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09)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변치 않을 겁니다.(109/287)
변치 않을 겁니다.
아바타 연주가 끝난 윤제이는 곧바로 다른 스튜디오를 찾았다. 이번에는 구독자 500만 명이 넘는 뮤직 채널이었다.
“형!”
아지타토로 나왔던 세 배우와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다. 네 사람이 모인 모습에 뮤직 채널 스태프들이 호오, 감탄했다.
“마스크가 다들 괜찮은데요?”
“연주도 직접 한다고 했는데······.”
전직 아이돌 연습생인 강하준이야 잘생긴 편이고, 민준영 역의 백도경도 깔끔하니 잘 생겼다. 볼이 통통한 남찬희는 개성 넘치는 얼굴이었다. 윤제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작품 속 각각의 캐릭터 성과 관계성을 보건대, 아지타토 자체도 뜰 거 같다고 예감한 제작사는 단체 홍보 일정을 다른 영화보다 많이 잡았다.
영화를 위해 스케쥴을 여유 있게 빼 둔 배우들의 열정도 한몫했다.
“오랜만이다. 다들 잘 지냈어?”
“연습하느라 바빴지. 손에 굳은살 생긴 거 볼래?”
“오······.”
촬영 중에는 핸드 싱크를 했던 세 사람은 영화 홍보를 위해 <인터미션>에서 나오는 아지타토의 곡 몇 개를 달달 연습했다고 한다.
촬영 전 짤막한 리허설에서 합을 맞춰 보니 생각보다 더 괜찮았다.
“잘하는데? 연습 진짜 많이 했나 보다.”
“우리 셋이 노력 좀 했지.”
“나 빼고? 좀 섭섭한데.”
“형은 원래도 잘했잖아.”
게다가 바쁘기도 했고. 강하준은 주먹을 내민 윤제이의 손에 제 주먹을 콩, 부딪쳤다.
“오전에도 홍보 스케쥴 했다며? 별일 없었어?”
“감독님의 스승님을 만난 거 같아.”
“그래? 맞다. 촬영 때는 잘 몰랐는데 우리 감독님 좀 대단했더라?”
“맞아.”
과거 천재라 불리지만 지금은 잊힌 사람. 신지원과 윤제이는 제법 닮았다.
신지원이 영화감독으로 새 출발을 하는 것, 그리고 윤제이는 도망치고 외면했던 연기를 다시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윤제이는 신지원을 생각하며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발산하는 박희선 교수가 떠올랐다.
‘스승이라······.’
그에게 있어서 스승이라 칭할 수 있는 사람은 이영창이었다.
‘시사회에 그분도 오시겠지.’
과연 다시 시작하는 영화에 무슨 감상을 남겨주실까?
***
여러 홍보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드디어 개봉도 코앞이었다. VIP 시사회에 참석하는 연예인들과 유명 평론가, 언론인이 상영관을 찾았다.
“와, 진짜 개 떨려요. 어떡하죠?”
대기실에 모인 <인터미션>의 배우들이 다리를 달달 떨었다.
민준영 역의 백도경은 얼굴이 파래질 정도로 핏기가 없었고, 오인수 역의 남찬희도 마찬가지였다. 통통했던 그의 볼이 홀쭉해 보이는 착시가 일 정도였다.
“감독님은 안 떨리세요?”
“이거 때문에요. 하나씩 드세요.”
신 감독이 품에서 청심환을 꺼냈다. 강하준이 제일 먼저 그것을 받아 갔다.
“제이 씨는?”
“저는 괜찮습니다.”
안 떨리는 건 아니다. 윤제이로서 다시 시작하는 영화의 첫 주연, 예전에는 이런 행사 같은 게 별로 없었던 시절이다.
친모는 자신의 나이가 어리다고 반대해서 홍보를 다니지도 않았다.
‘과연 관객 수가 얼마나 나올까.’
그도 사람인지라 이왕이면 잘 나왔으면 하는 욕심도 들었다. 아무래도 그의 마음속 비교군이 <어린이>여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긴, 더한 상황도 많이 겪어보셨을 테니까.”
“감독님, 저희 홍보 예능으로 ‘솔져스K’ 했잖아요. 저 형 진짜 대박이었어요.”
“그래요? 그거 언제 볼 수 있어요?”
“이번 주에 할걸요? 개봉 중에 다 풀린다고 했으니까.”
네 사람은 윤제이의 침착함을 그의 출신에 관한 논란 때문이라 오해했다.
‘글쎄, 그거와는 좀 다른데······.’
윤제이는 그냥 오해하게 두었다.
넓은 영화관 중앙에 펼쳐진 포토월에 레드 카펫 그리고 행사 소식을 알고 찾아온 사람들이 핸드폰을 들고 배우들의 입장을 기다렸다.
