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58)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기대되네.(58/287)
기대되네.
<크라운> 첫 방송 때부터 다른 주연 배우보다 주목을 받아버린 윤제이는 극 중 정휘연 외에 다른 조연들과도 얽히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라도 빠지겠다
-플러팅 장인이네
-이거 완전 윤제이 1롤 아니냐고ㅋㅋㅋ
-비하인드 보니까 스태프도 막 홀리던데
그는 남녀를 막론하고 사람을 꼬시라는 작가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했다.
촬영 현장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윤제이에게 시선이 갈 만큼 잘 꾸민 분위기에 작정하고 연출과 편집까지 들어가니 매력이 더 증폭됐다.
윤제이에게 많은 별명도 붙었다. 대표적인 게 ‘국민 유죄남’이었다.
“진짜 형 대박이다.”
“어떻게 이러지?”
<아롱아롱>이후 또 홈런이다. 윤도준과 윤도화는 실력도 좋고 운도 좋은 이복 형제에게 순수한 감탄을 남겼다.
그렇게 단 2주간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 온 <크라운>에서 윤제이의 마지막 촬영분인 5회가 공개됐다.
(우리 남편이랑 단순 직장 동료 아니죠?)
(왜 그렇게 생각했는데요?)
(가끔 눈빛이 다르던데요? 원수를 보는 것처럼······.)
유시현이 뭔가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정휘연은 알고 보니 유시현이 제 남편을 무너뜨리기 위해 계획적으로 제게 접근한 것을 알아냈다.
(내가 진창에 빠뜨린 줄 알았더니······ 내가 먼저 함정에 빠진 거구나.)
친정의 힘을 믿고 방심했던 정휘연이 점점 독해지는 것과는 반대로 유시현은 정휘연에게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이용하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마음에 걸리는지······.)
엇갈리는 감정, 그리고 갈등이 겹겹이 쌓이다가 결국 폭발한다. 정휘연이 가위를 들고 유시현을 위협하고.
(당신! 나한테 숨기는 게 있지!)
(위험하니까 그거 내려놔!)
그녀를 막느라 침대에 몰아세운 유시현은 부원장인 박윤재가 제게 했던 것처럼 정휘연의 뒷덜미를 잡아 고개를 치켜들게 만든다. 마주치는 눈빛에 불꽃이 튀고, 전투적으로 키스한다.
윤제이, 임시란과의 ‘배틀 로맨스’ 통했다···크라운 시청률 4% 파격 상승
믿고 보는 최혜란과 대박 신인 윤제이의 시너지 효과?
-근데 윤제이를 신인이라 할수있나?
-혜란아.. 너무 맛있다
-시청률 이즈 에브리띵
-윤제이 진한 멜로 소취한다
-와 근데 진짜 역대급 아니냐? 이러다가 젭티 사상 최고 찍겠음
정휘연을 이용해 박윤재의 약점을 손에 쥐었던 유시현은 정휘연을 향하는 감정의 변화 때문에 망설임이 남았었다.
(왜 아직도 이걸 공개하지 않은 거야? 설마 사모님 때문에?)
(아니, 이제 공개할 거야.)
복수에 사랑은 사치다. 유시현이 박윤재의 약점을 낱낱이 공개하고 복수에 성공하려는 순간 장면이 전환된다.
언뜻 보면 평화로워 보이는 병원의 전경, 그리고 옥상에 보이는 검은 그림자.
(헉······!)
(꺄아아악!)
그를 보기 위해 병원 앞에서 걸어오고 있던 정휘연은 추락한 유시현의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분명히 봤어! 누가 밀었었어······!)
누구지? 남편이 우리의 관계를 안 걸까? 이러다가는 나도 죽임당할지 몰라! 정휘연은 유시현이 죽음으로서 남편에게 맞서 싸우려는 각오를 다진다.
아직 떡밥은 많이 남아 있었다. 통화로만 나오는 유시현의 조력자는 누구이며, 유시현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지. 이제는 윤제이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한다.
