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50)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팔불출이네 팔불출.(50/287)
팔불출이네 팔불출.
“집은 잘 다녀왔어?”
“응. 맞다. 이거 가져가.”
“뭔데?”
“거기서 간식 몇 개 사 왔어. 애들이랑 같이 먹어.”
윤제이는 마침 도착한 한진우에게서 종이 가방을 받아 쌍둥이에게 건넸다. 이복동생들은 꽤 오랜만이었다. 연말 무대 때문에 두 사람이 더 바빠서 톡 메시지를 할 시간도 없다고 한다.
“오. 맛있겠다.”
“마침 당 떨어졌는데.”
버스터 멤버들은 벌써 종이 가방에서 초콜릿의 포장을 까 입에 넣었다. 그리고 뒤에서 눈치만 보던 플라바의 성지아가 슬쩍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안녕. 발목은 어때?”
“괜찮아요.”
성지아는 수줍게 웃었다. ‘매니저의 하루’를 찍을 때 구두 때문에 휘청이던 그녀를 윤제이가 잡아준 적이 있었다.
성지아는 원래도 남몰래 윤제이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그 일을 이후로 완전히 덕질에 빠졌다. 이성적인 감정은 아니고, 팬심에 가까웠다.
“형. 형 AA 시상식도 가요?”
“응.”
“그럼 또 볼 수 있겠다.”
처음에는 윤제이에게 선입견을 품었던 지연우도 그렇고 다른 멤버들도 형, 형 하면서 그를 따랐다. 윤제이는 곤란한 듯 웃었다. 내가 재미있는 사람은 아닌데······ 연락을 잘 받아줘서 그런 건가?
“우리 형 신인상은 그냥 지금 줘야 하는 거 아냐?”
“신인상 받고, 남우조연상까지 노릴 수 있다. 아니야?”
“아, 우리가 축하무대 했어야 하는데.”
“우리가 하지롱.”
대기실로 향하는 윤제이의 뒤를 두 그룹 멤버들이 졸졸졸 쫓아갔다. 근처에 지나다니는 스태프와 출연진들이 윤제이와 두 그룹을 흘끔 보고 지나갔다. 무슨 피리 부는 사나이 같다. 냄새를 맡은 주최 측 사진사가 사진을 찍기도 했다.
“얘들아. 너네 상은 안 궁금해?”
근데 여기는 가수 시상식인데, 왜 자기들 상 받는 얘기는 안 하고 내 상 받는 거로 진지하게 토론 중인 건지. 병아리들이 짹짹거리는 것 같아서 윤제이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야 받을 수 있다면 좋은 거지만, 형은 처음이시잖아요. 안 기대 되세요?”
“음······.”
버스터의 리더, 유지혁이 대답했다. 윤제이는 말끝을 흐렸다. 사실 처음은 아니다. 이미 어릴 때 받을 건 다 받았으니······ 그렇다고 처음이라고 말하기엔 속이는 것 같아서 애매하다.
‘이런 문제가 있네.’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그가 의도치 않아도 이렇게 속이게 된다. 그도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주의라서 언젠가는 그가 윤제희라는 사실이 밝혀질 거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직 밝힐 순 없었다. 카메라 공포증을 극복했다고 해도 그가 감춰왔던 아픈 과거가 다 사라진 게 아니다. 게다가 올해 조금 유명해진 것뿐이지, 아직 배우 윤제이로서 이렇다 할 성과를 잡으려면 멀었다.
“얘들아. 우리 이제 가야 해.”
마침 두 그룹의 매니저들이 그들을 불렀다.
“오빠. 그럼 우리 무대 다 보는 거지?”
“당연히 다 봐야지.”
그 대답에 윤도준과 윤도화의 표정이 환해졌다.
“이따 꼭 봐!”
“그래. 기대할게.”
근처에서 짹짹대는 사람들이 물러나니, 금세 조용해졌다.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던 한진우가 윤제이의 옆에 섰다.
“와 무슨 폭풍이 지나간 것 같네요.”
“그러게.”
“그리고 형 무슨 담임 선생님인 줄 알았어요. 애들한테 잘해서 인기 많은 선생님 있잖아요.”
나이 차이가 딱 그렇긴 하네. 그는 스태프의 안내를 받아 배우 대기실로 향했다. 크기는 작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었다.
“오, 꽤 좋네. 형 좀 쉬세요. 큐시트 보니까 좀 오래 걸릴 거 같아요.”
“그래.”
윤제이는 소파에 앉아 팔로 눈을 가렸다. 한 것도 없는데 피곤한 것을 보면, 아직 그가 만든 가면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그가 잠시 소파에 눕듯이 앉아 눈을 감고 있을 때, 밖에서 함성이 들렸다.
