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12)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트집 잡을 거 없겠어?(112/287)
트집 잡을 거 없겠어?
“대표님, 이거 보세요.”
최수진은 혼자 발을 동동 구르다가 마침 지나가는 대표를 붙잡았다.
“내가 잘못 보는 거 아니지?”
“아니죠.”
<인터미션>의 첫 주 관객 수는 170만이 찍혔다.
“최소 500만은 가겠죠?”
“전에 ‘미로’ 첫 주가 200만 넘었었지? 그거 700만 넘었잖아.”
윤제이의 주연 캐스팅으로 붙은 투자금까지 다 합쳐서 나온 손익 분기점은 110만이다. 음향 특화 상영관의 비싼 티켓값까지 고려해서 나온 거다.
“아마······ 더 오르겠지.”
단 며칠 만에 손익 분기점을 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예매율은 1위,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고 심지어 N차 관람문화가 형성되고 있었다.
“배급 쪽에서는 뭐래?”
“KE 쪽에서는 더 오래 걸어보자고 하더라고요.”
“조 부회장 감인가?”
“그분 감이 안 먹힌 적이 있었나요?”
“이거, 500만 보다 더 나올 수도 있겠는데······.”
원래 <인터미션>은 독립 영화로 계획 중이었다. 음악에 제작비 대부분을 쏟느라 제작비가 부족해서 배우들도 오디션으로 뽑았었다.
‘윤제이, 그 사람이 캐스팅되고 달라졌지.’
추가 투자자가 붙었으며 KE 그룹의 배급이 붙었다. 길을 걷거나 TV, 마이튜브를 틀면 나오는 <인터미션>의 홍보물과 예고편은 영세 제작사로는 처음 겪어보는 대기업의 맛이었다.
과거 신지원의 바이올린 연주를 감명 깊게 들었기에 감독 활동을 지원한 거다.
그런데 두 번째 영화 만에 이렇게 대박 조짐을 보일 줄은 몰랐다.
“나, 참······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
“대표님, 우리 대박 난 건데요? 안 기쁘세요?”
“기쁘지. 기쁜데······.”
대박 나기만 하면 수익이 로또 급인 영화계. 이래서 영화로 한탕 치려는 사람들이 많은 거다.
제작사 대표도 살짝 이상한 마음을 품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우리 직원들 보너스 많이 줘야겠네.”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직원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
‘인터미션’ 5일 만에 손익 분기점 돌파
윤제이 영화에서도 한 건···극장가 ‘인터미션’ 열풍
‘인터미션’ 꿋꿋이 음악 장르를 지켜온 제작사의 쾌거
<인터미션>의 조짐이 심상치 않자 위기감을 느낀 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다른 영화들이었다.
그들은 대진운이 좋다고 생각했었다. 생각지 못한 <인터미션>이 치고 올라오기 전까지.
“이게 왜 괜찮지?”
사실 <인터미션>의 흥행을 예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KE 그룹이 붙었다고는 해도 영화의 완성도에 따라 흥행은 별개다.
정치 이슈 때문에 개봉이 미뤄진 자리에 땜빵으로 들어가서 이렇게 화제가 될지 누가 알았겠나.
게다가 누군가의 전기 영화도 아니고, 배우들이 유명 가수도 아니고 신인 배우들이다.
그중 제법 인기 많은 윤제이는 영화로 첫 주연이고 아직 티켓 파워가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여기 네 사람, 과거는 어때? 뭐 트집 잡을 거 없겠어? 학폭이나 병역 비리나, 그런 거 있잖아.”
혹시 모른다. 승승장구하다가 안 좋은 과거가 뒤늦게 밝혀지는 사례도 있지 않은가. 상사의 말에 직원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그렇게까지 하시게요?”
“아니, 뭐. 알아만 두자고.”
“글쎄요······ 별로 건질 건 없을 거 같은데요.”
직원은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이런 요구를 하는 상사가 마음에 안 들었다. 대충 검색 플랫폼에 윤제이부터 검색했다.
-윤제이가 델타포스 출신이라는 빼박 증거
-야 나 내배우 해군시절 홍보물 구했다!!! ㅅ ㅣ바 제복 미쳤다!!!
-소방관 시절 사진 또 찾았다 존나 핫가이
-내배우 파면팔수록 너무 개쩔어서 현생불가
-윤제이 과거 사진 모음
-인터미션 6차 관람 후기
└벌써 6차를 찍엇어??
└미친ㅋㅋㅋ
심지어 요즘 뜨겁다는 외국 패션 브랜드의 초기 모델이라는 게 밝혀져서 팬들은 광부처럼 과거 사진을 캐고 있었다.
“워, 뭐야.”
방대한 자료에 직원이 놀랐다. 요즘 유명한 건 알긴 아는데, 무슨 사람이 이렇게 살았어?
