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15)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단서 찾기(115/287)
단서 찾기
인질, 베타 팀이 갇혀있는 건물. 어둠 속에서 윤제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물에 빠졌던 건지 그가 지나갈수록 뚝뚝 물방울이 바닥을 적셨다.
벽에 몸을 기대고 한 손으로는 권총을 들었다. 이윽고 문을 열었는데,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없군.’
윤제이는 텅 빈 밀실을 훑어보았다.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 게스트가 네 명인데, 한 명만 활약하게 두진 않았겠지.
“이미 늦었나······.”
윤제이는 이마에 달라붙은 앞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 잘생긴 티존이 두드러진다. 미간을 살짝 찌푸린 게, 여기 오는 동안 많은 사람을 상대해서 예민해 보였다.
그는 벽면에 설치된 카메라를 스윽 바라보았다.
***
윤제이가 땅을 박차고 튀어 올라 옥상에 안착했다. 스태프들의 당황하는 소리가 들리고, 드론 카메라가 뒤늦게 그의 모습을 담았다.
‘단서는 어디 있지.’
집결 편에서의 임무는 전 출연진들의 몰살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가장 우선해야 할 건 인질의 확보, 보호, 탈출이다.
사실 옥상에서 쓱 훑어본 정도로도 인질이 어디 있는지 어느 정도 짐작 갔다.
하지만 이건 방송이다. 세트장 곳곳에 있는 단서를 얻어 차근차근 다가가야 한다.
“······!”
갑자기 위기를 느낀 윤제이는 빠른 몸놀림으로 엄폐물에 몸을 숨겼다. 그가 있던 자리에 분홍색 페인트 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저격수?”
윤제이는 일단 돌격 소총을 들어 탄이 날아온 곳으로 대응 사격을 했다. 거의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인 거다.
“으악!”
저격수는 미처 몸을 숨기기도 전에 어깨에 페인트 탄을 맞았다. 머리는 아니라 바로 퇴장은 아니지만, 부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내 위치를 어떻게······?”
쓰러진 저격수의 귀로 무전이 들렸다.
(박규현, 무슨 일이야?)
“맞았어!”
(뭐? 벌써?)
“회복 아이템은?”
(아직! 기다려 봐!)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얼마 없는 회복 아이템이다. 아마 자신들을 위해 쓰겠지. 박규현은 허탈하게 웃었다. 세상에 가장 먼저 탈락하는 사람이 내가 되다니.
“근데, 어떻게 알았지?”
저격은 명중이었다. 윤제이가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더라면 진작에 ‘알파’를 제거하고 여유롭게 인질을 찾았을 거다.
저격 팀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윤제이는 건물 아래로 훅 떨어졌다. 집결 편을 녹화한 뒤로 한국영 피디는 개인적으로 윤제이의 팬이 되었다.
게다가 그가 나오면 시청률이 치솟는다는 것을 알아서 온갖 멋있어 보일만 한 소품을 집어넣었다. 와이어는 그중 하나였다.
-와 뭐야?
-저게 가능해?
-그 사이에 저격수를 봤나?
-옥상 올라가서 살짝 본게 다지 않아?
-박규현 엄폐 잘했던데
실시간으로 보고 있던 사람들이 반응을 쏟아냈다.
와이어를 잡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이 착지한 윤제이는 가볍게 몸을 털었다.
“······방심했네요.”
고지대를 선점해 단서가 있는 곳을 찾고, 세트장의 길을 파악하려고 했다. 상대가 금세 저격용 총을 찾아낼 줄은 몰랐다.
(제이 씨, 한 피디입니다. 저격당할 거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그냥 느낌이 안 좋았습니다.”
(미리 알아챈 게 아니라요?)
무슨 동물적인 감각이라도 있나······ 어쨌든 잘 됐다. 한국영 피디는 손에 묻은 땀을 허벅지에 닦았다.
자칫하면 시작과 동시에 중요 게스트가 탈락할 뻔했다.
‘이미 대략적인 구조는 알겠어.’
그사이 길을 외운 윤제이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드론 카메라를 스윽 바라보았다.
아마 이것 때문에 그의 위치가 일찍 들킨 것 같다. 앞으로 조심해야겠군.
“일단 가까운 단서가 있는 곳으로 이동할게요. 근데 수영장이 괜히 있을 거 같지는 않고, 거기도 뭐가 숨겨져 있나?”
윤제이는 이런 혼잣말이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이니 오디오를 채워야 한다는 작가의 말을 충실히 따랐다.
“저격총 소리?”
“벌써?”
그 사이 ‘솔져스K’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정승우는 최태양과 따로 움직이기로 했다.
“규현이 형, 어디서 봤어요?”
(A 포인트 쪽.)
“오케이. 일단 그쪽으로 갈게요.”
(꼭 내 복수를 해 주라······.)
