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gnity of th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31)
그래서 더 양보해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들이 브레이크 없이 달려들 거라는 것쯤은 이 사달이 나기 전부터도 냄새를 맡고 있었고, 그래서 유통 그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비와 방어책을 마련해 놓고 기다리는 중이었으니까.
그럼에도 그 대비와 방어책이 속수무책으로 뚫리고 있다.
한 달.
딱 한 달만 버텨 내라고 회장이 직접 지방 지점의 점장들까지 본사로 불러들여 오찬 회의를 하며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한 달은커녕, 브랜드가 빠지는 매장마다 차례대로 매출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이젠 브랜드가 빠지기도 전에 기존 매장에서 올라오던 매출의 10퍼센트, 20퍼센트 수준의 매출만 찍혀서 올라오고 있다.
“앉아.”
결국 정책본부장을 자리에 앉게 만든 뒤 장 회장은 최대한 흥분을 가라앉혔다.
“후… 도대체 뭐가 문젠데? 왜 아직 유지가 되고 있는 매장에서까지 매출이 이렇게 80퍼센트, 90퍼센트까지 쭉쭉 빠지기 시작하냐고.”
“…….”
“아, 무슨 말이라도 좋으니까 입을 좀 열어.”
“저, 그게… 매장을 방문하는 유입 고객 수에는 큰 변화가 없는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아,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빨리 좀 대답을 해!”
“네. 매장에 재고가 없다고 합니다.”
“뭐가 없어?”
“고객이 방문을 해도 팔 수 있는 재고가 매장에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장 회장은 자신의 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재경모직 쪽에서 KS 인터내셔널, 한일 어패럴 및 지난 석 달간 빠르게 확보해 낸 전 브랜드 총판 업체들을 상대로 재고를 모조리 떠안았다고 합니다.”
순간 장 회장은 생각이라는 걸 해야 할 자신의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 그게 말이 돼? 아니, 말이 된다고 치자. 재경모직에선 죽자고 덤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뭔 짓이든 할 수 있다고 치자고. 그런데 총판 업체들은 앞으로 우리랑 같이 일 안 하겠대? 우리 쪽 유통판은 앞으로 안 쓸 생각들이냐고.”
“라이선스 총판 업체들 쪽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소리뿐입니다. 자기들이 브랜드 계약 연장을 안 하고 싶어서 안 한 게 아니라 거의 통보 형식으로 연장을 못 한 입장들이라 브랜드 쪽으로 의리를 지킬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인 거죠.”
“…….”
“그러던 차에 재경모직 쪽에서 재고를 모두 떠안아 주겠다고 다가왔으니, 꼭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었던 거겠죠.”
“그럼 지금 매장에는 있어야 할 상품들 대신 직원들만 상주를 하고 있단 소리야?”
“물건이 아예 다 빠진 건 아니고….”
“내가 그걸 몰라 물어!”
“네, 기본 구성 정도만 갖춘 채, 우리 쪽과의 계약이라는 게 있다 보니 매장을 오픈만 시켜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했다.
그것도 너무 어이없이, 예상조차 못 한 방향에서 허를 찌르고 들어왔다.
“그럼 지금 백화점 유입 고객들은 해당 매장에 들어가서 뭘 사고 싶어도 못 사고 그냥 나와야 하는 그런 상황이란 말이야?”
“오늘 올라온 데일리 리포트에 그런 매장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장 회장은 엄지손톱을 딱, 딱 소리가 날 정도로 불안하게 물어뜯기 시작했다.
“재경모직이 흡수한 브랜드가 그래서 총 몇 개야?”
“속옷 브랜드까지 다 포함해서 18개입니다.”
매장 한두 곳도 아니고, 18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고 부족 현상이 일어나 고객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건 매출과는 별개로 백화점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백화점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언제나 태영백화점의 이미지와 비교가 되어 오고 있었다는 점에서 매출로는 가릴 수 없는 뼈아픈 타격.
“KS 인터내셔널하고….”
장 회장의 음성이 건조하게 갈라지고 있었다.
“아니지, 이제 와 그쪽으로 부담을 준다고 달라질 게 없지.”
“…….”
급하게 폰을 꺼낸 장 회장.
어디로 전화를 걸어야 하는 것일까.
