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26)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인기가 많아질수록(26/287)
인기가 많아질수록
-어쩐지 살짝 닮은것도 같더라
-전에 목격담도 떴었지? 무슨 접점인가 했더니
-이미 계자들한테는 알려져 있었나보더라
-어쩐지 전에 레카때도 도준이 되게 좋아하더라
오히려 밝혀지는 게 늦었다고 생각했다. 장례식장에서 그를 본 사람이 한두 명이어야 말이지. 조문 온 사람들 대부분이 연예계 관계자였는데.
“그럼 나에 대해 들었다는 게······ 박 작가님이구나?”
“네.”
“허허······.”
하지만 이서원은 허탈하게 웃었다.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숨겨진 아들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러고 보니······ 가족들이라고 하긴 했었지.’
윤수헌과의 술자리에서 그는 술김에 재혼 사실을 밝혔었다. 그리고 예전 가족들에게 큰 잘못을 저질러서 자기가 다 망친 거라고 하소연했던 것이 기억났다.
이서원은 표정 변화가 없는 윤제이를 흘끔 쳐다봤다. 큰 실수라······ 대체 뭘까.
“아, 용건은 그게 아니고······ 우리 계약서 수정합니다.”
“조건이 더 좋게 바뀌나요?”
“당연하죠. 대신 기간은 늘어납니다. 업계 평균 7년으로.”
윤제이는 이서원이 내민 계약서를 빠르게 넘겼다.
“······제가 시험에 통과했나 보군요.”
“시험이야 진작에 통과했지. 천천히 읽어도 돼요.”
“아뇨, 다 읽었습니다.”
“벌써?”
그가 고개를 들어 이서원과 눈을 맞췄다. 그게 무슨 문제라도? 라는 표정이었다.
“계약금도 더 주시고, ‘아롱아롱’도 바뀐 조건으로 다시 정산해주신다고······.”
지, 진짜 다 읽었네? 이서원이 잠시 놀라다가 다시 평정을 되찾았다. 따로 교육받은 것도 없는데 연기도 곧장 했으니 머리가 원래 좋은 사람이라 여기는 게 빠를 것 같았다.
윤제이는 계약서에 사인하고 그걸 다시 내밀었다.
“저는 좋습니다.”
“그래요. 나야 좋지.”
그래도 약간 걱정되긴 한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군대로 갔으니 이런 거에 밝지는 않을 텐데······ 물론 독소조항은 없긴 하지만.
“그럼 그 쌍둥이들은 장례식에서 처음 본 거예요?”
“네.”
“와······ 무슨 드라마 같네.”
“그런 얘기 자주 듣습니다.”
아직 미국 쪽 가족 얘기는 시작도 안 했는데. 윤제이는 그저 웃었다.
“그럼 본 지 몇 개월 안 됐잖아요? 그래도 꽤 친한가 보네요? 목격담 뜬 거 보니 애들이 많이 따르는 거 같은데.”
“동생들 보는 건 익숙해서요.”
계약서를 나눠 가진 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잠시 핸드폰을 확인하던 이서원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이런 개······.”
“대표님?”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뭐지?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나. 윤제이는 뭐라 물어볼 수 없었다. 한진우가 문을 벌컥 열었기 때문이다.
“대표님. 제이 형 이제 나가야 해요.”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하나만요.”
이서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을 따라나섰다. 그들은 사무실을 지나쳐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제이 씨도 본인 인지도나 주변 시선이 달라진 거 느끼고 있죠?”
윤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하루는 운동부터 시작한다. 마침 집 근처에 산책로와 운동기구가 있기에 그걸 이용했는데, 요즘 부쩍 사진을 찍고 인사하는 사람이 늘었다. 그래서 헬스장을 끊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앞으로 별사람이 달라붙을 거예요. SNS야 우리 쪽 직원도 관리하지만, 돈 달라고 하거나 이상한 물건 사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미국에 오래 있었으니 이쪽 사기꾼도 조심하라고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인기가 많아질수록 이유 없이 악의적인 사람도 많아질 수밖에 없는 거, 알죠?”
아주 잘 안다. 그 시대 가장 많은 안티카페 회원 수를 달성한 게 그의 어린 시절이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다르고, 어쩌면 상처를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면역은 있으니 괜찮을 거다.
“내 말은, 그런 거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그건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그래요. 그래도 뭐 걸리는 일 있으면 꼭 진우 통해서 얘기하시고.”
“네. 이만 가보겠습니다.”
“스케쥴 잘하시고. 다음에 보죠.”
이서원은 웃으며 윤제이를 배웅했다. 돌아서서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그의 표정이 무섭게 변했다.
이윽고 윤제이가 왔음에도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하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이다현의 의자를 잡았다.