“어후, 밀지 좀 마세요.”
“뒤에서 자꾸 미는데 어떻게 해요.”
데뷔부터 화제성이 남달랐던 윤제이의 첫 주연작, 그리고 유명 아이돌 그룹 소속인 윤제이의 동생들이 올 거라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이 빼곡했다.
“개봉하고 음원 곧 풀리겠죠?”
“기대된다.”
게다가 마지막 공연 장면을 미리 공개해서 쌓은 기대감도 있었다.
“네! ‘인터미션’의 신지원 감독님 그리고 배우분들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의 말을 시작으로 <인터미션>의 네 배우와 신지원 감독이 레드 카펫에 입장했다. 신지원 감독의 뒤로 윤제이가 등장했다.
“헉······!”
“와, 미친!”
뒤에서 자꾸 밀어서 기분 나빴던 사람들은 윤제이를 보자마자 모든 것을 잊고 그를 찍기 바빴다. 사람들의 함성이 크게 울려 퍼졌다.
“꺄아악!”
“여기! 여기도요!”
레드 카펫 바로 옆으로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서 거리가 가까웠다.
윤제이는 사람들이 내민 손에 자신의 손을 맞대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람들의 열기가 전달됐다. 제법 기뻤다.
“벌써부터 열기가 뜨거운데요, 감독님! 한 말씀 해 주세요!”
“어······ 안녕하세요.”
신지원 감독은 첫 작품부터 독립 영화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대기업의 자본 맛을 겪는 건 처음이다. 마이크를 잡은 신지원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감독님도 이런 무대는 익숙하시지 않나요? 그래도 콩쿨 같은 데 많이 나가셨을 텐데.”
“아무래도 오랜만이라서요.”
“힘드시면 배우분들 먼저 할까요?”
“아닙니다. 음······ ‘인터미션’은 감독으로서의 시작을 알리는 출사표와 같은 영화입니다. 제 자전적인 색깔이 들어간 영화인데요. 배우분들이 열연을 펼쳐주셨으니 재밌게 감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간신히 말을 마친 신지원이 마이크를 윤제이에게 넘겼다.
“안녕하세요. 유태혁 역을 맡은 윤제이······.”
“꺄아아악!”
“입니다.”
윤제이는 말을 제대로 끝마칠 수 없었다. 사람들의 함성과 여기저기서 개인 멘트가 날아왔다. 윤제이는 그걸 노련하게 무시하면서 영화 잘 봐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와, 봤어요?”
“실물 개 미쳤다.”
남은 배우들도 한마디씩 한 뒤 포토월에서 빠졌다.
그리고 초청된 사람들이 하나둘씩 입장해 포토월 앞에 섰다. 문창민은 이런 자리에 빠지지 않았다. 늘 윤제이를 지지해주는 큰 선배였다.
윤제이의 동갑 친구로 사적으로도 친밀하다 기사로 알려진 권민재와 백다은도 참석했다. 그 밖에도 그와 작품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출석했다. 게다가 <영구동토>의 이한림 감독도 참석했다.
“이한림 감독님은 어쩌다 이런 자리에 참석하게 되셨나요?”
“눈여겨보는 배우의 첫 주연작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기대 많이 하고 있어요.”
그는 농담 섞인 진담을 흘리기도 했다. 그 노골적인 대답에 실시간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기자들의 타이핑이 거세졌다.
“승우 씨는 저기 안 올라가시나요?”
“본업 중입니다.”
본격적으로 윤제이를 밀착 경호하게 된 정승우도 셀럽으로 알려져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다.
‘지금까지는 괜찮은 거 같은데······.’
정승우는 손을 내밀어 그걸 거절하면서도 상영관 입구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윤제이를 유심히 관찰했다.
“꺄아악!”
그러다가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함성에 내심 놀라서 입구를 쳐다보았다.
[포토] 플라바, ‘인터미션’ VIP 시사회 전원 참석인터미션 VIP 시사회 플라바 도화, ‘오빠 응원하러 왔어요~’
앨범 일정과 투어 등 활발한 활동이 끝나고 이제 비활동기로 접어든 윤도화와 그룹 멤버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오빠!”
“왔어?”
윤제이는 자신을 발견하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 동생을 꼭 끌어안았다. 구두를 신어서 키는 커도 체구가 작아서 품에 폭 들어왔다. 그는 뒤따라온 멤버들에게도 눈인사를 했다.
백도경과 남찬희는 긴장했던 것도 잊고 미어캣처럼 고개를 쭉 빼며 플라바 멤버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내 동생.”
“진짜 팬입니다.”
군대에 있을 때 플라바에게 입덕했다는 백도경과 남찬희가 수줍게 인사했다.
