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97)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197화(197/287)
또 이러는군.
(아니, 원래 이쪽 오디션이 다 이래?)
(다른 스탭한테 물어보니까 다른 지원자는 오디션 보기 이틀 전에 시놉 보내줬다는데요?)
(그럼, 우리한테만 이러는 거야?)
윤제이가 스태프를 따라 오디션장으로 향하고, 남겨진 권석현 피디와 제작진이 심각한 얼굴로 제 작가와 대화했다.
카메라도 당황해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게, 이게 실제 상황임을 보여주는 효과같이 느껴졌다.
-아개오바야
-이거 엣디엔드 오디션아님? 이미 촬영 끝났다매 어쨌든 잘봤다는거 아냐?
-오디션 극비라서 결과만 보여줄듯ㅇㅇ
역시 인종차별 아직도 많다고 실시간 반응이 폭발했다. 그리고 화면은 <엣디엔드> 제작진으로부터 건네받은 오디션 현장의 녹화본으로 바뀌었다.
(-실제 오디션 카메라-)
(쾅!)
윤제이가 김노아를 완벽히 연기해서 더 치솟을 호감이 없을 정도인 <엣디엔드> 제작진은 액터즈 4 제작진에게 오디션 영상을 편집 없이 건네주었다.
코믹콘에서의 캐스팅 발표 때도 편집된 영상을 공개했다. 무편집 본은 액터즈 4에서 처음 공개되는 거다.
윤제이가 문에 몸을 부딪쳐 바닥에 미끄러지듯 쓰러진다.
-와 이거 다 보여주는거야?
-근데 뭐임?
-스탭한테 맞았나?
일부 실시간 반응이 이럴 정도로 실감 나는 몸 연기였다. 바네사가 놀라서 노래를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윤제이는 한눈에 반하는 한 남자를 연기했다. 불과 5분 전에 관련 지문을 봤던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몰입이었다.
(와······.)
(세상에.)
그리고 심사위원이 감탄하는 소리가 들린다. 화면이 윤제이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그의 감정 연기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와 미친ㅠㅠㅠ 미치뉴ㅠㅠㅜㅠㅠㅠ
-와 연기 미쳤다.
-엣디엔드 언제 공개야? 개잘빠질거같은데
-저게 5분 보고 표현하는 연기라니 개뽕찬다ㅠㅠ
-상대배우 누구야? 케미 좋은데?
분노했던 실시간 반응은 금세 역전됐다. 오디션에서 보여준 순발력, 그리고 심사위원과 상대 배우까지 휘어잡은 분위기에 뽕이 찬다는 반응도 있었다.
(제이씨, 당황하진 않았어요?)
(당황할 일이 있나요?)
(오디션 영상 보니까 진짜 대단하시던데.)
(이렇게 해야 심사위원 눈에 띌 거 같아서요. 이미 최종 후보도 있다고 하니까······ 그리고 시나리오 보니까 재밌을 거 같긴 해요.)
윤제이는 왜 그런 연기를 펼쳤는지 덤덤하게 말했다.
(‘엣디엔드’ 시리즈의 총괄 제작자 사샤 베르너입니다.)
그리고 액터즈 4 제작진이 따로 인터뷰한 영상도 공개됐다.
사샤 베르너는 윤제이에게 절대 무례하게 굴 의도는 아니었다며 다른 후보들보다 경력이 있으니 순발력을 보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너무 좋았어요. 사실 최종 후보군에 든 사람은 너무 비슷한 이미지였거든요. 제가 상상했던 노아 킴과 딱 맞아요. 연기도 잘하는데 잘생기고······ 동양인이라고 다 각지고 눈이 작을 필요는 없죠. 그래서, 우리 드라마 꼭 한다고 하시나요? 해야 하는데······.)
(음······ 같이 연기해보고 싶어요. 아까는 제가 다 홀리는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작가, 올리비아 박이 속사포로 쏟아낸 말과 바네사 왓슨의 인터뷰도 담았다.
-빨리 공개됐으면 좋겠다
-별 생각 없엇는데 이거보고 보고싶어짐ㅋㅋㅋ
-엣디엔드 안봤는데 봐볼까?
초반 드라마 제작진을 빌런으로 만드는 편집 전략은 먹혔다. 시청자들은 오히려 <엣디엔드>의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됐다.
심지어 방송이 끝나고 <엣디엔드>의 이전 시리즈가 갑자기 엔플릭스 TOP10 순위권에 들면서 역주행했다.
(합격 기념으로 네가 밥 사라.)
(아직 결과도 안 나왔는데?)
당시에는 아직 모르지만, 지금은 오디션에 합격해서 이미 다 촬영하고 돌아왔다는 걸 안다.
화면 속 윤제이는 미리 합격을 짐작한 세 배우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2차는 저희가 따로 알아본 곳이 있는데······.)
(가죠.)
그리고 근방으로 자리를 이동했는데, 가게의 모습을 보자마자 윤제이는 걸음을 멈췄다.
