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36)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할 말 없어?(136/287)
할 말 없어?
[종합] ‘인터미션’ 황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남우주연상 포함 5관왕영화계 파문 일으키는 신인들의 행보···‘인터미션’ 작품상 수상
<인터미션>은 최우수 작품상을 받아 영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수상 소감을 말하는 신지원 감독의 뒤로 아지타토의 네 배우가 어깨동무했다.
-와 근데 다들 피지컬이ㅋㅋㅋ
진짜 대박이다
└남찬희 : ?
└윤제이 혼자 불쑥 튀어나와있는데?
└남찬희는 매달려있는데요ㅋㅋ
└우리 찬희는 쿼카니까 괜찮음ㅇㅇ
-인기상 받고 소감할때 눈 비볐잖아
우리 아지타토 실존해서 그래미 타는줄알고ㅠㅠ
└너두?
└야나도
└ㅋㅋㅋㅋㅋㅋ존나 과몰입 오지네 근데 사실 나도ㅎ
-올해 황룡 개존잼이지 않았냐 진행 깔끔하고 공연도 볼만하고
-와 근데 신지원감독은 이게 두번째작품 아냐? 바로 작품상을 타네ㄷㄷ
-남찬희랑 백도경도 잘하긴 했는데.. 차기작 개같이 기대함
-전에 백산에서 윤제이랑 강하준 나란히 앉았었는데
그때는 강하준이 신인상 축하해주고 지금은 윤제이가 축하해주네
└서사 대박
└같이 작품 더 해줬으면 좋겠다
<인터미션>으로 아지타토의 네 사람을 묶어 덕질하는 사람이 많았다. <인터미션>의 성과에 다들 축제 분위기였다.
황룡영화상 말고도 시상식 시즌이 되면 보통 수상한 작품과 수상자 관련으로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데, 예상보다 뒷말은 별로 없었다. 탈 만한 작품이 탔다는 의견이었다.
윤제이, 과거 천재 소년 윤제희와 동일 인물
윤제이 “제가 윤제희입니다” 황룡영화상을 경악시킨 한마디
올해 황룡영화상은 동 시간대 유명 드라마가 방영 중임에도 예년보다 큰 관심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윤제이의 수상 소감 때문이었다.
영화제 시작 전 강창훈 기자가 터뜨린 기사로 이미 기대치가 높았는데, 본인의 입으로 사실을 밝혔으니.
-미친 맞대
-ㄴㅇㄱ
-와 ㅅㅂ
-윤제이가 윤제희라고?
-윤제희??
그가 윤제희임을 밝히자 커뮤니티에 글이 쏟아졌고, 실시간 중계를 하던 마이튜브 채널은 짧은 렉이 걸릴 정도였다.
(나) 혹시 수상 소감으로 밝혀도 괜찮을까요?
(대표님) 그쪽에서는 좋아할거같은데… 확인해볼게요
수상 소감으로 충동적으로 밝힌 것 같지만, 사실 이서원을 통해 계획을 예고했다.
황룡영화제 위원회도 쌍수를 들고 환영했고, 방송 제작진도 당연히 좋아했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을 수 있으니까.
[제이 씨, 이따가 남우주연상 받게 되면, 하고 싶은 말 해보는 게 어때요?]게다가 유력 수상 후보인 <영구동토>와 <인터미션>의 두 감독에게서 격려를 받기도 했고.
특히 신지원 감독은 <인터미션> 촬영으로 몇 개월간 윤제이와 심도 있는 대화를 했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어요.] [사실 저는 지금도 그래요.]그 말이 군인 출신이라면 으레 겪는 후유증 같은 것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실마리가 풀리는 기분을 느꼈었다.
“괜히 저 때문에 관심 덜 받는 거 아닌가요? 감독님도 대단하신데.”
데뷔하고 두 번째 작품 만에 천만을 넘은 관객 수와 주요 영화제의 작품상. 심지어 전공자도 아니고 클래식을 하다 온 사람이다.
