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275)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275화(275/287)
외전- 난 이미
-솔직히 플 보면서 그 사람들도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잘먹고 잘살고 있는거 보니까 배알이 꼴리긴 하다ㅋㅋ
└애 버린 사람 사정까지 생각해줘야 하냐?
└└까도 찐인지 확인하고 까도 되잖아ㅇㅇ 그사람 아니면 어떡하게
└근데 정황상 이 사람들이 확실함
-나도 그사람 인별 찾아냈음 ㅇㅇ
-일반인이니까 각도기 잘 재라
윤바다를 둘러싼 여론은 과열될 대로 과열됐다. 이미 신상은 까일 대로 까였고, 직장에서도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윤바다가 그들과 만나 사과를 받은 뒤 소속사에서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아스트라 측 “당사자끼리 만나 대화로 풀었다···자제 부탁” (공식)
그런데 기사 내용이 교묘했다.
논란의 그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로 풀었고, 앞으로는 윤바다를 응원만 해달라는 평범한 내용이었으나, 역설적으로 신상이 까인 그 사람들이 맞다고 인정한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와 기사 이거 봤어?
<한 부부는 윤제이와의 대면에서 휴대용 녹음기와 몰래 카메라를 가져와 물의를 일으켰으나 당사자에게는 진심어린 사과를 했으며>
누구임 진짜?
└??
└도랏네;;;
└와 미친거 아냐??
└개뻔뻔하네 사과하는 자리에 몰카까지
그리고 더 반응이 타오르도록 장작을 넣었다. 소속사 측에서는 꿇릴 게 없었다. 사실만을 기재했을 뿐이니까.
“뭐야, 사과만 하면 해결해 준다며!”
“그 팀장이라는 사람한테 전화해 보자.”
당연히 아스트라 측은 그 연락을 무시했다.
“내가 지시한 건 다 했죠?”
“네.”
이서원이 위험하게 눈을 반짝였다. 엔터 일을 하는 이단아지만, 그도 핏줄은 재벌가 쪽이며 인맥이 많은 그였다.
두 번째는 정말 집안 사정이 안 좋아져서 윤바다를 보내야 했다는 사정도 있었고, 먼저 연락해서 진심으로 사과한 것을 참작했다.
그래서 여론을 세 번째와 네 번째에 집중시켰다.
논란의 ‘슈블리’ 네티즌 신고에 세무조사 받는다
SNS 인플루언서 ‘슈블리’ 네티즌 고소 선언
-지가 뭐라고 고소하냐ㅋㅋㅋ
-이러고 사태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기어나올듯ㅉㅉ
-소비해주지 맙시다
-야 슈블리 팔로우 숫자 줄어드는거 개웃김
-솔직히 능력에 비해 과분한 팔로워 아니냐?
NM 기업 측 “논란의 그 사람, 사실 확인 후 퇴사 처리했다”
YA식품 불매 운동에 유감, 해당 직원 사직서 냈다
이미 주변에 소문이 다 났고,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 처리가 되거나 압박에 못 이겨 사직서를 내야 했다.
-퇴사처리ㅋㅋㅋ 속시원하다
-정의는 승리한다
-업보빔 맞았네ㅋㅋㅋ이래야지ㅋㅋㅋㅋ
이 사태에 말을 보탠 네티즌들은 승리를 자축했다. 이런 정의 중독 심리를 이용해서 전 입양자들을 끌어올릴 수 있었으니 나름대로 도움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서원이 따로 힘을 쓰지 않아도 윤제이 뒤에 붙은 투자자들이 가만두지 않았다. 투자자가 소유한 회사 직원 중에 김현성이 있다는 건 참 공교로웠다.
윤제이와 윤바다가 계속 연예 활동을 하면서 인기를 얻는 한 이들은 계속 끌어올려질 것이다. 그에 네 번째는 벌써 이민을 준비하고 있었다.
***
윤바다는 연기로 풀라는 윤제이의 말을 듣고 검토하던 시나리오 중의 하나를 골랐다.
애를 낳는 인구는 줄어들었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점점 늘어났다.
그에 반려동물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진행되는 드라마였다.
윤바다는 드라마의 초반부, 주인공인 ‘신해 차사’의 어린 보좌관 ‘설(雪)’로 짤막짤막하게 등장하다가 중반부에 그를 중심으로 한 메인 스토리를 끝으로 하차한다.
“어? 벌써 왔니?”
“안녕하세요.”
아직 촬영 준비도 끝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성인 배우보다 일찍 도착한 윤바다의 모습을 스태프가 발견했다.
“너무 일찍 온 거 아니니?”
“아빠가 일찍 와서 현장 분위기도 읽어보는 걸 추천해서요.”
“그래? 하긴, 그분이 성실하기로는 유명하니까······ 우리 바다 기특하네.”
윤제이의 업계 평판은 정말 하늘을 찔렀다.
