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254)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254화(254/287)
아빠 아닌 거 같아.
<인터미션>의 홍보 중 하나는 대학 축제 무대에 오르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홍보 전략을 취했다.
바로 스쿨 어택이다.
“진짜 봤다니까?”
비명의 정체는 윤제이가 바깥 상황이 궁금해서 고개만 빼꼼 내밀었는데, 강당에 일찍 도착한 학생과 눈이 마주쳐서 발생한 거다.
“진짜 오면 대박이겠다.”
말은 그렇게 해도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 게다가 안전 요원까지.
학생들 사이에서 강당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말이 강당이지 기본적인 무대 장치가 되어 있었다. 음악회를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실물을 못 담는다던데.”
윤제이는 10대 학생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게다가 성별을 가리지 않았다.
당연히 잘생기고 본업 잘하니 여성 팬들이 압도적으로 붙었고, <악의 몰락 PART-1>의 흥행으로 남자들에게도 형님이라 불린다.
게다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특수부대 열풍이 불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오늘 뭐 찍는 거 없다던데?”
“뭐야, 너 윤제이 팬 가입했어?”
“이건 월 요금만 내면 볼 수 있어.”
어떤 학생은 벌룬 앱에 들어가 윤제이의 일정을 확인했다. 그리고 메시지를 보냈다.
-오빠 혹시 성화예고 오세요?
답변을 바라고 쓴 건 아니다. 이런 앱은 팬 아니어도 돈만 내면 가입할 수 있으니 평소 메시지가 폭발적일 거다.
이런 걸 하면 돈값을 제대로 못 하는 아티스트도 있는데, 윤제이는 꼬박 찾아와서 팬들이 좋아할 만한 사진이나 글을 남겼다.
그래서 웬만한 아이돌의 가입 수를 능가하고, 배우 중 1위라고 들었다. 물론 메시지를 보낸 학생은 윤제이의 팬이었다.
학생들이 다 들어온 것 같아 보이자, 누군가 무대 위에 올라 뚜벅뚜벅 중앙으로 걸어들어왔다.
“아, 뭐야.”
교장이네.
“우리 학생들 기말시험 고생 많았습니다.”
“우우!”
곳곳에서 실망스러운 탄식이 흘러나온다. 몇몇 학생은 야유까지 했다. 교장은 허허 웃으면서 지루한 연설을 시작했다.
“진짜 온 거 맞아?”
“아닌가 봐.”
“아니면 선배들 오는 걸 수도 있고.”
나름 유명한 예술 고등학교이기에 졸업한 선배들도 제법 유명한 사람들이 많았다.
[Artist] 윤제이성화예고? 이미 왔는데?
뭐, 뭐?! 메시지를 확인한 학생이 고개를 들었다. 무대를 가린 커튼의 가장자리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나왔다 사라졌다.
[Artist] 윤제이(사진)
이윽고 교장과 학생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은 윤제이와 백도경, 남찬희와 강하준이 장난스럽게 씨익 웃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Artist] 윤제이이따가 봐.
그리고 불이 탁! 꺼졌다. 메시지를 받은 학생이 비명을 질렀다.
“아악!”
“아 깜짝이야, 왜 그래?”
“지, 진짜 윤제이 왔어.”
“뭐?”
그 말에 웅성거리던 학생들은 커튼 뒤편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바이올린 선율에 입을 다물었다.
“바이올린인데?”
“어? 그럼 설마······ 진짜 왔나?”
<인터미션:아르페지오>의 예고편에는 바이올린을 다시 잡은 유태혁이 화제 됐다.
1편에서 아버지의 바이올린을 팔았던 유태혁이 낯선 땅에서 바이올린 버스킹이라니? 영화의 기대감을 높였다.
“야, 너 바이올린 전공 아니냐? 저거 뭐야?”
“바흐 무반주 소나타 2번, 저거 개 어려운 곡인데······.”
“윤제이가 아닌가?”
윤제이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니라 배우다. 어려운 곡을 저렇게 연주하는 것을 보면, 졸업한 선배가 온 거 아닐까? 싶다.
감미로운 바이올린 선율이 서서히 학생들이 모르는 멜로디로 변한다 <인터미션:아르페지오>에 나올 아지타토의 곡이다.
그리고 커튼이 서서히 걷힌다.
“꺄아악!”
“우와아악!”
“내 말이 맞잖아악!”
이윽고 드럼의 남찬희가 하이햇을 두어 번 두드리고 바로 곡을 시작한다. 바이올린은 윤제이가, 기타는 백도경이, 베이스 겸 보컬은 강하준이 맡았다.
“미쳤, 미쳤어!”
“카메라!”
학생들이 카메라를 들고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중간중간 안전 요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뛰쳐나가려는 학생을 제지했다.
