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272)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272화(272/287)
외전- 용서를 못 하겠더라고요.
M사의 파일럿 예능 ‘우리는 가족입니다’의 PD는 갑자기 들이닥친 사장님이라는 존재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서, 윤제이 섭외는 잘 되고 있어?”
“네, 사장님!”
“좋아. ‘우가족’ 팀한테 거는 기대가 커. 열심히 해.”
“네, 넷!”
사장이 사무실 밖으로 나가자, 제작진이 휴우 한숨을 쉬었다.
“격려가 아니라 압박 같은데.”
“국장님······ 우리 어떡하죠?”
“기다려 봐. 아스트라에서 긍정적인 반응 왔으니까.”
“저 진짜 국장님만 믿어요.”
윤제이를 섭외하겠다는 신입 예능팀의 패기에 예능 국장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래도 김정호, 박은주 섭외됐으니 괜찮지 않아요?”
“그 양반들은 육아하느라 요새 안 보였잖아.”
“파일럿으로 주목받아야 정규로 가죠. 윤제이만 한 사람이 없어요.”
가수 김정호와 배우 박은주 부부는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잉꼬부부이면서 아이를 입양해 잘 키우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다들 입 다물어!”
“헙.”
갑작스러운 국장의 호통에 제작진은 반사적으로 입을 다물었다.
“곽 실장님!”
전화를 받은 국장이 제작진을 슥 훑어보면서 말을 이었다.
“김정호, 박은주 부부? 당연히 나오죠.”
곽 실장이면 아스트라의 그 곽도현인가? 제작진이 귀를 쫑긋 세우고 국장의 통화를 들었다.
“아이, 당연히 잘 챙겨줘야지. 우리 사이가 몇 년인데.”
통화를 끊은 국장이 PD를 향해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됐다!”
“아싸!”
“드디어!”
제작진은 옆 사무실에서 뭐냐고 뛰쳐나올 정도로 큰 소리를 질렀다.
윤제이, 오랜만에 ‘예능 나들이’
윤제이, 특별 게스트 출연으로 화제
윤제이, 김정호-박은주 부부와 함께 ‘우리는 가족입니다’ 출연 확정
-기다리던 소식이 아니라 아쉽긴한데
드디어 내배우 본다ㅠㅠㅠㅠ
└이대로 차기작까지 가자ㅠㅠㅠ
└예능 윤제이? 오히려 좋아
-근데 윤제이 왜 갑자기 방송 나와?
뭐 찍은거 있어??
└내가 알기로는 없는데
└피의왕관 곧 공개돼!
└└근데 해외드 곧 공개된다고 국내 홍보차 예능을 도나?
└아니면 뭐 뜨나? ㄷㄱㄷㄱ
갑작스러운 예능 소식에 놀랐지만, 다들 기대감을 키웠다. 예능 출연도 필모그래피로 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늘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다현은 이런 반응을 살피다가 의문스러운 글을 남겼다.
-이번에 윤제이 예능 출연
윤바다 때문이라는 얘기 있음
인증은 없음 믿든지 말든지
└윤바다? 왜?
└우리 도련님이 또?
└도련님!!!!
화두만 던지고 빠진다. 본격적으로 바람잡이를 하려면 방송이 공개되고부터다.
“오늘은 배우 윤제이 씨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윤제이가 중앙에 앉자, 다들 미리 짠 듯이 조용해졌다. 몸의 실루엣이 언뜻 드러나는 셔츠와 슬랙스 차림, 반은 깐 머리. 작정하고 스타일링 한 모습이 조명까지 받아서 그런지 빛이 났다.
“음? 제가 뭔가 했나요?”
갑자기 싸해지는 분위기에 윤제이만 물음표를 띄웠다. 진행자들이 숨을 토해냈다.
“어우, 나 방금 눈멀 뻔했어.”
“아니 분명히 아까 대기하기 전에 봤거든요? 근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겠네.”
“갈수록 파괴력이 너무 센 거 아니에요? 우리 제작진도 얼어붙은 거 봐.”
진행자 중 하나가 제작진을 콕 찍었다. 다들 멋쩍어져서 실소를 내뱉었다. 윤제이는 이런 분위기가 이미 익숙했다.
“전에 연기를 살기 위해서 했다고 밝히셨는데요, 지금은 어떠세요?”
“지금은 좀 더 가벼워졌죠. 옛날에는 치료를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삶의 원동력을 위해서라고 해야 할까요.”
홍보할 작품이 없어서인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많았다. 연기에 관해서, 주연의 무게감에 관해서. 진중하고도 유쾌한 인터뷰는 점점 끝이 보였다.
“맞다. 요즘 근황이 어떻게 되세요? 이걸 먼저 물어봤어야 했는데.”
“아이 키우면서 쉬고 있죠.”
아이 얘기가 나오자, 전과는 다르게 웃는 표정이 다르다. 저건 방송용 웃음이 아니라 찐웃음이다. 노련한 진행자는 그 웃음을 포착했다.
‘아스트라 쪽에서도 윤바다 얘기를 많이 해달라고 했지.’
저렇게 좋은 장면이 나오려면 윤바다 얘기를 많이 해야겠는데?
