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63)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설마, 그럴 리가.(63/287)
설마, 그럴 리가.
“한 피디님, 이거 보셨어요?”
“이미 봤지.”
“와 무슨 조회 수가······.”
“윤제이잖아.”
‘윤제이잖아’라는 말은 ‘솔져스K’ 제작진들 사이에서는 거의 고유 명사가 됐다. 30대 1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보란 듯이 성공했으니······ 게다가 부활권이라던가 그를 위해 마련한 여러 이점을 활용하지도 않았다.
“광고도 엄청 붙어서 국장님 입이 귀에 걸렸어요.”
반응 좋으면 정규 프로그램으로도 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던데, 한국영 피디는 제안을 받아도 거절할 생각이었다.
‘마이튜브 예능의 맛을 살려야지.’
방송에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런 관심도 결국 윤제이 덕분에 얻은 거다. 혹시 몰라 말이라도 꺼내 보자고 건넨 고정 출연 제안은 역시 까였다.
[확인할 게 있어서 출연한 거지, 앞으로 더 할 생각은 없습니다.]아쉽지만, 본업에 집중한다는데 어쩌겠나. 그냥 지금의 관심을 즐겨야지.
<악의 동산>에서 문창민을 압도하는 연기력을 보여줬는데 쿠키톡으로 의외의 관심도 챙겼다. 그리고 <크라운>에서의 화제성을 몰고 온 뒤에 연타로 치고 들어온 대형 떡밥이다.
“편집은 다 됐어요?”
“다 했지. 진짜 이거 방송되면 난리 날지도 몰라.”
무려 제작비 10억을 태운 블록버스터 예능이다. 방송국은 신나서 방송 전 예고 떡밥을 풀었고, 작정하고 윤제이라고 흘려주는 떡밥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솔져스K-집결] 게스트는 누구? 3차 예고편 공개2차 티저에서는 모자이크로 가려졌던 게스트, 윤제이의 정체가 공개됐다. 그동안 본인의 입으로 들은 게 아니라 추측으로만 남았던 그의 출신 부대도 공개됐고, 방송 전 레벨 테스트를 한 것도 미리 공개했다.
(와, 역대 최고 기록이에요.)
(그런가요?)
(네. 지금 1위인 승우 씨도 이 정도 기록은 못 달성했거든요?)
그 외 사실적으로 만든 모형 총기를 가볍게 조립하고 허공을 겨누는 모습과 게임 도중에 벽을 짚고 가볍게 옥상에 올라가 저격용 총을 겨누는 모습은 많은 짤을 생성했다.
-야 3차 예고편 봤어? 파쿠르 개미쳤다
-무슨 사람이 저렇게 날아다니냐ㅋㅋ
-윤제이 특수부대 주작무새 쏙 들어가겠네ㅋㅋㅋㅋ
-근데 군알못인데 총기 저렇게 조립하는 게 가능한거야? 종류 개많던데
-군대 예능 너무 나와서 식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존잼삘임
마침 예고편을 보던 버스터의 지연우는 화면 속 윤제이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개쩔어.”
의심하던 것은 어디 가고 동경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형, 그러면 그거 다 진짜야?”
어딘가에서 들리는 윤도준의 목소리에 지연우가 벌떡 일어나 그를 습격했다.
“제이 형이야?”
“아! 통화하는데 뭐야!”
“문 닫고 하던가. 시끄러워서 다 들리던데. 형! 안녕하세요!”
지연우는 억지로 윤도준의 옆자리에 앉았다. 화면 속 윤제이는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고 웃었다. 겉으로는 저래 보여도 가장 친한 사이가 윤도준과 지연우였다.
(연우 안녕. 잘 지냈어?)
“목소리 뭐야. 제이 형이야?”
리더인 유지혁도 소란을 듣고 찾아와 남은 자리에 앉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버스터의 모든 멤버가 옹기종기 모여 화면 안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지연우, 옆으로 좀 가 봐.”
“도준아 팔 좀 더 뻗어야 우리 다 나오는데.”
“아 비켜어!”
윤도준이 찡얼거렸지만, 보기 좋게 무시당했다.
“형! 예고편 봤어요!”
“그래서 진짜 30대 1해요? 누가 이겼어요?”
병아리들이 짹짹거리는 것 같아서 윤제이의 말투에는 웃음기가 남아 있었다.
(그건 방송에서 확인해야지.)
“아! 진짜 우리한테만 알려주면 안 돼요?”
(그래야 더 재밌잖아.)
“형, 우리 비활동기인데 언제 한번 봐요!”
(글쎄······ 곧 촬영 들어가면 시간 없을 텐데.)
“아 비키라고오!”
그 사이에서 윤도준이 소리를 질렀다.
***
‘여기도 자주 오네.’
윤제이는 윙스 컴퍼니의 회식 단골집을 보고 작게 웃었다.
“형님, 오셨어요?”
“······내가 늦은 건가?”
“우리가 빨리 온 거예요.”
정승우가 먼저 그를 반겼고, 미리 자리한 두 사람이 어정쩡하게 일어나서 윤제이를 관찰했다.
