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95)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195화(195/287)
뭐부터 해줄까?
윤제이가 <엣디엔드>를 찍는 동안 한국에서는 그동안 찍었던 것들이 공개됐다.
“어제 액터즈 봤어?”
“너도 그거 봐? 재밌더라.”
<액터즈4 – 미국 편>의 제작진은 야근에 철야를 반복해 금세 편집을 마쳤다.
왜냐면 방송 전후로 네 배우가 찍은 작품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최우주와 박다율은 영화, 권민재는 공중파 드라마 윤제이는 OTT 공개인 <기억의 끈>이었다.
굳이 권석현의 예능이 아니더라도 작품 홍보를 돈다고 미리 찍은 예능과 인터뷰 화보 등이 넘쳐났다.
-예능 미쳤다 볼거 너무많다
-떡밥 개많은데? 나… 지금 돌덕질 하는 중이었나?
-예능 화보 차기작공개에 벌룬까지 진짜 살맛난다ㅠ
-요즘 덕질 너무 행복하다
권석현은 이 좋은 시기를 놓치지 않았다. 돌발 상황에도 잘 따라준 배우들의 작품 홍보에 도움도 되고, 우리 방송에도 도움 되고 상부상조할 기회.
그는 방송국의 실세인 조유경을 찾아갔다.
“그런 걸 왜 일일이 보고하시고 그래요? 내가 알아서 잘해줄게요.”
조유경은 윤제이가 엮인 일이라면 무조건 오케이라는 소문이 알음알음 퍼졌다.
예전이었다면 스폰이니 뭐니 더러운 소문이 얽혔을 텐데, 윤제이가 윤제희임을 밝히자마자 그런 소문이 쏙 들어갔다.
조유경이 윤제희를 예뻐했었고, 그가 사라진 뒤로도 아역 배우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윤제희의 행방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었다.
“황 국장 내 사무실로 오라고 해요.”
조유경은 예능을 위해 편성을 새로 짜라 지시했고, 갑작스러운 지시에 방송국은 혼란에 빠졌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미 예정된 편성을 다시 짜라는 게······.] [대체 뭐 때문에 이러는데요?]갑자기 편성을 바꾸는 거에 실무진들의 불만은 좀 있었지만, 그렇다고 정식으로 항의할 수는 없었다.
-액터즈 첫방 시청률 대박이네
-아 클렌징티슈 품절됐어 어디서 구해?
-액터즈 재밌어? 주변에서 다 액터즈 얘기만 함ㅋㅋㅋ
-액터즈 벌써 화제성 오지더라 첫방만 한거아님?
권석현 피디는 예능계 스타 피디이고, 요즘 잘나가는 남배우 4인방이 나온다. 시청률과 광고비가 치솟았고, PPL을 넣지 않고 개인이 갖고 온 아이템까지 품절 대란을 낳았다.
갑작스러운 편성에 불만을 내뱉던 사람들에게 아니꼬우면 이만한 성과를 올리라 하니 입을 다물었다.
-오늘 드디어 윤제이 나오나 ㄷㄱㄷㄱ
-아 광고 개길어 진심
-아 뭐야 광고였네 액터즈 벌써 시작한줄ㅋㅋㅋ
-와 저번주보다 광고 더많은거같은데?
당시 <악의 몰락>을 촬영하던 윤제이는 1회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1회에서는 권민재와 최우주 그리고 박다율이 사전에 만나 여행 계획을 짜고 짐을 싸는 거로 채웠기 때문이다.
-시작한다
-드디어
긴 광고 시간이 끝나고 권민재와 최우주 그리고 박다율이 공항에서 나왔다.
(와, 날씨 좋네.)
화면은 선글라스를 벗은 권민재의 모습을 청량하게 담아냈다. 제작진은 시청자와 팬들의 니즈를 꿰고 있었다.
만약 네 배우의 예능감이 좋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얼굴이 재밌으니 성심성의껏 담아야지, 라는 심정이었다.
-윤제이 나왔어?
└ㄴㄴ 아직
└언제나옴?
-제작진 진짜 악랄하다
윤제이 이러다가 끝에 쪼금 나오고 다음화로 미뤄지는거아님?
