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41)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이 한국 배우, 유명한가요?(141/287)
이 한국 배우, 유명한가요?
(앞으로 저희가 어떻게 불러드려야 할까요?)
(윤제희와 윤제이, 둘 다 접니다. 어떻게 부르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윤제이라 불려온 게 익숙하니 계속 그렇게 불러주시면 되겠습니다.)
“진짜 대박이다.”
“어쩐지 데뷔부터 장난 아니시더라.”
오랜만에 휴가를 받은 버스터는 숙소에서 윤제이가 나온 토크쇼를 보고 있었다.
그동안 윤제이가 품어왔던 진실, 그리고 자료 화면으로 나오는 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상세히 알 수 있었다.
“와 나 같으면 그냥 옛날 후광 업는다.”
“나도.”
“개멋있음.”
“그래서 전에 연우 형이 난리 쳤을 때 도준이가 이상하게 답답해했구나.”
“아 그건······.”
윤제이를 장례식에서 갑자기 재회했던, 윤도준의 수상한 이복형이라고 의심했을 때를 말했다. 지연우가 마른세수를 했다.
지금이야 버스터 멤버들 모두 윤제이를 잘 따랐고, 윤도준이 형과 만날 때 끼어들어서 재밌게 놀기도 했다.
‘와, 저런 형한테 내가 뭐라 했더라?’
알고 보니 그 형이 최연소와 한국 최초 기록을 갈아치운 윤제희라니. 지연우는 괜히 윤도준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아니 그걸 왜 안 알려줬냐?”
“형한테 알려줄 의무 없는데?”
“야, 너 일루 와.”
윤도준은 히히 웃으며 지연우의 손길을 피했다. 윤도준은 지연우가 가끔 비명을 지르며 이불킥을 하는 것도 안다. 주로 윤제이를 만난 뒤에 그랬다.
그런데 이 사실까지 알았으니 더 쪽팔려 하지 않을까?
“······이번엔 아랫집에 뭐 줘야 하냐.”
“한우? 전에 줬나?”
“몰라. 고오급 숙소인데 층간소음 때문에 신경 써야 한다니······.”
리더, 유지혁이 한숨을 쉬었다. 그룹의 인기로 거실이 무슨 운동장만 한 고급 숙소로 옮겼지만, 멤버들이 하도 비글들이라 아랫집에 눈치가 보였다.
유지혁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강하지 형) 나 미국 도착했어.
윤제이로 인해 과거 소원했었던 연습생 형이랑 다시 가까워질 수 있는 건 좋았다.
유지혁은 사진 속 선댄스의 풍경을 보고 내심 부러워했다. 다음 휴가 땐 저기나 가볼까?
***
과거 윤제이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한 도시에 정착하는 기준은 살기 좋고, 볼거리가 많으며 주로 야외 활동 자원이 풍부한 곳을 골랐다.
유타주는 플로리다주에 이어 그가 오래 머무른 도시 중 하나였다.
브라이스 캐니언 등 많은 국립 공원, 소금 사막 등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고 스키 리조트에 캠핑 승마, 낚시 등을 즐길 수 있으며 공룡 발굴지도 있었다.
“줄리아, 좋은 아침이에요.”
“JJ! 아이스 아메리카노 맞죠? 요즘 자주 보네요.”
“네, 고마워요.”
그때도 어딘가를 둘러보고 왔다가 단골이 된 카페에서 한가로이 커피나 마시고 있었다. 줄리아는 서비스로 달달한 쿠키까지 건네주었다.
“유타엔 관광하러 왔다고 했죠? 언제까지 머무를 예정이에요? 제 친구를 소개해 주고 싶은데.”
“관광이었죠.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
“이었다는 말은?”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서 조금 오래 머무르려고요. 어디 좋은 일자리 없을까요?”
윤제이는 이런 식으로 직업을 구하곤 했다. 웬만한 건 한 번만 보고는 다 따라 할 수 있으니까.
[소개로 왔다고? 경력은 있나?] [이런 사람이 있으면 진작에 소개해 줬어야지!]처음에는 반신반의하다가도 윤제이가 일을 너무 잘해서 소개해 준 사람까지 놀랄 정도였다.
그런 사정은 모르지만, 이 잘생긴 남자를 더 오래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줄리아의 표정이 밝아졌다.
“마침 제 친구가 직원을 구하던데······ 하이킹은 해보셨어요? 암벽 등반이라거나.”
“운동이라면 자신 있죠.”
“쉽지 않을 텐데······ 잠시만요, 케일럽? 카페로 와. 네가 찾는 직원 감을 찾았어.”