“너 윤제이 몰라? 얘는 왜 검색해? 윤제이는 됐고, 다른 애들이나 파 봐.”
윤제이는 작정하고 과거사를 파면 오히려 주목받을 거리만 넘쳐날 거 같았고, 강하준은 과거 아이돌 연습생으로 빈번히 데뷔에 실패해 동정심을 살만한 과거뿐이다.
“그럼 여기, 백도경이랑 남찬희는?”
“클린해요. 학창 시절 찐따라고, 밥 먹고 축구만 했다는 후기가 떠서 귀엽다고 난리 났네요.”
백도경도 말끔하니 귀여운 상이었고, 특히 남찬희는 볼살도 통통하고 가만 보면 귀엽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햄스터, 쿼카 같다며 동물에 빗대기도 했다.
검색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인터미션>의 기세가 범상치 않다는 것만 알게 되었다.
“병역은? 요즘 난리잖아.”
“전부 꼼수 없이 현역인데요.”
“허······.”
옆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남자가 한숨을 쉬었다. 그들 영화의 제작비는 <인터미션>의 3배. 손익도 못 넘기게 생겼다.
“우리 진짜 시기 좋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일 아무도 모른다.
배우에 관한 연기도 연기인데 음악도 미쳤다는 후기가 많아서 배급사는 추가 유입을 위해 음원 공개를 미뤘다.
-엥 아지타토 음원 공개 미뤄짐
-아 헐ㅠㅠㅠ 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앨범 나오면 팬싸도 하려나? 일회성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궁금하면 영화를 직접 보라는 거다.
대신 그동안 해왔던 홍보 자료가 하나씩 풀렸다.
세 배우가 잠도 줄여가며 연습했던 세 곡의 라이브 영상과 윤제이가 입시생 사이에 껴서 대리 시험을 치는 영상도 공개되었다.
(그게 어떻게 돼요?)
(되네?!)
단순히 윤제이가 나와서, 영화 홍보임을 알고 봤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기획 변경에 코웃음을 쳤다.
-너무 주작같은데ㅋㅋ
-저게 어떻게 되냐? 녹음해서 손만 맞춘 거겠지? 연기 워낙 잘하니까ㅇㅇ
-영화 홍보 한번 신박하네
한 번 듣고 완벽히 따라 하는 게 말이 되나? 게다가 음악 전공자도 아니었는데······ 채널 운영자는 조작이 아니라며 아예 풀버전 영상까지 공개했다.
-저기 박희선 교수 진짜 유명한 사람인데 저 사람까지 주작에 가담했다는게 말이 안되지 않냐?
-아니 진짜 저게 된다고? ㄹㅇ? 무슨 절대음감이라도 돼?
-근데 전에 인터미션 오디션 영상때부터 잘한다는건 알았는데 이정도면 진짜 천재 아니냐?
-이렇게 윤제이를 가지지 못한 업계에 음악계도 추가..
설마 진짜냐고 진짜 조작 아니냐고 끝까지 못 믿는 반응과 내 배우 역시 천재적이라는 반응이 이리저리 뒤섞였다.
윤제이는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저 영상을 보고 사람들이 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게 목적이니까.
홍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결국 음악 방송 스케쥴까지 잡혀버린 <인터미션>의 배우들은 녹화를 위해 방송국을 찾았다.
“······기분 이상하네.”
강하준은 그토록 서고 싶었던 음악 방송 무대에 배우로서, 배역의 그룹으로서 오른다는 게 이상했다.
지나간 날에 자격지심을 털어냈다고 해도 새삼스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날 음악 방송의 시청률은 소폭 상승했다.
안 그래도 직캠 맛집으로도 유명한 음악 방송이고, 케이팝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외국인들이 이 그룹은 언제 데뷔했냐는 질문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학교 축제에 누구 온다는데
아직 누군지는 모름 ???로 나와있어서 다들 누구 오냐고 궁예중인데
└헉시 S예대?
└└그거 아마 아지타토 올걸? 백도경 모교가 S예대잖아ㅇㅇ 엊그제는 남찬희 모교 찾아가서 공연함
└아지타토가 뭐야?
└└아 헐 아지타토를 몰라?? 아직도 인터미션 안봤냐?
└└인터미션을 안봤다고??? 온커뮤가 난리인 이 시대에?
└└인터미션때문에 현생불가인데 안본눈 삽니다ㅠㅠ
그리고 마침 대학 축제 기간과 맞물려서 홍보 겸 행사 무대를 뛰었다.
윤제이는 영화의 배우로서가 아니라 유태혁을 연기하며 무대 위에 올라섰다. 정말 실존하는 그룹처럼 말이다.
-이번주 솔져스에 윤제이각일듯?
뒷모습 살짝 나왔는데 앞구르기하고 물구나무서서 봐도 윤제이아냐?
