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16)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이게 이긴 거야?(116/287)
이게 이긴 거야?
타이밍 좋게 중간 광고가 나와서 시청자들의 간절한 바람은 잠시 뒤에 이어졌다.
-와 진짜 윤제이 미친거같음ㄷㄷ
-근데 김하온 일부러 통 떨어뜨린거 맞지?
-김하온은 하차안하냐? 존나 민폐
-예능은 예능으로 좀 봐라 저런 캐릭터없으면 진작에 노잼됐다
-아니 솔져스가 그냥 예능이냐? 그냥 전에 시가전 한것처럼 군대 관련 본업만 잘해도 찬양하는데
이윽고 다시 방송이 시작됐다. 잔뜩 경계해서 밀실로 들어온 두 사람은 텅 비어버린 공간을 보고 총구를 내렸다.
-아 ㅅㅂ 편집이었네
-이미 빠져나갔구나
-근데 윤제이 물에 젖지 않았음?
그들은 윤제이가 그랬던 것처럼 밀실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여기가 인질이 잡혀 있었던 곳인가 보다.”
“이미 데리고 나간 거겠지?”
“민규 형, 여기 봐요.”
“물 자국?”
그러고 보니 수영장으로 향한 팀이 있었지. 설마 교관님이 그들을 탈락시키고 인질을 빼돌렸나?
이민규가 다시 총구를 들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물 자국을 따라갔다.
-어 미친 이번엔 찐인가
-윤제이 어딨음??
벽에 붙은 이민규가 수신호를 했다. 그러자 뒤따라오던 대원이 먼저 행동을 개시했다.
“없는 거 같아요.”
막다른 골목,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흔적은 여기서 끊겼는데······.”
세트장을 이리저리 휘휘 밝히는 탐조등이 그들 근처를 스윽 조명하고 가는 순간, 어둠 속에 숨은 윤제이의 모습이 반짝하고 지나간다. 이민규의 등 뒤, 살벌한 안광을 빛내면서.
-헉
-끼야아악
-야솔저스 깜놀주의
-뭐야 ㅅㅂ
-이거 공포특집이냐?ㄷㄷ
윤제이는 이미 그들이 다가오는 기척을 느끼고 어둠 속에 숨어 기습을 준비한 거다. 물에 젖었다는 상황까지 이용해서 함정을 판 거다.
-왜 바로 안죽이지?
-와 ㅅㅂ
-존나무서워
-야 윤제이 공포 영화든 드라마든 한번 해야겠다
그가 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아직 두 사람은 몰랐다.
“······헉! 민규 형! 뒤!”
탐조등이 다른 곳을 비췄다가 다시 그들이 있는 장소를 비췄다. 그제야 윤제이의 모습을 확인하고 다급하게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지만, 윤제이의 몸놀림이 더 빨랐다.
페인트 탄을 맞고 단번에 쓰러진 두 사람이 허허 웃었다.
“언제부터 있었습니까? 기척 좀 내시지.”
“······.”
“하, 나 진짜 이번에는 이길 수 있었는데······.”
쓰러진 사람들이 붙임성 있게 윤제이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윤제이는 그들을 슥 보고 지나쳤다. 남겨진 두 사람이 머쓱해서 서로를 쳐다보았다.
“저분 원래 저렇게 정 없어요?”
“아니······.”
이민규는 무슨 귀신을 본 듯 멍했다. 저 눈빛은 전에도 본 적 있다. 그때는 복면을 써서 얼굴은 몰라도, 눈빛만은 알 수 있었다.
“차라리 지금 탈락한 게 다행이네······.”
“네?”
“아무것도 아니야.”
어흐, 소름 돋네. 이민규가 제 팔뚝을 쓰다듬었다.
‘어디 있을까······.’
그 사이 윤제이는 이미 탈출한 인질을 찾으려고 밀실 근처를 돌아다녔다.
강하준과 백도경 그리고 남찬희는 다가오는 발소리에 숨을 죽였다가, 얼굴을 확인하고 반갑게 손을 휘저었다.
