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248)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248화(248/287)
월드 프리미어
<피의 왕관>의 촬영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윤제이는 화보나 광고 등의 짧은 스케쥴만 소화하고 작품 활동은 하지 않았다.
가끔은 윤바다가 출연하는 드라마 촬영장에 커피차를 몰고 찾아와 아들을 응원했다.
한 해가 지나고, 윤바다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윤바다가 가장 먼저 찍은 건 <아버지>지만, 개봉까지 오래 걸리는 영화의 특성 때문에 데뷔작은 드라마가 되었다.
‘윤제이 아들’ 아역 배우 윤바다, 드라마 ‘우당탕탕 패밀리’서 열연 펼쳐
‘윤제이 아들’ 아역 배우 윤바다, 성공적인 눈도장
정유건에 이어 윤바다까지···윤제희 이어 아역 배우 황금기 도래해
언론에서 윤바다는 아직 배우 윤바다가 아니라 윤제이의 아들, 제2의 윤제희 등으로 더 자주 불렸다.
윤제이는 아들이 성장하면서 자신의 그림자에 가려질까 봐 걱정했다. 소속사를 통해 주의를 주겠다고 말하니 윤바다는 고개를 저었다.
“난 좋은데요.”
“그래? 왜?”
“아빠 아들이라는 거 사람들이 다 알 거 아니에요.”
그렇게 말한다니 퍽 감동인데······ 그래, 네가 좋으면 됐다. 결국 아이의 머리만 거칠게 쓰다듬어주고 말았다.
윤바다는 자신처럼 과거가 특이한 아이고, 그가 헨리 젠킨스에게 느꼈던 것들을 참고해서 아이를 대했다.
하지만 가끔 제 방식이 잘못됐나 돌아보았다. 윤바다의 동급생들 가족을 보니 자신과는 다른 육아법을 펼치고 있어서다.
[너무 감싸려 하지 마. 요즘 그런 부모 때문에 난리잖아. 게다가 우린 연예인이라서 더욱 구설수 없게 조심해야 하고.] [애가 실패도 해보고 좌절도 해보고 성장하는 거지. 어느 정도는 내버려 둬. 너 잘하고 있어, 지금처럼만 해.]이에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문창민은 부모 선배답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야, 우리 완벽하기만 한 제이가 이런 고민을 다 하네.] [하긴······ 아이를 키우는 걸 어디 동영상에서 배울 순 없으니.]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였다. 당연하지, 애 키우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바다야. 매니저 형이랑 잘 있을 수 있지?”
“괜찮아요!”
윤제이는 스케쥴 때문에 장기간 집을 비울 일이 생겼다. 매니저나 쌍둥이가 자주 찾아올 거라는 걸 알지만, 발걸음이 무겁게 떨어졌다.
‘올해는 작품 활동 하지 말까.’
아마 윤제이의 팬들이 들었더라면 기겁할 소리겠지만, 미리 찍어둔 게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올해는 윤제이의 팬들이라면 떡밥이 넘치는 해였다. 상반기에는 <악의 몰락 PART-1>이 개봉하고, 그다음에는 <인터미션:아르페지오>가 개봉한다.
그리고 <아버지>도 예정되어 있었다. 조유경과 이영창은 개봉 시기가 겹치지 않게 일정을 조율했다.
본가에 잠시 들른 윤제이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둘러싼 가족들에 곤란함을 숨겼다.
“당연히 우릴 데리고 갈 거겠지?”
“설마. 우릴 안 데리고 가겠니?”
사실 안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윤제이가 눈길을 피하자, 엄마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렸다. 내 눈 피하지 말고.
“아니면, 너 교제하는 사람 있니? 그런 거라면 우리도 한발 물러나 주마.”
“아직 없긴 한데······.”
“그럼, 그 행사에 혼자 가려고 했던 거야?”
그러려고 했는데······ 직계 가족이래 봤자 부모님과 동생들이다. 윤바다는 나이가 안 돼서 영화를 보지 못하기에 아예 데려오지도 않았다.
실화 바탕인 영화에 본인 역할을 직접 소화하다 보니 가족들에게는 밝히고 싶지 않은 자세한 사항까지 알려지게 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촬영 당시에는 이런 걸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연기로 내면의 갈등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매형, 섭섭하네요.”
“음······.”
세레나의 남편인 알렉스는 매형이라는 단어를 알려줬더니 알뜰하게 써먹었다.
윤제이는 한숨을 쉬고는 두 손바닥을 들어 올려 항복 의사를 표현했다. 애초에 그는 가족들을 이긴 적이 없었다.