유시현은 초반부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위한 방아쇠고, 큰 떡밥을 위한 소모적인 캐릭터였다. 하지만 윤제이가 너무 잘 받아먹어서 문제였다.
-?
-???
-아니 이렇게 벌써 죽인다고?
-아 뇌절ㅠ 노잼ㅠㅠ
-역시 혜란드다… 엑셀 진짜 씨게 박는구나
-뭐야 더보여줘요ㅠㅠ
***
그렇게 <크라운>으로 2023년의 시작을 윤제이가 화려하게 장악했다.
-아쉽지만 박수칠때 잘 떠난거같기도ㅇㅇ
-최혜란이 원래 킬러긴 하잖아 작중 인물 죽이는거로ㅇㅇ
-윤제이씨 건강보다는 작품이 우선입니다 소처럼 작품 찍어주세요
-이제 정휘연 본격 복수 가는거임?
-근데 유시현 죽으니까 텐션 확 떨어지네
-혜란아 유시현 다시 부활시킬 순 없냐
물론 이런 반응은 오래가지 않았다. 대박 작가의 기대작인 만큼 그의 뒤를 이어받는 배우도 화제성이나 연기력 면으로나 쟁쟁한 배우가 맡았다.
“아깝지 않아요? ‘달동네’ 아니었으면 ‘크라운’ 계속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작가님 성격에 죽이기로 한 캐릭터를 다시 살리지는 않을 거 같은데요.”
짧은 촬영 기간이었지만, 최혜란 작가는 대쪽 같은 성격임을 알 수 있었다. 이름값 때문인지 국장도 설설 기게 만드는 카리스마.
이미 드라마 전체를 보고 캐릭터의 운명을 결정지었다고 한다. 유시현이 5화 만에 죽는 것도 촬영 전에 다 정해놨을 것이다.
“최 작가님 눈빛 못 봤어요? 미련이 뚝뚝 떨어지던데요?”
“······그랬던가요?”
“나한테 슬쩍 와서 이번에는 아쉽지만, 시즌 2가 제작된다면 깊은 논의를 해 보자고 말씀하시더라고.”
곽도현은 가끔 <크라운> 촬영장에 와서 윤제이의 연기를 보곤 했다. 그리고 이상함을 감지했다.
[최 작가님 원래 촬영장에 자주 나왔어요?] [아뇨? 원래라면 뒤 회차 대본 쓰실 텐데······ 이번에는 원고 집필이 빠르게 끝나셨나?] [흐음······.]최혜란 작가의 시선 끝에는 윤제이가 있었다. 은근슬쩍 가까이 가보니 ‘아, 아쉽다······ 이럴 줄 알았으면······.’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까지 들었다.
리딩에서부터 윤제이를 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던데, 안 봐도 비디오다. 연기 보니 아까웠겠지.
곽도현은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했다. <악의 동산>부터 엄청난 인상을 주지 않았는가.
“저는 빠지길 잘한 거 같아요.”
“하긴, 시청률 잘 나오고 화제성도 챙겼지만, 너무 좀, 그렇긴 하죠.”
워낙 때깔이 좋아서 티는 덜 나지만 그래도 막장은 막장이다.
지금이야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가 많이 사라졌다지만, 아직 드라마와 영화의 급을 나누는 사람은 존재했다. 하물며 그 드라마가 막장이라면.
‘누가 우리 배우를 건드리겠냐마는······.’
윤제이를 후원하는 투자자들끼리 모였다고 들었는데, 모인 면면이 화려했다고 들었다.
“예능은 어떻게, 잘 돼가고 있어요?”
“아직 준비 단계라서 뭐라 말씀드리긴 어렵네요.”
“잘 풀렸으면 좋겠다. 그거 끝나면 시나리오 전투적으로 봅시다.”
“네.”
윤제이는 자꾸 갈증 나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오래 간직한 흉터를 가리고 덧씌우는 작업은 쉬운 게 아니었다. <달동네>처럼 덜어낼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우리 출연자에게 듣기로는 윙스 다니실 때 한 번도 지지 않았다면서요?] [승우가 그런 말을 하던가요?] [네. 승우 씨가 우리 프로그램 에이스거든요. 1위를 놓친 적이 없어요.]정승우와 같은 부대 동기들도 상위권에서 떨어지지 않는 거로 유명하다고 한다.
