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206)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206화(206/287)
과분한 선물인데.
윤제이는 집에 오는 내내 뚱하게 있던 연노엘을 흘끔 바라보았다.
‘둘이 좋은 친구가 될 거 같은데.’
애는 애다. 정유건에게 번호를 건넨 게 질투 나서 저러고 있는 게 꽤 귀엽다. 어떻게 달래줘야 할까.
“불만이면 네가 잘하면 돼.”
“네?”
“앞으로 우리 영화에서 말이야. 네가 그 애만큼 잘하면 되는 거잖아?”
이건 부담을 주는 게 아니라 신뢰다. 그 말의 의미를 알아들은 연노엘의 표정이 밝아졌다. 아저씨가 나를 믿어줬어!
“그 애보다 잘할게요. 그 아줌마가 질투도 못 하게끔.”
“그래.”
“저 열심히 할게요.”
그러면서 머뭇거렸다. <유령 부서>의 촬영장을 돌아보다 보니 현장에서는 배역의 이름이나 호칭을 거리낌 없이 불렀다.
“아, 아······ 빠.”
연노엘은 부모를 부르는 호칭에 약했다. 익숙해지려면 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
윤제이는 솟아오르는 입꼬리를 감추려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래.”
한진우가 룸미러로 두 사람을 훈훈하게 쳐다보고 있는 것을 연노엘에게 들켰다. 연노엘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홱 돌려 시선을 창밖으로 고정했다.
‘이거 꽤······.’
기분이 이상한데. 아니, 좋은 건가?
제 턱을 매만지던 윤제이는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지인들의 연락에 답을 하고, 벌룬 커뮤니티에 팬서비스를 남긴 그가 옆을 돌아보았다.
연노엘은 금세 잠에 빠져 있었다. 몇 주 지내보니까 느끼는 건데, 잠을 정말 쉽게 잔다. 단순해서 좋네.
[앞으로 저를 사람들이 가만히 둘까요?]가만히 둘리가. <아버지>의 촬영이 끝나면 얘를 여기 붙잡아 둘 여지가 없으니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갈 거다.
영화 촬영 전에도 불순한 이유로 입양 문의가 쏟아지고, 보육원을 찾는 기자가 많았는데 과연 영화가 개봉하면 어떨까. 이보다는 더 심해질 거다.
입양
미혼 입양
미혼 입양 절차
미혼 입양하려면
음, 요즘은 미혼이어도 입양할 수 있구나. 심사 과정이 조금 깐깐하긴 한데, 못 통과할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이라는 게 이점으로 작용할 거 같다.
홀린 듯 이것저것 검색하던 윤제이는 제 모습이 어이없어서 가볍게 숨을 내뱉었다.
‘너무 성급한가.’
단순 후견인이 되는 것과 평생 보호자가 된다는 건 무게가 다르다.
윤제이는 부모님께 피가 이어지지 않아도 사랑으로 보듬는 방법을 몸소 느꼈었다. 잘 키울 자신은 있었다.
근데 애가 나와 가족이 되는 걸 좋아할지는 아직 모르는 거지. 자란 보육원에 애착이 많은 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입양 절차를 검색해본 건 아니다. 오디션에서부터 이상하게 눈길이 갔던 연노엘, 그리고 함께 지내며 느꼈던 감정.
아버지가 되어야 하는 배역 때문이 아니라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이끌림이었다.
“노엘이 잠들었네요.”
“내가 데리고 올라갈게. 오늘 고생했다.”
“넵, 들어가세요.”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은 <아버지>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연노엘을 방 침대에 눕히고 거실로 나온 윤제이는 이영창이 보낸 대본을 펼쳤다.