충분히 주목받을만한 사람인데 묻힌 감이 있었다. 하지만 신지원 감독은 털털하게 웃었다. 그는 이미 콩쿠르로 단련되어 있었다.
“괜찮아요. 수상을 바라고 만든 작품은 아니었고······ 사실 ‘영구동토’가 탈 줄 알았거든요.”
지나가다가 우연히 그 말을 들은 이한림 감독이 어디서 의자를 빼 와서는 두 사람의 옆에 앉았다.
“그러니까, 우리 영화가 탈 줄 알고 훼방을 놓으려 하셨다?”
“네. 제 작품이 탈 수 없으면 우리 주연인 제이 씨나 집중 조명하자는······.”
“뭐라고요? 하하! 신 감독 그렇게 안 봤는데 성격 진짜 특이하시네.”
이한림은 호쾌하게 웃으며 신지원의 등을 팡팡 쳤다. 신지원이 윽, 소리를 내는 것을 들었지만 모른척하면서.
“내가 감독상이면 ‘인터미션’은 당연히 작품상이죠.”
“글쎄요······ 아직 실감이 안 나네요.”
“큰물에 왔으니 큰마음을 먹어야지. ‘인터미션’ 재밌었어요. 그럴만한 작품이고.”
“감사합니다.”
이한림이 신지원의 빈 잔에 술을 따라주자, 신지원이 두 손으로 잔을 들었다. 그의 옆에는 트로피가 보관된 벨벳 상자가 있었다.
“그나저나, 차기작 관련해서 인기 많을 거 같던데요?”
“제안은 많이 왔는데,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요.”
“‘인터미션’ 속편 내달라는 얘기도 많던데, 어때요?”
“글쎄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신지원은 아직 고민이 많았다. <인터미션>이 워낙 잘 돼서 차기작에 관한 기대와 관심이 과할 정도로 쏠렸다.
그러고 보니 이런 얘기가 잘 통할 사람이 옆에 있었다.
‘나, 참 윤제희라니.’
음악을 포기하고 방에 틀어박혀 살다가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사람이 내가 아는 그 윤제이라니. 아직도 믿기진 않는다.
“그러면, 어떤 작품을······?”
“구체적으로 정한 건 없는데, 또 음악 영화가 될 거 같습니다.”
“하긴, 잘하는 거 하셔야지. 내가 많이 기대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그럼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는 없어요? 내가 다리 놔 줄 수 있는데. 뭐, 신 감독도 원하면 배우들이 줄을 서겠지만······.”
“음 글쎄요, 아무래도······.”
신지원은 윤제이를 바라보았다. 다음 작품에서도 저 사람이랑 같이하면 좋겠는데······.
보기만 하고도 완벽히 따라 할 수 있는 재능은 큰 장점이다. 어떤 악기를 줘도 잘할 테니까.
신지원의 시선을 느낀 윤제이의 눈이 반달로 휘었다.
“저야 불러주시면 영광입니다.”
“어허, 이 사람은 내가 먼저 침 발랐는데.”
이한림이 황급히 윤제이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 아, 내가 먼저 선점했다고요.
“에이, 감독님은 좋은 배우분들 많이 알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내가 좋은 배우들 다리 놔 준다고 했잖아요.”
“제이 씨 생각은 어때요?”
갑자기 벌어진 소유권 주장에 윤제이가 눈동자를 굴렸다.
“글쎄요······ 우선 이영창 감독님부터 이기고 오셔야 할 것 같은데요.”
“너무 센 거 아니에요?”
“아, 이 감독님이라면 안 되지.”
이한림이 두 손을 들어 보이며 항복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 그는 뭐가 생각났는지 피식피식 웃었다.
“난 사실 제이 씨가 KE 그룹 일가 쪽인 줄 알았잖아요.”
“네?”
“그 왜, 전에 우리 촬영 중간에 경찰서 간 적 있잖아요.”