잠깐이지만 그래도 나한테 배웠는데 당연히 그 정도는 해야지. 윤제이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솔져스K’의 제작진은 화제성 높은 윤제이의 출연으로 뽕을 뽑으려는 듯 중간에 하차했거나 탈락한 출연자를 모여서 ‘솔져스K-집결’이라는 새로운 타이틀로 촬영 분량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말인데······ 제이 씨가 우리 출연진들을 다 상대하는 건 어때요?] [한 스무 명 되나요?] [스물다섯 명 정도? 더 넘을 수도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 불러들일 생각이라······ 당연히 제이 씨한테 이것저것 유리한 조건을 드릴 예정이고요.]그런 조건이 없어야 재밌을 것 같은데······ 윤제이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해 보겠습니다.]이 정도로 인기 많은 배우가 재는 것 없이 시원시원하게 허락하니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정말 실전처럼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걸렸다.
“단순 마이튜브 예능에 이 돈을 태우다니······ 우리가 처음이죠?”
“처음이지.”
‘솔져스K’의 제작진은 윤제이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주고 싶었지만, 방송국 정규 프로그램도 아니고 마이튜브 스튜디오라 제작비의 한계가 있었다.
그때 나타난 게 거물 투자자였다. 윤제이가 나온다는 소식을 어디서 접했는데, 오로지 윤제이를 위해서만 써달라는 특별 요청을 덧붙이면서 10억을 쾌척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다른 투자자는 세트장 지을 부지가 마땅치 않다면 적당한 땅을 대여해 주겠다는 제안도 했다.
“어떻게 우리에게 이런 행운이.”
이게 윤제이가 ‘솔져스K’에 나가겠다고 확정한 뒤 단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예전에 방 탈출 예능 했던 거 말이야. 제작비 얼마라고 들었지?”
“회당 1억 5천에서 2억 정도였죠.”
“이야······ 이거 스케일이 너무 커지는데?”
‘솔져스K’의 피디는 제 손을 비비며 입맛을 다셨다. 부담이 아니라 기대감에 가득 찬 음성이었다.
어릴 때부터 밀리터리 덕후였던 피디는 잘 차려진 밥상에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이 돈으로 진짜 실제 같은 총기 모형이랑······ 세트장 건물 폭파하는 것도 좋겠는데?
“그나저나 진짜 핫하긴 한가 봐요. 공중파도 아니고 마이튜브 예능인데 벌써 10억이나 주는 투자자까지 생기고.”
“얼굴을 봐라. 투자 안 하게 생겼나.”
“하긴, 저도 얼굴 보고 숨 막히는 줄 알았잖아요.”
투자를 확보받자마자 제작진은 신나서 전화를 걸었다.
제이 씨 투자자 덕분에 요구했던 실전 같은 느낌을 살릴 수 있겠다고. 혹시 세트장에 추가하고 싶은 의견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는 내용이었다.
‘레이나 양인가?’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딱 생각하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시상식 애프터 파티에서 다른 매체도 해보면 어떻겠냐는 말.
마침 그 생각을 한 지 얼마 안 돼서 메시지가 왔다.
(레이나 양) 선물은 어떤가요?
(레이나 양) 좋은 기분 전환이 되길 바라요.
왜 이서원이 콜라 클럽을 만들고, 일부 배우들이 투자자와의 친목에 목말라 했는지 알 것 같다.
‘땅을 빌려준 사람은 누구지.’
그 사람에게도 감사 인사를 보내고 싶은데······ 윤제이는 일단 레이나 양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내고 제작진의 사무실로 향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가 시리아에서 겪었던 환경과 비슷하게 꾸미기 위해 세트장 제작부터 관여했다.
“제가 괜히 참견하는 건 아니죠?”
“아뇨! 경험자의 조언인데요! 어디서 쉽게 들을 수 없죠!”
