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64)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두려워요.(164/287)
두려워요.
“집이 조용하군.”
헨리 젠킨스는 작은아들과 딸, 그리고 예비 사위가 떠난 집 안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북적했던 공간이었다.
그는 2층의 난간을 붙잡고 위를 쳐다보았다. 원래 이 시간이었으면 아침을 차리는 어머니를 도왔을 윤제이는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
“설마 지금까지 자는 거예요?”
“내버려 둬요.”
“신기해서 그래요.”
부부는 눈을 크게 뜨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아들이 깰까 봐 발걸음도 살금살금 걸었다. 모처럼 푹 잠든 아들을 방해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쟤가 요새 잠을 잘 안 잤잖아요.”
“당신도 느꼈어요?”
잠들기 전에는 알렉스와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방으로 들어와 자는 척 누워 있었는데, 역시 부모는 속일 수 없었다.
“······.”
윤제이가 일어난 건 그로부터 2시간 뒤였다. 눈을 뜨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그가 화들짝 놀라서 몸을 일으켰다.
“엄마?”
“일어났니? 배고프지?”
“아뇨, 그게······.”
그는 다급하게 부모님을 살폈다. 평소와 다름없었다.
“무슨 일이 있지는 않았죠?”
“무슨 일?”
“그게······.”
내가 당신께 했던 것과 똑같은······ 윤제이는 뒷말을 제대로 이을 수 없었다.
필사적으로 자신을 말리는 아버지, 애써 괜찮은 척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공격당하고도 화내지 않았던 한진우와 쓰러져 있던 윤도준과 칼을 쥔 자신의 손이 스쳐 지나갔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 앉아라.”
윤제이는 아직도 어안이 벙벙했다. 일단 식탁 앞에 앉은 그가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정신력이 남다르긴 해도 인간이다. 며칠간 피곤에 쩔은 몸이 숙면 한 번으로 싹 나았건만, 기분은 좋지 않았다.
이 집에서만큼은 방심하면 안 됐다.
“시간은 안 늦었니?”
“······안 늦었어요. 공항으로 가요. 거기서 회사 사람들이랑 합류하기로 했거든요.”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윤제이는 마른세수를 했다.
“내가 안 태워줘도 되는 거야?”
“친구가 태워주기로 했어요.”
“친구?”
“산티아고요. 저랑 농구부였던 친구 있잖아요.”
“아아, 그 친구!”
“아직 이 근처에 살더라고요.”
몇 번 대화가 오가니 놀랐던 심장도 점점 진정됐다. 그는 미국에 있는 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동창들과 연락이 닿게 되었다.
“그 친구는 뭐라고 하지 않았니?”
“엄청 뭐라고 했죠. 하도 연락이 안 돼서 죽은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윤제이는 이 동네에서 드문 동양인임에도 인기가 많았다. 그런 그가 학교 졸업 후 바로 훈련소로 가서 연락이 끊겼다.
그리고 최근 들어 신비한 동창의 소식을 뉴스에서 접하게 된 것이다. 그 때문에 동창들에게도 원성을 샀다.
“첫 할리우드 영화라······ 어떤 영화니?”
“그게······ ‘악의 몰락’이라고, 아시죠?”
“네 전 동료가 썼다는 그 책?”
“네. 그 책의 실사화에서 제 역할을 제가 연기하게 됐어요.”
“그것참, 신기하구나.”
그 책의 내용을 부부도 알았다. 책의 초반부에 고문받아 간신히 구출된 오퍼레이터가 아들인 것도 안다. 그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지만, 애써 아닌 척 넌지시 물었다.
“고민이 있는 거 같은데.”
“사실······.”
나이도 먹을 대로 다 먹었고 체격도 건장하지만, 부모 앞에서는 아직 아이였다. 부부는 아들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고민 끝에 제 상황을 털어놓는 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항상 의젓했던 큰아들이 이런 속내를 내보인 게 기뻤다.
“제가 연기를 통해 일종의······ 심리 치료를 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아빠가 제게 했던 것처럼요.”
한국에서 배우 활동을 한 뒤로 아들이 심적으로 제법 편해진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윤제이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내면 갈등을 해결했던 일을 대략 설명했다.
“근데 이번 작품은 조금······ 두려워요.”
“왜 그러니?”
“작품을 통해 제 과거를 마주 보는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해를 입힐까 봐요. 제가 엄마한테······ 그랬었던 것처럼요.”
윤제이는 신께 간절히 기도하듯 말을 토해내고 있었다.
“두렵다고 아예 안 하지는 않을 거지만······.”
“확신이 필요하구나.”
그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이 옳은 일일까? 에 관해 계속 자문하고 있었다. 그는 존경하는 부모님께 해답을 찾고 싶었다.
“그런 것도 있지만, 두 분의 응원이 필요해요.”
가만히 듣고 있던 헨리 젠킨스가 입을 열었다.
“너도 네가 예전과 달라진 걸 느끼고 있겠지?”
“······네.”
“나는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네 주위 사람도 그렇게 느끼고 있지?”