“동생분들 그룹 들어갔나 본데요? 이 정도 함성이면.”
“그래?”
윤제이는 광고나 화보 촬영을 했을 때 동생들 그룹에 관한 질문을 했었다. 버스터와 플라바가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돌이라고 했던가? 마침 모니터에서 방송 테스트 중이던 카메라가 그들을 비췄다.
“애들 나오면 깨워 줘.”
“네.”
근사하네. 하지만 지금 저걸 볼 여유는 없었다. 한진우를 제압한 건 그도 정말 예상 못 한 일이었다.
‘그 애들도······.’
가족이라고 예외는 없다. 언제 또 다른 이로 착각해 공격할지 모른다. 그는 주변에 모든 것을 지우고 멀쩡했던 자신을 다시 덧씌웠다.
“제이 형은 왜 갈수록 더 잘생겨지는 거 같냐.”
“내 말이.”
“형한테 운동법 좀 알려달라고 할까?”
같은 시간, 공연장 구석에 마련된 가수석에 버스터 멤버들이 앉았다. 가수석을 온종일 찍는 직캠도 있어서 다들 핸드폰은 주머니에 넣어놓고 의도적으로 꺼내 보지 않았다.
“지혁아. 오랜만.”
“안녕.”
“도준이는 왜 저래?”
근처에 친분 있는 아이돌들과 반갑게 인사했지만, 원래라면 형! 형! 거리면서 시끄럽게 맞이했을 윤도준이 잠잠했다.
[뭐? 아이돌 데뷔를 하겠다고?] [응. 아직 데뷔는 아니고 연습생인데······.] [도화도 그렇고, 너희들 대체 무슨 생각이니! 아빠가 이쪽 업계는 쳐다도 보지 말라고 했잖아!]윤도준은 불같이 화내던 아빠의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하고싶은 거 다 지원해줘도 연예계만은 안 된다고 못을 박았지만, 그 때문에 반발 심리가 생겨서인지 둘 다 허락 없이 일단 소속사 문부터 두드렸다.
[얘들아. 꼭 해야겠니?] [아빠. 나 데뷔 조야. 윤도화도 그렇고.] [후우······ 그래.]어머니인 박현아의 중재로 윤수헌은 자식들의 고집을 꺾는 것을 포기하고 두 사람의 꿈을 응원했지만, 그래도 떨떠름해 보여서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그게 자신의 어깨 너머 누군가, 윤제이를 보고 있었다는 것은 나중에 깨달았다.
‘이해를 못 하겠는 건 아니야.’
형은 가끔 슬퍼 보일 때가 있었다. 이름도 바꾸고 데뷔한 것도 그렇고, 전에 슬쩍 떠봤을 때도······.
[사실 별로 좋지는 않았어. 요즘과는 다르게 그때는 더 극성맞았다고 해야 하나······.] [화를 낸 것도, 너희를 생각해서 하신 말씀일 거야. 난 사실 아버지가 날 꺼내주길 바랐거든.]직접 들어와 본 연예계는 환상과는 달랐다. 윤수헌은 업계 관계자로서 보고 들은 것도 많았겠지, 게다가 윤제이의 사례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을 거고.
윤도준은 아빠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반대한 것을 알지만, 가끔 서러웠다. 나는 그냥 아빠 응원받고 싶은 건데. 잘했다고 칭찬과 격려를 받고 싶었는데.
[너희들을 더 아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데뷔 이후 윤수헌의 태도도 변해서 두 자식의 활동을 남김없이 챙겨봤지만, 그는 너무 빨리 가 버렸다. 그럼 나는 누구한테 인정받아? 엄마는 이미 우리를 인정했는데, 아빠만 남았었는데.
‘진짜 멋있다.’
갑자기 나타난 이복형이 그 대신이 되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채워준 건 윤제이였다. 그런 형이 데뷔를 하더니 갑자기 라이징 스타가 돼서 주변에서 이름을 알렸다. 아직 데뷔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나도 더 잘할 수 있어.’
질투라기보다는 승부욕 비슷한 거다. 그리고 이미 어린 나이에 많은 상을 거머쥐고 아직도 업계인이 그리워하는 대단한 형한테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더 컸다.
“윤도준 왜 저래?”
“오늘 빡 집중하겠다는데.”
“왜?”
“제이 형 있어서겠지.”
그런 그의 생각이 훤히 보이는 버스터 멤버들이 한숨을 쉬었다.
“진짜 지 형이라면, 으휴······.”
“우리도 그렇게 대우해 주던가.”
“내 말이.”
