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224)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224화(224/287)
윤바다가 부끄러워서 소리를 질렀다. 한진우는 제게 달려드는 아이를 피해 넓은 거실로 향했다.
“우와.”
그러자 윤바다는 금세 다른 것에 정신 팔렸다. 에이전시에 아이가 머물기 좋은 숙소로 잡아달라고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윤제이는 거실 창에 바짝 붙어 밖에 있는 넓은 수영장을 응시하는 아들을 바라보았다.
“놀고 싶으면 놀아도 돼.”
“그래도 돼요? 근데 같이 놀고 싶은데······.”
“내일 스케쥴 없으니까 내일 놀자.”
오늘은 오자마자 스케쥴이 잡혀 있었다. <엣디엔드>가 공개된 지도 오래됐는데 아직 상위권에서 내려갈 생각을 안 했다.
“JJ. 갑시다.”
“가야겠다.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그들의 배웅을 받고 다시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래빈이 흥분해서 말했다.
“우리 에이전시로 당신을 찾는 연락이 엄청나요.”
윤제이에게 함께 하고 싶다고 에이전시로 직접 연락한 사람들은 엄청 유명했다.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쓴 젊은 감독까지 있었다.
지금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시기다.
‘좋은 시나리오가 많이 쌓였으려나.’
윤제이는 그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아이에게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확실히 자본의 규모가 달라서 그런지 세계관과 배역이 다양했다.
“JJ.”
“아담. 오랜만이죠?”
“잘 지냈어요?”
토크쇼의 호스트, 아담 쿠퍼와는 구면이었다.
전에도 이 토크쇼에 나온 적 있었는데, 그때는 <엣디엔드> 크루 단체로 나와서 개인 분량이 적었다.
그는 아담 쿠퍼가 턱을 괴고 황홀한 표정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것에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뭐 하세요.”
“언제 봐도 잘생긴 얼굴이네요.”
“저도 알아요.”
그 능청스러운 대답에 방청석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엣디엔드> 속 김노아는 관리를 받지 못해 추레한 모습이었다. 인종 차별로 겪는 폭력에 노출되어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습에서도 타고난 외모는 가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잘 꾸미고 나온 모습은 더 파괴적이었다.
“당신이 나온다는 소식에 방청객 신청이 마비됐어요.”
“그럼, 저분들이 승리자들인가요?”
“네. 엄청난 경쟁률이었죠.”
윤제이는 방청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카메라가 방청석을 비췄다.
엄청난 경쟁을 뚫고 참여한 사람들은 윤제이의 관심을 얻으려고 플랜카드까지 만들어 왔다.
“그래서, 요즘 어떻게 지냈어요?”
“한국에서 영화 촬영을 했죠. 중간중간 ‘엣디엔드’의 프로모션을 위해 왔다 갔다 했지만요.”
“바쁜 일정이었겠네요.”
“네. 일주일에 비행기를 세 번 넘게 탄 적도 있죠.”
“그럼, 영화 촬영은 다 끝난 건가요?”
“네.”
아담 쿠퍼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떤 영화죠? 살짝 스포일러 해 주세요.”
“음, 제 인생을 담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영화예요.”
“힘들었다고요? 감독이 무리한 요구를 하던가요?”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연기에 모든 기력을 쏟았거든요. 이렇게 몰입해본 적이 없을 정도예요.”
“오, 와우. 진짜요?”
“네.”
그럼 엄청날 거 같은데······ 아담 쿠퍼가 중얼거렸다. 그는 하도 주변에서 <엣디엔드>에 관한 얘기를 하길래 뒤늦게 그의 연기를 접했었다.
연기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빠져들 만한 연기였다.
“언제 개봉 예정인가요?”
“글쎄요 아마 내년이나 내후년쯤이 되지 않을까요?”
“젠장. 빨리 제 머리 좀 쳐 주세요. 2년 뒤에 깨어나게.”
아담의 능청스러움에 현장에 웃음기가 감돌았다.
“최근에 제 쇼에 나온 게스트들이 다 당신 만나고 싶어 한 거 알아요?”
“그랬나요?”
“몰랐어요? 제가 다시 보여드리죠.”
아담 쿠퍼는 근래 나왔던 게스트들의 편집 영상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상식에서 보고 싶은 사람이요? 당연히 노아 킴 역의 배우죠.)
(탐이 났던 배역은 ‘엣디엔드’의 라리아였어요. 그 노아 킴의 연기를 눈앞에서 겪어볼 수 있다니.)
(난 그의 데뷔작도 영화관에서 봤다구요!)
(함께 작업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역시 요즘 핫한 그 분이죠. 연기가 정말 섬세하던데요.)
심지어 같이 작업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영상 편지를 남긴 사람도 있었다.
“어때요? 좋은 작품 제안이 많이 들어왔을 거 같은데.”
