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56)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얼굴이 재밌으면 다 한 거 아닌가?(156/287)
얼굴이 재밌으면 다 한 거 아닌가?
이서원 앞에서 죽는소리 다 했지만, 권석현 피디는 내심 걱정하진 않았다.
예능적 재미가 없어도 포인트를 짚어 포장하는 역할은 피디인 그가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창민이 형은 잘 아는데, 다른 배우들은 어떤 성격일까?’
사실 예능 하는 사람 중에는 일부러 배우 쪽은 쳐다도 안 봤다. 일부 배우들이 콧대가 높아서 거절당한 것도 있는데, 아무래도 작품 속 배역이나 이미지를 생각해서 섭외 자체를 안 걸었다.
‘일단 권민재랑 윤제이는 따로 직캠을 찍어야겠는데.’
권석현은 ‘출장 레크리에이션’에 참여하는 배우들 명단을 보고 눈을 빛냈다. 일단 윤제이와 권민재는 예능적 재미가 없어도 된다.
‘어차피 얼굴이 재밌으면 다 한 거 아닌가?’
그래도 혹시 몰라서 아스트라 사무실을 찾아가 맛보기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컨텐츠 하나하나 낭비할 순 없어서 제작진이 여러 군데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나중에 아스트라 특집으로 올려야지.
“석현아. 우리 너무 자주 보는 거 아니냐?”
“나도 형 지긋지긋해.”
이윽고 문창민이 어슬렁거리면서 권석현과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여행 예능에서 말을 놓을 정도로 친해졌다.
“안녕하세요. 와 진짜 권 피디님이시다.”
“태희 왔어?”
“와 선배님, 얼굴 뭐예요? 완전 젊어졌다.”
“피부과에서 리프팅인지 뭔지 시술 좀 했지. 티 나?”
“당장 학생 역할 찍으셔도 되겠는데?”
“에이, 그건 너무 갔다.”
문창민과 한태희가 화기애애하게 말을 주고받았다. 문창민은 68년생이고, 한태희는 90년생이다. 나이 차이가 까마득히 나는 데도 격의 없이 대화하고 있었다.
‘역시 창민이 형.’
연장자가 분위기를 잘 풀어줘서 그렇다. 문창민은 내일모레 환갑인 나이임에도 관리를 잘해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고, 최신 트렌드에도 밝았다.
‘분위기 좋네. 서원이 형이 주기적으로 모임 자리를 열어준다고 했었나?’
이윽고 고유진이 등장했다. 한태희가 언니! 고음을 발사하며 고유진과 깨발랄하게 포옹했다.
2000년대의 아이콘과 2010년대의 아이콘이 만나자, 남자 제작진들의 표정이 실실 풀어졌다.
“안녕하세요.”
“두 분 같이 오시네요.”
“요 앞에서 만났어요.”
그리고 윤제이와 권민재가 들어왔다. 두 사람은 미남 배우 순위에서 1위와 2위를 다퉜다.
특히 윤제이는 남녀를 막론하고 숨이 막힐 정도의 존재감이 있었다. 얼굴도 잘생겼고, 키도 190에 어깨도 넓다.
“와, 내가 들어올 때랑 반응이 너무 다른 거 아냐?”
멍하니 두 사람을 보는 제작진에 문창민이 뒤에서 오디오를 채웠다. 두 사람은 먼저 들어온 세 배우와 반갑게 인사했다.
“제이야, 너도 엠티 가? 드라마 찍는다고 하지 않았어?”
“어제 끝났어요. 잘 지냈어요, 누나? 설마 저 엠티 온다고 실망한 거예요?”
“너무 좋은데? 제이랑 민재 있으면 눈이 심심하진 않겠다. 우리 회사 얼굴!”
“왜 누나를 빼요, 원조 아이콘인데.”
고유진과는 제법 교류가 있었다. 그가 아스트라 제1호 배우였다면, 고유진은 두 번째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근데 너 분위기가 왜 이래, 너 장르물 찍었어?”
“찍었지. 내 분위기가 어떤데?”
“되게 묵직하다? 사람 하나 담가버릴 거 같은데?”
“이 누나, 예리하네.”
윤제이는 워낙 상대 배우와 케미스트리가 좋아서 그런지 배우 팬들 사이에서 여러 배우와 소취 조합으로 자주 묶였다.
한태희와도 자주 묶였는데, 두 사람은 작품에서 마주치진 않았어도 사석에서 자주 만나서 잘 알았다. 이서원의 ‘콜라 클럽’은 여전히 성황 중이었다.
“와, 들었어? ‘누나’래.”
“목소리 진짜 좋다.”
작가들이 속닥이는 소리에 권석현은 허허 웃었다. 내가 누나라고 하면 반응 없는데······ 역시 얼굴이 깡패인가.
“빈자리가 있는데?”