「이 시나리오가 네게 늦지 않았기를.」
맨 첫 장에는 이영창의 친필이 쓰여 있었다. 사실 이영창은 <악의 몰락>에서 윤제이가 과거를 털어냈다는 게 조금 섭섭했다. 그 역할을 자신이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윤제이로서 다시 매체에 모습을 비쳤을 때부터 이영창과는 거의 테라피스트 수준으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사실 아직도 꿈으로 나오곤 해요.] [괴롭지 않니?] [괴롭죠.]윤제희 이후 제이 젠킨스가 되어 새 가정에 적응하는 과정과 도망치듯 군으로 가서 겪었던 일, 그때의 심정.
집을 떠나 미 전역을 떠돌이 생활을 하던 중 겪었던 것들, 소방관 시절에 안타깝게 생명을 보내야 했던 일까지.
당시에는 절대로 묵은 감정을 풀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다 떨쳐내고 일어났다. 연기를 통해서다.
그렇게 탄생한 <아버지>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제 어린 시절과 닮은 소년을 주운 ‘아버지’는 소년의 부탁으로 세상의 끝으로 불리는 바다로 향한다.
그냥 딱 이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제법 심오했다. 자기 연민과 자기혐오, 어린 것들에 대한 연민 그리고 어린 시절에 관한 추억.
세상을 삐딱하게만 바라보던 ‘아버지’는 소년을 통해 세상이 그리 각박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곱씹어 보면 보이는 보편적인 사랑에 관한 얘기다.
그렇다고 너무 예술적인 측면만 강조한 게 아니다. 이 시나리오의 세계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블록버스터 적인 장면도 들어간다.
이 시나리오 속 아버지는 윤제이고, 그리고 소년의 모티브는 윤제희다.
마지막 장면에 두 사람은 바다라는 세상의 끝에 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아버지’는 비로소 소년을 마음으로 품고, 윤제이는 윤제희를 보낸다.
이제 과거는 나를 어찌하지 못한다는 해방이고, 혹은 그 과거를 비로소 품을 수 있게 되었다는 메시지다.
‘너무 과분한 선물인데.’
바다로 가는 길에는 그가 과거에 겪었던 일과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정말 나를 위한 작품이다.
천천히 내 삶을 돌아보고,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느낌이다. 어찌 보면 이영창이 대필해 준 자신의 자서전과도 같다.
그렇다면 ‘아버지’를 어떻게 구축해야 할까.
‘나를 그대로 보여주면 되는 걸까.’
조금 결이 다르다. 같되, 달라야 한다. 이 시나리오 속 배역의 이름은 ‘아버지’지 윤제이가 아니다.
윤제이는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그걸 문 틈새로 보고 있던 연노엘이 조용히 문을 닫고 방으로 다시 들어와 대본을 펼쳤다.
그리고 특유의 깊은 눈동자로 자신이 연기하게 될 것들을 훑었다.
***
윤제이가 대본을 두고 고민하고 있을 때, 이영창은 그리운 얼굴들과 회동했다.
“아이고, 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쇼!”
“이야, 오랜만이다.”
“못 본 사이에 많이 늙으셨어?”
“이 나이 되면 다 늙지. 넌 왜 그대로냐?”
<어린이>를 찍었을 때 풋풋했던 신인들은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정점을 찍고, 누구나 쉽게 모실 수 없는 거물들로 성장했다.
“저 친구는······.”
“내 제자야.”
“안녕하십니까. 감독님.”
이들은 <아버지>를 위해 키우던 제자까지 데려와서 빨리 찍자고 벼르고 있었다. 제자들마저 업계에서 제법 이름을 알린 사람들이었다. <아버지>를 위해 드림팀이 모인 것이다.
“주환이 걔가 나한테 연락한 거 알아요?”
“걔가 왜?”
“우리 영화에 자기가 키우는 애들 좀 꽂아달라고.”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군.”
많이 달라진 사람도 있었다. <어린이>의 조감독이던 김주환은 엔터사 대표가 되어 과거의 인연에 어떻게든 비벼보려고 애쓰고 있었다.
“제희, 걔는 안 왔어요?”
