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32)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영원한 비밀은 없지(132/287)
영원한 비밀은 없지
-진짜 찐인가보다 하ㅠㅠ 죽고싶어ㅠㅠㅠㅠ
-배우해줘서 고맙다ㅠㅠㅠ
-아니 진짜 현실감 너무 없음 이게 레알이라고?? 계속 이상태
-궁금한데 윤제이 토크쇼같은거 나가주면 안되냐
윤제이의 출신을 둘러싼 의혹에 소속사는 대답하지 않는 거로 일관했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가 공개된 지금은 어떤 대응을 해도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허성익이 말하는 건 요새 언론에서 떠드는 것과는 달랐다.
“몰라?”
“선배님이 말씀해 주셔야 알죠.”
윤제이가 부드럽게 웃는 모습에 허성익이 어이없다는 듯 숨을 내뱉었다.
허성익은 2004년에 데뷔한 20년 경력의 배우다.
그는 남자 배우들을 싫어했다. 냄새나는 남자랑 친분을 나눠봤자 뭐 하는가, 주변에 예쁘장한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비슷한 연배의 배우들은 죄다 경쟁자일 뿐이다. 게다가 워낙 성격 자체가 친절하진 않아서 만만한 후배를 찍어 누르는 것을 좋아했다.
‘투자자 뒷배 믿고 이러나.’
하지만 윤제이는 특이한 후배였다. 그는 본격적으로 데뷔하기도 전에 조유경의 비호를 받았다.
조유경은 KE 미디어 제국의 후계자고, 배급사를 쥔 영화계 최고 권력이었다.
그 때문에 더러운 소문에 엮이긴 했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조유경이 권민재를 키워냈듯 순수하게 젊은 영화인을 지원한다는 걸 알았다.
“이서원 대표 요즘 영화 시상식 위원장 만나고 다니던데?”
“······그런 일이 있었나요?”
“이야, 모른 척하는 거 봐. 하긴, 연기는 좀 하더라.”
영화계는 좁다. 단순 식사 자리에서 잠깐 만난 것도 나중에 가서는 ‘이 배우 그 감독 만났다더라. 차기작 같이 하는 거 아니냐’고 부풀려지기도 했다.
[아스트라 이 대표가 요즘 황룡 위원장 만난다며?] [그건 어디서 들으셨대? 근데 이 대표가 그 사람을 만날 일이 뭐가 있어요?]배우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배우들은 수상에 연연하진 않았다.
특히 아스트라 소속 배우들은 이미 경력도 인지도도 탑 급이기에 상을 받아도 ‘와! 상 받았다! 술이나 먹자!’라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먼 친척관계라서 그런 거 아냐?] [별······ 윤제이 때문이겠지.] [윤제이? 올해 성적 좋아서 가만히 있어도 상 받는 거 아니에요?]이서원이 요새 영화 시상식 위원장을 자주 만난다는 소문은 사람의 입으로, 손가락으로 전해졌다.
‘대표님이 왜 그 사람들을 만나러 다닐까.’
남들은 수상 청탁을 하러 다니는 거 아니느냐는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윤제이는 다른 이유를 짐작했다.
‘나 때문이겠군.’
윤제희라는 과거 그리고 <인터미션>의 흥행.
그도 드라마로 시상식 후보에 올랐을 때 생각했던 거다. 과연 나를 신인으로 볼 수 있을까? 에 관한 문제다. 영화라면 상황이 더 복잡해지니까.
‘신인상 후보에 들었나? 그래서 그런 거 같은데······.’
콧대 높은 영화계 원로들이 데뷔 3년 차 핏덩이에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영원한 비밀은 없지, 언젠가 드러날 줄 알았어.’
그의 과거 출신이 밝혀진 것처럼, 윤제이는 조만간 자신의 정체가 밝혀질 거라는 것을 직감했다.
“아무튼, 어른들이 밀어주니 좋겠다? 나 때는 그냥 오디션 들이박고 후보에만 들어도 감사합니다. 넙죽 고개 숙였는데.”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평소와 같은 모습에 허성익이 인상을 찌푸렸다. 얘는 뭘 어떻게 긁어도 별로 기분 나빠 보이지 않는 거 같단 말이지?
그 생각이 맞다. 허성익이 뭘 어떻게 해도 윤제이에겐 어떠한 타격이 없다.
“근데 네가 욕심이 좀 있나 보다? 그 이 대표가 수상 청탁까지 하러 가는 거 보면.”
이서원이 윤제이를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얘기는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멀리하던 집안의 힘까지 이용해 기자들에게 경고하고, 아주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기세라서 이서원이 윤제이를 위해 움직인 거 아니냐고 허성익은 짐작했다.