복수라······ 그게 가능한 거였으면 우리가 제이 형을 한 번이라도 이겨 봤겠지.
정승우는 눈이 마주친 최태양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두 사람이 윤제이를 찾으러 가기 시작했다.
윤제이만 인질이 숨겨진 곳의 단서를 찾아야 하는 게 아니다.
오메가 팀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인질 구출을 저지해야 했으니까.
필드에 있는 단서는 다섯 개. 이미 한 개를 찾은 윤제이는 다음 단서가 숨겨진 곳으로 향했다.
“······.”
두 번째 단서가 숨겨진 공간에 들어서자, 윤제이는 발걸음을 멈칫했다. 곳곳에서 느껴지는 인기척, 그리고 알루미늄 벽면에 반사된 누군가의 그림자.
‘함정인가.’
그걸 깨닫자마자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윤제이는 몸을 뒤로 홱 돌려 상대에게 나이프를 던지고, 벽면을 차고 뛰어 상대를 제압했다.
그 사이 윤제이를 노리고 쐈던 매복의 총알은 빗겨나갔다. 윤제이가 워낙 재빨라서였다.
“으악!”
쓰러진 사람을 방패 삼고 소켓에서 권총을 꺼내 매복한 사람들을 노렸다. 한 사람은 헬멧이 맞아서 바로 아웃, 하지만 두 사람은 엄폐물에 몸을 숨겨서 아직 탈락하지 않았다.
윤제이도 벽면에 몸을 숨기고 소총을 들었다. 몇 번의 교전 끝에 이긴 것은 윤제이였다.
“회복 아이템은 없으시죠?”
“있어도 내가 말 못 하죠, 교관님.”
제압당한 하은성이 두 손을 들어 보였다. 단서를 가지지 않고 매복해서 윤제이를 치겠다는 작전은 그의 제안에서 나왔다.
전처럼 방심하지 않았으니 해볼 만한 작전이라 생각했고, 팀원들도 집결 편에서의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미친ㅋㅋ
-와 무슨 게임도 아니고
-저 사람들도 우리나라 탑티어 아니냐고ㄷㄷ
-출신부대 오피셜한거나 마찬가지 아니냐?ㅋㅋㅋ
-ㄹㅇ 존나 숨길생각 없어보임ㅋㅋㅋ
윤제이가 어렵지 않게 차근차근 사람들을 제압해가자, 실시간 반응 창이 렉이 걸릴 정도로 반응이 터졌다.
윤제이는 이들의 멀쩡한 장비를 뺏어서 부족해진 장비를 채웠다.
‘정승우랑 최태양인가?’
한가로이 장비를 정비하던 윤제이의 총구가 위를 향했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기지 않고 고개를 내렸다.
3층에서 윤제이를 지켜보던 정승우와 최태양이 몸을 흠칫 떨었다. 진짜 귀신같네.
(승우 씨, 왜 가만히 계세요? 기습 안 하세요?)
“네.”
(왜죠?)
“이래야 재밌잖아요.”
정승우는 이렇게 따라다니다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막타를 쳐서 이기겠다고 입을 털었다. 사실은 그게 아니지만.
‘아무 일도 없겠지.’
두 사람이 윤제이의 경호를 맡은 지도 한 달, 윤도준을 공격했다던 이상 행동은 아직 겪어본 적 없었다.
“······.”
소란이 일었으니 빨리 빠져나가야 했다. 윤제이는 다음 단서를 찾으러 장소를 벗어나려다가 정승우와 최태양이 숨은 자리를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어라?”
“너도 봤지?”
정승우와 최태양이 속닥였다. 윤제이의 눈빛이 뭔가 이상하다.
***
세 번째 단서는 지나가다가 마주친 출연진의 주머니 속에 있었다. 그들을 어렵지 않게 제압했다는 거다.
이윽고 네 번째 단서를 찾고, 다른 곳을 뒤져봤지만, 마지막 단서는 보이지 않았다.
의심 가는 곳은 딱 한 곳이었다.
(제이 씨, 무슨 말 좀 해 주세요. 저 무서워요.)
“······네.”
초반에는 오디오를 채워야 한다는 작가의 말을 따랐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윤제이의 입이 다물어졌다.
그리고 눈빛에 살기를 띤 거 같았는데, 모니터를 통해 지켜봐도 진짜 소름 돋아서 한국영 피디가 중간중간 말을 걸었다.
[아아악! 살려주세요!] [우, 움직이지 마! 쏜다!] [텐! 위험해!]여기서는 들릴 수 없는 목소리가 웅웅 울렸다.
“계속 말 걸어 주세요.”
(네? 네.)
과거와 비슷한 상황에 닥쳐서 과거의 짐을 덜 수 있던 건 그가 연기를 할 때나 가능한 거였다. 예능은 해당 안 된다는 것을 예전 집결 편에서 확인했다.
[신을 위하여!] [죽어라!]실제와 비슷한 소품들, 세트장. 인질을 구하라는 미션.