그가 작품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회복하고, 윤제희라는 과거의 상처를 공개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에게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라는 얘기를 듣는다. 다가가기 쉽다는 얘기도 듣는다.
윤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한 번 실수하면, 그들이 널 안 볼 거 같니?”
“아뇨.”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사람들이 아니다. 한진우가 그걸 증명했다.
“저는 제 실수로 사람들을 잃을까 두려운 게 아니에요. 제가······ 제가 정말 누군가를 죽일까 봐 두려워요.”
“네 엄마도 멀쩡히 살아있잖니.”
“하지만.”
그건 아빠가 옆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나? 하지만 마리아가 손을 들어 윤제이의 말을 막았다.
“한 번 물어보자, 그때 네가 진심으로 달려들었다면 내가 어떻게 됐겠니?”
그건······ 윤제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빠는 연로했다. 그의 수준으로 말리는 사람쯤은 치워버리고 대상을 제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무섭지 않으셨어요?”
“그날, 네 눈빛을 봤을 때 말이다. 엄만 무섭지 않았어. 넌 나보다 더 무서워하고 있었으니까.”
“······.”
“나를 해치고 싶지 않은 무의식이 너를 억제한 거야. 제이, 너를 믿어야 해. 너는 좋은 사람이야.”
마리아는 아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당시에 무섭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때 아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들, 이제 마주 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돼. 평생 그렇게 살 순 없잖니.”
“······.”
“넌 잘할 수 있을 거야. 힘들면 언제든지 오거라. 네 방은 항상 그대로이니까.”
“그럴게요.”
그렇게 본가에서의 짧은 휴가도 끝났다. 윤제이는 옛 친구의 차를 얻어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다음에는 자주 연락 좀 해라.”
“그래. 데려다줘서 고마워.”
학창 시절 얘기를 하는 친구의 말에 적당히 맞장구를 쳐 주면서도 마음이 복잡했다.
이번에 찍는 작품이야말로 그의 과거와 얽힌 마음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기 때문일까? 벌써 긴장되는 느낌이다.
“제이 씨!”
“왔어요?”
이윽고 곽도현과 한진우, 최태양과 정승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행 힘들지 않았어?”
“어으. 몸이 찌뿌둥한데, 못 견딜 정도는 아니야.”
“형, 동생분 결혼 상대는 잘 만났어요? 별일 없었어요?”
“별일 없었지. 아버지가 첫 대면부터 샷건을 손질하긴 했지만.”
“그거 되게 살벌한 상견례였겠는데요?”
천조국 온 거 실감 나네. 그들이 웃었다.
***
윤제이가 미국에 있는 사이 ‘출장 레크리에이션’의 2회가 방영되었다. 다섯 팀으로 나뉜 연예인들은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차가운 이미지였던 배우의 몸 개그라던가, 평소 말이 없다고 유명한 아이돌 멤버의 활약 등 의외의 장면이 자주 나왔다.
-와 다른 팀원 나서게 해주는거 진짜 다정하다
-아니 중간에 언어팩 고장난거 개웃김ㅋㅋ 이런 면도 있었네
-거의 5개국어를 번갈아 쓰던데 고장날만하지ㅋㅋ
-개멋있다 ㅁㅊ
-아니 근데 윤제이 춤 진짜 잘추지 않아?
키도 크고 팔다리도 긴데 춤도 맛있게 춰
└춤선 대박좋더라
└보통 그정도 키에 그정도 덩치면 둔해보이는데 되게 날렵하게 잘춤
그중에서 윤제이에 대한 반응도 많았다. 주로 안 보이는 데서도 주변인을 잘 챙긴다던가, 소극적인 팀원을 나서게 해서 분량을 따게 해 준다던가 등 멋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출레크 진짜 재밌었다 한번 더 해주면 안되냐
-이번엔 안 나왔던 소속 연옌도 보고싶다
-에이원 게시판에서 왔습니다 내돌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
-그래서 자두 사탕에 뭐가 있는 건데?
나도 알려줘 둘만 알지말고!!
└진짜 뭐냐고ㅠㅠㅠㅠ존나궁금하다고ㅠㅠ
└와 나도 알고싶다
윤제이와 권민재의 수수께끼와 같은 대화.
그 덕인지 자두 사탕이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다.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판매량이 급상승했고, 근처 편의점에서 자두 사탕을 사 왔다는 인증 사진이 올라왔다.
[출레크] 나노단위 편집본 -배우 윤제이 편 [출레크] 대체 몇개 국어를 하는 거에요? [출레크] 배우계에 빼앗긴 아이돌계 인재, 윤제이 랜덤 플레이 댄스 단독 직캠!방송이 끝난 이후로도 제작진은 시차를 두고 비하인드 영상을 올렸다. 윤제이의 단독 직캠 분량도 꽤 많았는데, 조회수가 폭발했다.
굳이 팬이 아니더라도 윤제이는 워낙 큰 인지도에 병크도 없어서 만인의 호감배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예능을 통해 입덕했다는 사람이 많았다.