권민재의 스토커를 잡아 참고인 조사를 하러 갔을 때의 일화를 풀었다.
그래, 그런 일도 있었지. 윤제이는 고개를 돌려 권민재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엿들으려고 한 건 절대 아니고, 괜찮은가 상태나 살펴보려고 갔다가 조유경 부회장님이랑 하는 말을 들었거든요. 이모라고 하길래 친척인 줄 알았지.”
“아아······ 옛날에 그렇게 불렀거든요.”
“옛날이라······ 참, ‘어린이’라니.”
“감독님도 제게 하실 말씀 있으면 하세요.”
이한림도 <어린이>를 감명 깊게 봤고 이영창 감독은 여전히 존경하는 선배님이지만, <어린이>를 과할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 축에는 끼지 않았다. 그저 조금 놀랐을 뿐이지.
“이런 비밀이 있으면 미리 얘기해 주지, 우리 영화 홍보에 도움 되게.”
“이미 흥행했잖아요. 게다가 우리 영화랑은 관련도 전혀 없기도 하고.”
1232 관객 수를 달성한 <영구동토>는 황룡영화상 최다관객상을 받았다.
윤제이, ‘어린이’ 윤제희 맞다(공식)
윤제이 소속사 아스트라 “소속 배우를 보호하려 한 것뿐”
소속사는 윤제이의 수상 소감이 끝나자마자 입장문을 올렸다.
배우 본인의 의사를 존중했고, 영화제 후보 선정 기간에 벌어진 수상 청탁 논란은 윤제희라는 과거 때문이라 해명했다.
그리고 앞으로 윤제이로서 활약할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아ㅋㅋ 수상 청탁논란이 아니라
이미 수상한적있어서 빼달라고 한거였는데ㅋㅋ 남주상도 자격 되니 올려준 거고
└ㄹㅇ
└아 공정하게 해달라고ㅋㅋ
-솔직히 너무 과열되긴 했음
오해할만한 상황인건 아는데 양쪽 입장 올라와도 못믿고 처패는거 보면
아직도 윤제이 아니꼬운 사람 많구나 싶었다.
└워낙 갑자기 뜨다보니 어쩔수없는듯
└와 근데 윤제희라니 진짜 대박이다
-아스트라 대표는 괜히 신상이나 털렸네
-근데 윤제이가 안밝히려고 해서 이렇게 된거 아니야?
-근데 윤제이가 나라면 나도 밝히지 않았다 옛날은 지금보다 더했었는데
-소방관 시절에도 할리우드 제의 많았다며 다시 한국 돌아와준것만해도…
지금 이 순간에도 윤제이의 과거를 두고 많은 사람이 글을 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이 감독님이랑 차기작 하는 거예요?”
“이 감독님 준비가 끝나면요.”
감독들과 얘기하는 윤제이의 뒤로 그림자가 졌다. 문창민이었다.
“감독님들, 이 친구는 이제 저희가 데려가겠습니다.”
“네. 데려가세요.”
문창민의 손길이 거칠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질질 끌려가게 됐다. 넓은 식당의 구석으로 가니, 길게 일자로 놓인 테이블 중앙에 단 하나의 의자만 있었다.
“······이건 뭐죠?”
“청문회. 앉아.”
문창민이 윤제이의 어깨를 내려 의자에 앉혔다. 윤제이는 맞은편에 모인 사람들을 보고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그와 교류했던 모든 업계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황룡영화상에 참석도 안 했는데 소식을 듣고 온 사람도 있었다.
“할 말 없어?”
“일부러 숨긴 건 아닙니다.”
문창민이 대표로 윤제이에게 질문했고, 윤제이는 냅다 대답했다.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였다. ‘나 좀 화났다’를 행동으로 표출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사실 웃음을 참고 있었다.
모인 사람들이 워낙 베테랑 배우들이라서 연기하는 것뿐이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보겠어, 쟤가 당황하는 모습.’