특히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거의 신이나 다름없었다. 제 출연료를 깎아 스태프 복지에 힘쓴 사람, 연기를 너무 잘해서 칼퇴를 시켜주는 은혜로운 사람이면서, 매너도 좋았다.
사소한 행동도 이쪽에서는 뒷말이 나오기 마련인데, 윤제이는 그런 게 하나도 없었다.
“우리 아역 왔어요? 어머!”
“아이고, 너무 귀엽다.”
“네가 윤바다구나!”
윤바다는 스태프의 예쁨을 한눈에 받았다.
작금에 사태도 있어서 그런지 동정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윤바다는 그 시선을 즐겼다.
“애 왔다며?”
“작가님도 오셨어요? 웬일이세요. 다음 화 집필로 바쁘실 텐데.”
“이따가 가서 밤 새면 돼.”
말이 천재 아역을 보기 위해서지, 사실 윤바다를 포섭해 차기작 드라마에 윤제이를 꽂아 넣고 싶은 욕망이 포함되어 있긴 하다.
“바다군, 처음 뵙겠어요.”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님!”
윤바다의 촬영은 단 사흘 동안 진행된다.
기억을 잃은 ‘신해 차사’가 동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서 동물들을 저승으로 데려오는 데 애를 먹고 있을 때 등장하는 해결사가 바로 설이다.
“그래요. 혹시 촬영장에 아빠도 오기로 했니?”
“글쎄요······ 이번에 미국 가는 거 때문에 바쁘시다고 들었는데.”
눈에 띄게 실망한 작가의 모습에도 윤바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녕! 바다야! 혹시······ 윤제이 씨 요즘 바쁘니?] [혹시 네 아버지 차기작 검토하시는 거 있니?]다른 촬영장에서도 윤바다와 친하게 지내서 윤제이를 한 번 만나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적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 아빠가 대단한 사람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으니까.
“대본은 다 외웠어?”
“네. 짧아서 쉬웠어요.”
매니저, 임예준의 질문에 윤바다는 의젓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현장에서 나도 파악하기 어려웠던 내 감정을 알 수 있을까?
***
“어째서지? 낚싯대도 준비했고, 츄르도 준비했는데?”
“차사님, 고양이는 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 돼요.”
동물들, 특히 반려동물의 심리에 능통한 설은 서투른 신해 차사를 보필한다.
겉모습과는 다르게 능청스럽고 애늙은이면서 노련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리고 윤바다는 그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냈다.
“왜 그렇게 화내?”
“동물을 버리는 인간들은 쓰레기에요! 제멋대로 데려와 가족이라고 했으면서!”
“그건 혹시, 네 얘기니?”
“아니거든요!”
드문드문 설의 과거에 관한 떡밥을 남겼다. 대사가 윤바다와 묘하게 겹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설, 이리로 오세요.”
“네!”
감독의 말에 종종걸음으로 뛰어간 윤바다는 올곧은 자세로 감독을 응시했다. 오늘은 설에게 얽힌 이야기가 풀리는 장면을 찍는다.
“너랑 나랑도 오늘이 마지막 촬영이지?”
“네!”
“몰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까? 디렉을 봐주고 싶은데.”
감독은 속으로 감탄했다. 윤바다와 함께 한 사흘 동안 남들이 천재 천재 하면서 치켜세운 이유가 있다는 걸 여실히 실감했다.
‘이런 느낌은 정유건 이후로 처음 받는데.’
저절로 보살피고 싶게 만드는 분위기,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치는 영특함. 그동안 윤바다는 NG를 내지 않았다.
“······일단 한 번 해봐도 될까요?”
“그럼. 시간은 많아. 실수해도 돼.”
그동안 윤바다가 보여준 연기 덕분에 따로 리허설을 보지 않고 바로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
“김주인 씨를 만나고 싶어 하는 존재가 있어요.”
“저, 저를요? 누가요?”
“내 보좌관이요.”
신해 차사가 손을 휘젓자, 그 자리에 설이 등장했다.
“서, 설기야.”
“······주인.”
설은 인간형으로 변해 있었지만, 김주인은 그런 설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한 번도 잊은 적 없던 내 가족, 백설기였다.
설, 설기가 입을 꾸욱 다물었다. 그의 눈빛에서는 자신을 바로 알아본 주인에 관한 그리움과 원망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리고 윤바다는 눈앞의 김주인을 자신을 버린 사람들이라 생각했다. 명치부터 뜨거운 게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 왜 버렸어?”
이건 윤바다가 설을 빌려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했다. 사과받는 자리에서는 맥이 풀려서 그 사람들에게 미처 묻지 못했던 말.
“버, 버린 게 아니야. 나는······.”
“변명 듣고 싶지 않아!”
신해 차사를 향한 능구렁이처럼 굴었던 모습은 어디 가고, 정말 그 나이대에 맞는 칭얼거림을 보였다. 발을 동동 구르면서 주인을 원망했다.