“벌써 너무 상에 연연하면 오래 못 간다? 그깟 상이 뭐라고······.”
그건 윤제이가 잘 안다. 원치 않았던 수상으로 기나긴 방황을 했으니. 게다가 이미 어릴 때 많이 받아서 욕심은 없다.
허성익의 이죽거리는 모습에 윤제이는 그저 웃기만 했다.
‘뭐가 좋다고 웃냐.’
뭘 어떻게 도발해도 넘어가지 않는 윤제이의 모습에 팍 식어버린 허성익이 고개를 돌렸다.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해?”
“왔어, 형?”
“우리 영화 시작이 좋더라.”
마침 문창민이 들어왔다. 두 사람 사이에서 풍기는 미묘한 분위기에 허허 웃었다.
문창민에게 있어서 윤제이는 처음부터 이상하게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가 따로 챙겨주지 않아도 이상하게 기가 셌다. 특히 저 평판 안 좋은 허성익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이런 걸 강강약약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 관객 수로 내기할래?”
“난 700만.”
“허성익, 너무 짠 거 아냐? 우리 영화인데.”
“내가 별로 안 나왔잖아요.”
“멋있는 장면은 다 잡아먹어 놓고서 투정은.”
멋있고 임팩트있는 장면으로 따지면 윤제이가 더 압도적이다. 영화의 제 1 투자자가 조유경이라서 그런가? 허성익은 또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제이야. 넌 얼마 정도 보냐?”
“음······.”
윤제이는 검지 하나를 들어 보였다.
“백만은 아니겠고, 천만?”
“야, 천만이 쉬운 줄 아냐?”
허성익이 짜증을 부렸지만, 생각해보니 윤제이는 영화 첫 주연 데뷔와 동시에 천만을 달성했다.
그걸 깨달은 허성익이 입을 꾹 다물고 핸드폰이나 쳐다봤다.
“쟤는 무시해. 너 질투 나서 저러는 거야. 쟤는 천만 못 찍었거든.”
“아니라고.”
***
-영구동토 어때?
사과 아직 덜 익었던데 잘나왔음? 이따 보러가는데
└이제 조조 막 끝난거라 사과지수 아직 모르지 않아?
└나 방금 보고 나왔는데 재밌더라
└잘만든 재난액션영화임ㅇㅇ 배우들 비중이나 캐릭터 완급조절 잘한거같아
└신파있어??? 나 신파있으면 못보는데
└└없어
-역시 배우는 캐릭터빨이다
윤제이캐 진짜 개존멋이었음
└ㄹㅇ
└난 권민재 캐릭도 좋았어 절대선인데 그렇다고 고구마도 없고
└몸 진짜 잘쓰더라 게다가 역시 퍼스널컬러 피땀눈물인거 같음
└└나도ㅋㅋ 이런 필모 많아졌으면 좋겠다
<영구동토>가 개봉하고 영화와 배우 관련 커뮤니티에서 후기 글이 늘어났다.
오리지널 티켓이나 굿즈 등은 금세 품절됐다. 시작이 좋긴 하지만 <인터미션>처럼 N차 열풍이 불지는 않았다.
-영구동토 액션 개잘하더라
└역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ㄷㄷ
└앞으로 윤제이한테 비슷한 캐릭 많이 들어올듯
└솔직히 재난액션영화 취향 아니더라도 윤제이랑 권민재 최우주 비주얼 보는 맛으로 봐도 괜찮을듯
└초반에 몸매 장난 아님 진짜 큰스크린으로 보는데 숨이 턱턱 막히더라 너무 좋아서
-근데 처음에 윤제이랑 천세희 케미때문에 눈돌아갈뻔한거 나만 그랬냐?
└야나두
└윤제이 천세희 작품에서 만나줬으면 좋겠다
└근데 윤제이는 원래 케미요정이잖아
└윤제이는 그냥 냉장고 옆에 세워놔도 냉장고랑 케미쩔을듯ㅋㅋ
-영구동토 근데 최우주 비중 너무 없지않아?
권민재도 분량 좀 없고ㅇㅇ 윤제이가 생각외로 많이나와서 놀랐음
최우주 보러간건데 좀 많이 비춰주지ㅠ
└최우주 특출인데?
└아니 특출이래도 비중 진짜 너무 없었어 이럴거면 최우주로 홍보는 왜해
└최우주 그래도 결정적인 역할 하지 않았나?
