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249)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249화(249/287)
악의 몰락
시작은 예고편에서 나왔듯,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LIS가 저지른 만행과 넘버즈 분대의 창설에 관한 소개부터다.
이윽고 영화의 주인공인 제이든 나이트가 왜 군에 입대하게 됐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도심지에서 벌어진 테러로 인해 여동생을 잃은 어린 제이든 나이트, 그는 테러의 배후에 LIS가 있다는 뉴스 화면을 응시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드론 카메라가 시리아의 전경을 훑는다.
쾅!
“클리어!”
문을 발로 차고 빠르게 내부를 훑은 한 군인이 무전을 쳤다. 그러다가 방심해서 구석에 숨어있는 적의 인기척을 뒤늦게 느끼고 뒤를 돌아본다.
‘이런······!’
급히 방어 태세를 갖추려던 제이든은 머리에 총을 맞아 픽 쓰러지는 상대의 모습에 씨익 웃으며 말했다.
“오, 줄리엣. 왜 그대는 줄리엣인가요.”
“오, 닥치세요. 로미오.”
“라저.”
뒤에서 나타난 제이가 고개를 저으며 맞장구를 쳤다.
J, 10은 나토군 음성 기호에서 줄리엣이다. 안 그래도 빼어난 외모와 빠른 진급을 엮어 저급한 소문이 돌았던 것을 알기에 더욱 거북한 호칭이었다.
“요즘 왜 그래?”
“뭐가?”
“딴생각 있는 거 같잖아.”
제이의 말에 뜨끔한 제이든이 시선을 피했다.
그는 사실 지쳐 있었다. 동생의 복수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던 인생이다. 그동안 정을 주었던 전우를 잃고,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아른거렸다.
LIS는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으며, 그들은 꼬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정신 좀 차려.”
“알았어.”
모자와 복면으로 얼굴 대부분을 가렸지만, 복잡한 눈빛만은 카메라에 한가득 담겼다.
이윽고 록 음악을 배경으로 넘버즈 분대의 소개가 유쾌하게 전개된다.
막사에 모인 대원들이 농담을 치거나 가족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대감이 많이 쌓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LIS의 자금책인 ‘악당’ 바시르를 확보했다는 소식이다.”
분대장, 넘버 1의 소개부터 시작한다.
“드디어 CIA가 밥값을 했나 보네요.”
넘버 2, 브라이언 리드.
어떤 병과 전문인지, 어떤 이력이 있는지에 관한 간략한 설명까지 곁들였다. 다들 훈장 몇 개 정도야 기본으로 받았고, 하나같이 다들 정예였다.
“그거 실례입니다.”
“미안합니다. 투투, 동료한테 무슨 짓이야.”
CIA의 전략분석가 제인 도가 눈살을 찌푸렸다. 넘버 3 분대원이 브라이언 대신 사과했다. 이어서 넘버 4, 넘버 5······.
“JJ!”
“네, 보스.”
넘버 10, 제이 젠킨스가 차분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그는 분대장이 던진 USB를 한 손으로 착, 받았다.
“CIA에서 준 언어, 문화 자료다. 며칠 주면 되지?”
“다섯 시간이면 됩니다.”
“좋아.”
분대장이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섯 시간? 너무 허세 떠는 거 아냐?”
“네가 멍청한 거 아니고?”
“이 새끼가.”
주인공, 넘버 11 제이든 나이트가 웃으며 제이의 목에 헤드록을 걸었다.
제이는 비명을 지르다가 빠져나와 역으로 공격한다. 투닥거리는 두 사람을 배경으로 남은 넘버즈 분대원의 소개가 이어진다.
이들 중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겨우 절반이다. 다들 작전 중 전사했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헤이! 그 팝콘은 내 거야! 던지지 마!”
“또 시작이군.”
J2 콤비라고 부르며 두 사람이 분대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 보여준다.
제이는 이들 중에서 군 경력은 가장 짧지만,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인간에서 벗어난 것 같은 능력에 다들 한 번쯤은 그에게 목숨 빚을 진 적도 있어서 다들 깊이 신뢰하는 대원 중 하나였다.
요새 슬럼프에 빠졌는지 생각이 깊어진 제이든 나이트는 화려한 입담으로 분대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쟤는 뭐 해?”
“크루드어 배우는 중.”
“뭐? 어제는 아람어였잖아?”
“쟤 능력 알잖아.”
영화는 제이든 나이트가 주인공이지만, 가장 절친인 제이 젠킨스라는 인물의 분량도 적지 않았다.
“JJ! 이 미친 새끼! 그건 언제 배웠어?!”
“방금.”
그리고 그의 천재적인 면모를 띄웠다. 그래야 나중에 ‘사자’ 아사드 야신 카디르가 그를 왜 살려두었는지에 관한 개연성이 생기니까.