-윤제이 존나 말이 안되는게
어떻게 저 얼굴 저 케미로 로코필모가 하나도 없을수가 있지??? 이게 말이돼??
└ㄹㅇ
└내말이
└얼굴낭비 케미낭비 ㅇㅈ
└좋은말할때 로맨스찍으라고ㅠㅠㅠ!!
-윤제이 차기작 소식은 없어?
└엔플드 하나 찍고 이번 하반기에 공개된대 1인 2역
└└나 이거만 기다리고있음
└영화는 이영창 영화 들어갈거라는 썰이 있던데
└└그건 확실치 않음 아직 시놉작업중이라던데
윤제이가 예능으로 반응을 보이자, 팬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말을 보탰다.
-윤제이는 박현아드 안들어가나?
박현아가 호불호는 갈려도 클리셰 잘 비벼주는 김찌 맛집인데
└그거 인텁에서 아들같은 사람을 주인공으로 상정하면 글이 더 안나온다고 하더라
└└아.. 그건 진짜 미묘하네
└└└ㄹㅇ
└그래도 한번 보고싶다 대사 잘 소화할거같은데
-솔직히 윤제이 단점은 그거임
차기작을 쌓아두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차기작 목빠지게 기다려야함
└배우 덕질이 다 그렇지
└이러고 기다리다가 내가 바빠서 잠깐 현생살러가면 귀신같이 소식 뜨더라
└└ㄹㅇ임ㅋㅋㅋㅋ
└근데 윤제이 정도면 떡밥 많지 않냐? 슨스도 자주 올려주고 팬카페도 자주와주고
-솔직히 난 윤제이 덕질 잘맞는거같음
내기준 배우덕질 장벽이
내 취향 아닌 작품도 내배우 나온다고 꾸역꾸역 봐야하는거였는데
윤제이가 고르는 작품은 내 입맛에 잘 맞고 적당히 필모관리 해주면서 소통 잘해줘서 좋음
└나도
└난 돌덕질하다와서 그런가 너무 심심함ㅠ 소처럼일해주라ㅠㅠ
└배우 덕질도 익숙해지니 괜찮더라 적당히 현생살다오면 떡밥 생겨있음ㅋㅋ
└난 돌덕질했던때보다 나은거같아 돌 팠을 땐 쉴새없이 떡밥 퍼먹느라 지쳣음ㅋㅋㅠ
<영구동토> 이후 작품이 없어서 그런지 쉬고 있던 윤제이 팬들은 머리를 풀고 ‘출장 레크리에이션’을 달렸다.
내 배우의 일상적인 모습과 의외의 모습이 많이 나와서 ‘솔져스K’ 이후 새 필모에 넣어야 한다고 좋아했다.
윤제이, 할리우드 스타 소속된 美 대형 에이전시와 계약
윤제이, 할리우드 진출하나···美 할리우드서 유명 제작자 파파라치에 찍혀
그리고 의외의 소식도 떴다. 계약 소식과 비슷한 시기에 그의 차기작 소식이 한국에서도 퍼졌다.
윤제이, 美 역사상 최대 제작비 ‘악의 몰락’ 출연 확정
아스트라 측 “윤제이 ‘악의 몰락’ 출연 맞다···본인 역할 직접 소화한다”(공식)
······배우 윤제이가 동명의 원작 소설 ‘악의 몰락’ 실사 영화에서 ‘텐’ 본인 역할을 직접 맡는다.
‘텐’은 대 LIS 섬멸 작전에서 크게 활약한 전설적인 오퍼레이터로, ‘사자의 그림자’ 작전에서 LIS의 부지도자 아사드 야신 카디르를 사살한 대원으로 알려져 있다.
-와 ㅁㅊ
-이거 오피셜이나 마찬가지지?
-배우 진짜 장난 아니다 다니엘 에반스에 엠마 스튜어트ㄷㄷ
그동안 아무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가,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정을 내준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다른 소식까지 떴다.
예능계 ‘큰 거’ 온다···박다율·최우주·권민재·윤제이 권석현PD 예능 출연
박다율·최우주·권민재·윤제이, 배우계 F4. 예능으로 뭉친다
-ㄴㅇㄱ
-아니 이게 된다고?
-주작 아니지?? 누가 내 뺨좀 때려봐
-와 미친 개쩐다
-대박ㅠㅠㅠㅠㅠ
30대 남배우 중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탑 배우가 예능에서 뭉치게 된 것이다. 다들 촬영 언제부터냐고 벌써 기대된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윤제이가 다음 작품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 오랜만의 떡밥으로 와글와글했던 건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불씨를 지피게 되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파를 탔다.
[속보] 美 할리우드 영화 촬영장 서 폭탄 테러(모하비 사막 인근 ‘악의 몰락’ 촬영장에서 LIS의 잔당으로 추정되는 테러리스트가 폭탄 테러를 자행했습니다.)
(현지 소식은 아직 확인하고 있으며, 현장에는 우리나라 배우 윤제이 씨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