“좁고 답답했어. 주인은 나 버리고 어디 갔었어?”
“미안, 미안하다 설기야.”
장면이 겹친다. 유기견 센터에서 데려온 하얀 강아지. 여기저기 버림받다가 드디어 찾은 가족, 김주인.
“나 너무 아팠어. 그 사람들이 나한테 주사기를 찔러 넣고 얼굴에 이상한 걸 씌웠어.”
“흑, 설기야. 난 널 살리려고 한 거야.”
“난 주인만 있어 주면 됐는데. 다 필요 없었는데······.”
다시 장면이 바뀐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활발히 지내던 설기가 돌연 쓰러진다.
그리고 동물 병원에 입원한 하얀 강아지, 제발 우리 설기 잘 부탁드린다며 수의사에게 신신당부하고 병원비를 벌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으로 회사로 향하던 뒷모습.
좁은 입원실에서 그 모습을 눈에 담은 하얀 강아지가 눈을 깜빡인다. 주인, 가지 마. 나랑 함께 있어.
“널 혼자 두게 해서는 안 됐는데. 흑, 그때 같이 있어야 했는데······.”
병원의 연락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이미 숨이 끊어진 설기의 모습에 울부짖는 김주인.
“······나 이제 안 버릴 거야?”
사실 설도 알고 있었다. 신해 차사를 통해 본 인간들은 저마다의 사정이 있었다는 걸. 주인이 자신을 위해 못 올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걸.
“응. 안 버릴게. 이제 함께 가자.”
“진짜?”
김주인이 자신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것에 함께 오열한 설기는 신해 차사를 올려다보았다.
“차사님.”
“그래.”
“전에 소원을 하나 들어주신다고 했죠?”
“네 주인과 함께하고 싶은가 보구나.”
“네.”
신해 차사는 손을 휘둘러 빛의 문을 만들었다.
“가렴. 내 어린 보좌관. 오늘부로 넌 해고다.”
“감사합니다.”
“네가 앞으로 행복하길 바란다.”
김주인의 손을 잡고 걸어가던 설기의 눈높이가 낮아진다. 어느새 하얀 강아지로 변한 설은 주인과 함께 빛의 문으로 향한다.
신해 차사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린다.
“컷! 오케이!”
“와, 진짜 잘하네.”
멍하니 서 있던 윤바다를 깨운 건 매니저인 임예준이었다. 그는 임예준이 건넨 수건으로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닦았다.
‘그렇구나.’
그 사람들을 만나 사과를 받았을 때 정작 마음은 아무렇지 않았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난 이미 내 문제를 해결했어.’
그 사람들이 미웠다. 그 사람이 자신을 버린 만큼 잘 못 살았으면 좋겠다고 마음 한구석에서 증오의 감정을 피운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빠가 해 왔던 과정에서 윤바다의 마음은 이미 녹아내렸다.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하지만 그 사람들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빠가 해 왔던 과정에서 윤바다의 마음은 이미 녹아내렸다.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이.
[애가 잘 커 줬으면 좋겠는데, 제가 그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같이 지낼수록 함께하지 못한 순간이 아쉽더라고요.]방송에서 자신을 위해 가감 없이 드러내는 애정을 보면서 나는 이 사람이 있어서 괜찮다고, 이제 과거에 관한 미련 따위는 자신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바다야. 바다야?”
“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그냥요.”
윤바다는 소매로 눈을 슥슥 닦았다. 매니저인 임예준은 아이가 연기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다시 우는 거라 착각했다.
괜히 부끄러워진 윤바다는 주변이 소란스러운 것을 뒤늦게 눈치챘다.
“무슨 일 있어요?”
“너희 아버지 오셨어. 너 잘 부탁한다고 커피차 쐈다.”
“그걸 왜 이제 말해주세요?!”
윤바다가 벌떡 일어나 어딘가로 향했다. 아빠를 찾는 건 간단했다. 사람이 몰리는 곳, 소란이 집중되는 곳의 중심.
“아빠!”
커피차에서 커피를 나눠주던 윤제이가 윤바다를 보고 웃으며 팔을 벌렸다. 와락 안긴 윤바다가 히히 웃었다.
“촬영은 잘 마무리했어?”
“네!”
사실 윤제이는 사흘 동안 구석진 곳에서 존재감을 숨기고 은밀히 윤바다의 연기를 관찰했었다.
감독과 몇몇 스태프들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잘 된 거 같니?”
연기가 잘 된 거 같냐고 물어보는 게 아니라, 기분이 나아졌냐는 질문이었다. 윤바다가 활짝 웃었다.
“네.”
“다행이다.”
품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윤바다는 히히 웃었다.
사실 연기로 해소한 거 아니다. 이미 아빠 덕분에 그 사람들에게 사과받기 전에 다 해소됐다는 얘기는 부끄러우니까 나중에 말씀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