“오랜만입니다.”
“진짜 교관님 맞아요?”
“아니, 너무 의외라서······.”
‘솔져스K’에서 2팀 팀장이었던 하은성과 6팀 팀장이었던 이민규는 눈앞의 윤제이가 아직 어색한 듯 표정이 묘했다. 촬영이 끝나도 보는 눈이 많아서 이렇게 따로 만난 것이다.
“이제 교관 아니니까 말씀 편하게 하세요.”
“이야, 그러고 보니 우리보다 동생이시죠?”
“네. 편하게 부르세요.”
편하게 부르라고 했지만, 두 사람의 태도는 아직 정중했다. 그들은 교관 시절의 윤제이가 아직도 선명했다.
[훈련은 간단하다. 날 한 번이라도 이겨 봐.]당시에는 너무 쉬워서 코웃음을 쳤지만, 한 번도 이길 수 없었다.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건 알아냈지만, 복면 안에 저런 얼굴이 숨겨져 있을 줄은 몰랐지.
“비밀은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
“당연하죠. 어차피 우리가 폭로하면 미국 대사관에 끌려가는 거 아닙니까?”
“그건 너무 음모론 같은데요.”
내가 뭐라고. 윤제이는 피식 웃으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들 앞에 있는 TV는 JBTC로 고정되어 있었다.
“근데 데뷔한 지 얼마 안 되신 거 아니에요?”
“이제 막 1년 됐죠.”
“와······ 체감 3년은 된 거 같은데.”
윤제이가 출연한 광고까지 나왔다. 인기의 척도인 백색가전까지 광고할 정도였다. 그 사이 그들은 서로의 근황을 물었다.
“그나저나, 곧 저거 방송되면 연락 많이 오겠네.”
“좋냐? 우리 깨지는 거 박제되는 거잖아.”
마이튜브야 찾아서 봐야 하는 예능이지만, 방송을 통해 보라고 전시하는 건 다르다. 그리고 긴 광고 끝에 ‘솔져스K-집결’이 방송되었다.
한국영 피디는 나중에 전멸당할 기존 출연진들을 위해 최대한 멋있게 포장했다.
“우리 너무 띄워주는 거 아냐? 나중에 쪽팔리게.”
“승우 뭐 하냐?”
“인터넷 반응 봐요.”
“뭐래?”
“빨리 윤제이나 보여달라는데요.”
“으하하!”
사실 방송 스케일에 관한 반응이 더 많았다. 사실적인 총기 구현과 폭탄을 제거 못 하면 진짜 폭탄을 터뜨리는 것에 리얼리티가 살아서 순간적으로 몰입되게 했다.
그리고 드디어 화면에 윤제이가 등장했다. 눈가리개까지 하고 의자에 묶여있는 모습을 느릿하게 훑었다.
-3팀 너무 얌체같은데ㅋㅋ
-미션 성공하려면 어쩔수없지
-인질 딱봐도 윤제이네
-미친 눈가리개 개섹시해
-야 윤제이 기다리던 애들아 빨리 방송ㄱㄱㄱ
그리고 손발이 자유로워진 윤제이가 어둠 속에서도 거침없이 움직였다.
(뭐야!)
(일단 움직이지 마!)
정승우와 하은성 그리고 이민규는 입을 꾹 다물고 화면에 집중했다. 적외선 카메라로 바뀐 화면 속 윤제이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천장에 올라타 상황을 관전했다.
-와 시발
-뭐야?
-미쳤다
-아니 저게 돼???
-칼은 언제 뺏은 거야?
그리고 교묘한 위치 선정으로 서로 오인 사격을 하게 만들었다. 한 팀을 금세 탈락시킨 윤제이가 유유자적 걸어간다.
“저거 일부러 그런 거죠? 진짜 개사기네.”
“전역한 지 오래됐다면서요?”
그 뒤로 윤제이의 활약을 노골적으로 멋있게 담았다.
탄약이 떨어진 한 출연진을 향해 달려가 몸을 날려 그를 제압한다. 실전과 같은 세트장에 몰입해서일까? 총을 쥐는 그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야 윤제이가 다 무쌍찍는데
-분위기 진짜 쩔어
-와 근데 대박이다 저거 와이어 없이 한거야?
-제작진 뇌절 쳐줘ㅠㅠ
“크으, 우리 형님 심리전 오졌다.”
“너는 네가 깨졌는데 즐겁냐?”
“저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서 분량 많이 챙겼거든요? 근데 형님, 전화 오는데요.”
(발신번호표시제한)
정승우의 말에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던 핸드폰을 들춰봤다. 누가 걸었는지 알 수 없는 전화, 원래라면 바로 끊었겠지만, 이상하게 눈길이 간다.
“잠시만······.”
설마 그 사람인가? 밖에 나가서 전화를 받아보니 역시 존 도였다.
(JJ, 방송은 잘 봤습니다. 실력 여전하신데요?)
“존. 오랜만이군요. 예능 방송까지 챙겨보시다니······ 한가하신가 보네요.”
(한가하죠, 이제.)
“······그 작전은 끝났습니까?”