자형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가족들끼리 이게 뭐 하는 거냐며 먼저 숙이고 들어가 상황을 부드럽게 풀어 가 보자고 제안을 하는 게 좋을까?
아니다.
그건 너무 비굴하다.
숙이고 들어가는 거야, 사업을 위해서라면 누굴 상대로든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작은 수고일 뿐이지만 그 상대가 자형인 손홍준 회장이어야 한다면 계산을 달리해 볼 수도 있는 노릇이다.
스마트폰 위에서 장 회장의 손가락은 빠르게 둘째 누나인 장혜란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일단 알았으니까 그만 나가 봐.”
“네, 회장님.”
정책본부장이 회장실을 나가기도 전에 장 회장은 통화 버튼을 눌러 놓고 귀에 폰을 붙였다.
* * *
너무 애 취급하지 마시라고
부경가 유통 쪽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온 모양이었다.
집안일 봐주는 사람들을 모두 밖으로 물려 놓고 거실에서 홍준이, 장혜란과 부경백화점을 다시 받아 오는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그럼 지금 KS 인터내셔널, 한일 어패럴 쪽에서 컨트롤하던 브랜드들 재고는 다 떠안은 거야?”
“네. 우선 큰 기업 쪽 브랜드 재고는 다 떠안았고 동성패션 같은 중소 수입 업체 쪽 브랜드들은 지난주에 조율 끝냈으니까, 이번 주 안으로 물류 창고 사용에 관련된 내용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들어올 겁니다.”
“재고 받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건데, 자금적으로 큰 문제는 없겠지?”
홍준이도 그룹 본사에서 돈줄이 흐르는 큰 줄기만 읽고 있지, 계열사별 구체적인 자금 지출 상황에 대에선 일일이 다 신경을 못 쓰고 있는 눈치였다.
확실히 이런 부분이 많이 약한 놈이다.
내 아들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큰 그림을 보는 눈과 사업 선구안, 그리고 추진력이 좋아서 분명 순간적인 폭발력은 있는 놈인데 섬세하지가 못하다.
딴에는 자신의 그런 약점을 데리고 있는 주위 사람들로 대신 채우려고 애를 쓰고 있는 거 같긴 하다만, 주방을 직접 볼 수 있는 사장이 카운터만 보고 있는 식당과 주방에 대해선 전혀 문외한인 사장이 카운터만 보고 있는 식당의 음식 맛이 어찌 같을 수 있으랴.
저 나이 먹고 회장 자리에 앉아 있는 녀석을 내 입맛대로 가르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앞으로는 내가 자식 놈 부족함을 대신 채워 주는 수밖에.
“인보이스 기한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큰 기업들이야 자기들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으니까 익익월 정산까지만 맞춰 줄 수 있으면 문제없을 거 같다는 입장이고 중소 수입 업체들 쪽으로만 신경을 써 주면 됩니다.”
“이건 내가 남 사장하고 따로 이야기를 하겠지만, 지금 같은 시점에선 계산에 실수가 나오면 안 된다.”
“실수가 나올 수 있는 틈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한테는 그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까요. 재고라도 떠안아 주면서 섭섭한 마음을 달래 줘야 나중에 우리가 백화점 사업을 가져왔을 때 업체들 쪽으로 잘해 보자는 말이라도 먼저 꺼내 볼 수 있는 거죠.”
“그건 그렇다. 자기들이 컨트롤하던 브랜드들까지 다 가져와 놓고 재고까지 안 떠안아 주면 빈정 상해서 우리 쪽으로 오줌이나 싸겠어?”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던 중에 장혜란의 폰으로 부경유통 쪽 전화가 걸려 왔던 거다.
발신자 번호를 확인한 장혜란.
늦어도 이번 주, 빠르면 오늘내일 중으로 부경유통 쪽에서 전화가 올 거라고, 준비하고 있으라는 이야기를 내가 미리 했었다.
내가 자신만만하게 했던 예상대로 정말 자신의 막냇동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오자 잠시 멈칫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나와 홍준이는 장혜란이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잠시 하던 이야기를 끊었다.
통화는 금방 끝이 났다.
장혜란은 차분하게 전화를 받았고, 통화가 끝날 때까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상태로 사업 관련된 내용은 자신이 아닌 홍준이와 직접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했다.
