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vil who draws RAW novel - Chapter 6
제6화
“후우….”
페넥스에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오늘의 할 일은 끝이 났다. 하루를 늘리지 않는 이상엔 말이다.
‘이렇게 열심히 일한 게 대체 얼마 만이지?’
과거의 행적은 게임 속에 들어오기 전, 김서진의 기억을 더듬는다.
…전혀 참고가 되지 않는다.
‘뭐, 죽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지.’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모르겠군, …피곤해.’
오늘 너무 많은 일을 한 번에 겪었기 때문인지 졸음이 쏟아졌다.
다른 세계에서 깨어나, 죽을 위기를 겪은 것도 모자라 악마들과 부대끼다니.
“…….”
문득, 잠자리가 될 심처에 눈길이 갔다.
‘어지럽군.’
심처엔 옥좌 외에 제대로 된 것들이 없다.
이 던전은 아직 제대로 숨을 쉬지 않는다.
나무 부스러기에 천을 갖다 댄 조악한 무언가가 침대를 대신할 뿐. 그마저도 악마들의 잠자리는 없다. 기둥에 기대어 잠들거나 한다는 말이다.
‘가구나 하우징 물품 쪽도 급하군. 제길… 사치품이나 자기만족에 불과했던 것들도 중요해졌잖아.’
일이다, 일.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일.
‘우선 재생의 화원부터 개방해야 하고, 재화 수급량의 변화도….’
툭
그렇게, 몸이 기울어졌다.
저벅…
저벅…
“피곤하셨나 봅니다.”
“응!”
“저희도 휴식을 취해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스윽…
루시퍼가 말한다.
“파우스트 님….”
선잠에 빠져든 내게, 단꿈을 권한다.
“좋은 꿈 꾸시길.”
* * *
새벽같이 차에 올랐다.
와이프가 프로젝트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오늘도 새벽 출근이라 데려다줘야 하니 나도 덩달아 일찍 움직였다.
부우웅…
새벽의 도로는, 조용하고 또 무거웠다. 안개가 낮게 깔려 가까운 거리밖에 보이지 않았다.
틱.
틱틱.
조수석에 앉아 패드를 만지작거리는 승아.
으… 얄밉다.
“오늘도 늦어?”
멈칫…
그렇게 미안한 표정은 짓지 마.
죄책감 느끼라는 의도로 한 말은 아니니까.
“아… 응.”
“같이 저녁 먹은 지 너무 오래된 거 아니야?”
“그래도 가끔 야식은 같이 먹잖아, 서진 씨!”
…맞네, 맞아.
“덕분에 이렇게 피둥피둥 살만 찌고 있다고. 우리 둘 다.”
“아하핫! 뭘 그래, 보기 좋잖아? 인심 좋은 노부부가 우리 꿈이었잖아.”
“그게 빨리 늙고 싶다는 말은 아니었다는 걸 몇 번이나 설명했는데….”
“음… 어떨까…?”
오늘은 조금 떼를 써볼까?
“같이 먹자, 저녁! 먹고 싶다, 저녁!”
“데이트 신청, 받아줄까 말까….”
아, 비싸다 비싸.
연애할 때도 애태우더니 그 버릇 어디 안 가네.
“결혼하면 항상 같이 있게 될 줄 알았는데….”
“…나도, 서진 씨. 우리 같이 때려치울까?”
“그러면 우리가 목표로 한 노부부는 인심이 사나워지지 않을까?”
“앗! 그렇네.”
승아가 많이 미안해하는 눈치다.
“이것만, …이것만 끝내고. 오늘은, 일찍 들어갈….”
정말이야?
화들짝 신이 나 조수석으로 고개를 돌리려 하는 찰나.
빠아아아아앙-!
…어? 저, 저 차!
직진 신호인데?
해, 핸들을 돌….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앙!
차가 중력에서 벗어난 것처럼 회전한다.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느껴진다.
삐이이이이-!
……
까딱…
까딱…
손가락이 움직인다.
다행이다.
무사했구나, 나.
승아…
승아는 괜찮은 거야?
“스….”
“서진아!”
“등아… 등아아….”
“김서진!”
“김 서방!”
여기는… 어디야?
다들 왜 우는 거야?
장모님? 왜 우세요?
“김 서방… 아이고… 불쌍한….”
왜, 왜 우세요?
왜…
어라?
승아는?
…승아는!
“등아아….”
……
승아는 그날, 음주운전 차량과의 사고로 그 자리에서… 내 옆에서 숨을 거뒀다.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에….”