“다현 씨, 지금 많이 바쁘죠?”
“네.”
이다현은 이를 아드득 갈면서 손가락에 힘을 줬다. 점점 커지는 키보드 소리는 주먹으로 쾅 내리친 소리와 비슷해졌다.
“직원 더 뽑아줄게요. 몇 명 필요해요?”
이다현은 손을 번쩍 들어 손가락으로 숫자 2를 표시했다. 그러다가 하나 더 추가해서 3이 되었다.
“오케이. 내가 아예 전담팀 꾸릴게.”
“대표님! 누군지 찾으면 아예 죽여버려요!”
직원이 대표한테 살해 청탁이라······ 피식 웃은 이서원은 입매를 일그러뜨렸다.
‘어디 쪽에서 내가 키우는 배우를 건드리나······.’
일단 무휘대군으로 캐스팅 오갔던 소속사랑······ 내 전 회사인 이웨스트컴퍼니일 수도 있고. 주소록을 내리던 그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
가정사가 공개되자마자 윤도준이 한 말이었다. 윤제이는 그게 이해가 안 돼서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게 뭐 어때서?] [아니, 형은 이제 막 시작했는데 괜히 우리 때문에······.] [왜 그런 걱정을 하는지 모르겠는데······.]거 봐, 윤도준 여리다니까. 윤제이는 가볍게 웃었다. 아마 윤도화가 이를 봤으면 토하는 시늉을 했겠지만, 애석하게도 활동 중이었다.
[너희가 그런 생각할 필요 없어.]윤제이는 기사를 확인했을 때 이제 동생들과 집에 틀어박힐 필요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나 그럼 형 만난 거 SNS에 글 올려도 돼?] [그래. 궁금해할 사람 많을 텐데.]그렇게 윤도준은 윤제이와 찍은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부친의 장례식에서 처음 만났지만 어색함이 없었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위로를 많이 받았다. 이미 윤제이는 자신의 친형과도 같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라고. 예쁘게 봐 달라는 글이었다.
‘귀여운 짓을 했네.’
윤도화도 올린 거 보니, 둘이 상의해서 동시에 올린 것 같았다.
-생각보다 사이 더 좋은거 같은데?
-와 떡볶이 보내준거 스윗하네ㅠㅠ
-어쩐지 쉬는동안 목격담 많이뜨더라
그들의 팬들이야 다들 좋아했다. 윤제이가 동생들 이름 팔아서 주목받은 것도 아니고, 이미 드라마가 흥한 상태에서 밝혀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건 아니었다.
사실 <아롱아롱> 촬영 전부터 부정적인 낌새는 윤제이도 눈치채고 있었다.
무휘대군 역할이 워낙 매력적이라 노린 소속사도 많았기에 신인의 조연 캐스팅의 의문을 표하는 기사 말이다.
불과 두 달 남짓 지났을 뿐인데 지금의 윤제이는 단 한 작품으로 확신의 라이징 스타가 되어 버렸다.
한 번 조연을 맡으니 조연 이상의 대본만 들어온다. 그러니 경쟁 업체의 찔러보기식 기사와 이서원의 말처럼 그냥 악의로 뭉친 사람이 한 마디씩 끼얹는 거다.
‘아롱아롱’으로 주목받은 윤제이, 이유 있는 조연 캐스팅이었다
단순 기사 제목만 보면 칭찬의 기사 같으나,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윤도준과 윤도화는 데뷔 초부터 연예계 금수저라고 알려져 있었다.
나름대로 힘 있는 영화 제작사에 다니던 부친, 그리고 잘나가는 드라마 작가인 박현아가 그들의 부모라는 건 비밀이 아니었다.
그래서 신인인데도 바로 조연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건 드라마 작가인 박현아가 힘을 써 준 거라는 억측을 되게 장황하고 있어 보이게 나열한 내용이었다.
-아 어쩐지 바로 조연으로 꽂히더라ㅋㅋ 업계에 아는 사람이 있었네?
-근데 윤도준 인별에서는 부친 장례식에서 처음 만났다며 그럼 박현아 작가는 자기 자식도 아닌데 꽂아준거야? 말이 안되는데
-에이ㅋㅋㅋ 당연히 손써준거겠지ㅋㅋ
-근데 좀 뻔뻔한 듯ㅋ 솔직히 쌩판 모르는 남 아니냐?
-근데 사이는 되게 좋아보이던데? 이것도 설계냐?
이미 이런 억측을 기정사실로 믿는 사람들도 많았다.
윤제이, 수상한 인맥으로 날아오른 인기? 누리꾼 갑론을박
“너무 과하다”“주목 받고 싶나?” ‘아롱아롱’ 윤제이, 뒤늦은 연기력 논란
└난 연기 좋았는데
└왜이러지?