그 사이 아지타토는 다음 곡을 준비했다. 바이올린을 옆에 내려놓은 윤제이가 클래식 기타를 매고,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선다.
“와······ 시바 개 잘생겼어.”
“노래 뭐냐.”
“야, 우리 이거 하자.”
한 학생의 제안은 전체로 퍼졌다.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손을 흔드는 모습에 윤제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
스쿨 어택 이벤트 말고도 인형 탈을 쓰고 길거리 버스킹을 하거나 마이튜브 예능에 꼬박 출연했다.
사실 윤제이 정도 되면 이런 홍보 일정쯤은 몇 개 빠져도 뭐라 할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윤제이는 모든 홍보 일정을 소화했다.
(포토★) 윤제이, 이번엔 스쿨 어택이다
‘인터미션2’ 개봉 기대감으로 아지타토 음원 차트에 다시 올라
오히려 다른 아지타토 멤버들이 스케쥴 상 빠지는 날에도 윤제이는 꼬박 출석했다.
“하······ 우리 영화에 윤제이가 와주면 흥행은 그냥 될 텐데.”
“할리우드로 가겠죠?”
“일단 아스트라에 제안 넣어보자고.”
자연스레 업계에는 좋은 인상을 주었다. 안 그래도 티켓 파워가 짱짱한 배우인데, 본인이 찍은 작품에 관한 애정이 상당했으니까.
<악의 몰락 PART-1>이 상영관에서 내리자마자 <인터미션:아르페지오>가 개봉했다. 떡밥이 넘쳐나니 팬들은 좋아했다.
윤제이 주연 ‘인터미션2’ 개봉···이번에도 천만 넘을까
‘인터미션:아르페지오’ 오프닝 성적 1편보다 앞서
윤제이, ‘인터미션2’에서 보는 주연의 품격
1편이 적은 제작비로 천만이 넘는 관객 수를 달성한 영화다. 당연히 2편에 관한 관심도 상당히 많았다.
혹자는 상술이라고 깎아내렸던 특전 포토 카드라든지 포스터 이벤트는 이번에도 똑같이 했다.
이번에는 깎아내리는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인터미션>의 홍보 전략을 그대로 따라 했다가 본전도 못 건진 영화가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인터미션2 코돌비 예매성공!!!
-이번에 1차 포티 봤어?
-인터미션2 남돌비 양도 구합니다ㅠㅠㅠㅠ
-인터미션2 아맥으로 보면 안돼?
└윤제이 얼굴을 존나 큰 화면으로 볼 것이냐vs아지타토 지리는 음향 들을 것이냐
└이건 닥 돌비지 음악 영화인데ㅇㅇ
└난 아맥도 나쁘지 않았음 윤제이 얼굴이 이야 ㅅㅂ 욕나올 정도던데
마치 콘서트 티켓팅처럼 특정 상영관의 티켓이 프리미엄이 붙어 암암리에 거래될 정도였다. 이 사태에 상영관 측은 플미표를 잡아 티켓을 취소했다.
-인터미션2 재밌어?
솔직히 윤제이 얼굴만으로도 이미 만점인데
└재밌음 청춘 드라마같고 색감도 오져 영국여행하고싶더라
└난 개인적으로 1편보다 재밌었음
└유태혁 분량이 너무 많음
└└?? 주연이니까 당연히 분량 많아야 하는 거 아냐?
└└너 인수단이야?
아지타토는 워낙 아이돌처럼 파는 사람이 많다 보니 각 배우의 분량을 두고 키보드 배틀을 벌이기도 했다.
-인터미션2 기대이상이다
1편보다 못한 속편은 없다고들 하는데 나는 2편이 더 좋았어
특히 아지타토 멤버들의 발전한 관계성이라든가 음악에 실험적인 것을 더해서 아지타토의 색채를 더한것도 좋고 암튼 또 보러가려고
└진짜 넘 좋았다ㅠㅠㅠㅠ
└감독님 3편도 만들어주라
-인터미션2 5차하러 가는중
-인터미션2 한줄평:우리 태혁이가 달라졌어요
N차 관람 문화는 2편에서도 이어졌다. 배우를 향한 팬심도 들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영화가 재밌어서다.
관객은 호불호가 세게 갈리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복잡한 정치 싸움이라든지 관객에게 물음을 던지고 생각해야 하는 영화는 대중의 취향이 아니다.
하지만 음악은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영화는 팬뿐만이 아니라 대중픽을 받았다.
“그렇게 좋아?”
“네!”
<인터미션:아르페지오>는 전체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윤바다도 영화관에서 아빠의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윤제이의 손을 잡은 윤바다는 너무 깡총깡총 뛰어서 땅에 붙어있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기대했는데 너무 늦어서 어떡해? 할머니랑 같이 봐도 됐었는데······.”
“아빠랑 꼭 보고 싶었어요.”
