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gnity of th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26)
“그러니?”
“당연하죠. 그런 말 나오면 정훈이나 재경모직한테도 좋을 거 하나 없어요.”
손바닥 위로 올려놓고 있던 찻잔 세트를 낮은 테이블 위로 내려놓고 장혜란이 말했다.
“내가 이렇게 직접 찾아와서 부탁까지 하는데도… 그래도 안 되는 거야?”
“이해가 안 되네. 누님. 지금 이거 매장 수수료 퍼센티지 때문에 이러시는 거 아니죠?”
“너도 그깟 푼돈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니지 않니?”
“무, 무슨 뜻으로 하신 말씀이세요?”
장혜란은 동생의 당황한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다, 평소 그녀 특유의 인자한 미소를 얼굴에 걸어 놓고 말했다.
“아버지 살아 계셨을 때 말이야.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그때는 내가 너무 어려서 세상 물정을 아무것도 몰랐던 거 같아.”
“…….”
“물론 다시 그 입장이 된다고 해도 비슷한 선택을 할 거 같긴 한데, 만약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그땐 미처 셈에 넣지 못했던 내용을 다 구체화시킬 거 같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요?”
“나는 우리 형제들, 다들 각자 알아서 남들한테 큰 손 안 벌리고 먹고살 수 있는 환경을 내 손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했거든?”
“…….”
“아버지가 재경 계열사들에 관심을 보이실 때 말이야. 어차피 그 사람이 재경을 가지게 되면, 원래 그 사람 몫보다는 그게 더 커지는 거니 자연스럽게 정태, 정훈이가 나눠 가질 몫도 늘어나는 거라고 생각을 했어. 큰오빠, 둘째 오빠 몫 외엔 딱히 너나 언니한테 나눠 줄 게 없었던 아버지 입장에서도 큰 걱정거리가 줄어들 거라고만 생각을 했지.”
“하… 누님, 제발요. 제발 그 먼지 나는 옛날이야기 그만 좀 합시다.”
“내가 너한테 이런 이야기를 따로 한 적이 있었니?”
“…….”
“나는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를 먼저 꺼내 본 적이 없는데. 네가 항상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나 보다. 그리고 내가 지금 옛날이야기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오빠들은 몰라도 너랑 언니는 나한테 그러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야. 네가 지금 누구 덕에 회장 소리 들어 가며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건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너무 섭섭하죠, 누님. 저 처음 백화점 받았을 때, 여기에 회장 자리는 없었어요. 이 자리를 회장 자리로 만든 건 저죠. 동네 구멍가게 백화점 사업을 이만큼 키워서 누님 지분 가치를 제가 몇 배나 키워 놨어요?”
“그러니? 그게 또 그렇게 되는 거야? 그렇네. 내가 너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거네.”
“말에 그렇게 뼈 박지 마시고요. 저 정도면 누님한테 할 만큼 한 거 아닙니까? 그리고 그 당시 누님이 그런 선택을 한 게 어디 저나 큰누님 때문이에요? 아니잖아요. 그거 다 누님 욕심 아니었어요? 욕심대로 다 하고 사셔 놓고, 이제 와 그걸 저나 큰누님 생각해서 했다고 포장을 하시면 안 되죠.”
한쪽으로 내려놨던 핸드백을 무릎 위로 올려놓고 장혜란이 말했다.
“안 되겠다. 온 김에 오랜만에 너랑 같이 점심이라도 먹을까 했는데, 같이 먹으면 체하겠다.”
“저도 점심은 선약이 있어서요.”
“일어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어볼게. 진짜 안 되겠니? 네 조카가 하고 있는 일이고, 좀 더 크게 보면 가족 사업인데 네가 만들어 앉은 그 회장 자리에서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챙겨 줄 수 없겠어?”
“가족 사업? 하하, 그럼 그때 자형은 도대체 우리 민수한테 왜 그랬답니까?”
“그때?”
“애들끼리 술 한잔하다가 다툼 좀 있었던 걸 가지고 유치하게 처남 기업 상대로 보이콧을 하지를 않나, 그걸로 우리 민수 시켜 정태, 정훈이 찾아가 사과를 하게 만들지를 않나. 사촌 형제들 앞에서 우리 민수 기를 그렇게 대놓고 죽여 놓고, 저한테 와서 정훈이 기를 살려 주라고요? 격려를 해 주라고요? 누님. 누님 지금 저한테 너무 뻔뻔하신 거예요. 저니까 그냥 참고 들어 드리는 거예요.”