└최우주도 최우주인데 추영미 캐릭터 좀 어이없긴 해ㅋ
└댓글 왜 많은가 했네 뭔 아이돌 파트분배 논란도 아니고ㅋㅋ
30대 남배우 중 인지도 있는 세 명이 한 작품에 모였다. 그래서 그런지 일부 팬들 사이에서도 서로 견제하는 분위기였다.
일부러 다른 배우를 끌고 와서 비교하고, 후려치기도 했다.
영화 내용에 관한 캐릭터 해석도 나왔다.
-ㅅㅍㅈㅇ 근데 마지막에 권민재가 고백한 부분 있잖아
백다은한테 자기도 아직 말 못한거 있다고 이거 무슨 의미야?
└남극에서 이미 백신 만든거 밝히지 않은거 때문 아님?
└그걸 왜 말안한거지?
└밝히면 남극팀 개박살나잖아 남극대원 진영도 빼고 다 어디에 매수되어있는데 그거 밝히면 서로 백신 데이터 가진다고 총질하다가 남극팀 다 죽었을듯ㅇㅇ
└아하 이해했음
└생각해보면 권민재캐가 아예 눈치가 없는 캐릭은 아니더라
└그거 진영도 때문에 변심한 거 아님?
└이렇게 생각하니 채설환 약간 복흑캐네
-곱씹을수록 진영도캐 진짜 입체적이다
물론 윤제이도 잘살린거 같아ㅇㅇ 남극 중심부로 갈 수록 트라우마에 서서히 미쳐가는 연기 진짜 개잘했음
액션이야 잘할거라는거 예상했는데 더 쩔었고 남극팀 심리전 거는거까지 버릴 게 없었음 마지막에 백다은 흔드는것까지
└ㅇㄱㄹㅇ
└나 진영도 때문에 한번 또 보려고
<영구동토>는 KE 미디어 그룹에서 사활을 걸고 만들었던 거대 자본의 텐트폴 영화였다. 역시 개봉도 극장 성수기인 추석 연휴에 걸렸다.
<영구동토>
사회에 던지는 괴물은 누구인가에 관한 물음 ★★★☆☆
그런데도 사람들은 서로를 돕는다 ★★★★☆
익숙한 맛, 하지만 때로는 너무 슴슴한 맛 ★★☆☆☆
평론가 평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대중 평은 좋았다. 대중들의 평균 별점은 9.5로 떨어지지 않고 유지 중이었다.
“다음 주에 무난히 손익은 넘길 거라 봅니다.”
“다행이네. 작년 재작년에 워낙 죽 쒀서······.”
“이대로라면 천만까지도 나올 거 같아요.”
개봉 이틀 만에 100만을 넘겼고, 추이를 보건대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탄생할 거라고 예상했다. 첫 번째는 <인터미션>이다.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맡은 이영창 감독은 포장마차에서 홀로 앉아 누군가를 기다렸다.
“저······ 이 감독님. 팬입니다.”
“허허, 고마워요.”
“혹시 사진 한 장 괜찮으실까요?”
영화인들이 많이 몰리는 시기라서 새삼스럽지 않지만, 이영창은 그중에서도 특별했다. 그는 흔쾌히 사진을 찍어주었다.
때마침 입구에서 꺅, 비명이 나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윤제이가 이영창을 발견하고 반가운 얼굴로 걸어오고 있었다.
“감독님.”
“왔어?”
윤제이는 <인터미션>의 아지타토로서 공연 일정 그리고 <영구동토>의 GV 일정으로 막 부산을 찾았다.
“나보다 네가 인기 더 많구나.”
“감독님만큼은 아니죠.”
한창 영화인들이 몰리는 시기지만, 두 사람이 만나는 모습은 다른 이들에겐 생소하게 다가왔다. 근처에서 찰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 두 사람이 친분 있었나?”
“그러게요.”
근처 테이블에 앉은 영화인들도 두 사람의 테이블에 관심을 보였다.
“감독님도 혹시 저희 대표님 소식 들으셨어요?”
“들었다. 서원이한테 직접.”
그 뒤로 아무 대답이 없었지만, 이영창은 윤제이가 생각 정리를 끝낸 것을 짐작했다.
이렇게 사람 시선이 많은 데서 만나자고 했는데 흔쾌히 나온 것도 그렇고.
“······ 그래. 어떻게, 슬슬 밝힐 때가 된 거 같니?”
“감독님은 어때 보이세요?”
“내 의견은 왜?”
이영창은 윤제이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같은 시간, 아스트라의 사무실.
“대표님, 어떻게 됐어요?”
곽도현의 질문에 이서원은 말없이 엄지를 치켜들었다.
황룡영화상 시상식 라인업이 확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