아마도 그쪽에서 자연스러운 자리를 중간에서 만들어 주길 장혜란에게 부탁한 모양인데, 그 부탁에도 장혜란은 모멸찬 거절 대신 홍준이와 직접 통화를 해서 자리를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냐며 우회적인 거절의 입장을 밝혔다.
그 통화가 인상적이었던 건 홍준이의 존재를 매형이란 표현 대신 회장님이라고 지칭하며 확실한 선을 그어 주려는 장혜란의 의지 때문이었을 거다.
“뭐래?”
통화를 끝낸 장혜란에게 홍준이가 물었다.
옆에서 다 들어 놓고 묻긴 뭘 또 물어?
“내일쯤 당신 시간 괜찮을 거 같냐고요.”
“그래서?”
“직접 물어보라고 했어요.”
이번엔 홍준이 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홍준이는 스마트폰 화면에 뜬 발신자 번호를 쳐다보더니, 다리를 꼬며 전화를 받으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만나 주세요.”
전화를 받으려다 말고 날 쳐다보는 홍준이에게 내가 다시 말했다.
“그게 더 낫지 않아요? 큰외삼촌은 내일 제가 어머니 모시고 둘이서 만나 볼게요. 어차피 회장님은 그 자리에 안 가실 생각이셨잖아요.”
“흠….”
“만나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하시는 게 좋을 거 같다고요. 그쪽 입장은 이미 확실히 다 알아 버렸고, 이젠 우리 쪽 입장도 회장님께서 직접 전달을 해 주셔야죠. 우리 예상대로 그쪽에서 가지고 있는 패의 한계도 금방 다 확인을 했는데 굳이 감정싸움 할 필요 있습니까? 안 만나 주시면 그게 더 보기가 안 좋을 수도 있을 거 같아서요. 그냥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 * *
“어떻게 될지는 저도 가 봐야 알 거 같은데, 아무리 늦어도 퇴근 시간 전까지는 들어오겠습니다.”
차마 김원호 부장과 박종근 차장을 상대로 부경화학의 장선동 회장을 만나러 간다는 말은 못 했다.
대신 정훈은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룹 본사에서 호출이 들어왔다는 두루뭉술한 거짓말로 오전 미팅 이후부터는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겠다는 양해를 구해야 했다.
오전 미팅을 끝내고 회사를 나선 손정훈.
미리 약속을 잡은 장혜란이 모직 본사 건물 앞으로 차를 세워 놓고 뒷좌석에 앉아 둘째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훈은 장혜란이 앉아 있는 자리를 확인하고 반대쪽 문을 열어 그녀의 옆으로 나란히 앉았다.
이내 기사는 부경화학 본사를 향해 차를 출발시켰고, 그 차 안에서 장혜란은 다시금 정훈을 통해 긴장된 마음을 위로받았다.
“정말 네 큰외삼촌이 엄마 편에 서 줄 거 같아?”
무심하게 앞만 주시하고 있던 정훈은 그 질문이 들어온 지 한참이 지나도록 입을 꼭 다물고 있다가,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비록 짧은 외마디 대답이었지만, 결코 성의 없는 대답이 아니었다.
그리고 장혜란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짧은 대답을 내놓기 위해 자신의 둘째 아들이 얼마나 속으로 많은 계산을 해 봤을지를.
영락없는 철부지 막내아들인 줄만 알았다.
그랬던 아들이 이젠 자신의 남편도 해 주지 못했던 든든한 안전 막 같은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어째서?”
“정확하게는 어머니 편이 아니라 우리 재경 그룹의 편에 서는 거겠죠. 저울질이 전혀 필요 없는 비교잖아요.”
“저울질이 필요 없다?”
“같은 부경 이름을 쓴다고 어디 같은 회사예요? 외할아버지 살아 계실 때 분사시켜 내보낸 지 벌써 25년도 더 지난 타 기업이에요, 큰외삼촌 입장에서도. 시총 3조 8천억짜리 부경쇼핑. 거기에 마트 사업까지 붙여도 시총 9조 2천억의 우리 재경항공 하나만 못해요.”
“…….”