“아직은 신중하게 고르는 상태에요.”
“아직도요?”
“네. 제 생각보다 김노아라는 캐릭터가 너무 인기가 많아서······ 인기에 휩쓸리지 않고 정말 저를 원하는 시나리오를 고르려고요.”
“오호, 특이하네요.”
윤제이는 보통의 동양인과는 다르게 겸손을 떨지 않았다.
이쯤은 별거 아니라는 듯,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는 듯한 그 여유가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당겼다.
“만약 제작사가 거절할 수 없는 돈을 약속한다면?”
“그러면 또 모르죠.”
출연료에 연연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색하지 않고 재치 있게 넘겼다.
아담 쿠퍼는 윤제이를 잡으려면 웬만한 출연료로는 안 되겠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아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당신이 촬영장에서 아이에게 입양 서류를 건네는 영상은 여기에서도 화제였어요. 엄청 감동적이던데요. 저도 눈이 시큰거리던데.”
“하하, 네.”
“아역 배우를 입양하겠다는 결정은 어떻게 내렸어요?”
윤제이는 다리를 꼬고 무릎에 깍지 낀 손을 올려놓았다.
“저는 두 분의 아버지와 세 분의 어머니가 있어요. 인종이 다른 두 동생이 있고, 쌍둥이 이복동생까지 있죠.”
“정말 엄청나네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었죠. 이미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겪어 왔기 때문에, 아이를 입양하는 건 제게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를 입양한 게 아니라고, 아이는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라며 자랑했다.
윤바다에 관한 애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자, 아담 쿠퍼가 감동적인 표정을 지었다.
“이런 분이 아버지면 정말 좋겠어요. 이참에 저도 입양하실래요?”
“그건 좀.”
“하하!”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아버지의 얼굴을 드러냈던 윤제이가 금세 정색했다. 촬영장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흠, 그러면 아이의 엄마 혹은 두 번째 아빠 자리는 아직 공석인 거죠?”
“그렇죠.”
“들었죠, 여러분? 공략하세요!”
그리고 방청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들렸다.
무례한 인터뷰 사건 이후로 게스트에 관한 기본 조사를 철저히 했는지 다양한 게임을 준비했는데, 주로 윤제이의 기억력이라던가 신체적 능력을 뽐내는 게임이었다.
그리고 이 방송은 또 화제가 되었다.
***
현지에서 자잘한 스케쥴을 소화하고, 드디어 시상식 당일이 되었다.
일찍 시상식장을 찾은 제임스 리드는 벌써 누군가를 찾는 기자들의 모습에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 시상식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야.’
윤제이가 한국에서 작품을 찍는 동안 제임스 리드는 현지의 분위기를 피부로 체감했다.
극 중 아서에 관한 관심도 제법이었지만, 윤제이처럼 배역 자체가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
분량이 많다고 안심할 게 아니었다. 분량이 적어도 연기로 압살할 수 있는 것을 윤제이가 몸소 보여줬다.
‘젠장.’
그는 윤제이에 비해 어렸고, <엣디엔드>가 매체 첫 데뷔인 신인이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질투하고 있었다.
“제임스.”
그가 이런 속내를 숨기고 윤제이의 앞에 섰다. 가벼운 포옹 끝에 떨어진 윤제이의 얼굴은 여전했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 하니, 남몰래 품고 있었던 질투가 연기처럼 흩어졌다. 그냥,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형.”
“노미네이트 된 거 축하해.”
“형이야말로. 난 수상은 못 하겠지만.”
“그래도 후보에 오른 게 대단한 거지.”
그래, 난 아직 신인이다. 드라마가 너무 잘 돼서 분수에 맞지 않는 욕심을 가진 거다.
제임스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런 대단한 사람의 격려를 받았다는 것이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금세 강아지처럼 윤제이를 따랐다.
“JJ! 제임스!”
“오, 근사하네.”
“여지 주는 거야?”
“아니, 순수한 감상이야.”
홀로 짝사랑하고 실연을 맞이한 바네사는 미련을 떨쳐내고 다른 사람과 만남을 이어갔다.
“여기 봐주세요!”
“여기요!”
올해 들어 가장 핫한 네 배우가 한곳에 모였다. 기자들은 포토월에 선 그들에게 플래시를 계속 쏘아냈다.
“엣디엔드 배우들이 왔어.”
“어디?”
그리고 그들이 시상식장 내부로 들어서자, 미리 와 있던 사람들이 술렁였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윤제이에게 향하는 사람이 많았다. 금세 그의 주변이 사람으로 가득 찼다.
“안녕하세요.”
“오, 드라마 잘 봤어요.”
“같이 사진 찍지 않을래요?”
윤제이는 그런 요청을 부드럽게 받아주었다. 누가 봐도 이 공간의 주인공은 그였다.