└헐ㅋㅋ 역시ㅋㅋㅋ
└그 연기를 깐다고? 너무 억지아닌가
└야 역바이럴 붙었네 이런 기사가 몇개냐 지금
└기사로 논란 만드는 느낌인데
그래도 다 믿는 건 아니었다. 이미 어느 정도 통달한 사람들은 윤제이 한테 역바이럴 단단히 붙었다고 확신했다.
부정적인 논조의 기사와 맘카페 댓글 위주로 이상한 루머를 흩뿌리는 게 늘었다.
화룡점정은 한 작은 언론사의 토막글이었다.
······최근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A모씨, 데뷔 전부터 화려한 과거 있다. 업계 거물인 B모씨가 데뷔 전부터 업계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준 것.
수상하게 과거 사진이 안 올라오는 것과 거물 스폰서가 뒷배로 있는 것을 보면, 필자는 A모씨가 과거 유흥업소 종사자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아마 조유경이 데리고 다닌다는 소문을 어디서 듣고 이것저것 살을 붙여서 사실인 양 글을 쓴 것이다.
아스트라 쪽에서 힘을 썼는지 글은 금세 사라졌지만, 그새 캡처해서 퍼다 나른 사람은 존재했다.
-야 경호원으로 일했던 것도 전략이라니까 갑자기 뜬거 이상하지 않았냐고
-좀 그렇긴 해ㅋㅋ 사진 한장으로 바이럴 오지게 한듯
-언제 여기 애들이 저런 찌라시 믿었냐?
-와.. 저게 사실이라면 좀 깬다ㅋㅋ
-가만보면 윤제이 팬 얼마 없으니까 워딩 심한거 자주 올라온다?
-아니 엠마 스튜어트 경호사진은 그럼 뭔데
└그거 옛날이잖아ㅋㅋ 그사이 한국온걸수도있지
└아니 그럼 아버지 장례식에서 쌍둥이 처음봤다는건 뭐냐? 앞뒤가 안맞잖아
-대체 뭐하던 사람인지는 궁금하긴 하더라
이렇게 라이징으로 팍 뜨면 과사 다 털리고도 남을텐데
└222
└그건 맞음
└엠마 스튜어트 말고 뭐 찾은 거 없나?
└아니 왜 과거를 찾으려고 하냐
└혹시 모르잖아 학폭 논란이나 이런거로 작품 엎어지고 급하게 캐스팅 바뀌는데 알아둬야지
윤제이는 핸드폰 화면을 끄고 물을 마셨다.
‘이런 것 때문이군’
며칠 전 이서원이 갑자기 인상을 쓴 게.
‘흠, 생각보다 괜찮은데?’
그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왔다. 그가 소방관이었을 때 받았던 악플도 꽤 있었기에 제법 괜찮았다. 어릴 때부터 단련된 것도 있고.
이러다가 가족을 건드리게 되는 건 좀 그런데······ 이건 따로 곽 실장과 얘기해 봐야겠다.
“형. 피곤하죠?”
“괜찮아. 다 왔어?”
스멀스멀 부정적인 글과 기사가 올라오지만, 소속사가 바로 항의해서 기사를 내리고 우호적인 기사를 올리면서 방어하고 있었다.
게다가 오프라인에서는 그런 걸 느낄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 어머! 오셨어요!”
그가 화보 촬영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몇몇 스태프들이 손으로 입을 막고 감탄했다. 실제로 보니 카메라가 그의 진정한 모습을 잘 못 담아내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팬이에요!”
“감사합니다.”
심지어 케이터링에 환영 현수막과 꽃다발까지, 아주 본격적이었다.
윤제이는 관련자와 인사하면서 내부를 살폈다. 사진 스튜디오 대관을 전문으로 하는 단독 주택, 아름다운 정원에 햇살이 비쳤다.
“오늘 날씨 너무 좋아서 사진도 잘 나올 거 같아요. 화보는 처음이신가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인터뷰는 처음이네요.”
“사진 찍으면서 편하게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 오래 걸릴 수도 있는데 괜찮나요?”
“네. 저도 오늘 스케쥴은 이게 다라.”
“그거 너무 좋은데요?”
세상에, 목소리도 좋네. 인터뷰를 맡은 잡지사 편집장이 싱글벙글 웃었다.
윤제이가 옷을 갈아입고 이제 첫 사진을 찍으려는 찰나, 누군가 후다닥 다가왔다.
“저기, 팀장님.”
“음? 왜요?”
“이거 보세요.”
화면을 확인한 팀장이 놀란 듯 윤제이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