그때 밖에서 또 큰 소란이 일었다.
“워, 뭐야. 누가 온 거야?”
“도준이 같은데.”
말 그대로 윤도준과 버스터 멤버들이 팔랑팔랑하며 윤제이에게 다가갔다. 윤제이는 단번에 그들에게 둘러싸였다.
“하준 형.”
“왔어?”
과거 아이돌 연습생 시절에 친했던 버스터의 리더 유지혁과 강하준이 어색하게 인사했다.
“쟤들은 제이 형 응원하러 온 거겠지만, 난 형 응원하러 온 거야.”
“······와 줘서 고맙다.”
강하준은 스스로 창문을 깨고 집 밖으로 나가는 장면을 찍은 이후로 은근히 연락을 피해왔던 유지혁에게 먼저 연락했다.
그 장면은 정이현이 드디어 자유를 찾는 장면이었고, 강하준에게 남아있던 자격지심을 깨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저거 설마 이영창 감독이야?”
“이 감독? 이런 데를 다 오네?”
시사회가 곧 시작되려는 때, 정말 의외의 인물이 레드 카펫을 밟고 있었다. 기자들이 연신 사진을 찍으면서 수군거렸다.
“이서원 인맥인가?”
“하긴, 이서원이 윤제이 싸고도니까.”
“조유경이 초대한 걸 수도 있겠지, 저기 뒤따라오네.”
윤제이의 정체를 알게 된 이서원은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과할 정도로 윤제이를 감쌌고, 업계에 소문이 다 났다.
“아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분들인데요. 혹시 누구 때문에 오셨는지······.”
“저야 투자자이자 배급사로서 왔고요, 이 감독님은 같이 가자는 제 억지를 들어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영화계에 젊은 감독의 부재를 느끼고 있는데, 저를 잇는 새로운 감독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서원과 가까운 사람에게 정체를 밝혔다고 해도 대부분 사람에게는 비밀이었다. 이영창은 대신 신지원 감독을 응원하러 왔다는 대답을 했다.
포토월에서 내려간 두 사람이 윤제이를 발견하고 천천히 다가왔다.
“제이야.”
“오셨어요?”
윤제이는 인적이 드문 곳에 두 사람을 이끌면서 불필요한 시선을 차단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의 의심을 피하지는 못했다.
‘또 이영창이랑 윤제이잖아.’
<어린이>의 재개봉 때 화장실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던, 그 이후로 은밀히 윤제이와 이영창의 뒤를 캐고 있던 강창훈 기자는 이들의 모습을 은밀히 찍었다.
‘대체 무슨 인연일까.’
지금까지 알려진 윤제이의 과거와 전혀 접점이 없다. 조유경이나 이서원의 인맥이라고 생각해도 이상했다. <어린이> 재개봉 때는 윤제이가 단순 경호원 1이었지 않은가.
“가끔 네 과거 때문에 우리가 너무 많은 부담을 주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너는 왜 그런 얘기를 해? 내가 뭐가 된다고.”
윤제이의 정체를 알게 된 이서원이 정말 노골적으로 그를 감쌌고, 조유경은 영화의 광푸쉬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영창은 그게 못내 신경 쓰였다.
“부담이 아니에요. 저는 격려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래?”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모.”
소중한 가족과 좋은 사람들이 격려하러 와 줘서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던 윤제이는 이영창과 눈을 마주치자마자 긴장이 밀려왔다.
전부터 이영창이 자신을 탐색한다는 걸 알았다.
나중에 확인한 기사에서 ‘한 사람만을 위한 헌정 영화’의 그 한 사람이 자신이라 짐작했지만,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기사를 기점으로 이영창이 자신을 평가하는 오디션이 시작된 거라 생각했다. 저절로 심사위원 앞에 선 지망생이 된 기분이었다.
“언젠가 나랑 함께 레드 카펫을 밟고 싶다고 했었지.”
“네.”
이런 행사장에서 셀럽으로 참여하는 게 아닌, 한 작품의 배우와 감독으로서 서고 싶다던 말.
“그 말은 변함 없니?”
“변치 않을 겁니다.”
이영창은 단단히 각오한 윤제이의 눈빛을 응시했다. 이영창은 많은 배우가 함께 작업하길 원하는 거장 감독이었고, 과거 인연에 기대하지 않고 긴장하는 윤제이의 모습이 대견하게 다가왔다.
이영창은 웃으며 윤제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영화 잘 볼게.”
“재밌게 봐주세요.”
그렇게 초청된 모든 사람이 상영관 안에 착석했다. 윤제이도 배우들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언론 시사회에서 이런저런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긴 했었지만, 이렇게 함께 앉아서 영화의 완성본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