웃기지 마.
감형? …용서한다고?
내가 용서하면… 그렇게 해서 승아가 돌아온다면… 백번 천번이라도 용서할 수 있어.
근데… 아니잖아.
승아는 돌아오지 않잖아.
왜 너희들 멋대로 용서하고, 너희들 멋대로… 결정하는 거야.
나는 왜… 화를 낼 수도, 저 악인을 단죄할 수도 없는 거지?
왜?
“김 교수 …어쩌겠나? 산 사람은 살아야지.”
산 사람?
내가 살아있는 걸로 보여?
승아 없으면 나는…
난…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래….
죽을까?
죽는 거야, 맞아.
의식이 흐트러진다.
숨이…
더는…
…님.
…스트 님.
“파우스트 님.”
“후우웁….”
“괜찮으십니까?”
“푸하아아… 허억… 허억….”
폐부로 숨이 차올랐다.
흐릿했던 의식이 명료해진다.
이건 현실인가? 무엇이 꿈이지?
“나리! 좋은 아침! 어?”
혼란스러워하는 내 시선에 들어온, 저 두 악마의 얼굴이 꿈인가?
“…….”
아니라면, 승아를 잃었던 그때가 꿈인가?
“악몽을 꾸신 겁니까?”
“나리! 나쁜 꿈은 깨자마자 침을 뱉으면 날아간대!”
“…누가.”
“누구더라? 아! 할아버지가 그랬어!”
?! 에퉤퉤?!
‘…그 침을 왜 네가 뱉는데.’
그보다, 침이 왕창 튀잖아.
“이히히… 날아갔다!”
페넥스가 웃었다.
그 웃음이 여름 보리밭처럼 너무도 싱그럽고 생생했다.
“아….”
어쩌면 방금 나는 승아를 잃고 무채색이 된 김서진의 삶보다도, 이쪽이 현실이었으면 하고 잠깐이나마 바랐을지도 모른다.
…그런가?
난 오늘도 여전히 파우스트인가.
“그래….”
일어나며 페넥스에게 말했다.
“나쁜 꿈은 날아갔다.”
…바쁘다.
오늘도 해야 할 일이 많아.
* * *
“예이, 끝!”
재생의 화원 답파, 완료.
[재생의 화원의 건축을 시작합니다.] [핵심 기반 시설입니다.] [시설의 등급에 따라 건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목표로 했던 재생의 화원을, 오전부터 공략해 답파에 성공했다.
사실 내가 한 것은 페넥스를 이른 아침에 잡목림으로 인도한 것뿐이었지만.
‘이로써 근심거리는 덜어낸 건가?’
재생의 화원은 어쩌면 유저에게 가장 중요한 시설일지도 모른다.
던전을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악독한 함정? 모험가의 이성을 붕괴하는 사악한 저주? 그들의 발을 붙잡는 환경?
그도 아니면 강력한 사역마?
전부 중요하다.
전부 중요하니까, 보존해야 한다.
재생의 화원은, 유저가 보유한 던전 자원 중 사역마와 환경을 상실하지 않게 해준다.
사역마는 던전의 마력을 공급받아 해당하는 마력을 소모하면 사망하지 않고 재생의 화원으로 전송된다.
‘애써 키운 사역마를 모험가의 손에 잃을 수도 없고 말이지.’
단, 이는 던전 수호에서만 적용되는 내용. 던전 외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답파에서는 모든 재화를 ‘상실’할 수 있다.
기가 막힌 정책이다. 하지만 던전 외 에피소드는 후에 업데이트되는 내용이기에 이 당시의 유저들은 몰랐다.
“이 3시간 동안만 조심하면 적어도 죽을 일은 없다는 거군.”
한 재수 없는 유저가, 버그성 이벤트에 휘말려 이 3시간 안에 보유한 6성 악마를 잃게 된 얘기는 꽤 유명했다.
그러니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문제는 없다.
‘그보다 오래 걸리는군.’
게임에서는 간단한 컷신을 보고 보상으로 즉시 건축을 선물 받았지만, 그 편리한 기능이 현실에서도 주어지지는 않았다.
이유는 모른다.
모르는 게 한두 가지인가?
‘재생의 화원이 건설되는 대로, 첫 번째 던전의 주인 격파에 나선다.’
과부 거미 아그네아.
답파 지역에 남아있던 끈적거리는 실과 사냥감을 질질 끌고 간 흔적들이 내가 마주할 첫 번째 던전의 주인이 녀석임을 가리켰다.