“저도 영화 봤거든요. 우리 제이씨야 말할 것도 없는데, 윤바다 군의 연기도 되게 좋았거든요?”
“맞아요! 사람 시선을 끌어당기는 분위기가 있었죠.”
“이번에 백산에서도 아역상 받았잖아요?”
“황룡영화제에서는 최연소 신인상이지 않았나요?”
아들의 얘기로 들어가자 안면 근육이 헤실헤실 풀어지는 모습에 제작진마저도 놀라서 그를 지켜봤다.
“본인의 국내 기록을 깼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저야 좋죠. 사실 칸에서도 제 기록을 깨길 바랐는데, 아쉽게도 후보에 안 올랐더라고요.”
“에이, 그걸 어떻게 깨요?”
“이 사람 안 그렇게 봤는데 진짜 팔불출이네!”
분위기는 더욱 훈훈해졌다. 피디의 신호를 받은 메인 진행자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 바다 군의 사연이 조금 기구하지 않습니까?”
“사실 저는 밝혀지기를 원하진 않았는데 밝힘 당했죠.”
“맞아요. 하도 전국 아역 오디션에서 발탁된 애가 누구냐고 난리였잖아요?”
윤바다가 몇 번이나 파양 당했다는 사연은 보육원을 찾아온 기자들에 의해 파헤쳐졌다.
소속사에서는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었고, 이후 윤바다의 연기 영상으로 거의 기정사실 되었다.
“사실 애한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봐 이런 얘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윤제이는 덤덤하게 그 사실을 밝혔다.
“너무하다. 진짜.”
“그 사람들이 이 방송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 좋겠네요!”
물론 사전에 다 입을 맞춰둔 말이다. 아마 여기서 감성적인 피아노 음악과 함께 스텔라 수녀가 간간이 찍었던 윤바다의 어린 시절 사진이 나올 것이다.
사람들이 이 사연에 주목하도록. 그리고 그를 파양했던 사람들도 알 수 있도록.
“좋은 일 하셨네.”
“네?”
녹화가 끝나고, MC 중 한 사람에게서 나온 말에 윤제이는 걸음을 멈췄다.
“그렇게 다 큰 애를 입양하기 쉽지 않잖아요.”
“아아······.”
윤제이의 입가가 살짝 비틀렸지만, 상대는 눈치채지 못했다.
‘좋은 일이라니.’
나는 그저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인데.
-내배우의 팔불출 모먼트도 너무 좋다ㅠㅠㅠㅠ
-이쯤되면 윤제이 예능 출연은 그냥 아들자랑하려고 나온거로ㅋㅋㅋ
-솔직히 자랑할만한 아들이긴 해ㅇㅇ
-근데 진짜 윤바다 전부모들은 양심이 있는거냐?
애가 무슨 물건도 아니고 지들 맘대로 데려왔다가 다시 보낸다는게
└전부모라 하지마라 짐승에게는 부모라는 말도 아까움ㅇㅇ
└애가 너무 불쌍함ㅠ
윤제이가 출연한 방송이 온갖 화제를 몰았다.
중간중간 이다현이 장작을 넣었고, 이 분위기에 휩쓸린 사람들도 윤바다의 전 입양자들을 비난하고 누구냐고 찾는 사람도 있었다.
가장 쐐기를 박은 건 ‘우리는 가족입니다’의 방송 이후부터다.
“자기야. 혹시 모르니까 이것도 챙겨갈까?”
“꼭 이렇게 준비해야 해? 거기 기본적인 건 다 있다며.”
“그래도 내 연장 챙겨가는 게 낫지.”
윤제이와 함께 ‘우리는 가족입니다’의 출연하게 된 김정호와 박은주는 오랜만의 방송에 아침부터 분주했다.
가정집처럼 생긴 공유 주방을 빌려서 서로 자신 있는 요리를 한 다음에 같이 먹으면서 대화하는 잔잔한 토크 예능 컨셉이었다.
“소문의 그 후배를 보게 되는 건가?”
박은주는 설레서 눈을 반짝였다. 아이를 키우는 데 전념하느라 방송을 몇 년 쉬었는데, 그 사이 윤제이가 연예계를 휩쓸었다.
게다가 나름대로 연도 있었다. 박은주는 윤제희가 사라지기 전에 찍은 <첫사랑의 모든 것>에서 남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물론 아역과 성인 역할이기에 촬영장에서의 접점은 없었지만.
“난 그놈 마음에 안 들어.”
“왜, 자기보다 잘생겨서?”
“내가 그놈보다 못생겼어?”
“내 눈에는 당연히 잘생겼는데, 객관적으로 보면 자기가 좀······.”
김정호가 인상을 팍 찌푸렸다. 질투 같은 건 아니다.
요즘 윤제이가 방송에서 나와서 하는 행보가 마음에 안 들어서였다.
아이를 얘기하는 얼굴에서는 진심이 느껴지는 건 알겠다.
하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아이를 드러내는 게······ 물론 <아버지> 때문에 관심이 쏠린 건 알겠는데,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아 보여서였다.
“무슨 이유가 있겠지. 우리도 대단한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한 게 아니잖아.”