└가능성있음
└아 예능 그냥 좀 봐라 게시판 윤제이팬만 쓰나ㅡㅡ
└└ㄹㅇ 왜 안나온다고 계속 징징댐? 난 재밌게 보고있는데
그런 반응이 점점 쌓여갈 때쯤, 드디어 윤제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악의 몰락> 촬영 도중에 나온 터라 그때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풍겼다. 예민하고 위협적인 파병지 때의 모습.
(제이, 그 친구는 언제 온대?)
(요 앞이라는데?)
(어디······.)
곧바로 직진해서 오고 있는데도 세 사람은 아직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어둠에서 나오는 특수효과라도 입힌 것처럼 분위기가 묘했다. 웅장한 배경 음악을 깔고 세 사람의 테이블로 다가오는 윤제이의 모습에 화면에 느린 동작을 걸어서 더욱 무게감을 더했다.
윤제이는 한국으로 와서 뒤늦게 이를 확인하고는 헛웃음을 지었다. 내가 저랬었나? 편집이 너무 절묘한 거 아니야?
-와 무슨 영화 등장씬이라고 해도 믿겠다
-분위기 도랏다;;;
-아니 진짜 뭐지?? 진짜 압도되는데?
-이거 보니까 윤제이가 작정하고 빌런연기하는거 보고싶다
이 장면은 훗날 한국 영화 5대 등장신에 함정 카드로 끼워 넣어졌는데, 아무도 위화감을 느낄 수 없는 헤프닝까지 일어난다.
(나도 너 아닌 줄 알았어. 무슨 분위기가 이렇게 살벌해? 누구 하나 목 따러 온 거라고 해도 믿겠다.)
(아아······ 아마 지금 찍는 것 때문인가 봐.)
드디어 모인 네 사람은 빠르게 어색함을 걷어내고 앞으로 어떤 일정을 짤지 끊임없는 대화를 시작했다.
-진짜 권석현은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모았지
-저 네명으로 작품 한편 찍어주라주
-윤제이 오니까 오디오 편안하다
-아 저 네명으로 드라마찍으려면 제작사 파산할듯ㅋㅋㅋ
-영화는 가능성있지않냐?
-어 근데 저때 무슨 사건있지 않았어?
-전에도 느꼈는데 윤제이 예능 잘하는듯ㅇㅇ 치고빠지는거 좋은데?
이윽고 권민재와 윤제이가 의미심장한 대화를 주고받자, 실시간 반응 창은 대체 둘이 무슨 얘기를 하냐, 이거 자두 사탕 시즌 2냐며 울분을 토했다.
(형. 이제 가야 해요.)
(······그래.)
화면은 일반인이 찍은 것처럼 약간 떨렸다. 윤제이의 매니저인 한진우가 찍은 영상인데, 이건 제작진과 윤제이가 미리 협의한 사항이었다.
액터즈 4는 연기와 관광을 둘 다 잡는 기획이었다.
그래서 윤제이가 홀로 할리우드 영화를 찍으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도 관건이었다. 한진우가 윤제이를 따라다니면서 찍는 영상은 마치 브이로그 같았다.
-분위기 미쳤다
-와 근데 숙소 봤어? 개좋아보이는데?
-나 숨죽이고 봄ㄷㄷㄷ 이거 예능맞냐?
-영화 촬영 빡셌나보다
오디오가 비어도 상관없었다. 그의 얼굴만 보여줘도 이해하게 된다. 일에 엄청나게 집중하고 있구나. 대체 무슨 역할일까.
뒤늦게 카메라를 의식한 윤제이가 마른세수를 했다.
(미안, 오늘 중요한 씬 촬영이라서······.)
(괜찮아요.)
일어나자마자 몰입을 시작한 윤제이는 화면에 쎄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대체 어떤걸 찍었길래 평소에도 저러는지 궁금하긴 하네
-저때 찍은 영화가 악의몰락이지?
└ㅇㅇ
└궁금하다 언제 개봉되지?
└아직 멀었을걸?
이윽고 화면이 바뀌면서 권민재와 박다율 그리고 최우주가 나갈 준비를 마치고 차에 올라탔다.