피디와 작가는 눈을 반짝 빛내며 더 하라고 부추겼다. 이런 열정이 있으니 예능을 하는구나. 윤제이는 작게 웃었다.
그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망설임 없이 쭉쭉 긋는 선은 어느새 중동 지역의 주택이 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이런 건물이 있으면 좋을 거 같네요.”
“와! 좋네요. 이거 업체에 그대로 보내도 되겠다.”
제작진은 윤제이가 그린 그림을 보고 짧게 감탄했다.
“근데 그림도 되게 잘 그리신다. 어디서 배운 적 있어요?”
“아뇨. 독학했습니다.”
“이게 독학이라고요? 말도 안 돼.”
뉴욕에 잠깐 살았을 때였나. 센트럴 파크의 거리 예술가들을 어깨 너머로 관찰한 적이 있었다. 그림 실력은 그들을 모방한 거다. 생각한 대로 나와서 그도 기분이 좋았다.
“저 왔습니다! 어? 제이 씨도 계셨네요.”
“안녕하세요.”
“마침 잘 됐다. 이거 한 번 봐주시겠어요?”
이윽고 출장 갔던 소품팀이 돌아왔다. 실제와 같은 총기 제작 업체를 찾는다고 고군분투했다고 한다. 총알은 물론 실탄은 아니고, 페인트탄을 쓸 예정이라 한다.
“이거 때문에 공항에서 조사받느라고 혼났어요.”
“고생했다.”
윤제이는 그들이 꺼내는 소품들을 하나씩 구경했다.
“M4 카빈이네요.”
“네! 역시 아시네요! 자주 쓰셨던 거죠?”
“네, 뭐······.”
네이비씰에 있었을 때, 이라크였었지. 윤제이의 손이 거침없이 척척 움직였다. 역시 한번 체감한 경험은 어디 안 간다.
“조립 분해도 진짜 실제처럼 해달라고 부탁해서 어렵게 만들어 온 건데, 막상 그쪽에서 조립을 안 해 줘가지고 우리가 다 조립해야 해요.”
“그래요?”
이미 다 했는데. 제작진이 뒤늦게 정신 차려보니 이미 윤제이의 손에 거의 다 조립한 모조 총기가 들려 있는 것을 보았다.
“어?”
언제부터 조립하고 있었지? 제작진이 멍하니 그를 바라볼 때. 윤제이는 다 조립된 총을 잡고 자세를 잡았다.
‘되게 진짜 같네.’
무게감이나 디테일은 살짝 다르긴 하지만, 이 정도면 정말 사실적이다. 그가 총을 이리저리 들어보고 고개를 틀어 허공을 향해 조준했다.
“헉.”
“와······.”
제작진이 숨을 삼켰다. 그가 총을 들고 자세를 잡자마자 바뀌는 분위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각이 잡혀 있으면서 날카로운 눈빛까지.
침묵 속에서 찰칵, 누군가의 핸드폰이 울렸다. 범인은 작가였는데, 윤제이의 모습을 단순 눈으로 담기에는 아까워서였다.
“죄,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윤제이는 그제야 총을 내려놓았다. 아무리 투자금을 받았어도 실제와 같으면 좋겠다는 무리한 부탁을 이 정도로 들어줄 줄은 몰랐다.
“진짜 사실적이네요. 설마 진짜 총 제작하는 업체에 맡긴 건 아니죠?”
“그, 그럴 리가요. 와······.”
“다른 것도 조립해 드릴까요?”
“네.”
이미 조립된 총기를 가지고 감탄하는 소품팀과 소매를 걷어붙이고 작업대 앞에 앉은 윤제이의 사이에서 피디가 외쳤다.
“자, 잠깐만요! 카메라! 카메라 어딨어! 이건 찍어야 해!”
우당탕 카메라를 가져와서 찍는 동안 윤제이는 거의 무아지경으로 모조 총기를 조립했다.
‘기대되네.’
이 정도로 사실적이면 촬영 때 더 기대해봐도 좋을까? <달동네>처럼 과거와 오버랩되는 현상이 또 나왔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