“아니, 따지고 보면 제이 형보다 우리랑 더 오래 알았잖아?”
윤도준은 멤버들의 앞담에도 굴하지 않고 무대를 위해 벌써 집중했다.
그리고 윤도준과 같은 생각은 윤도화도 하고 있었다.
“언니, 왜 이리 긴장했어?”
“그냥······ 가수석 때문인가?”
요즘은 리더나 그냥 멤버의 차이가 없다고는 하지만, 윤도화는 리더십도 좋아서 소속사 직원들도 그녀를 좋아했다.
게다가 윤도화는 멤버들이 말하길 무대 체질이었다. 어떤 큰 무대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항상 팬들이 평가하는 레전드 무대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드물게 긴장하는 모습에 플라바 멤버들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제이 오빠 있어서?”
“아냐, 그런 거.”
“흐음······ 그래요?”
플라바 멤버들이 의미심장하게 지켜보는 것도 모르고 윤도화는 과하게 두근거리는 가슴께를 꾹 눌렀다.
‘오늘 무대 박살 내야지.’
***
“제이야.”
잠시 휴식하던 윤제이를 찾아온 건 다름 아닌 권민재였다.
“야 네 대기실 찾느라 오래 걸렸다. 뭐 하고 있길래 연락도 안 받고.”
“어제 잠을 못 자서······ 잘 지냈어?”
“잘 지냈지. <대기업 사람들> 감독님이랑 작가님이 네 안부 좀 전해달래.”
“안부를 빙자한 캐스팅?”
“그런 셈이지. 너랑 시즌 2 같이 나오면 나도 좋고.”
직접 본 건 얼마 안 되지만, 톡 메시지는 자주 주고받아서 친근했다. 주변 스태프가 보기에도 두 사람이 말하는 건 거의 절친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직 결정된 건 없잖아. 나중에 생각할래.”
“긍정적으로 생각해 줘. 근데 저기 배우들 친목하게 자리 마련해 놨다던데 너도 안 갈래?”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나 있잖아.”
원래 컨디션이었으면 권민재를 따라가서 다른 배우들과 친목을 다졌을 것이다. 아는 사람이 좀 있어야 업계 돌아가는 사정도 알겠지.
어차피 시상식 끝나고 애프터 파티도 있고, 오늘은 시기가 좋지 않았다. 에둘러 거절했음에도 권민재는 윤제이 옆에 뭉개고 있었다.
“난 여기 있을게. 애들 무대도 봐야 하고.”
“아. 동생들. 그냥 대기실에서 보게?”
“그래야지?”
“잠깐만 있어 봐.”
“뭐 하려고?”
모니터보다는 현장에서 보는 게 더 좋겠지. 권민재는 씨익 웃더니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는 스태프에게 다가갔다.
“저······ 혹시.”
“네?”
스태프는 권민재의 옆에 선 압도적인 윤제이의 외모에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
“무대를 현장에서 볼 수 있나요? 다는 아니고, 네 동생들 그룹 이름이 뭐였지?
“버스터랑 플라바.”
“두 그룹 무대만 잠깐 보고 싶은데······.”
“음······ 그건 확인을 해 봐야 아는데, 잠시만요.”
무전으로 대화를 나누던 스태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될 거 같아요. 대신 관객들 눈에 띄지만 않게 조심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기발한 생각을 한 권민재에게도 고맙다고 말한 윤제이는 스태프를 따라 객석 쪽으로 향했다. 재밌을 거 같다며 권민재도 따라왔다.
당연히 객석에 앉지는 않았고, 인적 없는 복도에 서 있었다. 눈에 띄지 않게 고개를 숙였지만, 워낙 덩치도 좋고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외모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누구야?”
“권민재랑······ 누구지?”
“헐. 윤제이다.”
“윤제이?”
“꺄아악!”
두 사람을 알아본 팬들이 소리를 질렀지만, 이내 버스터의 인트로가 흘러나오자, 팬들이 지르는 함성에 묻혔다.
“오······ 저기 금발 머리가 네 동생이야?”
“응.”
“되게 잘하는데?”
“그렇지?”
“표정 봐. 팔불출이네 팔불출.”
그렇게 불려도 할 말은 없는데······ 윤제이는 미소 가득한 얼굴로 무대 위 윤도준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모습을 중계 카메라가 잡았다.
-방금 스쳐지나간 존잘남 누구임?
-권민재랑 윤제이 보였다
-나 현장인데 권민재랑 윤제이 객석 나와서 무대 보고있음ㅇㅇ
-둘이 친했어?
-대사람 특출해서 친해졌나?
-일부러 동생 무대 보러 나온건가? 진짜 개존잘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