“너는 말을 왜 그렇게 무섭게 하니? 그래, 알았어.”
핸드백을 챙겨 들고 장혜란이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였다.
“자형한테 전해 주세요.”
장혜란은 여전히 소파에 앉아 거들먹거리는 동생을 내려다봤다.
“앞으로는 비즈니스를 좀 비즈니스답게 하자고. 자기 필요할 때만 이렇게 누님 보내서 가족이 어떻고, 저떻고… 이게 뭡니까, 이게. 명색이 재경 그룹 회장씩이나 되는 양반이 채신머리없게….”
“진짜 네 매형한테 전해 주라고 하는 소리야, 아님 누나 앞이라고 그간 쌓여 있던 싫은 소리 한번 해 보는 거야?”
장혜란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뻔뻔한 표정을 유지하는 동생의 모습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러자. 그렇게 전할게.”
“멀리 안 나갑니다.”
회장실 안을 한 바퀴 둘러보며 장혜란이 혼잣말인 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멀리 나오고 자시고 할 것도 없겠구만.”
“…….”
백화점 쪽 인물 하나가 대신 배웅을 한답시고 엘리베이터 복도까지 장혜란을 안내했다.
장혜란은 핸드백에서 폰을 꺼내 곧바로 손홍준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래, 만나 봤어?
“네, 지금 만나고 나오는 길이에요.”
―뭐라던데?
장혜란은 앞만 보며 엘리베이터 복도까지 자신을 안내 중인 백화점 쪽 인물을 지긋이 쳐다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버릇이 많이 없네요.”
―그래, 알았어. 집에 가 있어.
“네.”
* * *
그럼 믿어 주셔야죠
부경유통 그룹 회장실.
조금 전 확인한 기삿거리를 들고 장민수가 부리나케 회장실을 찾았다.
“아버지, 이거 기사 뜬 거 보셨어요?”
아버지의 반응을 보아하니, 이미 재경항공과 태영면세점이 손을 잡고 공항 내 항공 마일리지 쇼핑뿐 아니라 마일리지 카드 캐시백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는 기사를 확인한 눈치였다.
장민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건 우리 쪽에서 먼저 던진 아무 의미 없는 감정싸움이라고.
“정신 사납다. 호들갑 떨지 말고 들어왔음 앉아.”
장민수는 속이 탔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히며 큰 적자를 피할 길이 없었던 면세점 매출.
그 매출이 최근 몇 달간 간신히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었는데, 면세점 전체 매출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받았던 재경항공 쪽에서 일방적으로 등을 돌려 버렸다.
그냥 등을 돌린 수준이 아니다.
엎치락뒤치락, 부경면세점과 업계 1, 2위를 서로 다투어 오던 최대 경쟁사인 태영면세점과 손을 잡으며 등을 돌렸다.
“아버지, 이게 꼭 이렇게까지 갈 일입니까? 정훈이가 론칭시킨 브랜드, 국내 브랜드치고는 초반 반응 괜찮은 편입니다. 거기다 재경 그룹이 스너프 끼고 전사적으로 밀어줄 건데, 그냥 해 달라는 대로 해 주시죠. 우리가 손해 볼 거 없지 않습니까?”
“너는 참 좋겠다. 속이 없어서.”
아버지가 뭐라 하시건, 장민수는 불필요한 소모전을 피하고 싶었다.
“금방 확인하고 올라오는 길인데 관련된 기사 그거 태영 쪽에서 낸 거지,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합니다. 괜히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상황 악화되기 전에 고모부 한번 만나 보시죠.”
“내가 너 시켜 그 집에 고개 숙이게 만들었다고, 이젠 네가 나한테 그걸 하라고 시키냐?”
“아버지.”
“쓰읍!”
쓸데없는 고집.
거기에 덮어지는 의미 없는 아버지의 자존심을 장민수는 항상 걱정해 오고 있었다.
“우리랑 해 오던 재경항공 마일리지 쇼핑이 태영 쪽으로 넘어가면 면세점 사업 타격 큽니다.”
“그거 좀 물린다고 우리 안 죽는다. 그만한 일로 죽을 거였음 우리가 면세점 사업을 잘 못 해 오고 있었단 말이고.”
한 번씩 아버지가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억지를 부리실 때마다 장민수는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다.
“이건 지금 당장 죽고, 안 죽고의 문제가 아니죠, 아버지. 면세점 사업은 곧바로 백화점 매출과도 직결됩니다. 그동안 재경항공에서 대신 뿌려 줬던 할인 바우처, 마일리지 이벤트로 적지 않은 매출이 잡혀 왔던 건 사실이잖아요.”