‘아직 사역마의 레벨과 스킬을 올릴 수 있는 성장의 제단을 답파하지 않았으니… 페넥스만으로 상대하기엔 무리겠지.’
성장의 제단을 건축하게 되면, 사역마의 레벨 제한이 풀리게 된다.
유저는 이렇게 개발자가 제한을 걸어둔 부분을 답파를 통해 해방하며 차근차근 던전의 시스템을 알아가는 구조.
‘1레벨의 페넥스가 아그네아에게 줄 수 있는 피해는 대략… 최대 체력의 절반 정도.’
이건 1레벨 악마로 첫 번째 던전의 주인을 공략하려 했던 수많은 선봉대가 밝혀낸 확실한 정보.
물론 게임의 전투가 현실이 된 지금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그네아 공략은… 성장의 제단 답파 이후가 되겠군.’
게임에선 20분 안에 끝났을 만한 컨텐츠들이 실제 상황이 되니 며칠이나 걸리고 있었다.
당장 6성 악마, 혹은 추가 병력을 소집할 재화도 없다.
소환에 필요한 재화는 던전 내에서는 마석 채굴지를 답파해야 하고 그것 외에는 던전 수호 임무를 통해 마석을 얻는 방법뿐.
‘아, 마석 획득 루트라면… 한 가지가 더 있었지.’
개발사가 유저를 꼬드기기 위해 잔뜩 뿌려대는 마석.
…통칭 ‘사료’.
게임에선 인터페이스를 통해 간단히 수령했기에 나름 기대하기도 했지만, 역시나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왔다.
갖춰진 인터페이스엔 공지사항을 열람할 수 있는 버튼이 존재하지 않았다.
‘사료는 없다고 봐야겠지.’
그래도 기대를 걸 만한 부분은 재화 수급량에 차이가 있었으니 혹시 마석 획득량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따라와라.”
– 키긱…
– 키기기긱…
앞으로 답파해야 하는 미답파 구역 인근까지 정찰을 나가볼 생각이다.
고블린 1과 2.
고일과 고이 그리고 루시퍼와 함께 나섰다.
고삼과 페넥스는 식당에.
…원 없이 먹어대는군.
저벅…
저벅…
착실히 조성되고 있는 재생의 화원.
화원은 다른 구역과 연결되어 있다.
가령…
“저곳인가?”
“구역을 점령하고 있는 마물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확실합니다. 화원에서 발견된 흔적 역시 저곳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오래전엔 저 공간이 어떤 용도로 쓰였지?”
“확인 결과,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밝혀지지 않아?”
“남아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이건 좀 곤란한데.
이런 적이 없었는데?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 다른 정보인가….’
재생의 화원이 조성되는 대로 고블린을 정찰병으로 사용해 확인해봐야겠다.
‘제길… 10연차 정도의 사료라도 있었으면 훨씬 속도가 빨랐을 텐데.’
사료를 타 먹지 못하니 최초 튜토리얼에서 얻은 고블린 3형제만 굴리고 있었다.
하… 뭐, 없는 걸 불평할 수는 없는…
“…파우스트 님.”
“왜 그러지?”
“아까부터 고블린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뭐?
“이곳에서 반대편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확인하고 곧장 오라 명하신 지 꽤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이 3시간 동안만 조심하면 적어도 죽을 일은 없다는 거군.
불과 얼마 전, 그딴 말을 지껄인 게 나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대개, 말하는 대로 사건은 벌어진다.
저벅…
저벅…
고블린에게 통로의 위치를 확인하라고 보낸 곳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뭔가 기분 나쁜 압박감이 전해졌다.
그 불쾌함은 통로와 가까워질수록 가중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통로에 접근한 후에야 고블린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죽었군.”
“화살에 당했습니다. 저격이군요.”
“그래.”
[고블린 졸개의 사망을 확인합니다.] [침입자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이 순간부터 던전 수호가 진행됩니다.] [Tip: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입구가 존재하면, 예상외의 경로로 적이 침입해 올 수 있습니다.]……
화살은 단 두 발.
졸개의 머리에 한 발, 무투가의 가슴팍에 한 발.
솜씨가 괜찮은 녀석이다.
‘잠깐, 사망 메시지가 한쪽에서만 떠올랐는데?’
시선이 자연스럽게 무투가 쪽으로 향했다. 녀석에게 다가가 상처를 살피는데…
팍-!
“음….”
고블린 무투가는 죽지 않았다.
녀석이 갑작스럽게 발작하듯 움직여 내 손목을 꽉 움켜쥐었으니까.