(네, 오늘은. 제이가 촬영하는 ‘악의 몰락’ 현장을 견학하는 날입니다.)
(우리 안 늦었지?)
(가자.)
-야 이거 그거잖아
-아 헐
모하비 사막 테러 사건에 관한 사진과 영상은 많았지만, 이렇게 한국 미디어에서 그것도 실시간으로 겪은 생생한 장면이 공개되는 건 처음이다.
콰앙!
(뭐야?)
(잠시만······.)
저 멀리서 큰 폭파음과 함께 연기 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걸 보던 세 배우의 모습.
(저쪽 방향이면 윤제이 있는 쪽 아냐?)
권민재의 떨리는 음성, 그리고 멈춰 선 그들의 차를 황급히 지나쳐가는 경찰차와 소방차 떼.
그렇게 2회가 끝났다.
-아악
-아 절단신공
-아미친ㅠㅠㅠ미치뉴ㅠㅜㅠㅠ다음주까지 언제 기다려
-원래 이렇게 짧았나?
-ㄴㄴ 오히려 저번주보다 10분 더 추가됐는데?
액터즈4 윤제이 등장에 시청률 고공행진
윤제이 합류···그리고 테러 사건에 휘말린 세 사람 (액터즈4)
윤제이의 강렬한 등장과 테러 현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 배우 삼인방.
원래도 네 배우의 인지도만으로 화제성이 천장을 뚫고 올라가고 있는데, 예능적 재미와 궁금함을 자아내게 해서 지붕을 뚫었다.
그리고 다음 주 방영하게 된 3회는 벌서 올해 최고의 순간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세 배우와 제작진은 최초 신고자로서 조사받았고, 내부 상황은 당시 상황을 동영상으로 기록한 누군가의 영상을 참고 자료로 썼다.
(멀쩡한 사람 있으면 여기 도와줘요!)
(셋에 듭니다. 하나, 둘, 셋!)
제이든과 뭐라 뭐라 상의하고 안에 남은 윤제이가 현장을 통솔했다. 이를 찍은 화면의 화질이 깨졌다가 선명해졌다가 흔들림에도 오히려 현장감이 느껴진다.
-와 내생각보다 심각했는데?
-진짜 무사해서 다행이다ㅠㅠㅠㅠ
관심 있는 몇몇이나 마이튜브에서 찾아보지, 방송으로 이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윤제이의 활약이 다시금 재조명됐다.
(감독님, 어떡하죠? 우리 전에 섭외했던 스튜디오에서 일정을······.)
(갑자기 취소하겠다는데요?)
이윽고 제작진이 긴급회의에 들어간다.
-진짜 ㅈ됐는데?
-권석현 저런 표정 처음본다
-와 저 네 명을 모아놓고 촬영 엎어질 위기면 나도 똥줄탈듯ㄷㄷ
위기에 빠진 프로그램을 살리기 위해 무작정 거리로 나와 오디션을 보게 된 네 배우의 상황.
점점 배우 개개인에 관한 흥미가 아닌 프로그램 자체에 팬이 붙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
<액터즈4 – 미국 편>이 신드롬 급의 화제성과 인기를 독식하고 있을 때, 시기 좋게도 <기억의 끈>이 엔플릭스에서 공개됐다.
건설 현장을 찾은 한 남자. 그리고 옥상에서 떨어지는 남자가 땅에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부딪힌다.
남자는 황급히 떨어진 남자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남자의 얼굴이 비친다. 쓰러진 남자 또한. 두 사람의 얼굴이 똑같다. 떨어진 남자가 갑자기 눈을 확 뜨고 남자의 팔목을 붙잡는다.
“······헉!”
그리고 악몽에서 깨어난 남자.
시청자의 인상에 강력하게 박힌 출발은 극의 흥미를 끌어냈다.
-어우 미친 장르 잘못본줄 알고 뒤로갔다가 다시 봤잖아
-기억의끈 볼사람 1회 초반부터 깜놀장면 나온다
-기억의끈 어때? 재밌어? 퇴근하고 보려는데
-야 윤제이 연기 미쳤다 진심;;
<기억의 끈>은 총 10부작으로, 절반을 먼저 공개하고 남은 절반은 한 달 후 공개라는 전략을 짰다.