“어머니를 정말로 부경가 일원으로 생각을 하고, 자기가 장남으로 형제들 간의 다툼에 책임감과 불편함을 느끼는 양반이었음 어머니가 먼저 만나자는 연락을 넣기 전에 먼저 연락이 왔겠죠.”
“네 큰외삼촌한테 부경가는 자기 식구들, 네 둘째 외삼촌네 가족들 말고는 없어.”
“그러니까요. 지금 우리 가족 만나러 가는 거 아니잖아요. 비즈니스하러 가는 거 아니에요? 만약 큰외삼촌이 거절을 하면 다른 상대를 찾으면 되는 거예요.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
기특하고 든든한 마음에, 장혜란은 정훈의 손등 위로 자신의 손을 포개어 올렸다.
하지만 왜 그랬을까.
언제나 살갑고, 특히 자신의 앞에선 애교쟁이 아들인 정훈이 크게 놀랄 일도 아닌데 서둘러 손을 빼는 게 아닌가.
“…….”
정훈은 장혜란의 손길을 거부한 게 못내 신경이 쓰였던지 얼른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아 참, 깜빡하고 해야 하는 업무 지시 하나를 빼놓고 그냥 나왔네.”
얼른 폰을 꺼낸 정훈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고, 어딘가 모르게 이질적인 아들의 모습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장혜란도 이내 대수롭지 않게 차창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 * *
“정훈이 넌 여기서 잠시 기다리고 있어.”
“왜요? 같이 안 들어가고?”
“엄마 먼저 들어가서 큰외삼촌이랑 할 이야기가 있어. 금방 끝나. 나중에 엄마가 전화할 테니까, 그때 들어와.”
부경화학 본사 회장실 문 앞이었다.
회장실 비서 한 명이 직접 안으로 장혜란을 안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정훈은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한쪽에 자리해 있는 접견용 소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곳 회장실 비서의 안내를 받으며 회장실 안으로 들어선 장혜란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장선동 회장을 향해 들고 있던 이브닝 백을 살짝 들어 보였다.
그에 장선동 회장 역시 함께 짤막한 고개인사를 건넸다.
“왔어? 시간도 어중간한데 밖에서 같이 점심이나 하자니까, 뭐하러 귀찮게 여기까지 올라와?”
“바쁜 분 아니요, 우리 큰오라버니. 잠깐 얼굴 보고 얼른 자리 비켜 드려야지, 바쁜 분 붙잡고 계속 있을 수 있나.”
“커피 할 거야?”
소파에 앉으며 장혜란이 대답했다.
“뭐라도 좀 마셔야 덜 심심하지 않겠어요?”
“커피 두 잔.”
장선동 회장은 기다리고 있던 비서에게 커피 두 잔을 주문해 놓고, 여동생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은 소파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커피가 들어올 때까지 두 사람은 시시콜콜한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았고, 커피가 들어온 뒤부터 부경쇼핑 쪽과 불거지고 있는 갈등으로 대화의 주제를 천천히 옮겨 나갔다.
“그렇지 않아도, 네 전화 받기 전부터 내가 먼저 손 서방한테 전화를 넣어 볼까 하던 참이었어.”
“생각만 하지 말고 전화를 한번 해 보지 그러셨수?”
“이거 또 괜히 전화를 했다가 오지랖 부린다는 소리나 들을까 싶어 망설여지더라고.”
“우리 집 그이가 어디 사춘기 어린애유? 참 가만 보면 우리 큰오라버니 레퍼토리 진부한 건 발전이 없어. 우리 사이에 무슨 체면치레유, 체면치레가. 커피 들어왔음 그냥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고 하면 되는 거지.”
장선동 회장은 양쪽 무릎 위로 팔꿈치를 붙이고서 양쪽 손바닥을 가볍게 비벼 댄 후, 두 팔을 넓게 벌렸다.
“어디가 본론인지 내가 알 방법이 있나. 본론이야 만나자고 한 사람이 들고 있는 걸 텐데. 그래, 무슨 일로 속도 시끄러울 텐데 여기까지 찾아왔어?”
“지금 밖에 정훈이 있어요.”
“정훈이도 같이 왔어? 그럼 데리고 같이 들어오면 되지, 뭐 하러 밖에서 기다리게 만들어? 들어오라고 해.”
“애 앞에서 어른들 후진 거 보여 줄 일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