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88)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188화(188/287)
캐스팅 발표
한국에서는 <기억의 끈>의 공개를 앞두고 떡밥이 슬슬 풀리고 있었다.
-기억의끈 포스터 본사람?
보고나서 일을 못하고 있음…
└진심ㅠㅠㅠ
└캐릭터 벌써 맛있다 쌍둥이라니
└이번에도 내취향이야ㅠㅠㅠㅠ
-윤제이가 말아주는 조폭과 경찰을 보고싶다고요?
이 드라마는 둘다 보여줍니다
└아 빨리 공개됐으면 좋겠다ㅠㅠ
└와 근데 포스터 분위기 돌았다 진짜 어떤내용이지?
붉게 칠한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는 오범준과 오사준, 극과 극인 자세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단번에 드라마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예고편이 공개됐다. 촉망받는 경찰 인재인 오범준과 그의 팀원들. 중요한 작전 시행을 앞두고 비장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갑자기 오범준이 밖으로 나간다.
(콰아악!)
그리고 건물 위에서 떨어진 남자. 그리고 화면이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마지 떨어진 남자에게 뛰어가고 있는 사람의 1인칭 시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미 숨이 끊어진 남자, 그리고 그를 확인하는 사람은 똑같은 얼굴의 사람이다.
(걔의 대역을 맡아달라?)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는 거 아닙니까.)
(빨리 내 형 죽인 놈들 찾아.)
이윽고 짤막한 영상이 지나가면서 쌍둥이를 연기하는 윤제이의 음성이 들린다. 날티나는 오사준의 모습, 볼에 피가 튀어도 아무렇지 않게 상대를 바라보는 눈빛.
(당신······ 뭘 알고 있죠?)
손태린의 떨리는 음성에 오사준의 낮은 목소리가 귀에 박힌다.
(글쎄······ 내가 누굴까.)
어두운 공간에 누군가가 뚜벅뚜벅 걸어온다. 그리고 조명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지면서 왼쪽에는 오범준이, 오른쪽에는 오사준으로 변한다.
그리고 드라마의 타이틀이 뜨면서 암전.
-기억의끈 예고편 봤어?? 대박대박미친
-강예진 드라마 본사람? 이사람 잘써?
-야 이거 된다 무조건 된다
-미친미친미치뉴ㅠㅠㅠㅠ 개존잼각
-아 근데 파트 1,2로 나뉘는거 불편하네 그냥 전체공개하지
제발 작품 좀 더 많이 찍어달라고 염원하던 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새 떡밥을 정신없이 주워먹으면서 예고편을 나노 단위로 캡쳐했다.
그리고 오범준과 오사준의 극과 극의 스타일링과 분위기를 앓았다.
-야 윤제이 벌룬 꼭가입해라
진짜 극락이다
└어제뜬거 봤냐구ㅠㅠㅠㅠ
└미쳣음 나랑 결혼해야함
└└?
-솔직히 윤제이가 웬만한 돌보다 벌룬 자주하는듯ㅋㅋ
떡밥 너무 많아서 좋아ㅠㅠ
└아 근데 어제 누가 너무 자주한다고 뭐라 했냐? 왜 배우가 조금 자제할까? 이런 얘기함?
└알림 너무많이 온다고 징징댔나봄
└알림은 알아서 꺼야지 ㅅㅂ 왜 배우한테 지랄이야
└벌룬 잘한다고 소문나니까 머글들도 유입됐나봄
요즘 윤제이 팬들은 행복 덕질 중이었다. 기다렸던 차기작이 공개를 앞두고 있었다.
게다가 벌룬 앱을 시작한 윤제이는 바쁘더라도 하루에 한 번씩은 꼬박 나타나 몇 마디라도 메시지를 남겼다.
윤제이 팬 커뮤니티서 근황 공개···단정한 턱시도 차림 ‘화제’
동생 결혼식 참석한 윤제이, 민폐 하객 등극
최근에는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한 사진으로 화제였다. 이는 벌룬 앱 뿐만 아니라 금세 기사로도 떴다.
광활한 농장의 자연광을 받은 턱시도 차림, 가슴에 부토니에를 꽂고 가족을 향한 눈빛에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은 화보의 한장면이었다. 크리스는 사진 실력이 좋았다.
-나 지금 코믹콘 엔플 무대 스트리밍 보는데 윤제이 본거같음
이거 윤제이아냐?
└ㄴㅇㄱ
└??
└링크좀 그냥 마이튭 검색하면돼?
└갑자기요?
갑작스러운 소식에 스트리밍 시청자 수가 점점 늘어났다. 같은 시간, 행사장의 관중들도 낯선 얼굴을 발견했다.
“저 사람은 누구지?”
“다음 시즌 배우 아냐?”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은데······.”
