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21)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아롱아롱 (2)(21/287)
아롱아롱 (2)
-아롱아롱 원작도 재밌어? 무휘대군 비중 많아?
-와 윤제이 이사람 경호원 출신임? 어쩐지 액션 잘하더라
-아롱아롱 청률 좋네 중간에 뇌절만 안하면 막방 20%도 찍을수 있을듯?
-솔직히 케미는 서브쪽이 더 사는듯ㅋ
아스트라의 곽도현 실장이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아롱아롱>의 시청률은 떨어지지 않고 차근차근 올라가고 있었고, 신인이라 걱정했던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윤제이의 연기를 칭찬했다.
낌새가 심상치 않음을 업계에서도 눈치챘는지, 벌써 윤제이에게 광고나 화보 제안도 꽤 많이 왔다.
‘나, 참. 어떻게 첫 작 만에 이런 반응인지.’
계단식 성장이 아니라 바로 조연으로 꽂혔어도, 잘 받아먹는 것도 능력이다. 예전에 그가 라이징 스타로 막 뜨려던 배우를 맡았을 때 이런 느낌을 받았다.
“도현아.”
“어? 심재욱.”
그를 부른 건 <아롱아롱>의 주연, 김현준의 소속사 실장이었다. 심재욱이라 불린 사람의 안색이 그리 좋지는 못했다.
“또 미팅 갔다 왔지?”
“죽겠다. 아니 걔는 왜 그렇게 깔짝깔짝 늦냐?”
안 그래도 시간이 촉박한 드라마 촬영인데, 자꾸 늦어서 그거 수습한다고 실장이 미팅에 불려가는 것이다. 아예 김현준의 촬영을 며칠에 걸쳐서 몰아서 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근데 왜 그렇게 늦는 거야? 컨디션이라도 안 좋대?”
“몰라. 매니저한테 듣기로는 요즘 마이튜브 찍는 거에 빠졌다던데.”
“허, 설마 그거 때문은 아니겠지.”
“걔는 연기에 열정 없어. 배우가 아니라 셀럽이 목적인지, 요즘 헛바람이 들어서는······.”
촬영을 이중 삼중으로 잡고, 마이튜브나 SNS 같은 거 때문에 콜타임 늦어서 민폐 끼치는 몇몇 배우가 있다고는 들었다.
곽도현은 그런 단역 배우가 할 짓을 주연이 하고 있네라고 말하려다가 참았다. 얘도 고생이네. 우리 배우는 이럴 일 없는데.
“네 배우는 어떠냐? 연기 잘하던데.”
“어떻긴 어때 이제 막 시작했는데.”
곽도현은 일단 한 번 튕겼다.
“까다롭지도 않고 좋아. 성실하고, 안 좋은 습관 없이 클린하지.”
“이야, 유니콘 만났네. 근데 그거 뜨면 모르는 거다? 지금 반응도 좋잖아.”
“글쎄······.”
그는 윤제이를 생각해냈다. 뜬다고 태도 바뀔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새벽에 일어나 꾸준히 운동한다. SNS도 팬들을 위한 사진만 몇 개 올리고, 남은 시간에는 연기를 위해 집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시청.
지인이래 봤자 전 직장 경호원 동료들만 잠깐 만나고 그 외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고. 지방에 있는 촬영장 숙소에 있어도 생활 습관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 진우야. 무슨 일이야? 촬영이 멈췄다고? 왜?”
심재욱과 헤어지고 차에 올라탄 곽도현은 한진우의 전화를 받았다.
“제이 씨가 병원에 있어?!”
***
“촬영 왜 안 시작해?”
“또현준.”
“에이, 오늘 칼퇴 못하겠네.”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그들은 또 콜타임에 늦은 김현준을 씹으며 담배를 피웠다.
“슬슬 들어가자.”
그리고, 그들 중 누군가가 던진 담뱃불이 위험하게 번들거렸다.
“어디 가요?”
<아롱아롱>에서 정연화의 하녀 가현 역을 맡은 조연배우, 임수아는 불안해져서 윤제이를 따라갔다. 어디서 타는 냄새라니······ 시대극 세트장이니 목조 건물밖에 없고, 게다가 주변엔 산뿐이다.
‘이쪽인가?’
윤제이가 밖으로 통하는 문을 열자, 열기가 화르륵 느껴졌다. 그는 반사적으로 임수아를 감싸 뒤로 물러났다.
“······헉!”
“멀리 대피하세요. 119 신고도 부탁합니다.”
“네, 네!”
잠시 멈칫한 윤제이는 침착하게 불길을 바라봤다. 임수아가 밖으로 나가면서 크게 소리쳤다.
“불이야!”
“나오세요!”