윤제이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까지 꽉 찬 무대인사를 돌았고, 뒤늦게 아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헉, 설마······.’
윤제이의 팬이자, 생일 이벤트와 서포트 등을 진행하는 네임드 팬인 최민아는 영화관에서 범상치 않은 체구의 애 아빠를 발견했다.
“아들, 뭐 먹을래?”
“핫도그요!”
볼캡으로 얼굴을 가려도 타고난 외모는 숨길 수 없다.
누가 덕계못이라고 했는가. 최민아는 발을 동동 굴렀지만, 쉽게 다가가지는 않았다.
‘아는척하지 말자. 아는척하지 말자.’
그녀는 영화를 당연히 개봉 첫날 조조로 봤다. 무대인사도 세 번쯤 갔고, 지금은 한 열두 번째쯤 보는 거다.
“아빠 것도 들어줄게요.”
“그거 다 들 수 있어? 넘어질 거 같은데.”
“네! 괜찮아요!”
“그럼 부탁해.”
게다가 아들이랑 함께 있는데 말을 거는 것도 실례다. 최민아는 그러면서도 윤제이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윤바다는 음료와 간식을 떨어뜨릴까 봐 살금살금 걸었고, 윤제이는 그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았다. 하지만 몸은 언제든 튀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
“읏차.”
윤바다가 몸을 휘청하자, 윤제이는 순발력 좋게 아들을 감싸고 떨어지려는 음식을 받았다. 그 모습에 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꽂혔다.
“여기까지 들어줘서 고마워, 이젠 아빠가 할게.”
“······네.”
윤제이는 거 봐, 넘어질 거라고 했지? 라고 핀잔을 주지 않았다. 윤바다의 머리를 쓰다듬어줄 뿐이다.
‘아 심장 아파.’
최민아가 심장을 부여잡았다. 대세는 남친짤이 아니라 남편짤이라더니, 다정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윽고 상영관 객석에 앉은 윤바다가 영화관 내부를 둘러보았다.
“아빠. 사람이 많아요.”
“그러네.”
“원래 이렇게 많은 거예요?”
“음······ 글쎄. 아빠도 영화관은 오랜만이라. 아마 많은 편일 거야.”
영화가 개봉한 지 꽤 됐는데도 관객석을 채운 사람이 많았다. N차를 하러 온 사람들, 하도 주변에서 난리라서 호기심에 보러 온 사람들이었다.
인터미션2는 아직 수요가 많았고, 제작사에서도 이 추이라면 무난히 천만은 넘겠다고 예측했다.
“시작한다.”
윤바다는 설레는 얼굴로 화면을 응시했다.
첫 시작은 매너리즘에 빠진 유태혁이었다.
어떤 연주를 해도 만족스럽지 않았고, 결국 연주를 하는 행위도 하기 싫어서 침대에 누워있는 유태혁. 그는 모든 게 무료했다.
하지만 아지타토는 연예인이었다. 소속사가 강제로 잡은 스케쥴을 하러 다니면서 화면은 무표정하고 생각에 잠긴 유태혁을 집중한다.
‘아빠 아닌 거 같아.’
윤바다는 옆자리를 흘끔 바라보았다. 그는 현실의 윤제이를 안다. 그래서 스크린 속의 아빠가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배역을 연기하는 윤제이가 아니라 ‘유태혁’이 저 스크린 속 안의 세계에서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내가 실패하면 어쩌려고 그랬는데?)
답답해서 모친을 찾은 유태혁, 그리고 이 대사에서는 여러 감정이 느껴졌다. 엄마에게 칭얼거리는 아이 같기도 하고, 삶의 무게에 지친 사람 같기도 하다.
이어서 유태혁과 정이현의 연주 장면, 그리고 망설이다가 들어가지 못하는 민준영의 모습이 눈에 박힌다.
(왜 안 들어가?)
(애들 연주하고 있어서.)
윤바다는 아지타토 멤버들이 집에 찾아와 영화 시나리오에 관해 논의했던 것을 떠올렸다.
[나는······ 또 한계를 느꼈을 거 같아.] [나는 너나 정이현 같은 천재가 아니니까.]그리고 의논한 대로 연기를 풀어나가는 것에 눈을 반짝였다. 화면 속 민준영은 두 천재에 비해, 자신이 모자란 거 같아서 속으로 고뇌하는 것을 연기로 풀어내고 있다.
‘연기는 나만 잘해야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중요하구나.’
그리고 유태혁의 주장에 아지타토는 대뜸 영국으로 향한다. 그리고 버스킹을 하면서 청춘의 한 장면을 연출할 때의 음향은 어깨를 들썩일 정도였다.
윤제이는 슬쩍 옆을 바라보았다. 윤바다는 마치 스크린에 들어갈 듯 등받이에 몸을 떼고 화면에 집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