‘은근히 귀여운 면도 있네?’
윤제이는 신인 시절부터 신인답지 않은 여유가 있었다.
잘생긴 얼굴에 피지컬, 10개 국어를 구사하고 연기까지 잘하니 누가 봐도 완벽한 사람 같았다.
그런 사람이 이렇게 눈치를 보는 건 처음이니 놀릴 생각이 만발했다.
“사실······ 어릴 때가 제게 좋은 기억은 아니어서요.”
“그래?”
“네, 뭐······ 저 때문에 부모님이 이혼하시게 된 거니까.”
“그, 그렇구나.”
가볍게 놀리려던 사람들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다.
그러고 보니 윤제희를 두고 루머가 많았지······ 본인 입으로 듣는 건 처음인데?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가관이었다.
기자들은 득달같이 취재하러 와서 학교 관계자나 친척들에게 원성을 샀고, 거의 전국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과한 관심에 마음을 돌볼 겨를도 없이 카메라 앞에 서야 했다.
‘그러고 보니 쟤가 아역배우 보호법 생기게 된 이유였지.’
20년 전 업계를 경험했다면 공감했을 양아치 제작사와 감독의 행태, 막말 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아무튼 그 때문에 공황 장애에 카메라 공포증이 생기기도 했고······.”
“······그런 일이?”
“최근에는 악플러 한 명 잡았더니 과거에 제 안티 카페를 운영하던 초등학교 동창이어서······.”
“아니 그런······!”
점점 윤제이의 안타까운 사연에 몰입하고 위로해주었다. 말려들었다는 걸 뒤늦게 눈치챈 문창민이 버럭 소리쳤다.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진심인데요.”
“이야, 사실 밝혔다고 뻔뻔한 거 봐!”
윤제이가 들켰다는 표정으로 웃자, 분위기는 금세 풀렸다.
문창민도 안 어울리게 무게 잡지 말자며 잔을 들었다. 그 사이 추영미가 윤제이의 옆으로 다가왔다.
“나 기억하지?”
“기억하죠. ‘엄마’”
“어이구, 진짜 잘 컸네.”
두 사람이 포옹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조금 섭섭하다?”
“말하려고 했어요. 기사만 안 떴으면 좀 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알아.”
문창민이 윤제이의 등을 거세게 두드렸다.
“이제 뭐 더 나올 건 없는 거지?”
“더 나올 거요?”
글쎄? 윤제희라는 사실 말고 더 밝힐 게 있나?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름 진지했다. 윤제이의 과거가 워낙 화려해서 ‘윤제희’ 말고도 다른 걸 숨기고 있는 게 아닐까?
“알고 보니 미국에서 키운 비밀 병기라거나.”
“CIA의 스파이라거나.”
“사실은 별에서 왔다거나······.”
“외계인? 하긴, 저 얼굴을 보면 그럴듯해.”
사실 일부러 자신을 격려해주려는 게 보였다. 윤제이는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
“하하!”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입을 다물었다. 몇 초간 정적이 흘렀다.
“······와, 미쳤네.”
“무슨 남자 새끼가 저렇게 웃어.”
“어우, 잘생긴 얼굴 치워. 비교되잖아.”
“오빠는 지구 평화를 위해 자주 웃어줘야겠어요.”
사람들 속에서 식당 밖으로 나가는 두 사람을 발견했다. 윤제이는 양해를 구하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여기서 뭐 해? 찾았는데.”
“바람 쐬러.”
“추울 텐데.”
벽에 기대서있는 백다은이 보였다.
“민재는.”
“저기 편의점에. 우리 둘이 구석에서 조용히 술 깐 거 넌 모르지?”
사람들에 가려 못 봤다. 어쩐지 계속 살펴봐도 없더라.
윤제이는 벽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서 백다은과 눈높이를 맞췄다. 백다은은 고개를 홱 돌려 그 시선을 피했다.
“아직도 화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