공개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오사준이 오범준으로 위장하여 조폭이 경찰이 되는 건 신분 반전의 클리셰를 섞은 건가? 싶었다.
그리고 오사준이 손태린을 따라다니며 사건을 해결하는 건 평범한 수사물일까? 싶었다.
하지만 윤제이는 이때부터 오사준이 오범준이라는 떡밥을 남겼었다. 눈썰미가 정말 좋아야 하는 사람만 맞출 수 있게 은근히.
편집도 작정하고 윤제이가 연기하는 주체가 오범준이냐? 오사준이냐? 시청자를 속이고 추리하게끔 아리송하게 만들게 했다.
(당신······ 뭘 알고 있죠?)
착착착 쌓아놨던 설계는 파트 1의 끝, 5회의 마지막에서 폭발한다.
그냥 단순히 길거리를 지나가는 오사준의 모습이 묘하다. 윤제이는 이 장면을 찍을 때 감독에게서 두 사람을 번갈아 섞어가며 연기해달라 했다. 그는 충실히 그 지시에 따랐다.
-헐
-헐 뭐야?
-머지?
-알고보니 오사준이 오범준인가?
-엥 헐
의미심장한 배경 음악과 조명, 화면 편집을 이용해 시청자들을 더욱 헷갈리게 했다.
-아 파트2 언제 공개돼? 진짜 현기증난다ㅠㅠ
-파트2가 시급하다
-내생각에는 그냥 오사준 같은데
작감이 이리꼬고 저리꼬는거 좋아하잖아
└난 오범준이라는 반전에 한표
└나도 그냥 오사준같기도? 걍 쎄한거 연출한거 아님?
파트 1과 2를 나누는 전략은 먹혀들었다.
드라마를 다 본 시청자들이 윤제이가 날린 떡밥을 찾으러 나노 단위로 화면을 훑었고, 오사준이냐 오범준이냐로 토론을 계속하니 뭐야 이 드라마 재밌나? 싶어서 찾아보는 사람이 늘었다.
“그래서, 건물에서 떨어져 죽은 건 오범준이야 오사준이야?”
“이모도 보셨어요?”
“그럼, 나오자마자 5회까지 달렸지. 밤샜어.”
오랜만에 만난 조유경은 밤을 샜다고 했다고 치기에는 피부가 매우 좋았다.
“아무튼, ‘아버지’는 무조건 우리 회사에서 투자 배급 다 할 거야.”
“거부권은 없어요?”
“뭐? 나 아니면 이만한 투자 배급 누가 해줄 거 같아?”
“나도 여기저기서 모셔갈 급은 됐거든요, 선배.”
“그래서······ 나랑 안 할 거야?”
“그건 아니지만······.”
윤제이는 조유경과 이영창의 대화를 가만히 들으며 미소 지었다.
“제이, 네가 이 감독과 다시 뭉친다는 얘기를 살짝 흘리기만 했는데도 다들 난리 나서 ‘제발 투자하게 해주십쇼’ 하더라.”
“그렇게 많이요?”
“표정 뭐야? 내가 거짓말하는 거 같니? 진짜야.”
“안 그래도 제게 개인적으로 연락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건 에둘러 거절하는 게 좋겠다. 영화에 간섭 절대 안 하는 엔젤 투자자들만 꾸릴 거야.”
배우 중에는 투자자와의 관계를 잘 쌓는 사람들이 많았다. 투자자와 골프를 치러 다닌다거나 자주 식사한다거나.
윤제이도 그런 자리에 몇 번 불려 가긴 했지만, 그를 투자하는 사람들은 조유경을 중심으로 뭉쳤다. 따로 투자자를 만나는 수고를 안 해도 조유경이 알아서 총대를 매준 덕에 편했다.
“그래서, 우리 이 감독. 뭐 진행된 거 있어?”
“일단 애부터 찾아야죠. 오디션 볼 거예요.”
“좋아. 뭐부터 해줄까?”
조유경이 의욕적으로 달려들었다. 윤제이는 그들의 대화를 곰곰이 듣다가 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