소개해 준다는 친구가 남자인가? 다행이네.
하도 들이대는 사람이 많다 보니 곤란한 참이었다. 물론 남자도 꽤 많긴 했지만.
“오, 와우. 진짜 몸 좋은데?”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줄리아가 그렇게 잘생겼다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혹시 당신인가요?”
“야! 그 얘긴 왜 해!”
그렇게 유타주에서는 거의 프리랜서로 일했다. 오래 머물면서 친해진 사람들에게 일을 소개받아 짧게 짧게 일했는데, 관광 가이드를 하기도 했고, 스키 리조트에서 안전 요원이나 제트 스키를 정비하는 등 여러 잡일을 하기도 했었다.
“형. 다 왔어.”
“······벌써?”
“응.”
강하준이 윤제이의 어깨를 살살 흔들었다. 차에서 내린 윤제이는 기지개를 켰다. 이곳에서의 기억은 나쁘지 않았다.
“와. 대박이다.”
“되게······ 캐나다 온 거 같네.”
<인터미션>은 월드시네마 드라마틱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네 명의 주연 배우는 함께 모여 선댄스를 찾았다.
영화에 관심이 많은 제작사 직원도 몇몇 따라왔고, 제작 총괄 최수진도 있었다.
“생각보다······.”
바뀐 게 얼마 없네. 윤제이가 중얼거렸다. 그 얘기를 들은 신지원 감독이 불쑥 물었다.
“제이 씨, 여기에서도 수상해본 적 있어요?”
“아뇨, 그때는 미국 작품만 선정해서 ‘어린이’로는······ 자꾸 과거 얘기 캐실 거예요?”
“놀랍잖아요.”
윤제이는 한숨을 쉬고는 긴 팔을 뻗었다.
“저기 스키 리조트에서 일한 적 있었어요.”
“오. 우리 관광할 시간 될까요?”
“저희는 바로 출국해야 해서.”
<인터미션>의 성공으로 다들 바쁜 사람들이 되었다. 윤제이도 여기서 정해진 스케쥴만 소화하고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 <기억의 끈>을 준비해야 했다.
남찬희가 윤제이에게 제 핸드폰 화면을 보여줬다.
“형 그럼 막 공룡 유적지도 가봤어? 여기 공룡 화석 있다던데!”
“그랬지. 관광 가이드도 했으니까.”
그 말에 세 사람이 아쉬워했다. 언어는 당연히 통하고, 관광 가이드까지 했던 사람이면 같이 다니기만 해도 재밌을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게 문제지.
“아, 아쉽다. 스케쥴만 없으면 좀 돌아다니는 건데.”
“아는 사람 만날 수도 있는 거 아냐?”
“글쎄.”
떠난다는 연락도 없이 사라졌던 터라 아마 잊지 않았을까? 윤제이는 목을 이리저리 돌렸다. 차에서 내린 곽도현 실장도 옆에서 스트레칭을 했다.
“아이고 허리 아파. 제이 씨 캐리어가 이거죠?”
“아뇨,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내가 매니저 대행이니 이런 건 해야지.”
“지금 실장님 모습 보니까 제가 하는 게 나을 거 같은데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윤제이는 곽도현의 짐을 대신 내려주었다. 들은 게 꽤 많은데 가볍게 드는 모습에 곽도현이 짧게 감탄했다.
선댄스는 매니저 한진우가 아닌 곽도현 실장이 따라왔다.
아스트라는 제이든에게서 받은 명함으로 연락을 했고, 마침 윤제이가 선댄스 영화제에 방문한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상대방이 먼저 제안했다.
[그럼 제가 가겠습니다. 그때 얼굴 뵙고 얘기 나누시는 건 어떤가요?]상대 쪽에서 제법 안달 난 티가 났는데, 지금의 윤제이는 평소와 다름없었다.
‘제이 씨는 별로 생각 없나?’
아예 생각이 없었으면 명함을 주지도 않았겠지. 일단 얘기 정도는 들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윤제이가 할리우드에서도 통하는 배우인지 알고 싶기도 했고.
***
“올해는 주목할만한 영화가 별로 없군.”
“아직 속단하긴 일러.”
“그렇긴 하지만······.”
“이건 어때?”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 등지에서 일하며 영화와 극작에 관심이 있는 무리는 선댄스 영화제 개최지를 찾았다.
말만 주목할만한 영화가 없다지 어차피 출품된 거의 모든 작품을 다 볼 예정이었다. 이들은 업계에서 꽤 영향력 있고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총제작비 30억에 약 1000억 매출이라······ 완전 파워볼 급인데?”