“애 데리고 같이 살면서 연기 지도한다고 하더라고. 앞으로 볼 일 많잖아.”
“이야······ 그 어린애가 애를 데리고 지도하다니. 진짜 세월이······.”
김지훈 촬영 감독은 목말을 태워줬던 꼬맹이가 생각났다.
“오디션에 합격한 애는 어때요?”
“눈빛이 좋아. 한번 볼래?”
이영창은 오디션에서 찍었던 영상을 보여주었다. 자기소개하는 연노엘의 풋풋한 모습에서 특유의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다.
“······이야.”
“빨리 찍어보고 싶은데?”
카메라를 직접 잡는 이들의 감탄사가 제일 컸다. 내 렌즈를 통해 보고 싶은 아이의 깊은 눈동자.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는 분위기까지.
“다들 내 시나리오는 어떻게 봤어요?”
이영창은 함께 하게 될 사람들의 의견을 구했다.
“평론가가 좋아할 거 같아요.”
“난 좀 슴슴한 거 같다.”
“저는 오히려 자극적이던데요?”
“너무 잔잔한 거 아냐?”
감상이 정말 다양하게 나뉘었다.
“사실 상업성을 그렇게 본 건 아냐. 오로지 그 녀석을 위한 영화니까.”
그 녀석이란 윤제이를 말하는 거겠지? 그를 위해 이렇게 쟁쟁한 사람들이 모인 거나 다름없다.
흥행을 노리는 것도 아니고, 예술성을 강조해 수상을 노리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한 영화라고 다들 불만을 표하진 않았다.
다들 이 순간을 고대했기 때문이다. 이영창과 윤제이가 다시 만나서 영화를 찍는 것을. 그만큼 두 사람은 업계의 전설적인 존재였다.
“저는 잔잔해도 좋은 거 같아요.”
“어떤 면에서?”
“영화가 주는 의미가 좋았어요. 한 사람의 삶과 삶을 대하는 자세의 변화랄까······ 그냥 좀, 이상하게 먹먹하던데요.”
정확히 봤다. 간략한 글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니, 작정하고 연출이 들어가면 모든 관객이 느낄 수 있을 거다.
김지훈 감독의 제자인 임상진이 손을 들었다.
“그런데 이대로라면 배우의 연기가 엄청 중요하겠는데요? 애는 그렇다 치고 여기 ‘아버지’ 역할은······.”
“제이가 잘할 수 있을 거야.”
“저도 그분 연기 잘하는 거 알죠. 그런데 이건 완전······.”
그냥 연기를 잘해야 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연기 차력 쇼를 보여줘야 한다. 보는 사람이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게끔, 배우 자체의 연기력에 설득력이 있어야 했다.
임상진은 윤제이의 연기력이 뛰어난 것을 안다. 그도 <달동네>에서 눈물을 주륵 흘렸던 적 있다.
하지만, 관객 본인도 모르게 감정을 움직이는 연기를 촬영하는 내내 보여줄 수 있느냐는 잘 모르겠다. 배우 본인도 감정 소모가 엄청날 텐데, 이거 괜찮은 건가?
“걔는 걱정하지 마. 잘할 거니까.”
이영창은 <악의 몰락> 이후 표정이 밝아진 윤제이를 기억했다.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맞는 거겠죠. 그래서 촬영 기간이 길군요? 배우 기력 후달릴까 봐.”
“맞아.”
“저는 좋네요. 감독님이랑 오래 있을 수 있어서.”
“너 내 제자 아니냐? 왜 이 감독만 좋아해?”
그렇게 회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
***
이영창·윤제이 재회작 ‘아버지’ 오늘 첫 대본 리딩
‘아버지’ 영화계 드림팀 모였다···화려한 연출진과 배우들
이영창은 조연과 엑스트라 배역을 선정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어린이>를 보고 연기에 활력을 얻은 문창민과 ‘엄마’역으로 나왔던 추영미.