“형, 형!”
“여기!”
벽 뒤에 숨은 세 사람을 발견하자, 날카로웠던 윤제이의 눈매가 살짝 부드럽게 풀렸다.
“헉, 와. 뭐야? 어디 물에 들어갔었어?”
“고생 좀 했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등잔 밑이 어둡다잖아.”
“그래? 가자.”
번거롭게 찾으러 다니지 않게 되었으니, 잘 됐다. 윤제이는 이제 빨리 끝내고 싶었다. 물에 젖은 옷이 너무 축축하고, 자꾸 예전 생각이 났다.
정승우와 최태양은 그런 윤제이의 뒤를 은밀히 미행했다. 보다 못한 한국영 피디가 정승우에게 무전을 날렸다.
(두 분, 계속 지켜보고만 있을 거예요?)
“지금은, 네.”
(이러다가 그냥 탈출해 버리면 어떡하시게요?)
방송을 위해 시간을 질질 끄는 건 알았지만, 이러다가 너무 허무한 결말이 날 것 같았다.
한국영 피디는 다리를 달달 떨었다. 이상하다. 내가 X맨은 설정 안 했는데.
그때, 스태프가 다른 쪽 모니터를 가리켰다.
‘아니, 김하온. 아직도 살아 있었네?’
김하온은 맞은 편에서 윤제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영 피디는 김하온의 야망을 모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하라고 부추겼었지. 아, 이러면 좀 재밌어지는데?
“탈출 포인트 어딘지 알아?”
“어! 마지막 문제 푸니까 나왔어.”
“좋네. 내 뒤에 바짝 붙어.”
윤제이의 뒤로 세 민간인이 눈을 반짝이며 따라왔다. 페인트 탄을 다 써서 총은 미련 없이 버렸다. 대신 나이프를 들고 주변을 경계하는 그의 모습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와, 형 이러니까 진짜 같다.”
“진짜 맞잖아?”
“말이 그렇다는 거지.”
세 사람은 일부러 더 떠들었다. 아까 윤제이를 봤을 때, 뭔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그의 가라앉은 분위기가 단순 과몰입이 아닌 거 같아 보였다.
윤제이는 세 사람을 이끌고 탈출 포인트로 향했다. 혹시 모를 오메가 팀의 생존자를 경계하면서.
[브라보 2-3, 인질을 확보했다.]그때도 그랬지.
윤제이는 코끝에 건조한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수많은 작전에 투입됐었다.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테러 단체에 억류된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들, 그들이 치료하고 있었던 민간인 아이들을 구출하는 작전이었다.
[숨어!] [쏴!]무사히 그들을 확보한 그와 동료들은 빠져나오던 와중에 테러 단체와 마주쳐 교전을 시작했다.
그래, 마치······ 저 앞에 있는 사람처럼.
“하하!”
탈출 포인트에 김하온이 의기양양하게 서 있었다. 게다가 제작진과 한국영 피디도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드디어 제가 활약할 때가 됐네요.”
“······.”
“한 수 가르쳐 주시죠.”
김하온은 여기저기서 털어온 장비와 회복 아이템을 바닥에 우수수 쏟고서는 나이프 하나만을 들어 윤제이를 향해 도약했다.
‘총 쏘는 건 비겁하잖아.’
집결 편에서 정승우가 주목받은 것처럼, 자신도 한 건 해서 화제성을 독차지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어, 어라?”
그의 회심의 일격은 단번에 제압됐다. 다시 거리를 벌린 김하온이 나이프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윤제이는 그것마저 가볍게 피했다.
[크, 크크크······ 우리가 네놈들 위치를 어떻게 알았을 거 같아?] [뭐?]어렵지 않게 테러리스트를 제압한 뒤로 어떻게 됐더라? 그래, 폭발음이 들렸다.
인질, 아이 중에 그들이 심어놓은 아이가 있었다. 게다가 몸속에 폭탄을 심어놓은 것이다.