관중들 중 몇몇의 시선이 오른쪽에서 입장을 대기하는 배우들, 특히 윤제이에게 꽂혔다. 워낙 체격도 크고 존재감도 커서 저절로 시선이 이끌렸다.
“저 사람 이 사람이잖아.”
“헉, 진짜네?”
“저기, 잠시만요. 저 사람이 누군데요?”
윤제이는 눈이 마주치는 사람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사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 외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누구는 테러 부지도자를 사살한 영웅으로, 최근 <악의 몰락> 촬영장 테러 사건의 뉴스로, 누구는 잘나가는 아이돌의 가족으로, 누군가는 그의 작품을 보고 알아보는 사람이었다.
시즌 2의 배우들이 무대 아래로 내려가고, 이윽고 행사장이 어두워지며 화면에서 다음 시즌의 힌트가 뜬다.
경쾌한 찰스턴 음악이 흐르자마자 관객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 설마. 재즈 시대?”
“광란의 20년대인가 봐.”
“드디어!”
이윽고 화면에는 그 시대의 상징을 보여주었다. 주식 호황기의 월스트리트, 원피스 드레스와 모자를 쓴 신여성들, 금주법 항의 피켓을 든 사람들과 스윙 댄스를 추는 사람들.
-어? 방금 뭐였어?
-태극기 지나갔지? 나만본거 아니지?
-뭐야????
소식을 듣고 찾아온 한국 팬들은 영상 중간에 찰나같이 등장한 옛날 태극기를 보고 물음표를 띄웠다. 김노아 역할 때문에 3·1운동을 암시하는 태극기를 삽입했다.
어리둥절한 것도 잠시고, 시대를 설명하는 영상 뒤에 배우들의 오디션 영상과 촬영 전 연기를 연습하는 영상이 나왔다.
At the end season 5
The Roaring Twenties
“와아아!”
영상이 끝나고 진행자와 총괄 제작자인 사샤 베르너가 무대 위로 올라섰다.
“저희 제작진은 처음 이 드라마를 기획했을 때부터 늘 1920년대를 상상했습니다.”
“그때는 화려한 그 시대를 살릴 수 없을 것 같아 미뤄둔 건가요?”
“그렇죠. 이젠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전 시즌을 만회하려면 1920년대라는 와일드 카드를 꺼내야 할 수 밖에 없었죠.”
“베르너 씨, 그럼 지금 어디까지 진행 중인 겁니까?”
“시즌 5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합니다. 공개는 내년 여름 쯤으로 예상되고요.”
“좋습니다. 이번 시즌을 이끌어갈 배우들을 소개합니다.”
두 사람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었다.
최근 시즌이 주춤하긴 했어도 명실상부한 인기 시리즈이고, 출신 배우들은 지금 탑 스타를 넘보고 있을 정도로 잘나간다.
저점에서 많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 부스를 찾아온 거다. 화면에 이름이 뜨면서 주연 배우부터 한 명씩 무대 위로 올라섰다.
“마스크 좋은데?”
“흠, 근데 또 금발 백인인가?”
“커플 분위기는 좋네.”
워낙 인기 시리즈라 사공이 많았다. 벌써 메인 커플을 두고 이런저런 품평을 하는 사람들, 다음 시즌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기쁜 드라마의 팬들은 환호했다.
“바네사 왓슨이면 요새 반응 오는 싱어송라이터 아닌가?”
“노래도 하겠지?”
“연기력은 어떨지 모르겠네.”
그리고 드디어 윤제이의 차례가 왔다. 화면에는 그의 오디션 영상이 나왔다. 화면을 향해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배우의 눈빛은 살아있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연습이 아니라 오디션 영상입니다. 저 두 배우는 처음 만나는사이에요.”
“······와.”
“압도적인데?”
게다가 무대 위로 올라오는 윤제이의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내추럴하게 넘긴 헤어스타일과 몸 라인이 드러나는 상의 그리고 가벼운 청바지 차림임에도 존재감 때문인지 자꾸 고개가 그 쪽으로 틀어졌다.
“근데 저 사람은······.”
“한국 배우잖아. 신인이 아닌데?”
“1920년대에 동양인이 나올 일이 있나?”
“어떤 캐릭터지?”
아시아 쪽에는 유명 배우라는 걸 아는 사람은 알았다. 신인만 캐스팅했던 시리즈의 변화, 그리고 갑작스러운 동양인의 등장에 행사장이 술렁였다.
그 와중에 배우들의 짤막 인터뷰가 이어졌다. 나란히 선 주연 배우의 케미가 돋보였고, 바네사 왓슨이 재즈 곡을 몇 소절 불렀다.
그리고 드디어 윤제이의 차례가 왔다.
“네, 다음은······ 제이 젠킨스 씨.”