“대피해!”
그 사이 윤제이는 화재의 원인을 찾았다. 대책 없이 물을 뿌렸다가 더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다.
‘전기나 가스 화재는 아닌 것 같고······.’
아수라장이 된 현장, 매니저 한진우는 윤제이를 발견하자마자 그의 어깨를 잡았다. 남들 다 대피하고 있는데 이 형은 혼자서 위험하게!
“제이 형! 여기서 뭐 해요!”
“진우야. 넌 따로 할 일 있어.”
“네?”
“차에 소화기 뒀으니까 가져오고, 혹시 다른 사람한테도 있나 물어보고 다 가져와.”
“네, 네! 형 근데······!”
어쩌시려고요? 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처음 보는 박력에 왠지 시키는 대로 해야 할 거 같아서 일단 윤제이가 시킨 일을 하러 뛰어갔다.
대체 이건 언제 차에 둔 건지, 그것도 두 개씩이나. 헉헉거리며 소화기를 건넨 그는 윤제이에게 어깨가 또 잡혔다.
“형, 여기요!”
“사람들 대피시켜. 인원 체크 꼭 하라고 하고.”
“제, 제가요?”
“내가 할게요!”
언제 왔는지 박서아가 끼어들었다. 그냥 매니저 1인 한진우보다 주연인 박서아의 말은 잘 들을 것이다. 고개를 끄덕인 윤제이는 곧장 소화기를 들고 화재 진압에 나섰다.
‘바람이 좋지 않은데.’
<아롱아롱>은 판타지가 가미된 드라마기에 세트장에서도 여러 장치를 추가했다. 금속 모형이나 목조 건물을 따로 설치하기도 했다. 그래서 쓰레기가 많이 나왔는데, 하필 거기에 불이 붙은 거다.
문제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심상치 않다. 이러다가는 이 일대에 다 번질 수도 있겠다.
“소화기 더 없어요?”
“여기! 여기요!”
한진우를 보고 다른 데서 소화기를 가져온 스태프가 그걸 건넸다.
윤제이는 그걸 들고 다시 화재 현장으로 들어가려 했다. 인원 체크를 위해 팀별로 모인 사람들, 누군가 없다.
“잠시만요, 혹시 다른 분 더 있지 않았나요? 제 분장 담당하시는······.”
“네?”
“헉, 야! 박민지 어디 갔어?!”
“모, 모르겠어요!”
그 소리를 듣자마자 윤제이는 안으로 뛰어갔다.
분장 팀의 박민지는 잠깐의 휴식 시간을 이용해 외진 곳에서 음악을 듣고 있었다. 요즘 촬영이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시작해서 미리 봐 둔 자리였다.
“어, 어떡해······!”
음악을 들으며 졸고 있던 때, 어디서 타는 냄새가 나서 일어난 그는 사방이 불길인 것을 보고 크게 소리쳤다.
“콜록······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
문을 열려고 손을 댔지만, 불 때문에 뜨겁게 달궈져 있어서 되레 화상만 입었다. 한참 벽을 두드리고 소리치던 그가 점점 의식을 잃어갈 때.
“박민지 씨!”
“여, 여기요!”
쾅!
윤제이는 소리가 나는 곳에 발차기를 날렸다. 그에 문짝이 뜯어져 나갔다. 그리고 쓰러지려는 박민지를 부축했다.
“제 어깨에 팔 두르세요.”
“가, 감사합니다.”
밖으로 나가면서 점점 정신을 차린 박민지는 자신을 부축하는 사람이 윤제이라서 깜짝 놀라 그를 쳐다봤다.
“소화기 더 없어?!”
“물, 물이라도!”
박민지를 밖으로 보내고, 윤제이는 앞장서 소화기를 분사했다. 스태프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분주히 뛰어다니며 소화기를 찾았다.
무아지경으로 화재를 잡으려 노력하는 사이, 사방에서 물방울이 내리고 누군가가 그의 어깨를 짚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물을 뿌리고 있었다.
“선생님, 이제 저희가 하겠습니다.”
“후우······.”
“형, 형!”
윤제이는 긴장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한진우가 다급히 다가와서 그를 부축했다.
산 인근이라 소방대도 많이 출동했다. 그래서 꺼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화재도 거의 진압되었다.
‘자칫하면 큰일 날 뻔했어.’
소방대장은 불이 어느 정도 진압됐는데도 주저앉아 아직 소화기를 놓지 못하는 윤제이를 흘끔 바라봤다.
‘저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그는 동료 소방대원이 가져온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책임자가 누구입니까?”
“여기요.”
제작사 쪽 직원과 감독, 제작부장 등이 앞으로 나섰다. 소방대장이 까맣게 탄 무언가를 내밀었다.