[지옥에서 다시 보자고! 터뜨려!]아이가 자발적으로 지원했을까? 가족이든 누구든 인질을 잡았겠지, 아니면 세뇌를 했다거나······ 도저히 인간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발상이었다.
그리고 폭발을 알아챈 동료가 몸을 날렸고, 윤제이는 친구를 잃었었다.
“으악!”
김하온이 뒤로 나동그라지고, 윤제이는 눈을 번뜩이며 그에게 다가갔다.
비인간적이고 잔혹한 행태, 그것에 목숨을 잃은 동료이자 친구. 그는 사실 군을 떠날 수도 있었지만, 복수를 위해 남았었다.
“어, 어어······?”
살기와 증오 넘치는 표정이 도저히 예능에 출연한 게스트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마치 진짜 작전 현장에 온 것처럼.
그때, 뒤에서 지켜보고만 있었던 최태양과 정승우가 나섰다.
“윤제이!”
“형님!”
뒤를 덮치는 느낌에 윤제이는 나이프를 휘둘렀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실리콘 나이프이긴 하나, 맞으면 제법 아팠다.
“야, 정신 차려!”
“······어?”
그렇게 몇 번을 대치를 벌이다가 최태양의 호통 소리에 정신을 차린 윤제이의 귀로 한국영 피디의 외침이 들렸다.
윤제이의 옆구리에는 정승우와 최태양이 나이프로 그었을 페인트가 흥건히 묻어 있었다.
“미, 미션 종료! 오메가 팀 승리!”
반면, 김하온은 아직도 얼떨떨했다.
‘우리가 이겼다고?’
이게 이긴 거야? 주저앉은 김하온이 침을 꿀꺽 삼켰다.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아마 실전이었으면 다 죽었을 것이다. 누구라도 저 눈빛을 보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심장이 과하게 두근거림을 느낀 김하온은 필사적으로 윤제이를 막은 정승우와 최태양을 바라보았다. 날 구해준 건가?
“위, 위험했다아.”
윤제이의 눈빛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한 정승우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그를 막느라 온몸의 힘을 다 쓴 것이다.
모조 총기와 실리콘 나이프는 절대 안전장치가 되지 못한다. 저 형님은 아마 연필 한 자루로도 여기 있는 사람들을 충분히 상대했을 거다.
“으아······.”
최태양의 상태도 말이 아니었다. 아니, 이 새끼는 힘도 어마어마하네. 예전에 대련했던 건 나름 봐준 거였나?
“잉? 우리가 졌어요? 저흰 탈출했는데요?”
“네?”
한국영 피디는 뒤늦게 탈출 포인트를 바라보았다. 강하준과 남찬희 그리고 백도경은 이미 탈출 포인트 위에 올라서 있었다.
“아, 이러면······.”
“비긴 건가?”
스태프와 출연진들은 미리 말을 맞춘 것도 아닌데 묵묵히 서 있는 윤제이를 쳐다보았다.
***
물론 방송에서는 적절한 편집이 가미되어 윤제이가 대활약하다가 정승우에게 허를 찔러 당한 것으로 나왔다.
“이야, 잘 나왔네.”
“한 피디님이 형도 고정 출연하면 어떻냐고 하시던데요.”
“어으, 됐다. 쟤 보느라 바쁜데 뭘.”
최태양은 기지개를 쭉 켜고 소파에 늘어졌다. 그의 핸드폰으로 지인들의 연락이 울렸다. 솔져스에 나온 거 너냐, 윤제이랑 친하냐 등의 메시지였다.
-야 진짜 군사작전 보는거같았어
-윤제이 개미쳤다 진짜
-인간적으로 윤제이 필모에 솔져스도 꼭 넣어야한다
-김하온 제대로 참교육당했네ㅋㅋㅋ
-그 긴급투입된 경호원 그사람 꽤 잘생기지 않았어?
윤제이가 승리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보여준 활약 때문에 아무도 그가 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정승우의 태블릿 패드 화면을 곁눈질한 최태양이 헤벌쭉 웃었다. 내 얘기도 하네?