“JJ라고 불러주세요.”
“좋습니다. 아까 당신이 등장하자마자 관중들이 웅성거렸는데요, 소개 좀 해 주시죠.”
윤제이는 자신의 소개는 건너뛰고 배역에 관한 소개부터 시작했다. 그 시대에 미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한인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와 그래서 태극기 나왔구나 내가 잘못본듯
-캐릭터 진짜 미드에서 이런 캐릭터를 본다고??
-잘빠졌으면 좋겠다ㅠㅠ
-애들아 작가 찾아보니까 한국계고, 외가가 재미 한인 독립운동가래
└ㄹㅇ?
└됐다 ㅅㅂ
└와ㅠㅠㅠ
여기에서도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미디어가 없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인기 시리즈에 편승하는 것은 거의 없었다.
“바네사, 그러니까 라리아도 그 시대상에서는 주류에서는 벗어난 사람이죠.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못한 두 남녀가 어떻게 빠져드는지 기대해 주세요.”
“어어어! 잠시만요.”
“음? 왜요?”
“거기까지 합시다.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에요!”
진행자가 황급히 윤제이의 말을 끊고, 윤제이는 어리둥절해서 관중들을 쳐다보았다. 물론 이것도 연출이다.
그렇게 행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현지 언론이 이를 기사로 옮겼고, 현지 커뮤니티나 SNS도 이 시리즈에 관한 얘기로 북적북적해졌다.
-1920년대! 재밌겠다!
-JJ라는 배우 아시아에서는 유명해? 제작진이 아시아 시장을 의식하나?
-어쨌든 캐스팅은 마음에 드는데 다들 잘생기고 예뻐서 볼맛 나겠어
한국에서도 곧바로 소식이 전달됐다.
美 코믹콘에 등장한 윤제이
윤제이, 美 유명 드라마 시리즈 ‘At the end’ 시즌 5 캐스팅(공식)
-와 미친 차기작
-꺄아아악
-차기작떡밥이다ㅠㅠㅠㅠ!!
-뭐야? 누구차기작뜸?
-ㅁㅊㄷ
스트리밍을 챙겨보던 팬들은 소수다. 아직 이 소식을 알지 못했던 대다수의 팬들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팬 커뮤니티에 등장했다.
그리고 코믹콘 발표와 동시에 아스트라에서는 보도 자료를 뿌렸다. ‘김노아’라는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갈등을 겪는지에 관한 설명을 덧붙여서.
-와 미친 미드에서 독립운동가를 다루다니
└근데 조연이라 비중은 적을듯ㅠ
└간접적으로 다루는게 어디냐?
└진짜 기대된다ㅠㅠㅠ
-캐릭터 좋은거같은데 난 좀 걱정이다
미국놈들 오리엔탈리즘 지리던데 제대로 표현할수있을까? 독립운동가는 우리한테 민감한 주제인데
당장 옆동네 섬나라 표현하는것도 기모노에 닌자 사무라이 잡탕으로 쓰까먹던데 막 이상하게 표현하면 어캄?
아무튼 차기작 소식과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캐릭터에 환영하던 분위기는 점점 달라졌다.
과연 미국에서 이 소재를 잘 다룰수 있을까 하는 진지한 염려도 있었는데 이를 이용해서 드라마 시리즈 까기, 정확히는 잘나가는 윤제이를 까기 위해 드라마 시리즈를 후려치는 모습도 보였다.
-아직 크랭크인도 안됐다 ㅅㅂ 까더라도 드라마 공개되고 까라
-너무 국뽕먹는거 아냐? 조연이고 비중 별로 없을듯 윤제이는 왜 이런 계륵을 골랐지?
-국까보다는 국뽕이 낫지ㅋㅋ
-근데 엣디엔드 시리즈 아직도 인기많아? 시즌4 엄청 말아먹지 않았나
-굳이 인기 다 지난 시리즈에 왜들어감?
-아 시작됐나요?
-벌써 후려치기 들어오는거 봐라ㅋㅋㅋㅋ
-하여튼 누구 잘되는 꼴을 못봐요ㅉㅉ
윤제이는 워낙 대중성도 높고 팬도 많아서 그런지 까는 사람도 많았다. 팬들의 축제 분위기를 아니꼬워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배우 너무좋아ㅠㅠㅠㅠ
-윤제이 벌룬옴 ㄱㄱㄱ
그러거나 말거나 팬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벌룬 메시지를 남긴 윤제이 덕분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윤제이는 제게 좋은 말을 남겨주는 팬들의 메시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JJ. 뭐 좋은 일 있어요?”
“아, 아닙니다.”
“자, 빨리 리딩하러 갑시다.”
발표가 끝났다고 해서 스케쥴이 끝난 건 아니다. 윤제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