하지만 아버지의 고집과 알량한 자존심은 요지부동이었다.
“우리가 그거 공짜로 받았어? 거기에 우리가 떼어 준 수수료가 얼만데. 항공사가 어디 재경항공 하나야?”
“그럼 현재 재경이 쓸어 담고 있는 해외 브랜드들은요?”
“…….”
“KS 인터내셔널, 한일 어패럴… 지금 속수무책이에요. 앉아서 계속 코 베이고 있다고요.”
“베이는 놈만 아플 성싶어? 베는 놈도 힘들다.”
도대체 무슨 계산을 가지고 계신 걸까?
이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근거로 저런 여유를 보이고 계시는 걸까?
“얼마나 벨 수 있는지, 한번 할 수 있는 만큼 해 보라고 해. 나도 이참에 재경모직 진짜 실력 구경이나 한번 해 보자.”
“하아, 아버지….”
“설마하니 그 브랜드들 가지고 그때처럼 보이콧이라고 할까 봐?”
“흘러가는 분위기가 지금 딱 그렇잖아요.”
“쯧쯧쯧… 내가 지금 이런 놈을 아들이라고….”
습관적으로 혀끝을 이용해 어금니 사이 잇몸을 긁어 놓고 장 회장이 말했다.
“그 많은 브랜드를 이렇게 단기간에 확보했어. 그게 어디 재경모직 자체 자본으로 가능한 일이야?”
“…….”
“가능하다고 해도 앞으로 재경모직은 그 많은 브랜드, 거기에서 계약 조건으로 내거는 미니멈 개런티 물량을 다 소화하기 위해선 죽자 살자 영업을 해야 해. 그게 어디 태영 유통 하나만 잡고서 가능한 일이겠어?”
“하지만….”
“우리 부경백화점, 아웃렛, 면세점 없이는 그 재고들 절대 다 감당 못 한다. 처리 안 돼.”
물론 맞는 말씀이다.
하지만, 그 당연한 내용을 재경이라고 왜 모를까.
그런 당연한 내용도 모르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부경유통 쪽으로 등을 돌린 건 아닐 거 아닌가.
거기다 지금의 재경은 스너프라는 강력한 쇼핑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재경항공이 가진 트래픽을 단기간에 흡수시키고, 뱅크 시스템까지 공격적으로 도입해, 진작에 업계 3위 자리를 꿰차고 이젠 빠른 속도로 업계 2위까지 위협하고 있다.
“보이콧? 흥! 하라고 해. 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해 보라고 해. 우리 역시 당장은 출혈이 있겠지만, 우린 그냥 출혈 정도고 거긴 아예 팔, 다리가 다 잘릴 거다.”
“…….”
“그리고 보이콧은 어디 아무나 해? 그 많은 브랜드를 동시에 다 뺀다? 그럼 그 많은 매장 직원들은 다 어쩔 건데?”
그 말에 장민수는 눈알을 굴렸다.
“우리한테는 오히려 잘된 거다.”
“잘된 거라고요?”
“자승자박. 사람이 자기 그릇만큼 살아야지, 사업도 그렇고. 그룹 유지에만 사활을 걸던 양반이, 왜 뒤늦게 평소 안 보이던 욕심을 부리는지 이해가 안 되네. 그 욕심이 감당을 할 수 있는 욕심이라면 또 몰라도.”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해외 수입 브랜드들을 재경, KS, 한일 쪽에서 다 같이 컨트롤할 때에야 태영 쪽 분위기 살펴 가며 매출에 따라 매장 수수료를 조율해 줘야 했지만 그걸 재경 쪽에서 쓸어 담다시피 해서 다 컨트롤하게 되면 그만큼 자금적 압박이 들어갈 거고, 그때 되면 우리가 매장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올려도 어쩔 수 없이 끌려오게 되어 있어.”
“하지만, 아버지….”
“자기들이 직접 유통판을 새로 만들지 않는 다음에야 자기들은 언제까지고 계란이고, 우린 영원히 바위일 수밖에 없다고, 이 모자란 놈아.”
“이젠 재경도 스너프가 있잖아요.”
“그거 하나 믿고 저러는 거라면, 더 답이 없는 거고.”
“…….”
“진짜 그런 거라면 네 고모부라는 사람 사업 마인드가 딱 거기까지밖에 안 되는 거야. 하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니 과거 그 엄청났던 재경이 지금 이 모양 이 꼴로 처박힐 수밖에. 이번에 일방적으로 우리 손 놓고 태영이랑 손잡은 거? 난 지금 이거 상당히 재밌게 보고 있다. 네 고모부 감이 이것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실망도 하고, 한편으로는 고맙다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야.”