(여긴······ 피디님.)
(네.)
(설마, 미리 알아보신 거예요?)
(그렇죠. 촬영 허가도 받았다고요.)
권석현의 장난스러운 표정에 윤제이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뭐야?
-아는데인가본데?
그 반응에 점점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지만, 중간 광고라는 장벽에 가로막혔다. 워낙 인기 프로그램이라 중간 광고도 길었다.
-진짜 악랄하네
-왜이렇게 길어ㅠㅠㅠ
-아직도 중간광고중이야?
이윽고 네 배우와 제작진이 들어간 펍은 시골 헛간을 개조한 것처럼 예스러웠다. 그만큼 레트로함이 넘쳤다.
구석에는 당구대와 테이블 축구, 체스와 오래된 다트 등이 있었고, 단골손님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몇 앉아 있었다.
(오, 우와. 분위기 대박.)
(진짜 좋은데?)
(어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올 것처럼 생겼다.)
(자, 여기 들어오면 한 가지 규칙이 있어. 핸드폰 하지 말기. 다들 핸드폰 꺼.)
권민재는 벽을 바라보았다. 윤제이가 말한 규칙이 쓰여 있었다. 제집처럼 익숙한 모습이다.
(뭐야, 잘 안다?)
(여기 와본 적 있어?)
잘 알지. 자주 들렀던 곳이니까. 그 말을 하기도 전에 윤제이의 뒤에 거구의 중년 남자가 다가왔다.
(······JJ? 너 맞지?)
(프랭크, 오랜만이에요.)
윤제이는 반가운 얼굴로 프랭크와 포옹하고 떨어졌다.
(아는 분이야?)
(여기 사장님. 프랭크, 여긴 제 친구들이에요.)
(JJ의 친구들? 우리 쪽에서 뛰는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프랭크의 말을 알아들은 세 배우가 의아한 듯 윤제이를 바라보았다. 우리 쪽에서 뛰는 사람이란 의미는 뭐지?
(여기가 이 근방 소방대 단골 펍이거든. 프랭크도 전직 소방관이야.)
(오.)
(그래서 아까 피디님이랑 뭐라 얘기한 거구나.)
세 배우가 신기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고 보니 벽에 붙은 장식이 특이하다 싶더니 낡은 헬멧과 호스 등 다 소방 관련 물품이었다.
윤제이도 과거에 자주 들렀던 곳이다.
스마트폰과 SNS 등의 유행으로 대원들의 대화가 점점 없어지자 캡틴은 근무 중에는 중요한 연락 외 핸드폰 보기 금지령을 내렸다.
그리고 근무 시간이 끝나고 따로 일정이 없는 대원들을 이 가게로 데려왔었다.
(와, 사진 봐봐.)
최우주는 벽에 빼곡히 붙은 사진을 관찰했다. 전부 소방관의 사진이었다.
(여기에 너도 있어?)
(글쎄, 아마도?)
(어? JJ!)
윤제이를 알아본 다른 소방대 대원이 반가운 얼굴로 그를 불렀다. 윤제이가 소속됐던 132 소방대는 아직 근무 중이었다.
(너 아는 사람들이야? 옛 동료?)
(같은 소속은 아니었어.)
(되게 친해 보이는데?)
사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가 신참 소방관일 때 하필 LA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와 인근 주의 모든 소방대가 출동했고, 그래서 다른 소방대 대원들과도 안면을 틀 수 있었다.
최우주는 어설픈 영어로 윤제이를 알아본 사람에게 다가가 인터뷰하기에 이르렀다. 윤제이가 고개를 저었다. 저 형도 만만치 않은 친화력을 가지고 있네.
-개인싸야ㅋㅋㅋㅋ
-와 근데 저중에서도 피지컬 독보적이다
-와 가끔 윤제이 전직이 뭔지 까먹음ㅋㅋ
(어! 여기 와 봐!)
(뭔데?)
이윽고 박다율이 호들갑을 떨면서 세 사람을 불렀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한 소방대의 단체 사진이 있었다. 제복을 입고 소방차에 기댄 사람 중에는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띈다.
(이 사진이 아직도 여기 있구나.)
(와, 젊다. 이게 몇 년 전이야?)
(거의 10년 전 아니야?)
윤제이가 그리운 듯한 얼굴로 그 사진을 쓸어내렸다.
펍의 주인인 프랭크는 소방관 동료들에게 무료 맥주를 퍼주기로 유명했다. 물가가 갈수록 올라가서 이마저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액터즈 4가 방영되었다.
그 뒤로 펍을 찾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주로 윤제이의 팬들이 많아서 그런지 윤제이가 나온 사진 액자에 야광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늘어나는 매출로 프랭크가 함박웃음을 지었다는 건 나중에 옛 동료인 올리버를 통해 듣게 되었다. 뜻밖의 순기능이었다.
***
그리고 <기억의 끈> 파트 2가 공개됐다.