“제작사는 노났겠군.”
“감독이 ‘아다지오’ 감독이야.”
“오······ 그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거지? ‘아다지오’도 좋긴 했지만, 흥행은 안 된 거로 아는데?”
“‘아다지오’ 감독 차기작이라니······ 이건 꼭 봐야겠어.”
신지원 감독의 데뷔작 <아다지오>는 선댄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 그들은 <인터미션>의 포스터를 하나씩 집었다.
“루크, 뭘 그렇게 생각해?”
“이 배우, 익숙하지 않아?”
루크라고 불린 사람은 포스터 속 윤제이를 가리켰다.
“흠?”
“자세히 봐봐.”
“익숙한 거 같기도?”
기시감이 들긴 했는데, 루크가 하도 보라고 해서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들은 호텔 입구에서 익숙한 두 사람을 발견했다.
“어? 저분은······ 주세페 아르젠토 아니에요?”
“옆은 빌 클레망이잖아. 세상에.”
“이럴 게 아니라 인사하러 가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장 감독의 등장에 그들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았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혹시 저 기억하시는가요? 전에 베니스에서······.”
“아! 기억하다마다요.”
빌 클레망이 그들의 악수를 받았다. 무리의 표정이 상기되어 있었다. 웬만해서는 볼 수 없는 거장 감독을 우연히 마주칠 수 있다니.
“두 분께서 이런 곳까지 웬일이세요? 오신다는 소식은 못 들었는데.”
심사위원으로도 못 들어 봤다. 두 사람의 등장은 많은 영화인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여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제 위원회가 들고 일어나 극진히 모실 정도였다.
“조용히 한 작품만 보고 가려고 했네.”
“어떤······.”
“자네가 들고 있는 그 포스터의 주인공.”
“‘인터미션’이요? 이 한국 배우, 유명한가요?”
“유명하지.”
“네?”
Jay Yoon이라······ 한류가 유행하면서 몇몇 배우는 이름을 알 정도인데 이 이름은 생소하다.
“아!”
아까부터 포스터 속 윤제이를 노려보던 루크가 크게 소리쳤다.
“이 사람! 그 사람이잖아!”
“누군데?”
대체 주세페 아르젠토와 빌 클레망이 주목하는 배우는 어떤 사람일까. 다들 루크의 말에 주목했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너무 뜬금없었다.
“내 딸 구해준 소방관!”
“뭐?”
“오, 세상에! 영화제 참석하겠지? 전에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관뒀다고 들어서.”
친한 이들은 루크가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115 참사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아이 때문에 가까운 지인들에게 고충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미 소방관인데, 한국 배우라고?’
갭이 좀 많이 크다. 아직 이해하지 못한 몇몇 사람들은 핸드폰을 들어 윤제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혹시 감독님들도 이 사실 때문에 오신 건가요?”
당연히 그럴 일은 없지만, 일단 물어는 봤다.
주세페 아르젠토는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그는 윤제희가 다시 영화를 찍었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에이전시를 호출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나온 윤제이에 관한 기사를 번역하게 했고, 그걸 다 정독했었다. 그리고 윤제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아니, 우리는 그저 그 아이의 영화 복귀작을 보러 온 거라네.”
“네? ‘그 아이’요?”
되게 예전부터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자네들 ‘어린이’ 모르나? 이영창 감독의 작품.”
“이 감독의 그 영화라면······ 저희도 알죠. 주연을 맡은 아이가 정말 놀라웠잖아요?”
“그 어메이징 키드가 이 배우라네.”
“예?”
“아직 여기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건가?”
<어린이>는 유럽에 있는 많은 영화인에게 영감을 불어넣었지만, 미국에서는 그렇게 막 열광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좀 안다 싶은 사람들은 다 아는 영화와 배우이긴 했다.
“진짜요?”
“오······ 그런데 소방관이라니?”
“······명예 훈장? 이건 또 뭐야?”
“오 마이······.”
윤제이의 팬들이 금세 수정한 위키 페이지에는 그의 화려한 과거 이력이 눈에 띄었다.
할리우드에도 이색적인 과거를 가진 배우가 있지만, 윤제이처럼 다양하고 이색적인 과거까지는 아니었다.
“혹시 같이 ‘인터미션’을 봐도 될까요?”
“그럴까? 젊은이들의 견해도 궁금하군.”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심드렁했던 이들의 표정이 단번에 밝아졌다.
그 주세페 아르젠토와 빌 클레망과 함께하다니. 게다가 포스터 속 이색 이력의 배우에게도 흥미가 생겼다. 과연 어떤 작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