“누가 오는 거지?”
“우리 소속 배우들 다 작품 찍고 있지 않나?”
모인 배우는 다섯인데, 의자는 여섯 개였다. 그때, 문에서 누군가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어? 도경아!”
“형!”
<인터미션>에서 민준영 역할을 맡았던 백도경이었다. 아는 사람을 발견한 그가 환한 얼굴로 윤제이에게 다가갔다.
아직 정보가 업데이트 안 된 윤제이는 눈에 물음표를 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몸은 백도경과 가볍게 포옹했다 떨어졌다.
“너도 같이 가? 왜?”
“형, 우리 회사 합친지 얼마 안 됐어. 동생한테 너무 관심 없는 거 아냐?”
“그랬었어? 작품 찍느라 몰랐지.”
백도경은 이서원이 인수한 독립 영화 제작사 겸 배우 소속사에 소속되어 있었다. 몇 주 전에 아스트라에 합류한 따끈따끈한 신입이다.
“궁금한 게 있는데, 여러분. 입사순이 어떻게 돼요?”
“제이가 이 대표랑 같이 세운 거나 마찬가지지.”
“제이 씨가 개국공신이네요.”
권석현의 대답에 윤제이는 어깨를 으쓱했다.
입사순으로 나열하면 윤제이, 고유진, 권민재, 문창민, 한태희, 백도경이고
나이순으로 나열하면 문창민, 고유진, 한태희, 윤제이/권민재, 백도경이었다.
‘잠깐, 그럼 데뷔 순은 어떻게 되는 거지?’
윤제이가 윤제희라는 사실이 밝혀진 지금 족보가 꼬이지 않았을까? 권석현이 씨익 웃었다.
“그럼, 데뷔 순은 어떻게 돼요?”
“데뷔 순······?”
“우리 데뷔 순으로 앉아보실까요? 광고 데뷔 이런 거 다 떼고, 드라마나 영화 등 매체 데뷔한 경력으로만.”
일단 문창민이 가장 왼쪽에 섰다. 그리고 백도경은 눈치껏 맨 오른쪽에 가서 앉았다. 그 모습에 예능 제작진이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나 데뷔 몇 년도에 했지?”
1987년생 배우 고유진은 아무 생각 없이 왼쪽으로 향했다. 여기서 문창민 다음으로 나이가 있어서 대충 두 번째이겠거니 싶었다.
“잠시만, 유진아. 네가 왜 내 옆으로 오냐? 제이, 내 옆으로 오고.”
“제이가 선배였어?! 아, 맞다. 그렇겠네. ‘어린이’가 2001년이었지?”
“너 그, 뭐 미인대회인지 뭐시긴지 뽑힌 게 몇 년도냐?”
하지만 윤제이와 권민재는 경력이 깡패였다.
“유진 씨 ‘미스 스마일 선발대회’ 검색해 보니 2003년이네요. 드라마 데뷔는 2005년이었고.”
“와······ 그거 합쳐도 안 되네.”
권석현의 말에 고유진이 뒤로 빠지고, 문창민이 교통정리를 했다.
“제이 다음에 민재, 이리 와.”
“민재 씨, 몇 년도 데뷔예요?”
“2001년에 CF로 데뷔했는데······ 매체 데뷔는 잊을 수 없죠. 2002년, 드라마 ‘바이올린’에서 아역으로 나왔습니다.”
윤제이가 놀라서 권민재를 바라봤다. <바이올린>은 그가 들어갔다가 카메라 공포증으로 인해 하차한 작품이었다.
“나 너 그때 만났었어?”
“내가 왜 너한테 자두 사탕을 줬을 거 같아?”
권민재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윤제이의 옆에 앉았다. 윤제이는 고개를 기우뚱했다. 그러다가 눈을 크게 떴다.
[감독님! 땜빵 왔어요!]그가 공황발작으로 어머니에게 안겨 있을 때, 자신과 키가 비슷한 누군가가 지나간 것 같았다. 설마, 걔가······.
“이제 기억 나냐?”
우리 옛날에 만난 적 있어, 아주 잠깐이지만. 권민재가 피식 웃었다.
이를 듣고 있던 오디오 팀이 권민재와 윤제이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남배우 중에 가장 인기 많은 두 사람이 자기들끼리만 아는 얘기를 하는데, 궁금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두 사람은 무슨 사연일까? 인터뷰를 따고 싶어 근질근질했다.
“민재 씨 다음에는 유진 씨고, 그다음이 태희 씨.”
“네, 저는 2012년에 데뷔했습니다.”
“태희 씨 영화 데뷔작 진짜 센세이셜 했죠. 태희 씨가 S 예대 에이스였다면서요? 후배 도경 씨에게 들었어요. 연영과 전설이시라고.”
“에이, 뭐 그 정도는 아니에요.”