“작전 승인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뒤에서 ‘사자’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분석관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정치적으로 얽힌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냥 전쟁 영화가 아니라 복잡한 이해관계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여기에 사자가 있을 확률은 몇 퍼센트로 봅니까?”
“92%요.”
“높은 수치이긴 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수치기도 하군요.”
제인 도의 확신에 찬물을 끼얹은 반응은 제이의 입에서 나왔다. 제이는 왠지 모르게 불안했지만, 개인의 불안함은 팀의 의견을 이기지 못한다.
“상부에서 작전 허가가 떨어졌어. 작전 결행 일은 나흘 뒤. 준비해.”
“좋았어!”
“넵.”
넘버즈는 ‘사자’의 꼬리를 잡았고, 드디어 작전을 결행한다. 요새 번아웃인지 슬럼프인지 의욕이 없었던 제이든 나이트도 눈을 반짝였다.
“만약 내일 사자를 잡게 되면, 어떻게 할 거야?”
“사자로 끝이 아니지. 한 놈 더 있잖아.”
제이든의 질문에 제이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사자’가 LIS의 부지도자이자 참모인 건 알지만, 수장인 아흐마드가 남았다.
“끝까지 가자고.”
그래, 이래야 내 친구지. 제이든은 제이가 내민 캔에 제 캔을 부딪쳤다. 이게 마지막 건배인 줄도 모르고.
그렇게 작전이 결행된다. 겉으로는 평화로운 외곽 시골 마을의 풍경이지만, 곳곳에 배치된 넘버즈 분대원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테러리스트.
“나왔다.”
(침착해.)
이들은 정말 정예 중에서도 최정예였다. 그만큼 성과에 관한 압박도 있었다.
군비를 줄이려는 상부와 테러와의 전쟁에 회의적인 신임 대통령의 태도에 다들 이를 갈았다. 그동안 생고생했던 게 무용지물로 돌아갈 순 없었다.
그토록 찾던 ‘사자’다. 다들 침을 꿀꺽 삼키고 정해진 작전대로 수행하려 했지만······ 함정이었다.
(젠장, 후퇴해!)
“제이든, 먼저 가!”
“뭐?!”
제이든을 먼저 보낸 제이가 놈들을 유인했고, 귀환 포인트에는 그가 없었다.
“JJ!”
누구나 좋아했던 대원을 잃은 넘버즈는 다른 것을 제쳐두고 제이의 구출 작전을 우선으로 한다.
제 책임이라 생각한 제인 도도 적극적으로 작전을 다시 짠다.
“이것만으로는 안 돼.”
“네?”
상관의 부정적인 반응에 제인 도의 표정에 의심이 섞인다. 설마 구출 작전을 아예 하지 않으려는 건 아니겠지? 그가 동양인이라서?
“설마 포기하시는 건 아니죠?”
“포기가 아냐. 우리도 그 ‘텐’이라는 대원의 활약을 알아. 미친놈이더군.”
상관이 서류철을 던지듯 내려놓았다. 제이 젠킨스에 관한 정보가 빼곡하니 나열되어 있었다. 짧은 군 생활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이력, 그가 몸담았던 부대의 상관이 남긴 평가도 정말 좋았다.
“여기서 잃으면 아까운 녀석인 것도 알지.”
“그렇다면······.”
“92%로는 안 돼.”
제인 도가 숨을 삼켰다. 92%의 정보를 믿었다가 8%의 함정에 빠졌지 않은가. 상관은 괜한 구출 작전으로 다른 대원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놈이 괜히 JJ를 살려서 데려간 게 아닐 겁니다. 이건 대원의 구출 작전임과 동시에 ‘사자’를 잡을 기회입니다.”
“알아. 그러니까 100%의 확신을 가져 와. 그럼 승인해줄 테니까. 지원도 아끼지 않을 거다.”
“······알겠습니다.”
제인 도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분석관들을 소집해 제이를 데려간 ‘사자’의 은신처를 찾으려 노력한다.
“나를 왜 살려뒀지?”
“네가 궁금해서.”
그동안 제이는 ‘사자’에 의해 납치되어 농락당한다. 인질을 내세워 춤을 추라 강요당한다.
“우리의 독자적인 무술 체계를 그대로 따라 하고 있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10분도 안 걸린 것 같습니다.”
협력자와 그들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 맨몸으로 다수를 상대한다.
“크윽······!”
“옆구리 상처를 노려!”
그 처절한 모습에 관객들 몇몇이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제이의 노력과는 다르게 인질은 그의 눈앞에서 총을 맞아 쓰러진다.
단번에 전의가 상실한 섬세한 표정과 눈빛 연기에 다들 눈을 뗄 수 없었다.