“알았어요. 에이전시에 비행기 티켓 부탁할게요.”
“좋았어.”
주로 한국에서 활동해서 그런지 가족들은 이렇게 참석할 수 있는 큰 행사가 처음이었다.
<악의 몰락 PART-1>의 글로벌 개봉일이 훌쩍 다가왔고, 출연진은 월드 프리미어를 돈다. 레드 카펫에 서고, 기자 회견도 한다.
첫 시작은 당연히 미국이다. 그것도 모하비 사막의 포트 어윈 육군 기지에서 성대한 시작을 알린다.
“이쪽, 이쪽 봐주세요!”
“거기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워낙 최고 제작비가 들인 영화고, 주연 배우인 다니엘 에반스와 엠마 스튜어트는 할리우드에서도 유명한 배우다.
감독인 애런 케이지도 유명 감독인 데다가, 윤제이도 드라마 한 편으로 인지도가 빵 터졌다.
“와, 3성 장군까지 왔네.”
“저 사람은 하원 의원 아니야?”
나라에서도 밀어주는 영화였기에 프리미어에 참석한 면면들이 화려했다. 군 장성들과 애국 마케팅에 숟가락을 올리려는 팝 스타와 배우, 셀럽까지 다양했다.
한국에서 온 기자들도 꽤 보였다. 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윤제이였다.
마침내 등장한 윤제이는 몸에 착 붙는 수트를 입고 목에는 푸른 훈장을 매고 나왔다.
사실 윗선에서 작정하고 마네킹으로 띄우려는지 군 시절 정복을 입고 오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받았는데, 적당히 타협한 게 이 차림이었다.
“JJ!”
“노아!”
초대권을 받은 관람객들이 레드 카펫에서 손을 내밀었다. 아직도 김노아를 부르짖는 사람도 있었다.
“윤제이 인기도 장난 아닌데요?”
“목에 두른 저게 그 훈장인가.”
“뒤에 사람들은 가족이겠죠?”
한국의 기자들은 수군거리면서도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윤제이는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팬들의 손을 스치고, 사인을 해 준 뒤 포토월에 섰다.
“제이 씨!”
“어? 박 기자님. 여기까지 오셨어요?”
“당연히 와야죠. 제가 사진 이쁘게 찍어드릴게요. 한국에 있는 아드님도 볼 수 있게.”
한국 기자들은 윤제이를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잘 알았다. 아들을 언급하면 된다.
그 전략이 먹혀들었는지 한국 기자들 앞에 꽤 오래 서줬다.
“JJ!”
“살렘!”
“오랜만이네요.”
반가운 사람도 볼 수 있었다. ‘아사드 야신 카디르’역을 맡은 살렘 이브라힘이다.
두 사람은 가볍게 포옹했다. 살렘이 있어서 내면의 갈등을 풀 수 있었으니, 은인이나 다름없었다.
윤제이는 그의 뒤에서 행사장을 두리번거리는 아이를 주목했다.
“저 아이가 큰 아이인가요?”
“네. 작은 애는 아직 나이가 안 돼서······.”
“아빠가 빌런 역할이어도 괜찮다고 하던가요?”
“저도 안 데려오려고 했는데, 오히려 재밌을 거 같다고 해서요.”
살렘의 아이는 윤제이를 알아보았다. 워낙 <엣디엔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서 그런가······ 나중에 영화 다 보고 피하지만 말라고 농담까지 건넸다.
윤제이는 제 가족들을 살폈다.
“나, 나 토할 거 같아.”
“뭐야. 잘할 수 있다며.”
“이렇게 큰 행사인 줄은 몰랐지.”
부모님과 세레나 부부, 크리스까지 대가족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작정하고 연예인 코스를 밟게 해 주었다.
옷을 맞추고, 헤어 메이크업까지 받게 했다. 결혼식 이후 공주 대접 받는 거 같다고 좋아했던 세레나는 행사장이 생각보다 더욱 성대해서 긴장한 듯 보였다.
‘영화 보면 뭐라고 할지······.’
윤제이는 씁쓸한 웃음을 삼켰다.
“저기, 저 사람 엠마 스튜어트야?”
“어. 보고도 몰라?”
“이, 이쪽으로 오는데?”
크리스는 주로 여자 셀럽에게 고개가 돌아갔다. 윤제이는 동생의 그런 모습에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JJ.”
“엠마. 오랜만이네.”
두 사람은 가볍게 포옹했다 떨어졌다.
“이쪽 분은 누구셔?”