“아니, 누가 담배꽁초를 생각 없이 버렸습니까?”
“아······ 이런.”
“대체 어떤 몰상식한 사람이 이런······!”
다들 입을 꾸욱 다물었다. 명백한 제작진 과실이다.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벌써 막막해졌다.
소방대장은 구급차에 앉아 담요를 걸친 윤제이를 가리켰다.
“저분이 초기 진압을 잘해서 다행이지, 자칫하면 산불로도 번질 뻔했어요.”
“와······.”
안 그래도 바람 때문에 위험하다며 사람들을 물리고 침착하게 앞장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감탄하던 몇몇 스태프들은 손뼉까지 쳤다.
감독과 제작부장이 황급히 윤제이에게 다가갔다.
“어디 다친 데는 없죠? 혹시 모르니까 병원부터 갑시다.”
“저는 괜찮습니다.”
“제이 씨. 어서 가. 어차피 오늘 촬영 못 해. 우리도 곧 병원 갈 테니까.”
마지 못해 구급차에 오른 그를 뒤따라 소방대장이 함께 탔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기 때문이다.
“물 드세요.”
“네.”
“완벽한 대처였습니다. 잘 되면 표창도 받으실 거예요.”
“안 받아도 되는데······.”
“좋은 일 하셨으니 받아야죠. 근데, 관련 교육을 받아보신 적이 있으세요? 대처가 능숙하시길래.”
“전에······.”
윤제이는 잠깐 인상을 찌푸렸다. 이명이 들리고 누군가의 비명이 들리는 듯했다.
“소방관으로 일한 적 있습니다.”
“오, 진짜요?”
“LA에서······.”
윤제이는 말을 제대로 끝맺지 못했다.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외견상 다친 데는 없어 보이는데······.
‘그러고 보니 아까도 소화기를 놓지 않고 있었지.’
소방대장은 그게 심리적 문제라고 확신했다. 자신도 이런 적 있었으니까. 그는 윤제이의 어깨를 살짝 토닥였다.
“불이 참 많은 걸 앗아가죠.”
“······그러게요.”
***
“실장님, 여기요.”
“어때? 괜찮대?”
“아무 이상 없대요. 연기를 많이 마시지도 않았다고······.”
곽도현은 그제야 긴장이 풀려서 숨을 크게 토해냈다.
갑자기 병원이래서 놀랐는데, 설상가상으로 인터넷에는 ‘아롱아롱’ 촬영 세트장에서 불이 났는데 누가 구급차에 실려 갔다. 이런 기사가 올라왔기 때문이다.
“기사로는 스태프 중태라는데 그분은 어때? 괜찮대?”
“저도 아직 잘 모르겠는데, 형이 구했을 때는 멀쩡해 보였어요.”
“와······ 그런 일이 있었어?”
“네네. 진짜 완전 슈퍼맨. 진짜 대박이었어요.”
한진우가 엄지를 척 들었다.
“안 그래도 화재 잡는 영상은 봤어. 뭘 모르는 내가 봐도 장난 아니더라.”
“SNS에 벌써 떴어요?”
곽도현은 대답 없이 자신의 화면을 보여줬다. 아마도 미리 대피했던 스태프가 찍었나 보다.
화재 잡는 무휘대군
#큰일날뻔#다행히_이상없음#배우님_감사합니다#드라마제작#드라마스태프
현장의 긴박함을 느꼈었던 한진우는 입매를 비틀었다. 참나, 사람이 다쳤는데 이런 걸 올리네. 그래도, 우리 형 활약상이 담겨서 좋긴 한데······.
침대에 걸터앉아 그걸 엿듣던 윤제이는 이젠 안 떨리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아까는 정신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졌다.
“이야, 대체 뭐예요? 왜 이렇게 잘해?”
“한국 오기 전에 소방관으로 일한 적 있습니다.”
“진짜요? 아니, 그런 걸 왜 말 안 했어요?”
“별로 자랑할만한 건 아니라서요.”
존경받는 직업인 건 맞지만, 제대로 연기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연기 외적으로 유명해지는 건 바라지 않았다.
그 의도를 대충 파악한 곽도현은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섣불리 언플할 생각은 없었다.
“아니 그게 왜 자랑할 게 아니야. 아무튼, 몸은 진짜 괜찮은 거 맞죠?”
“네.”
“아고, 다행이다. 일단 하루 입원할래요?”
“아뇨, 병원은 답답해서요. 촬영은 어떻게 될까요?”
“글쎄요······.”
곽도현은 밖에서 심각하게 논의 중인 제작팀을 바라보았다. 드라마 지금 흐름 잘 타고 있는데 갑자기 끊기지는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