아직도 살아서 수사하고 있는 사람이 오범준이냐 오사준이냐로 기대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었다. 공개되자마자 달린 사람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올라왔다.
-와 분위기 대박
-유준후 경장 쎄한데ㄷㄷ
-방금 지문이라고 한거 아냐?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그의 정체, 박현도 의원을 외진 곳으로 유인한 오사준의 발걸음이 점점 달라진다.
-?
-와 미친 개반전이네ㄷㄷ
-헐 설마
-진짜 오범준이 맞나봐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건 역시 장례식 초반부, 윤제이가 한쪽 얼굴로만 우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별다른 특수효과를 준 것도 아니다. 귀에 물이 들어간 듯 먹먹한 음향 효과와 점점 멀어지는 카메라 워크밖에 없었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한 얼굴에 두 자아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드덕들 사이에서 연기 미쳤다고 말나오는 기억의 끈 장면
└이장면 진짜 미쳤음
└어떻게 한 얼굴에 두 인격이 공존하냐
└진짜 누구 연기 잘하고 못하고 발견 잘 못하는 막눈인데 이장면은 뭐가 다르다는게 확 보이더라
└└야나도
이는 클립 영상으로 따여 여기저기 흩어졌다. 심지어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사준이 아니라 오범준인 증거
이 장면에서 오사준의 자세가 바뀌거든? 곧고 뻣뻣한 모습으로ㅇㅇ
근데내가 알기로 이렇게 쓸데없는 행동을 굳이 보여줄 필요는 없거든, 저 자세는 캐릭터 포스터에 보여준 자세랑 똑같은 거 같지 않냐?
그리고 또······.
└성지순례 왔습니다
└여기가 성지순례 맛집임?
└로또되게 해주세요
└시험 합격하게 해주세요
파트 1이 공개되고, 관찰력이 좋은 드라마 팬이 예리한 분석 글을 올렸었다.
당시에는 폭발적인 반응 때문에 쓸려나갔지만, 다시 주목받아 성지순례 댓글을 다는 사람이 폭발했다.
-근데 성지순례 분석글 보니까
윤제이 연기 진짜 잘하는거 같음ㄷㄷ
└이걸 이중인격 연기라고 해야하나 암튼 잘함
└└따지고보면 이중인격 맞지ㅇㅇ
└3회인가 맨 뒤에 있어서 초점 튀어도 미묘한 연기 잘하더라
└진짜 손끝으로 연기하는것도 잘함
이 분석 글에서 윤제이가 작정하고 심은 떡밥이 도드라지기도 했다. 숨겨진 떡밥을 찾겠다며 파트 1으로 다시 돌아가 정주행하는 사람도 늘었다.
그리고 <기억의 끈>의 파트 2 공개가 화제성을 휘저은 다음 날, 윤제이는 오디션 심사를 보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섰다.
<아버지>의 아역 배우를 찾는 오디션에는 KE의 엔터 사업부의 자회사 세 곳과 대형 기획사로 불리는 두 곳도 참여한다.
“이 감독님. 만나 봬서 영광입니다. 오늘 오디션 같이 볼 KE 엔터 산하 신인 개발팀 팀장 오지은입니다.”
“허허, 반가워요. 그렇게 깍듯이 안 해도 돼요.”
“아뇨, 당연히 이래야죠.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 오디션에 방해 안 되게 조용히 할게요.”
KE가 보증하는 5개 엔터사까지 참여한다는 소식에 지원자가 더 몰린 것도 있다. 서로 상부상조하는 셈이다.
“어? 오지은 팀장님.”
“임우찬 팀장님, 오랜만이에요.”
엔터사 직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동안, 윤제이가 조용히 오디션장 안으로 들어왔다.
“제이야.”
“감독님.”
“드라마 잘 봤다. 갈수록 연기 잘하던데?”
“감독님도 보셨어요?”
“그래.”
이영창은 뿌듯한 얼굴로 윤제이의 등을 두드렸다. 그의 페르소나는 이보다 더 잘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면 항상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벌써 <아버지>에서 보여줄 연기가 기대됐다.
“저분들이 그분들인가요?”
“그래.”
윤제이가 모여서 얘기하는 사람들에게로 다가갔다. 초청된 엔터사 신인 개발팀 사람들이 윤제이를 보자마자 입을 쩌억 벌렸다.
이들은 내로라하는 기획사 소속이고, 많은 연예인을 봐 온 사람들이다. 그리고 진흙 속에서 원석을 발굴해내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윤제이를 보자마자 동시에 시야가 하얗게 탈색되는 느낌을 받았다.
“어, 우와. 잠시만요.”
“드, 드라마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압도적으로 잘생기면 순간적으로 굳는다는 느낌이 뭔지 오늘에서야 체감할 수 있었다.
잘생긴 건 아는데 어딘가 무서운 느낌이 들어서 뒷걸음질을 치는 사람도 있었다.
‘음, 또 이러는군.’
윤제이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런 반응도 몇 번 겪다 보니 제법 익숙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