“우리야 그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고모부 성격에 앞뒤 안 재고 그냥 다 같이 죽자고 나올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사업이 무슨 포커판 카드 게임이냐. 조금 좋은 패 들어왔다고 뒤도 안 보고 한 판에 가진 거 다 밀어 넣게. 네 고모부가 그 정도로 형편이 없는 사람은 아닐 거다. 우리 백화점 지분 12퍼센트를 네 고모가 들고 있다.”
“그야 그렇지만….”
“우는소리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라. 저렇게 터무니없이 떼쓰는 거 언제까지 다 받아 줄래? 우리가 왜 그렇게 해야 해? 서로 잠시 불편하더라도 이참에 기회다 생각하고 거리를 둘 수 있으면 거리를 두는 게 우리한테도 이로워.”
“…….”
“혹시 또 알아? 이번에 저렇게 급하게 해외 브랜드 쓸어 담느라 어디 한 군데 돈줄이라도 막혀 있을지.”
“그래도 재경인데 설마하니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도 아니고, 몇 개 브랜드 국내 라이선스 받아 온다고 돈줄이 막히기야 하겠습니까?”
“작년에 스너프는 어디 길 가다 주웠다냐? 작년에 인수한 시니어즈는 또 어떻고? 지난 몇 년간 항공에서 얼마나 큰 적자를 봤어? 재경 재무 상태 틀림없이 위험 수준일 거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저대로 계속 가다간 어디 한 군데 돈줄 막히는 건 일도 아냐.”
그 말에 근심으로만 가득 차 있던 장민수의 한쪽 입고리가 묘하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만약에 그쪽에서 현재 돈줄이 막힌 상태라면… 고모가 들고 있는 우리 백화점 지분 12퍼센트를 받아 올 수도 있겠습니다?”
“손만 내민다면야, 당연히 잡아 줘야지. 네 고모가 그것만 안 쥐고 있었음 우리랑은 진작에 남이었어.”
* * *
“어차피 브랜드마다 부경백화점, 아웃렛 그리고 면세점 쪽과 입점된 계약 일정이 다 다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고 싶어도 동시에 다 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재경모직 본사 회의실.
전략기획팀장을 중심으로 영업과 재무 리스크, ATM과 인사부 핵심 인원이 다 모였다.
“그간 우리 재경이 핸들링해 왔던 브랜드들은 물론이고, 이번에 새로 라이선스를 확보한 브랜드 모두 급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특히 영업부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었다.
방돔 지사에서 브랜드 캐스팅을 하나씩 성공해 낼 때마다 행복한 비명을 질러 왔던 영업부.
하지만 부경백화점 쪽과 퍼스펙티브 입점 조건이 틀어지면서 그 관계 자체가 극단적으로 치달았고, 결국 다시 한번 부경백화점을 상대로 그룹 차원의 보이콧이 확정되었다.
내가 그들이 가진 긴장감과 부담감을 덜어 주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는 와중에도 영업부장 연규호는 현재 자신이 가진 위기감을 숨기지 못하고 조심히 입을 열었다.
“지금 그룹 차원에서 준비 중인 보이콧이 일전에 있었던 보여 주기식의 항의성 보이콧이 아니라, 정말 부경유통 쪽과의 관계 단절을 위한 보이콧이라면 자칫 사회적 이슈로 번질 수도 있는 내용입니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연 부장의 염려에 힘을 실어 주고 있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판. 결국 부경과 태영이 양등분하고 있다고 봐야죠. 그런데 그중 절반을 지금 우리가 포기를 하겠다는 겁니다. 거기에 따른 파장은 결코 일시적일 수가 없습니다.”
연 부장의 입장에 힘을 싣기 위함인지, 아님 연 부장이 하고 있는 매출적 리스크에만 모든 내용이 집중되는 걸 막기 위함인지 재무리스크팀 쪽에서 연 부장의 말을 끊고 끼어들었다.
“매출적인 부분에서는, 결국은 브랜드 싸움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게 없겠죠.”
“아니죠, 팀장님. 그걸 그런 식으로 말씀을 하시면 안 되죠.”
“일단 제 말도 좀 들어 보세요. 회의하자고 모인 거 아닙니까? 왜 아까부터 계속 혼자서만 우는소릴 하세요?”
“뭐, 뭐요?”
왜 지들끼리 싸우고 난리야?
싸우라고 모이게 만든 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