“내 동생, 크리스토퍼. 네 팬이래.”
“크리스, 안녕하세요.”
엠마 스튜어트를 영접한 크리스는 곧 해탈할 거 같은 표정으로 그녀와 악수한 오른손을 소중히 끌어안았다.
“난 이제 죽어도 여한 없어.”
“아, 진짜 주책이야.”
그런 남동생의 모습이 부끄러운 건 세레나도 마찬가지였다. 허물없는 가족의 모습에 엠마 스튜어트가 작게 웃었다.
“먼저 들어가 있어. 난 여기 좀 더 있어야 해서, 래빈. 부탁할게요.”
“네. 이쪽으로 오세요.”
가족들은 매니저에게 맡기고 아까부터 기회만 엿보는 인터뷰어와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인터뷰어가 신나서 그의 앞에 도달했다.
“젠킨스 씨,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예전에 인터뷰 한 적 있었죠? ‘엣디엔드’ 관련으로······.”
“어머, 기억하시네요.”
세레나는 먼저 행사장에 들어가면서 뒤를 흘끔 바라보았다. 체구가 작은 인터뷰어를 위해 상체를 살짝 숙인 채 대답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톱스타였다.
“이렇게 보니까 오빠 진짜 연예인 같다.”
“언제는 아니었냐? 어우, 저거 봐라. 벌써 형한테 반한 거 같은데.”
크리스는 눈에서 하트가 나오는 것 같은 인터뷰어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까 엠마 스튜어트의 표정도 그렇고, 죄 많은 형님이시다.
“아빠, 엄마. 안 힘들어?”
“괜찮아. 나 참, 아들 덕분에 이런 곳도 와 본다.”
“그렇지? 나도 신기해.”
게다가 가족들을 위한 자리는 정말 신경 쓴 티가 났다. 가족들은 평생 와보지 못했던 행사의 들뜬 분위기를 만끽했다.
윤제이가 레드 카펫에 자유롭게 서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복 차림의 제이든 나이트는 행사장을 두리번거리다가 윤제이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JJ!”
“제이든.”
뒤에를 보니 오웬과 라이언까지 있었다.
“이 기지를 훈련이 아니라 영화 개봉으로 올 줄은 몰랐는데, 너도 그렇지?”
윤제이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프리미어 행사의 장소인 포트 어윈 기지는 중동 도시를 재현해 파병전에 모의 훈련을 받으러 오는 곳이었다. 배우로서 다시 찾게 돼서 기분이 이상하긴 했다.
“이제 시간 많은가 보네?”
“당연하지. 테러 잔당들도 얼마 안 남았고.”
“고생했다.”
오랜만에 만난 전우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자, 언론인들은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실화의 주인공들끼리 사진 좀 찍겠습니다.”
“아, 네.”
그리고 옛 전우들과 포토월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긴장한 거 같은데?”
“당연히 긴장하지. 나는 군인이지 셀럽이 아니라고.”
“책까지 냈으면 셀럽이지.”
“진짜 책까지고 놀릴래?”
이윽고 제이든은 자신의 역할을 연기한 다니엘 에반스와도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었다.
윤제이를 비롯한 오웬과 라이언이 그 모습을 보고 실실 웃었다.
“역시 진짜 할리우드 스타 옆에선 너도 오징어구나.”
“오징어? 그건 또 무슨 말이야?”
“한국에서는 못생긴 남자를 오징어라고 부르기도 해.”
“이야. 누가 갖다 붙였는지 진짜 잘 지었네.”
제이든 나이트는 테러 조직의 수장을 사살한 영웅이고 상징적인 존재지만, 그들 앞에서는 그냥 놀리기 좋은 친구일 뿐이다.
“자꾸 놀릴래?”
제이든이 짜증을 부렸다.
“네가 주인공인 영화가 개봉하게 되니 어때?”
“기분 묘하지. 우린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이었잖아.”
윤제이는 그 말에 공감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넌 어때?”
“음······.”
자연스레 멀리 있는 가족에게 향하는 시선에 제이든은 알만하다는 듯 윤제이의 어깨를 툭 쳤다.
“맞다. 애 입양했다며.”
“그 가련한 Kid는 안 데려왔어?”
“아직 나이가 안 돼서 못 왔지. 그리고, 가련하다니 무슨 소리야?”
“사이보그 같은 네가 아이라니······.”
윤제이가 발로 오웬의 정강이를 가볍게 찼다.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한 친구들이라 그런지 이들과 함께 있으면 자꾸 태도가 어려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