축하해요.
OTT 시리즈에 많은 제작비를 들이고, 유명 할리우드 제작자와 감독 그리고 배우들이 OTT 시리즈로 많이 뛰어들었다.
에미상에 노미네이트 된 사람들은 정말 쟁쟁하고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저기······.”
“로즈 씨. 안녕하세요. 영화 ‘폭풍의 눈물’ 정말 잘 봤습니다.”
“그, 그래요? 편하게 미셸이라고 부르세요.”
윤제이는 제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제법 유명한 사람들이더라도 새삼스럽진 않았다.
그 자신, 윤제희도 나름 영화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굳이 황송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감정은 없다. 그의 눈에는 다 똑같은 배우들이니까.
하지만 미셸 로즈는 그렇게 넘기기에는 조금 달랐다.
“나도 ‘어린이’를 봤었어요. ‘엣디엔드’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인 그 사람이랑 동일인일 줄은 몰랐네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영광입니다.”
할리우드의 원로이자 전설적인 여배우인 미셸 로즈는 집안도 집안인데 업계에서 쌓은 인망이 많아서 대부분 배우가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놀람을 감추지 않았다. 미셸 로즈가 저렇게 좋아하는 건 처음이었다.
“노아 킴의 연기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한데······.”
“아, 그건······ 지금 얘기하기에는 길어질 거 같습니다.”
윤제이는 각자 자리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흘끔 바라보았다. 슬슬 시상식이 시작될 거 같았다.
미셸 로즈의 표정에 아쉬움이 담겼다.
그녀는 <엣디엔드>의 시즌 5를 무려 다섯 번이나 정주행했다. 그마저도 아서와 아이비가 나오는 장면은 건너뛰고 김노아의 장면만 복습했다.
“이따가 애프터 파티 오나요?”
“네.”
“그때 더 많은 얘기를 했으면 좋겠네요.”
시상식은 한국과 다를 게 없었다. 무대 앞에 늘어진 원형 테이블에는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의 크루가 앉아있었다.
윤제이도 <엣디엔드>의 테이블에서 자신의 이름이 표기된 자리에 앉았다. 시상식 측에서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위치는 카메라가 자주 비치는 위치였다.
-에미상 시작했어?
-지금 한다
-와 처음부터 얼굴공격 장난없다ㅋㅋ
큼지막한 TV 화면에 잡힌 윤제이의 모습을 보고 조유경이 흐뭇하게 웃었다.
워낙 <엣디엔드>와 윤제이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자, KE 엔터 산하의 케이블 방송국은 중계권까지 사서 시상식을 중계했다.
“으흠, 역시 우리 제이는 저기서도 인물이 뛰어나다니까.”
조유경이 와인을 음미했다. 마음 같아서는 에미상 현장에 직접 가서 축하해주고 싶었다.
미국의 미디어 협회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저런 시상식쯤이야 그냥 가도 반겨줄 거다.
하지만 조유경은 한국에 남았다. <아버지>의 캠페인에 직접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아직 편집도 덜 됐는데 유명 시상식의 서포트를 어떻게 할지 계획을 짜고 있었다.
-데이비드 클라크 인별에 윤제이랑 찍은 투샷 올라옴ㄷㄷ
-와 현장 영상 봤어? 윤제이 인기 개많은데?
-난 해외에서 인기많다는거 국뽕기사인줄 알았는데 찐이었나봐
그동안 팬들은 SNS에 올라온 에미상 현장 사진을 발굴했다. 할리우드 탑스타들 사이에서도 꿇리지 않는 에티튜드가 있었다.
그 와중에 시상식은 진행됐다.
연출상은 <엣디엔드>가 받았다. 미국 시리즈 중에는 각 회차당 연출을 맡는 감독이나 대본을 쓰는 작가가 제각기 다르기도 했다. 그래서 후보도 어떤 작품의 몇 시즌 몇 화로 올랐다.
하지만 <엣디엔드>는 한 작가와 감독이 시리즈를 끝까지 이어갔다.
그중에서도 낮의 아서와 아이비, 밤의 노아와 라리아가 춤을 춘다. 두 커플을 교차해 보여주며 빈부격차와 인종차별 등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연출이 나오는 회차로 받았다.
“감사합니다.”
수상받기 위해 무대로 올라온 감독은 손에 든 트로피를 들어 보였다.
“그리고 가장 감사한 건 더 좋은 연출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우리 배우들.”
감독이 환호하는 <엣디엔드> 크루를 바라보았다.
사실 배우들이 아니라 윤제이 하나를 지칭한 것이라는 것을 여기 있는 모두가 짐작하고 있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김노아가 작품과 캐릭터의 깊이를 더했다는 평이 대다수였다.
그렇게 시상식이 진행됐다. 드디어 남우조연상의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