└저 몸에 저 비율은 윤제이밖에 없다
└뒷목에 흉터 살짝 보이는거 같은데? 맞네ㅇㅇ
└와 출신부대 논란 이후 처음인데 오피셜나는거 아냐?
└형님 기다렸습니다ㅠㅠㅠ 이번에도 무쌍찍어주세요ㅠㅠ
미리 찍었던 예능까지 하나둘 공개됐다. 하지만 홍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야, 늦었으면 우리 포스터 못 받았겠다.”
“와 무슨 영화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 일어서냐.”
“다 굿즈 받으러 온 사람들이겠지.”
영화를 보면 주는 공식 굿즈를 받으려고 상영관을 돌아다니는 사람도 생겼다. 그 때문에 순수하게 영화를 즐기러 온 관객이 관크를 당하기도 했다.
-2주차 특전 아지타토 포카세트 구해요
-아 미친 무슨 플미가 5만원이나 더 붙냐
-냄새맡은 업자들 가격 존나 올렸어 어떡해
-인터미션 오티 가격 15만원 실화냐??
-미니 포스터 어디어디 남았어?
└남았겠냐? 이미 전멸임ㅠ
***
‘인터미션’ 도 넘은 홍보·굿즈 상술···윤제이는 배우인가 아지타토인가?
‘인터미션’ 아지타토는 아이돌? 영화가 아닌 그룹만 주목
└뭐래 아지타토를 연기했으니 아지타토로서 홍보할수도 있는거지
└난 홍보 많아서 좋던데 배우가 영화에 애착있다는 거잖아ㅇㅇ
└아 거 좀 홍보할 수 있지 뭐래ㅋㅋ
└제발 관심 꺼져ㅠ 나도 굿즈 좀 구하게ㅅㅂ
영화가 점점 잘되고 있자, 트집 잡는 경쟁사의 기사가 늘었다.
특히 배우 중에서는 윤제이가 가장 유명하기에 윤제이를 내세워서 이런저런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
“역시 남 잘되는 꼴은 못 보네요.”
“너무 신경 쓰지 마.”
윤제이는 별로 신경 안 쓰고 있는데, 오히려 한진우가 분개했다.
<인터미션>은 계속 순항 중이었다. 점점 일일 관객 수가 점점 불어나서 배급사에서는 혹시 모르니 천만 돌파 홍보물을 찍자고 했는데, 설마······ 천만까지 갈 리가.
윤제이는 영화 하나로 분위기가 축제처럼 번진 게 신기했다. <어린이> 때도 이랬을까? 아마 그렇지는 않았을 거다.
‘역시 작품이 잘 되면 좋아.’
윤제이도 <인터미션>이 왜 인기를 끄는지는 알았다.
처음에는 수준 높은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가 주목받았다면, 지금은 아지타토 자체를 덕질하는 사람들이 많이 붙어 연기나 작품성은 뒷전이 되었다.
[연기도 진짜 잘했고, 작품 메시지도 정말 좋았는데, 그룹 자체의 인기에 가려져서······ 너는 괜찮니?]영화를 보고 온 박현아의 우려 섞인 말이 들렸지만, 윤제이는 뭐든 좋았다.
<인터미션>은 그에게 깨달음을 준 작품이고, 여전히 관객 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좋은 커리어로 남을 거다.
<인터미션>의 배우들은 아지타토로서 여러 홍보 활동을 하기도 했고, 배우로서 본격적인 무대 인사와 GV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뭘 그렇게 봐?”
“우리 영화 후기. 이거 봐봐.”
처음에는 윤제이만 주목을 받았는데, 관객 수가 많이 붙고 기존 관객도 N차를 찍으면서 다른 멤버들도 주목을 받았다.
화면에는 쿼카를 합성한 오인수의 짤이 보였다. 댓글에는 귀엽다는 반응이 많아서 남찬희가 히죽 웃었다.
윤제이는 피식 웃었다. 같이 영화도 찍고 자주 붙어 다녀서 그런지 그냥 동료 배우들이 아니라 귀여운 동생들처럼 보였다.
-영화 이후에 아지타토 어떻게 됐을까?
└나같은 사람 오백만명 붙어서 체조에서 콘서트했을듯 근데 난 티켓팅 실패할거같아
└└거기서도 포도알을 못잡는 인생이라니ㅠ
└쿠키 영상 보면 홍대 거리에 포스터 붙어있잖아ㅇㅇ 그거 작년 코첼라 포스터라는데 아지타토 거기 갔다는 암시 아니야?
└└하긴 홍대에 갑자기 코첼라 포스터라니 이질감 쩔지
└아지타토는.. 실존한다..
영화가 끝나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앞문을 응시했다. 그리고, 신지원 감독과 배우들이 입장했다.
“꺄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