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53)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진짜 일낼 줄 알았다니까.(53/287)
진짜 일낼 줄 알았다니까.
-신인이 남최받은거 누구있음? 윤제이밖에 없나?
-남현승이랑 윤제이랑 바꿔야 하는거 아냐?
-솔직히 상이 너무 많음ㅋㅋ 그냥 건전지처럼 참가상으로 다주는 느낌
-근데 남최 받을사람 진짜 윤제이밖에 없지않냐
드라마도 잘됐고 연기도 잘하고 화제성도 씹어먹었는데
└주연이 아니잖아
└그래서 김현준 우수상 줬잖아
└솔직히 우수상은 진짜 참가상이지
-윤제이 소속사빨이 좀 있나?
바로 조연 꽂는거에 고유진이랑 임성호 옮긴것만봐도 최우수도 소속사빨 받은거같은데
└에바
└그럴싸하긴 한데ㅋㅋ
└ㅋㅋㅋㅋ방송국이 무슨 구멍가게냐? 신생 회사 무서워서 최우수주게?
한 해가 바뀌고 설날이 가까워져 오는데 아직도 윤제이의 최우수상 수상으로 게시판이 뜨거웠다.
기사에서는 방송국의 파격적인 결정이었다는 반응이 많았고, 어떻게 신인에다가 주연도 아닌데 최우수상을 거머쥘 수 있는지에 관한 분석 글도 있었다.
‘최우수 받을 만했지. 그렇다고 김현준 주는 건 오바고.’
윤제이에 비하면 김현준이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니잖아. 이미 윤제이에게 빠져서 윤제이 템은 모조리 사들이고 팬 계정도 활발히 운영하게 되어 버린 최민아는 뭐라 댓글을 쓰려고 하다가 참았다.
어차피 이런 것도 시간만 지나면 다른 화제로 바뀐다.
마침 ‘방송국 연기대상이 그렇게 권위 있는 상은 아니잖아’라는 말이 나오는 거 보니 이 플로우도 끝물이군. 이제 온갖 시상식 품평 글이 쏟아져서 최우수 논란은 묻힐 것이다.
최민아는 SNS에 들어가서 시상식 관련 윤제이 편집 영상을 다시 봤다.
(음, 사실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이야. 잘생겼다. 누구 배우가 이렇게 잘생겼나. 내가 잡은 애들은 다 쓰레기던데, 설마 이 사람도 그렇지는 않겠지?
(항상 절 응원해주시는 미국의 가족들과 여러 방면으로 도와주는 우리 쌍둥이 동생들, 그리고 우리 ‘아롱아롱’ 식구들······.)
자신들의 이름이 불리자 크게 환호하는 스태프들, 저들이 저렇게 좋아하는 거 보면 아니겠지······ 최민아는 시계를 확인했다.
이제 <악의 동산> 공개까지 얼마 안 남았다. 그녀는 커뮤니티에 글을 썼다.
-곧 악동산 공개인데 나오자마자 바로 볼 사람 있어?
└나
└ㄴ
└나
OTT 작품이라 어디서 틀어 주는 것도 아니고, 직접 찾아서 봐야 하지만 영화판에서 꽤 유명한 감독인 박현승과 연기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 문창민이 손을 잡은 작품이라 공개를 기다리는 사람은 많았다.
게다가 사전 언론 시사회에서 주연 조연 특별 출연 가릴 것 없이 연기 파티라고 하던데, 사람들은 여기서 ‘특별 출연’을 주목했다. <악의 동산>의 특별 출연으로 알려진 건 윤제이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악의 동산 실시간으로 끝까지 달릴 사람?
공개되고 동시 시작하자 댓글로 ㄱ
└오슷 좋은데?
└맞아
└오프닝 되게 좋다
그렇게 기대감을 안고 시작한 <악의 동산>은 문창민이 연기한 ‘김연석’이 병원에서 시한부를 선고받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이대로라면······ 반년을 넘기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도 나아질 수 있으니 한 번 치료를······.)