“다음, 도경 씨. 2023년에 독립 영화로 데뷔하셨고. 2024년에 ‘인터미션’으로 제이 씨랑 같이 출연했죠? 와, 두 번째 작품 만에 천만이라니. 대박 신인 아닌가요?”
“멋있다!”
백도경이 어색해하는 게 보이자, 다른 배우들이 그를 위해 환호했다.
이윽고 미니 게임이 시작됐다. 고요 속의 외침, 이어 말하기 등을 했는데, 걱정한 것과는 달리 다들 리액션도 좋았다.
‘은근히 승부욕 있는데?’
권석현이 눈을 빛냈다. 내일 제법 재밌을 거 같다.
***
그리고 다음 날, 두 회사의 합동 MT 날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큰 공장형 카페를 하루 대관해서 게임을 진행한 뒤에 수련원으로 장소를 이동한다.
이 촬영을 위해 모인 출연자만 30명이다. 다들 분주하게 마이크를 달고, 같은 회사지만 잘 몰랐던 소속 연예인들과 어색하게 인사했다.
“도화 언니! 안녕하세요!”
“응, 너희도 왔어?”
엘라인의 첫 번째 여자 아이돌이면서 4세대 여자 아이돌 신드롬을 일으킨 플라바는 이제 제법 선배티가 났다.
“애들이 싱그럽네.”
“서아 언니, 우리 어떻게 해요?”
“어떻게 하긴, 배우 회사도 온다니까 그쪽에 붙어야지.”
엘라인 엔터에서는 세 명의 배우가 왔다. <아롱아롱>에서 정연화 역을 맡았던 박서아와 남녀 신인 두 명이었다.
“자, 엘라인 엔터 여러분. 일렬로 쭉 서 주세요!”
권석현의 말에 다들 그룹별로 섰다. 배우 세 명은 맨 끝에서 우리 어떡해? 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여러분과 오늘 함께 재밌게 놀게 될 회사는, ‘아스트라’입니다!”
“오!”
“와 뜬금없네.”
플라바 멤버들 시선이 윤도화에게 몰렸다. 하지만 윤도화는 실망한 표정이었다.
‘오빠는 안 오겠지.’
듣기로는 작품 크랭크업하고 바로 미국으로 향한다고 했다. 물론, 윤제이가 약간의 속임수를 친 거지만, 윤도화는 아직 몰랐다.
“방금 뜬금없다고 하신 분 누구세요?”
“아니, 거긴 너무 대선배님들이 많잖아요.”
“우리 엘라인 소속 연예인들이 어때서? 배우 팀, 뭐라 하실 말 없습니까?”
맨 끝에서 쭈굴거리던 박서아가 배우들을 대표해 크게 외쳤다.
“맞아! 우리가 뭐 어때서! 나도 대선배야!”
“죄송합니다. 선배님.”
“하하! 근데 아예 뜬금없진 않아요. 일단 대표님들끼리 친분이 있어요. 대학 동창이고, 우리 이터널 데뷔 전에 아스트라 대표님이 거액의 투자금을 쾌척하시기도 했죠.”
“진짜요?”
이터널 출신이고, 지금은 그룹 이름만 유지 중인 채 개인 활동을 하고 있는 솔로 가수 장종우가 놀라서 반문했다.
“그리고······.”
권석현이 히죽 웃었다. 뒷문에서 살금살금 다가온 윤제이가 상체를 숙여 윤도화의 어깨에 제 턱을 기댔다.
“안녕.”
“꺄아아악!”
갑작스레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비명을 지르며 놀란 윤도화는 윤제이를 보고 반가워서 소리쳤다.
“오빠!”
“저 두 사람 사이는 제가 말 안 해도 아시겠죠? 자, 아스트라 배우분들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윤제이는 권석현의 앞으로 가면서 낯익은 얼굴을 향해 인사했다.
일단 불과 엊그제 봤던 <기억의 끈> 유준후 경장 역을 맡은 박견우, 그리고 <백스테이지>에서 팬 서비스 극악이었던 이태인 역할을 맡은 이형준도 그룹 다이스에 속해 있었다.
“제이야!”
“누나, 오랜만.”
박서아는 그의 첫 데뷔작 <아롱아롱>에서 여주인공을 맡았고, 지금도 <아롱아롱> 단체 대화방은 활발했다.
“와 대박.”
“누나래, 들었어?”
“잘생겼다!”
“문창민! 문창민!”
엘라인 엔터의 연예인들이 크게 환호하고 반겼다.
특히 가장 큰 어른인 문창민을 연호했는데, 그 분위기에 아스트라 배우들도 활짝 웃었다.
“애들이 리액션이 좋네.”
“우리도 좀 열심히 해야겠는데요?”
“맞아.”
까마득한 후배들이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우리도 잘해야지?
문창민의 말에 다른 배우들이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