그리고 권민재와 백다은 등 ‘윤제희 특별법’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까지. 하나하나 윤제희와 윤제이의 인연이 닿은 사람들이었다.
“카메라 더 바깥으로 빼자.”
“바닥에 테이프 좀 붙여주세요. 간단하게 동선 좀 만들죠.”
대본 리딩은 단순히 앉아서 대본을 읽는 게 아니라 마치 연극의 리허설처럼 꾸몄다. 그리고 한 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회차에 걸쳐 반복한다.
리딩을 반복하다 보면 정말 새로운 해석이 나올 때가 있다. 계산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나오게 되는 연기, 그게 또 잘 어울리는 경우가 있다.
“제이야.”
“백다은, 오랜만이다. 잘 지냈지?”
“나야 똑같지. 그 애는 어디 있어? 소개 좀 해줘.”
윤제이는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연노엘은 모든 배우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전국 경쟁률을 뚫은 차세대 윤제희는 어떤 아이일까?
“노엘아. 선배님께 인사 할까?”
“서, 선배님······.”
아직 배우라는 자각이 없어서 말을 더듬은 연노엘이 백다은을 올려다보았다. 백다은은 한쪽 무릎을 꿇고 연노엘과 눈높이를 맞췄다.
“안녕, 노엘아.”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나도 오늘 잘 부탁해.”
“감사합니다!”
연노엘이 우렁차게 얘기하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다들 이영창과 윤제이의 재회 작이라는 점 때문인지 경력 많은 베테랑답지 않게 긴장하고 있었는데, 아이란 존재는 분위기를 바꾸는 매력이 있었다.
“애가 되게 씩씩한데?”
“사실 긴장 엄청 하고 있어. 원래 저렇게 군기 잡히지 않거든.”
“그래? 근데 대본 말고 뭐 보는 거야?”
“슬슬 애 초등학교를 알아봐야 하는데, 촬영 때문에 출석 인정되는 학교가 있나 싶어서. 넌 뭐 아는 거 없어?”
그러고 보니 같이 몇 주간 살았다고 했지. 정말 자연스럽게 애 입학에 관한 얘기를 꺼내는 모습에 백다은이 풉! 하고 웃었다.
“왜 웃어?”
“못 본 사이에 애 아빠 다 됐네.”
윤제이는 괜히 멋쩍어져서 제 턱을 쓸었다. 백다은이 그의 팔뚝을 가볍게 쳤다.
“보기 좋아. 진짜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솔직히 박다율은 보다보면 질려
비슷한 캐릭터 비슷한 연기만 계속해서 그게 그거같음ㅠ
└ㄹㅇ
└액터즈에서 자기도 변한다고 말했으니 달라지겠지ㅇㅇ
└맞아 못하는 배우는 아니긴 함 진짜 좀 다른 캐릭터 보여줬으면
-백다은은 발랄한거보다는 좀 다크한게 어울리지 않아?
영구동토에서 찰떡이었음 좀 광기 넘치는것도 잘할거같음
└영구동토 ㅇㅈ
└개인적으로 백다은 악역연기 보고싶음
└정유나같은 캐릭터 또해줬음 좋겠다ㅠㅠ
배우가 모든 배역을 다 완벽히 소화하면 좋겠지만, 자기 옷을 딱 맞게 입은 것처럼 잘하는 장르와 캐릭터가 있었다.
누구는 로맨스와 티키타카가 잘 어울린다거나 누구는 장르물과 복잡한 심리 묘사를 디테일하게 잘하는 역할이 어울린다거나.
-어느 배역이든 인생연기 펼치는 배우는 누구있어?
└이건 문창민이지
└문창민 추영미
└젊배중에는 없어?
└└젊여배는 닥 천세희 아님?
└└난 권민재랑 윤제이도 잘한다고 봄ㅇㅇ
└└└2222
-배우 연기력 보려면 문창민 앞에 두면 됨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