‘어째서…?’
녀석이 재빨리 고개를 한쪽으로 돌렸다.
반사적으로 내 시선 역시, 그곳으로 향했다.
쒜에에에엑-!
“파우스트 님!”
파아악…
간신히 고개를 젖혀 나를 향해 날아든 화살을 피했다.
‘…죽을 뻔했다.’
어둠 속에서 아쉬워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칫….”
인간이다.
‘모험가!’
다시 시위에 화살을 메기는 낌새.
‘어쩌지?’
현재 파우스트는 무기력증 때문에 전투 불가능, 루시퍼 역시 장거리 전이의 후유증으로 전투가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호위인 고블린은 전투 불능.
‘페넥스를… 아!’
불현듯 떠오른 구명줄.
생각해보니, 던전에 개구멍으로 침입 시에 발동하는 장치가 있다.
투우우우우우웅!
“어어어!”
어둠 속의 인간이 괴성을 지르며 전이되어 어디론가 사라졌다.
[파우스트가 공격받았습니다.] [썩은 뿌리의 저주가 발동합니다.] [단일 대상 침입자를 던전 초입으로 전이시킵니다.] [주력을 소모합니다.] [썩은 뿌리의 저주가 완전히 부서집니다.]튜토리얼용 하급 저주다.
저주가 어떤 방식으로 발동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처음부터 장착된 저주.
싸구려답게 일회용이지만, 내 목숨을 구했다.
방금 그 저주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쓰러져 있는 이 녀석이 아니었다면….
– 키기이익…
고블린 무투가가 흐릿하게나마 붙잡고 있던 정신을 놓았다.
아마도 녀석은 내가 이곳에 올 것이라는 걸 알았고, 위험에 처하리라는 것도 예측했던 것이리라.
…제법이잖아?
녀석은, 제 할 일을 했다.
“…잠시 쉬어라.”
고블린 무투가가 입은 조잡한 가죽옷이, 화살을 장기까지는 침범하지 못하게 한 게 분명했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 겹쳐, 나는 아직 살아있다.
“파우스트 님, 모험가입니다.”
어째서?
던전의 기초 공사가 채 이루어지기 전에 모험가가 들이닥친 걸까?
이것만큼은 불운하잖아.
…불운?
‘설마….’
일전에도 한 번 떠올린 적 있는 일.
‘버그성 이벤트다. 빌어먹을!’
아마 무리에서 낙오된 모험가가 던전에 흘러들어 왔다는 설정이겠지.
그게 하필 튜토리얼 과정이나 마찬가지인 초반부 답파 과정에서….
‘상황 파악에 시간을 더 쓸 수는 없다. 대책을 짜내야….’
대책?
페넥스가 나서면 되는 것 아니냐고?
‘기가 막히군….’
페넥스로는 무리다.
녀석이 모험가와 충돌하는 순간, 이번엔 모험가가 확실히 심처로 들이닥칠 것이다.
왜냐고?
그야… 일전에도 언급했던 페넥스의 개성 때문이다.
개성 【불굴】
– 페넥스는 던전 수호 중 침입자와의 우두머리 전투에서 완전히 승리할 수 없습니다. (0/15)
– 전투의 대상이 단일 대상일 때, 일정 피해를 주면 페넥스는 순수한 불꽃으로 돌아가… 자세히 보기
바로 이 쓰레기 같은 개성 때문에.
저주나 마찬가지인 개성이다.
이 때문에 페넥스가 기피되었던 거고.
‘페넥스는 이 게임 초반에 모험가와 싸우면 반드시 패배한다. 제길… 어떻게 해야….’
페넥스와 싸워 상처 입은 모험가를 그나마 멀쩡한 고블린 투석병으로 상대한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모험가 하나하나의 전투력은 적어도 2성 끄트머리, 혹은 3성에 준할 정도다.
투석병 따위는 금방 물리치고 심처로 들이닥칠…
‘…잠깐?’
번뜩, 떠오른 생각에 서둘러 심처로 향했다.
그리고 던전의 조감도를 확인하고는 서둘러 기반 시설의 통로를 차폐하기 시작했다.
차폐.
그리고 또 차폐.
이로써, 모험가가 튕겨 나간 입구로부터 심처까지 하나의 길이 완성된다.
녀석은 이제 오직 이 길을 통해서만 심처에 당도할 수 있다.
…음?
“파우스트 님?”
뭐야, 이거…
“기다려라.”
불운이 아닌 건가?
오히려…
“지금 막, 생각을 정리했으니.”
행운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