(아직 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윤제이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제 외부인이니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부디 옛 친구가 무사하길 바랄 뿐이다.
(군대 예능에 나가신 건 뭔가 확인해보려고 하셨나 보죠? 익숙한 건물이 보이길래.)
“극복해 보려고 했었죠.”
(충격 요법인가요?)
“네.”
윤제이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 한숨에 존이 넌지시 물었다.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닌가 봅니다?)
“제게 미련 끊은 거 아니었습니까?”
(워낙 반짝반짝한 재능이어야 말이죠. 사실 지금도 아깝지만, 더 했다간 제 전화를 안 받으실 것 같으니 그만두겠습니다.)
존은 자기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말하라고 하지 않았냐며 윤제이를 재촉했다.
“도움은 필요 없습니다. 아마 연기로 풀어내야 할 숙제 같아서요.”
(연기라······ 옛 과거와 관련 있나 보죠?)
“대충은요.”
존은 ‘흠, 연기라. 그렇군요’라고 중얼거리더니 윤제이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선물을 드리죠, 아마 곧 좋은 소식이 전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동안 뉴스 잘 보시고요.)
좋은 소식이라······ 아마 그 낯부끄러운 작전명에 관련된 거겠지? 성공했나? 아니면 그에 근접했나?
‘그런 작전명이 통과되다니,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윤제이는 문득 그 작전이 성공한다면 내 존재가 드러날 수도 있다는 존의 말이 떠올랐다.
‘설마, 그럴 리가.’
그는 가볍게 웃으며 식당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
‘솔져스K-집결’의 방송이 끝나고, 커뮤니티나 현실 반응은 난리가 났다.
“주말에 솔져스 봤어?”
“진짜 스케일 대박이더라.”
윤제이의 출연을 떠나서, 10억 제작비를 쏟아부어서 만든 거라 무슨 밀리터리 영화 보는 줄 알았다고, 게임에서나 보던 걸 실제로 구현해냈다며 여기저기서 극찬했다.
윤제이 효과? ‘솔져스K-집결’ 주말 황금 시간대 점령했다.
‘솔져스K-집결’ 윤제이의 다른 가능성을 엿보다
방송 이후 다시 윤제이에 관한 화제가 온 커뮤니티를 휩쓸었다.
-윤제이 띄워주려고 작정했네
무슨 30대 1을 이겨 개오바야
└솔직히 윤제이 띄워주려고 하는게 보이긴 했어ㅇㅇ
└근데 다른 팀들도 잘하긴 했음
└방송 보긴봤냐? 그럴만한 실력 있던데??
-윤제이 때문에 투자받은거라던데 방송이 윤제이 위주일수밖에 없지
물론 이런 논란을 피해갈 순 없었다.
-야 인간적으로 솔져스도 필모에 넣어야 한다
ㅇㅈ?
└ㅇㅈ
└인정합니다
-윤제이 차기작 액션이야?
작정하고 액션장르 맡으면 날라다닐거같은데 아롱아롱이랑 달동네서도 몸 잘쓰더라
└아직 캐시놉은 안떴는데 액션 소취중
└감독님들 여기에요ㅠㅠ 대역 CG 안써도 되는 배우가 여기있어요ㅠㅠ
하지만 팬들이야말로 역대급이라며 좋아했다.
-근데 윤제이 군인 시절 과사는 풀린게 없지?
동생 학교 찾아간거 말고는?
└ㅇㅇ
└배우 본체도 잘 안올려주더라ㅠ
└이쯤되면 슨스에 뭐 뜰법도 한데
윤제이의 모습이 안 풀린 이유가 있었다. 델타야 워낙 비밀이 많은 부대니 알려진 게 없지만, 네이비씰 시절 그와 연이 닿았던 부대원들은 거의 다 죽었으니까.
[당신 덕분에 살았던 그 대원들은······ 다 죽었어요.]임무 수행 중 전사하기도 했고, 전역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려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그게 내 미래가 될 수도 있겠지.’
윤제이는 엘리베이터에 반사된 제 모습을 바라보았다. 군복을 입은 옛 모습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핸드폰 화면을 끈 윤제이는 제 옆에 선 배우를 향해 습관적으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네, 오랜만이네요.”
<대기업 사람들>에서 마주쳤던 백다은이었다. 윤제이는 과거가 떠올라 복잡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어색한 기류가 그들의 주위를 휘감았다.
‘설마······ 아니겠지.’
백다은은 윤제이의 옆모습을 흘끔 바라보다가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기억 속 누군가랑 매치가 안 되는데, 이상하게 의심된다.
“긴장되시나 봐요? 워낙 선배님들이 많으니까······.”
“네, 그렇네요.”
두 사람은 300억을 넘게 쏟아부은 기대작 <영구 동토>에 출연한다. 두 사람 외에도 쟁쟁한 선배 배우들이 출연하는 블록버스터 재난 물이었다.
“저······ 뭐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요즘 민재랑 연락 하세요?”
“제이 씨 연락도 안 받았었어요? 내 연락도 잘 안 받았는데.”
“그래요?”
무슨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