“미국은 생체 병기 실험에 성공했나?”
“상상력도 풍부하군.”
그리고 며칠 뒤, 처참한 제이의 모습 앞에서 혀를 낼름거리는 ‘사자’의 모습이 보인다. 피로 범벅된 제이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많은 고초를 겪었는지 보여준다.
“확신하십니까?”
“이번에는 100%입니다.”
“뭘 꾸물거려?! 준비해!”
그리고 장면이 전환된다. 제인 도의 확신에 다급하게 동료를 구출하러 뛰어가는 대원들.
그리고 ‘사자’는 미국의 병기를 제 손에 쥐었다는 기분에 도취해 제이를 결박한 밧줄이 느슨한 걸 눈치채지 못한다. 고개를 숙인 제이의 눈이 투지로 불타오른다.
“도착했어!”
“가자!”
대원들이 ‘사자’의 은신처에 가까이 다가선다. 그리고 기회를 잡은 제이가 결박에서 풀려나 ‘사자’를 자신이 앉았던 의자에 묶는다. 그리고 받았던 대로 되돌려준다.
그의 눈빛에는 깊은 증오와 슬픔이 보인다. 자신을 망가뜨린 상대에 관한 증오와 더는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는 예감 때문이다.
“크큭, 크하하하!”
광소하는 ‘사자’에 다시 나이프를 찌른다.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도 표정에는 기쁨과 희열을 숨기지 못한다.
“내가 이대로 죽을 거 같아?!”
“······.”
“아니, 난 안 죽어.”
그리고 저주에 가까운 유언이 잇새로 흐른다. 실제로 윤제이를 괴롭혔던 말이었다. ‘사자’를 확인 사살하는 제이의 눈에 눈물이 고인 것이 스쳐 지나간다.
“······텐!”
제이든과 동료들이 들이닥치고, 제이는 그들의 부축을 받아 구출된다.
헬기 조명이 불안하게 그들을 비춘다. 절묘한 조명이 제이의 뒤에서 어둠이 엄습해오는 듯한 연출을 준다.
“텐. 다 나으면 복귀할 거지?”
“글쎄······.”
그리고 끝까지 함께할 거로 생각했던 제이는 지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다.
“너라면 복귀할 수 있을 거야.”
“제이든.”
“넌 천재니까. 그렇지? 같이 작전을······.”
“놈이 날 망가뜨렸어.”
그리고 제이는 떨리는 손으로 제이든의 멱살을 잡는다. 그 힘 없는 손길에 제이든이 되레 놀란다.
“JJ.”
“나랑 약속해. 죽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전쟁의 이면을 보여준다.
본토에는 LIS의 부지도자 사살로 축제 분위기였다. 하지만 정작 그를 사살한 장본인은 억지로 총을 잡다가 떨어뜨린다. 그리고 제 머리를 부여잡고 좌절한다.
그 모습을 보게 된 제이든과 분대원들이 전의를 다진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다.
“와, 나 땀나는 거 봐.”
“영화 정말 잘 나왔는데?”
그제야 숨을 토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최고 제작비를 들인 영화답게 전쟁 장면에 공을 들였다. 그리고 베일에 싸여 있던 넘버즈 분대원의 이야기를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게 실화라고?”
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제이든 나이트와 윤제이에게 닿았다.
“이런.”
윤제이는 어깨를 떨면서 울음을 삼키는 세레나와 이미 눈가가 붉은 어머니를 보고 탄식했다.
이럴 줄 알아서 데리고 오지 않으려 했던 거다. 자신이 함께 있으면 더욱 슬퍼할 테니까.
“네가 고생했던 건 알지만······.”
마리아 젠킨스는 전역 뒤 아들의 몸에 남은 흔적을 봤었다. 봐도 감히 짐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 헨리 젠킨스의 표정도 그리 좋지 않았다.
“엄마. 영화라서 과장된 거예요.”
“하지만······.”
사실 과장되진 않았다. 오히려 수위가 너무 높아서 편집된 장면이 많았다.
그리고 가족들은 그의 말이 거짓임을 알았다.
“흑······.”
“이리 와.”
윤제이가 두 손을 뻗었다. 이윽고 양팔에 느껴지는 가족들의 온기에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았다.
어깨에는 아버지의 손길이 느껴졌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엠마 스튜어트의 번호를 딸 거라는 크리스마저도 침울해서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아······.”
슬슬 인터뷰를 진행해야 할 시간임에도 기자들은 윤제이를 재촉하지 않았다. 가족들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당연했으니까.
“저 진짜 괜찮아요. 그만 우세요.”
“계속 나오는데 어떡하니.”
그저 묵묵히 가족을 달래는 윤제이의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