이러다가 가면이 또 깨질까 봐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상념에서 벗어났다. 마지막 단서를 찾아야 했다.
‘수영장이 괜히 있을 리 없겠지.’
수영장에 도착한 윤제이는 벽에 쓰인 ‘물속으로 들어가면 단서를 찾을 수 있다’라는 문구를 보고 최소한의 무장만 갖춘 채 수영장 안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물에 적실 생각을 하다니 피디님 대천재ㅠㅠ
-근데 이러다가 다른 사람들 오면 어떡해?
-단서 찾았다!
수영장 바닥에 붙은 단서를 품에 넣은 윤제이가 위로 올라가려고 할 때,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였다.
오메가 팀은 총 21명. 윤제이가 하나하나 격파해서 오메가 팀에서 남은 인원은 일곱 명이다. 정승우와 최태양을 제외하고 생존한 두 사람이 수영장을 포위했다.
-헉 ㄷㄷ
-이렇게 탈락하나?
-미친 어떡해?
상황이 좋지 않다. 그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 두 사람은 방아쇠를 당겨 윤제이의 머리를 노릴 것이다.
“우리가 이겼네.”
“끝까지 방심하지 말자고.”
모조 총기에도 한계가 있다. 괜히 총알 낭비하지 말고 기다렸다. 어차피 숨이 차서 올라올 것이다.
그런데 오래 기다려도 윤제이는 올라오지 않았다.
“왜 안 나오지?”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죠? 제가 들어가겠습니다.”
“아니, 기다려 봐.”
어차피 물 안에 든 생쥐다. 그때, 뒤에서 페인트 통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이 본능적으로 몸을 돌린 순간, 윤제이가 두 사람의 발목을 잡고 수영장에 빠뜨렸다. 굉장한 힘이었다.
“푸하!”
속절없이 물에 빠진 두 사람이 수면 위에 올라왔을 때, 윤제이의 총구가 두 사람을 겨냥했다.
핑! 핑! 모조 총기라 실제 총의 소리는 구현하지 못했다.
두 사람을 탈락시킨 윤제이는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단서를 다 모았기 때문이다.
“아씨, 이번엔 이길 줄 알았는데······.”
“아까 그건 뭐였죠?”
페인트 통을 떨어뜨린 장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야 김하온! 너였냐?!”
“죄, 죄송합니다.”
“너 일부러 그랬지!”
“진짜 아니에요! 그러다 저 욕 처먹어요!”
“이미 처먹을 대로 처먹었잖아!”
사실 미리 계산된 행동인 게 맞다. 김하온, ‘솔져스K’의 고구마이자 빌런 캐릭터로 쏠쏠히 분량을 챙기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욕을 먹는 위치를 적절히 이용했다.
“제가 꼭 복수해 드릴게요!”
울상을 지은 그가 윤제이를 따라 뛰어갔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집결 편에서 정승우가 일대일로 윤제이를 상대했을 때, 반응이 정말 좋았다.
‘이번엔 내가 그걸 해야지.’
이번 편의 주인공은 나다!
***
그 사이 베타 팀은 마지막 남은 문제를 두고 머리를 싸맸다.
“진짜 어디서 들어본 적 있어!”
“그러니까 뭔데!”
“아, 뭐지? 알 거 같은데······.”
마지막은 음악 퀴즈였다. 끙끙 머리를 맞댄 끝에 문제를 풀어낸 인질 세 사람은 그 장소를 빠져나갔다.
“일단 여기서 벗어나자. 무서워 죽겠다.”
“근데 이렇게 나가도 되나?”
그렇게 베타 팀이 탈출하자, 세트장은 페이즈 2로 접어들었다. 경비음이 울리고, 탐조등이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어두운 세트장을 이리저리 비췄다.
그리고 윤제이가 인질이 있던 공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물을 뚝뚝 흘리며 공간을 뒤졌다.
“······방 탈출인가?”
그가 아직 배우 활동을 시작하기 전, 쌍둥이 동생들과 이런저런 곳을 많이 다녔었다.
바닥에 떨어진 수갑이라든지, 벽면에 새겨진 패턴이나 주사위라든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그럼 그 세 사람은 문제를 풀고 탈출했나 보군. 윤제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뭔가 흔적을 남겨놓았을 거 같은데······.”
그냥 탈출했나? 윤제이가 세 사람의 흔적을 찾으려 할 때, 오메가 팀의 생존자 두 사람이 윤제이의 뒤를 밟아 건물 계단을 조심히 밟았다.
인질의 흔적을 찾느라 등을 보인 윤제이, 잔뜩 긴장해 총을 든 두 사람. 긴박한 배경 음악이 흘러나온다.
-헉 올라온다
-이러다가 마주칠거같은데
-미친 이러다 탈락하는거아냐?
-제발제바류ㅠㅠㅠ
-뒤 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