“크흠.”
그 말에는 부정할 수 없다.
인기 많은 솔로 가수였던 김정호와 청순한 배우로 인기의 입질이 오던 김은주는 결혼으로 파란을 일으켰고, 노력해도 아이가 생기지 않아 입양을 결정했다.
당시 여주인공까지 꿰찰 수 있었던 박은주는 결혼으로 일이 거의 끊겼기에, 김정호는 항상 마음에 짐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본업에 관한 일거리가 아니라 육아와 관련한 방송 제안이 많이 왔다.
방송 일을 그리워했던 박은주를 위해 부부는 방송에 나와서 아이를 입양하게 된 사연과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고충을 얘기했다.
[두 분 덕분에 용기를 얻었어요.] [우리 애한테 상처 주지 않게 입양 사실을 밝히는 것에 도움이 되었습니다.]방송을 보고 그들을 응원하는 같은 입양 가정의 격려에 입양 인식 개선에 진심이 된 사례였다. 이후 두 사람은 대표적인 입양 가정으로 관련 홍보 대사로도 참여했다.
“게다가 그 후배님이 업계를 얼마나 좋게 만들어줬는데.”
“그건, 그렇지만.”
안 그래도 연기 복귀를 생각하고 있던 박은주에게는 윤제이의 주가가 아주 높았다.
부부가 촬영장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돼서 입구 쪽이 술렁였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어머.”
박은주는 윤제이를 보자마자 손으로 입을 가렸다. 입이 찢어질 거 같았는데, 이런 흉한 모습을 후배에게 보여줄 수 없지.
“실제로 보니 더 멋진데요?”
“감사합니다. 말씀 편하게 하세요. 우리 그래도 같은 드라마 했었잖아요.”
“에이, 실제로 만난 적은 없었는걸.”
김정호는 너무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고, 윤제이에게 더욱 안 좋은 인식만 생겼다.
“윤아는 몇 살이에요?”
“이제 대학 들어가.”
“와. 저 진짜 궁금한 거 많았거든요.”
나는 저 얼굴에 넘어가지 말아야지 속으로 다짐했던 김정호는 아이를 위해 이것저것 질문하는 모습에서 진심을 느꼈다.
“전에는 좋은 일 하셨다는 말 듣고 기분이 이상하던데요. 저는 그냥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인데.”
“어우, 나도 그런 얘기 많이 들었어.”
결국 윤제이에게 넘어간 김정호가 제 고충을 토로했고, 두 사람은 입양 아이 아빠라는 묘한 연대가 생겼다.
“여보, 아까는 제이 한테 뭐라고 했으면서.”
“크흠. 내가 뭐!”
“하하! 질투하신 거 아니에요?”
촬영은 정말 화기애애하게 이어졌다. 잠시 쉬었다 가겠다는 제작진의 말에 긴장이 풀어진 김정호의 옆에 윤제이가 다가왔다.
“형은 아이의 전 부모가 궁금한 적 없어요? 윤아가 궁금해한다던가.”
“글쎄······ 우리는 너랑 다르게 갓난아이를 입양한 거라서.”
“그런가요? ”
“아이 친부모에 대해 유감은 없어. 덕분에 우리 윤아를 만나긴 했으니까. 굳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김정호는 이상하게 팔뚝에 소름이 돋았다. 윤제이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이었는데, 어쩐지 쉽게 다가가지 못하겠다.
“저는 용서를 못 하겠더라고요.”
무미건조한 말에 싸해진 김정호가 윤제이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설마······.’
이렇게까지 판을 키운 게, 전 부모를 찾기 위해서는 아니겠지? 진짜 그게 맞으면······.
‘무서운 놈이네.’
***
-근데 좀 그렇다
애가 저렇게 힘들어하는데 뻔뻔하게 잘살고 있다는게
└방송 보고 너무 짠하더라ㅠㅠ 윤제이랑 윤바다 더더 잘됐으면 좋겠음
└천벌받았으면ㅇㅇ그동안 애가 받았던 상처는 어떡함?
방송에서 밝혀진 윤바다의 사연, 이다현은 그동안 전 입양자에 대해 비난하는 여론을 형성했고, 아스트라도 은근한 기사를 내보냈다.
“슬슬 시작할까?”
이다현이 손가락을 풀었다.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제 자신이 바람 잡지 않아도 알아서 여론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녀는 윤바다의 매니저가 캡처했던 이미지를 받아와서 글을 올렸다.
-전에 윤바다 연기 영상에서 봤던 댓글인데
혹시 몰라서 캡처함ㅇㅇ 금방 댓삭되긴 했는데 이거 뭐냐
@user-fdsajk4bha
나 얘 알아. 김노엘. 건너건너 아는 친구중에 예쁜 애 입양했다고 자랑하더니 어느샌가 안보이더라
그사람 요즘 인별 인플루언서로 잘먹고 잘살고있음
└인플루언서? 누구임??
└와 애를 그냥 보내놓고 지는 잘먹고 잘살고있나보네
└김노엘은 뭐야? 영상은 이노엘인데
└말이 인플루언서지 팔이피플 아니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