(치료는, 됐습니다.)
국정원 출신이었던 김연석, 인생의 절반 이상을 국가를 위해 헌신했는데 남은 건 얼마 남지 않은 수명과 얼마 안 되는 예금뿐. 집 한 채도 없다.
가족들은 그가 단순 영업 사원인 줄 알았고, 아이는 곧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학원비에 이것저것 들어갈 게 많을 텐데······.
‘내가 죽으면 어쩌지.’
안 그래도 일 때문에 가정에 소홀했는데, 가장의 죽음까지 겪게 되면. 병원에서 나와 마음이 복잡해진 틈을 타 사기꾼 집단이 그에게 접근했다.
(안녕하세요. 김연석 씨 되시죠?)
(맞는데요, 누구······?)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멍하니 한강 물만 바라보던 김연석은 수수께끼의 사람이 건넨 명함을 받았다. LJ 코퍼레이션의 박종원 이사.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건데, 바지사장이 필요하다. 혹시 해줄 수 있겠느냐는 제안.
(물론, 명의를 빌려주신 대가는 해 드릴 생각입니다.)
솔직히 너무 수상하다. 하지만 대가로 받을 돈 앞에서는 의심도 한 수 접어야 할 정도였다. 이 돈이면 집 한 채를 살 수도, 딸의 대학까지 책임질 수 있다.
‘어차피 난 죽으니까······.’
이들도 그걸 알고 내게 접근한 거겠지. 김연석은 고민 끝에 조건을 수락한다.
그렇게 명의를 빌려주고 받은 대가로 아내 명의의 집을 샀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남은 생을 평화롭게 마무리하려던 김연석은 경찰에 의해 끌려간다.
(김연석 씨. LJ 코퍼레이션의 대표, 맞으시죠?)
사기, 횡령, 배임 등등 그에게 씌워진 죄목은 너무 많았다. 그도 이럴 줄 알고 계약서에 사인한 거지만, 시기가 너무 빨랐다. 이제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데, 마지막은 가족 곁에서 맞이하고 싶어서 일단 시치미를 뗐다.
(······나는 모르는 일입니다.)
(이봐요 김연석 씨. 당신 이름 김연석 맞잖아. 여기 대표에 당신 이름 쓰인 거 안 보여요?)
경찰 조사를 받고 유치장에 갇힌 그는 ‘자살 당할’ 위기에 처한다. 긴장감 넘치는 장면, 하지만 전직 요원 출신답게 위기에서 벗어난 그는 비굴하게 킬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호소했다.
(나 죽이지만 마.)
(어차피 나 곧 죽어. 순순히 인정하고 감옥 갈 테니까······.)
의사에게 시한부를 선고받은 이후로부터 죽음을 각오했지만, 막상 닥치니 무서워졌다. 현역 때는 날아다녔지만, 이른 은퇴 이후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서 남은 건 가족밖에 없다. 복합적인 감정이 섞여서 비굴하게 빌었다.
-진짜 문창민 연기 살벌하게 한다
-비굴한 장면인데 연기 때문에 개소름돋아;;
문창민은 주연이든 조연이든 연기력으로 씹어 먹어서 상대 배우가 부담을 느끼는 배우 중 하나였다. 어떤 톱스타를 붙여 놔도 작품을 보면 문창민의 연기력만 주목받게 되는, 그래서 <악의 동산>도 문창민 외에 유명한 배우는 없었다.
(여보, 대체 무슨 일인데!)
(미안하지만, 이제 끝내자.)
아내와 이혼하고 그들의 죄를 전부 안고 교도소에 들어갔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죽을 날만 보내던 김연석은 자신의 몸이 건강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한부 선고는 알고 보니 거짓이었고, LJ 코퍼레이션에 매수당한 의사가 벌인 진단이었다.
(이······ 씨발!)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이 그를 미치게 했다.