“형 내일 스케쥴 있으니까 일찍 자요.”
“그래야지. 잘 자.”
“넵.”
윤제이가 방에 들어가자, 방송에 자기가 나와서 히죽 웃었던 정승우와 최태양의 표정이 금세 굳었다.
“야.”
“왜, 형.”
“쟤 또 그 상태 되면 어떡하냐?”
윤제이의 이상 행동이 발견되지 않아서 두 사람은 살짝 방심하고 있었다.
윤도준을 공격했다고 말했던 게 엄살이었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촬영에서 한 번 겪고 그걸 또 화면으로 보니 장난 아니라는 게 실감 났다. 그들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김하온은 다쳤을 것이다.
“어떡하긴, 우리가 열심히 해서 막아야지.”
“으, 죽겠네.”
최태양이 고개를 푹 숙였다.
***
영화가 개봉한 지도 3주나 지났다. 미리 계획된 홍보 일정도 마무리되고, 컨텐츠도 다 공개되었다.
‘인터미션’ 누적 관객수 900만 돌파
‘인터미션’ 윤제이, 첫 주연에 천만 달성하나
‘인터미션’ 과열된 팬 문화에 가려진 작품성
<인터미션>은 쭉쭉 순항 중이었다. 심지어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음원 플랫폼에서도 순위권에 안착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제 <인터미션>이 천만을 찍느냐 마느냐로 논쟁을 벌였다.
-추이 보면 천만은 찍을거같은데?
-아냐 아직 모름 이제 슬슬 인터미션 내리고 있잖아
-ㄴㄴ전에도 아쉽게 997만찍어서 천만 못 넘은 영화 많음ㅇㅇ
-와 근데 천만찍으면 윤제이는 영화 첫 데뷔에 천만인거야? 이정도 기록 세운 사람 있어?
“됐다!”
통합전산망을 살펴보던 최수진이 벌떡 일어나자, <인터미션> 제작사에서는 큰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음악 관련 장르만 파는 영세 제작사에서 엄청난 대박 작품이 나왔다.
“됐다아!”
“지, 진짜?!”
<인터미션>의 제작사 직원들이 얼싸안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네, 네. 감사합니다. 아저씨!”
그리고 이서원과 짧은 통화를 마친 윤도화가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검색했다.
“무슨 좋은 일 있나 봐?”
“네!”
제 머리를 만져주는 헤어 실장에게 기분 좋은 듯 대답한 윤도화가 콧노래를 불렀다.
“매니저 오빠, 꽃 배달하려면 어떻게 해요?”
“꽃? 너 설마······?!”
“아니, 그런 거 아니고. 축하할 일이 생겨서요.”
윤도화는 히히 웃었다. 윤제이는 동생들에게 축하할 일이 생기면 윤제이는 어떤 식으로든 선물을 보냈었다. 그중에서 꽃다발은 쌍둥이가 가장 많이 받은 선물이었다.
[이런 세심한 건 누구한테 배운 거야? 전여친?] [아니, 아버지한테서.] [진짜 맞아? 사람 설레게 하는 게 보통이 아니던데······ 나한테는 말해도 돼.] [진짠데······.]게다가 매니저를 시킨 것도 아니고 직접 보낸 거다.
그룹 단체로 축하할 일이 생길 때는 다른 멤버들도 챙겨주곤 했었다. 얼굴이 상기된 멤버들을 보고 매니저가 ‘선수네, 선수야.’하고 혀를 차기도 했었다.
“아, 설마······ 네 오빠 일이야?”
“네.”
“그래. 내가 찾아볼게.”
“아니! 제가 직접 보내려고요!”
윤도화에게 단골 가게의 링크를 보낸 플라바의 매니저는 한숨을 쉬었다.
장례식에서 마주친 윤제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무리 온몸으로 연예인 아우라가 풀풀 풍겨도 막상 데뷔해서 성공하는 건 다른 문제인데, 윤제이는 보란 듯이 승승장구 중이었다.
‘하, 그때 파격 조건을 제시해서라도 잡았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