녀석이…?”
“온다!”
콰아아아아아아-!
아직 의심에 불과한 것.
그러나, 곧 확신으로 뒤바뀐 것.
파아아앗-!
자신을 노리고 오는 공격을 피해 쟈킴이 훌쩍 뛰었다.
그리고…
후우우웅…
타마가가 돌진한 곳에 균열이 있었다. 균열은 상호간에 이어지게 되어있다.
후우우웅…
쟈킴이 서 있는 바닥으로 새로운 균열이 형성되었다.
“…망할.”
“쟈킴!”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치 미끼를 무는 상어처럼 쟈킴을 낚아채고 올라가는 타마가.
“안 돼!”
화르륵…
파아아앙-!
쟈킴을 삼킨 타마가를 향해 페넥스가 검을 휘둘렀다.
치이이이-!
– 키아아아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도주하는 타마가를 계속해서 쫓는 페넥스와 루비.
촤아아악-!
[루비의 기본 능력: 육탄병기가 발동합니다.] [루비는 내면의 야수 형태일 때 무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루비가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내면의 야수 지속 시간이 늘어나며 처치에 성공하면 내면의 야수 지속 시간이 대폭 늘어납니다.]콰지지직-!
콰지직!
루비가 휘두른 발톱이 그 결대로 타마가의 껍질을 짓이기며 지나갔다.
콰직!
콰지이익!
– 키아아아아아아!
그러나 곧장 차원문 너머로 사라지는 타마가.
드드드드드…
녀석은 태연하게 땅 밑을 헤엄치고 있었다.
“그 망할 매부리코가 뒤져버렸어! 멍청한 녀석….”
“…루비, 이번에 벨 거야.”
드드드드…
…끄덕.
진동이 멈췄다.
온다.
콰아아아아아-!
화르르륵…
타마가가 노리는 건 루비.
그러나, 이를 예상한 페넥스가 그녀의 앞에 섰다.
돌진해 오는 녀석을 그대로 양단할 기세. 싸늘함을 느낀 타마가가 수를 썼다.
후우우웅…
녀석과 페넥스의 앞에 공간 균열이 형성되었다.
“치잇….”
타마가가 균열로 들어가기 전, 루비와 모암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디냐? 다음 균열은….’
후우웅…
‘이런….’
루비의 바로 근처에서 발생한 균열.
“제기….”
콰아아아아아아아-!
푸쉬이이이…
“루비!”
“난 멀쩡해!”
“…어라? 어째서?”
“그게….”
루비는 타마가가 균열을 통해 나타난 후 그녀를 즉시 집어삼킬 거라 예상했지만, 뜻밖에 타마가는 몸부림을 치며 벽에 곤두박질쳤다.
어째서일까.
들썩…
투우우우우-!
뭔가가 타마가의 입에서 토해졌다.
파아아악!
벽에 날아가 부딪히는 무언가.
“허억… 허억….”
“…용케 뱃속에서 살아있었네?”
“까불지 마라. 이딴 녀석에게 죽을 줄 알고?”
[쟈킴의 기본 능력: 약자의 싸움이 발동합니다.] [최대 생명력의 절반을 잃은 경우, 피해 감소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어떻게 산 거야?”
“어떻게든… 고블린의 방식대로.”
“하… 하핫! 너 재밌네!”
스으으윽…
타마가가 머리를 틀어 페넥스와 모두를 향해 입을 벌렸다.
“이런….”
쿠우우웅-!
유적 수호자 모암이 앞으로 쓰러지듯 그들을 감쌌다.
치이이이이이-!
지독한 산(酸)과, 쟈킴이 뱃속에서 난동을 피우며 부러트린 이빨들이 타마가의 입에서 토해져 모암에게 계속 부딪혔다.
[모암의 기본 능력: 최선의 방어는 박살!이 발동합니다.] [모암은 최근에 받은 피해량에 비례해 힘이 증가합니다.]휘오오오오…
모암의 몸에 푸르스름한 기운이 맺혔다.
카드드드득…
타마가가 공세를 풀고 다시 땅속 깊은 곳으로 숨은 사이, 쟈킴이 말했다.
“영리한 녀석이다, 가장 발이 느린 자부터 노리지.”
“어쩌지?”
“내가 미끼가 되도록 하마.”
“뭐?”
“시간 없어! 어떻게 할지는 알아서들 판단해라!”
“…….”
개인의 판단.
토벌대는 5성급 이상의 강력한 사역마로 이루어져 있다.
당연하게도, 침입자 파티 정도는 각자의 힘으로 능히 짓뭉갤 수 있는 자들. 그런 그들이 여기서 고전하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온다!”
콰아아아아아아아-!
허를 찔러 모암을 덮쳐오는 타마가.
그러나 모암을 제외한 모두가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녀석이 가장 단단한 모암을 노릴 리가 없다.
당연히 노리는 건…
“약자 취급은 일상이지….”
후우우우웅…
콰아아아-!
쟈킴이 유도한 벽면에서 균열이 생성되고는, 불쑥 타마가의 머리가 튀어나왔다.
타마가는 눈이 없으나, 이상함을 감지할 순 있었다. 마치 위기가 눈에 보이는 것처럼.
먹이의 기세가 달라졌다.
“흐으읍!”
쟈킴이 둔기의 머리를 아래로 향하여 타마가의 아래턱을 짓누르며 저항했다.
카가가가가각-!
“으으으으….”
반대쪽 위턱은 팔다리가 늑대인간 형상이 된 루비가 양팔을 이용해 뒤로 젖혀 입을 닫지 못하게 했다.
카드드드드드득…
둘은 저항하며 그대로 뒤로 밀려났다.
“아직….”
– 구우우!
모암이 균열을 통해 넘어가던 타마가의 꼬리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마침내.
– 구우우우우우-!
모암에게 힘줄이 있다면 모두 불거져 나왔으리라. 압도적인 힘으로 타마가를 뒤로 잡아끄는 모암.
마치 줄다리기의 줄이라도 된 듯이, 타마가가 정지했다. 움직임이 멈췄다는 건, 이번에야말로 괴물의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화르르르륵-!
타마가의 몸을 타고 몸을 빙그르르 회전하는 페넥스.
[페넥스가 초열 절단을 사용합니다.] [단일 대상에게 폭발적인 베기 피해를 줍니다.]이 역시, 파우스트가 토벌전을 대비해 페넥스에게 준비한 스킬. 그야말로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적절했다.
화르륵…
촤아아아아아아아악-!
절단면이 순식간에 익어버릴 정도의 고열 참격(斬擊). 압도적인 피해량에 생략되어버린 타마가의 2페이즈.
후두둑…
후두두두둑…
타마가의 신체가 벌떡 일어나 사방에 피를 뿌렸다가 이내…
쿠우우웅…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다.
철컥…
납검한 페넥스가 히죽 웃었다.
“너희, 제법이잖아?”
그녀는 이전보다 성장했으며, 그녀의 주인인 파우스트와 그 던전에 기거하는 사역마들 역시 그러하다.
썩은 뿌리 2차 토벌전 종료.
[중립 우두머리 ‘게걸스러운 타마가’와의 우두머리 전투가 종료되었습니다.] [타마가의 토사물에서 아직 소화되지 않은 마석 × 4,500을 획득합니다.] [타마가의 사망으로 그녀의 영토에 속해 있던 마물들이 약화합니다.] [타마가의 사망으로 영역의 경계선에 이상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