이윽고 교도소에서 난동을 부려 독방에 갇힌 김연석, 작은 창에서 해가 지고 뜨면서 들어오는 빛에 따라 점점 표정도 변한다.
혼란스러움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굳건한 느낌으로, 김연석이 각성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아저씨 연기 살살좀 해요ㅠ
-표정 미쳤다
그렇게 탈옥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전 직장에서 면회를 온다.
(꼴이 말이 아니군요.)
(실컷 굴려 먹고 버렸으면서 이제 와 왜 찾아왔어?)
(제안할 게 있습니다.)
워낙 스케일이 큰 범죄를 저지른 사기꾼 집단을 나라에서 주시 중이었다. 그들은 문창민을 이용해 LJ 코퍼레이션과 그 위에 있는 집단까지 잡기를 원했다.
(그래. 좋아. 이용당해주지.)
(미리 말씀드리지만, 빼 드리는 것만 할 수 있습니다. 밖으로 나가면 탈옥수에다 지명수배예요.)
(빨리 빼주기나 해. 그 새끼들 죽이고 나도 죽을 테니까.)
그렇게 사회로 나온 김연석은 우선 자신을 진단했던 의사를 찾아가 복수하고 점점 자신을 수렁에 빠뜨린 집단의 실체에 다가간다. 영화 같은 추격전과 박진감 넘치는 연출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실체는 알아냈어?)
(백진리라고 있어요. 전총교라는 신흥 종교의 젊은 의장인데······.)
(사이비 종교?)
(네.)
(이런 놈이 LJ 코퍼레이션 뒷배다?)
그렇게 문창민이 멱살 잡고 끌고 가다가 중반부쯤 되어서야 윤제이가 등장했다.
처음에는 군중들에게 연설하는 모습으로 비교적 멀쩡한 모습으로 나왔다. 우리는 태어남을 당했다며 교리를 전파하는 모습.
(의장님!)
(여기 봐주세요!)
잘생긴 얼굴을 활용해 신도를 폭발적으로 끌어모아서 마치 아이돌 가수처럼 신도 군단을 이끄는 모습.
(쯧, 더럽게.)
마치 선거 유세처럼 사람을 몰고 다니던 그가 차에 탄다. 신도들이 잡았던 손을 물티슈로 빡빡 문지른 백진리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얀 정장에 늘 타는 차인데도 구석구석을 닦는 모습에 결벽증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어디로 모실까요?)
(농장으로 갑시다.)
농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단순 사이비 종교 교주 같았던 백진리의 인식이 확 변한다.
(이게 은총이지.)
진짜 약을 한 것처럼 황홀해 보이지만, 이어지는 대사에서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정보를 흘리면서 백진리의 모습이 정말 순수한 광기라는 것을 알려준다.
김연석이 백진리의 사업장을 하나씩 무너뜨리고 손과 발을 다 잘라내면서 다가올수록 백진리의 광기는 점점 커진다.
(하하! 너네가 날 막을 수 있을 거 같아?!)
-진짜 존나 약쟁이같다ㄷㄷ
-눈이 돌아있는데?
-백진리 배우 누구야?
└윤제이
└진짜 사이비같음ㅋㅋㅋㅋ
└근데 백정장 입으니까 진짜 거대해보이지않음?
숨 막힐 정도로 휘몰아치는 문창민의 연기에 뒤이어 나왔는데도 맥이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존재감이 문창민에게 밀리지 않았다.
단순 특별 출연인데 쟤가 김연석이 쫓는 실체가 맞느냐는 의혹도 안 나올 만큼.
이윽고 극은 점점 결말로 치닫는다. 극 중 문창민에 의해 중요한 거래를 실패한 백진리는 부하 직원을 추궁한다.
(이분을 어쩌면 좋을까.)
(죄, 죄송합니다. 의장님)
구석에서 굴러다니는 야구 방망이를 주워 들은 백진리가 사극에서 나오는 망나니처럼 배트를 휘두르며 부하 직원의 주위를 돈다. 이 장면만 딱 떼놓고 보면 우스워 보이지만, 쌓아온 서사가 있어서 오히려 더 무섭게 느껴진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문창민마저 실수할 수밖에 없었던 그 장면, 카메라 렌즈로 걸러져서 현장만큼은 덜했지만, 충격적인 분위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보는 시청자가 숨이 턱 막히고 저절로 시선을 피하게 만든다.
-와 시발
공개되자마자 쉼 없이 달리던 반응 창이 잠시 얼어붙었다가 폭발적으로 올라왔다.
-뭐야?
-내가 방금 뭘본 거지
-나 너무 기분나빠서 일시정지 누름ㅠ
-저렇게 생긴얼굴이 기분나쁘기도 힘들지 않아?
-되게 위화감느껴지는데
-백진리가 특출이야?
검색해보니까 특출이라던데
└ㅇㅇ
└와 미친 이런 특출이 어딨어
-근데 그거 알아? 악동산에서 윤제이 분량 얼마 안 되는거?
한 40분도 안되는 거 같던데
└그거밖에 안돼? 악동산 총 몇분이지?
└6부작에 한 화에 한시간 반이니까 540분 정도?
└와 난 무슨 한시간은 넘게 나오는줄 알았는데
쉴새없이 <악의 동산>을 몰아본 권민재도 이 장면에서 일시 정지를 눌렀다. 이서원의 말로는 원래 백진리 역에 나를 꽂으려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막상 신인을 준다고 들었을 때는 별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특별 출연이고, 비중이 별로 없어서 간절하지는 않았으니까.
‘내가 백진리를 연기했으면······.’
저 정도의 연기를 할 수 있었을까? 권민재는 뒤늦게 소름이 돋았다.
***
<악의 동산>의 여파는 윤제이의 생각보다 오래갔다. 백진리가 농장에 방문해 황홀하게 내뱉는 말 한마디가 유행어가 되어버린 것이다.
오랜만에 형이랑 떡볶이집에서
#얼굴봐요#이게은총이지
(이게 은총 아니겠습니까?)
(이게 은총이지!)
시작은 <악의 동산>이 공개되자마자 빠르게 정주행한 윤도화와 윤도준의 SNS 문구로 소소하게 쓰였었다.
하지만 드라마 자체가 완성도가 높고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예능 마이튜브 SNS 할 것 없이 온갖 곳에서 쓰였다.
“이게 은총이지” 유행어 열풍 만들어 낸 ‘악의 동산’ 엔플릭스 글로벌 시청률 2위
‘악의 동산’ 속 윤제이의 망나니 춤, 세계적으로 인기
게다가 유행어로 끝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이용자가 많은 짧은 동영상 어플인 ‘쿠키톡’에서 백진리가 야구 방망이로 망나니 춤을 추다가 실수한 부하의 머리통을 날려버리는 장면에 유명 팝 음악을 합성한 영상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야 진짜 묘하게 어울리네
-어떻게 이렇게 박자가 맞을수가
그리고 이를 따라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이후 인기 조회수를 도배한 건 백진리의 망나니 춤을 따라 하는 영상이었다. 한국에서는 망나니 챌린지라고 불리는데, 어감이 약간 이상하긴 하다.
-엠마 스튜어트가 망나니춤 따라한거 봤어?
-와 쿠키톡에 윤제이 춤 따라하는 사람 개많아
-미친 내안의 세계관 붕괴
-윤제이 진짜 될놈될 아니냐
아니 어떻게 얼마 안나온 특출로 이런 반응을ㅋㅋ
└ㄹㅇ
└데뷔부터 스타성 오지는거같음
└파급력 개쩔어 아직 데뷔 1년도 안됐는데ㅋㅋㅋ
“······내가 진짜 일낼 줄 알았다니까.”
이를 모니터링하던 아스트라의 실장, 곽도현이 허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