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74)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또 다른 과거(74/287)
또 다른 과거
-아 윤제이 실망ㅠ
-옆에 여자는 뭐야? 친해보이는데ㅋㅋ 여친인가?
-이런 사진 보니까 진짜 검머외인거 느껴지네
-이와중에 핫바디만 보이는거 정상이냐?
-소방관이니 군인이니 건실하고 사명감있는 이미지로 언플 지리게 해놓고 존나 깨죠?ㅋㅋㅋ
-근데 미국에는 스트리퍼 출신 배우도 잘만 활동하지 않아?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음 막 몸을 팔고 다닌것도 아니고
└이거 고도의 까글이냐?
└아니 그래서 윤제이가 미국배우냐고ㅅㅂ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배우인데 한국 정서에 따라야지ㅋㅋㅋ
└미국이 더 개방적인건 맞긴한데 그래도 깨는건 맞잖아
└스트립쇼 영상 못봤냐? 몸팔고 다니는거나 다름없는데 ㅋㅋ
└이미 소속사 공식으로 아니라고 했는데 왜 지랄들이야
소속사가 공식으로 아니라고 했음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들 사이에서 윤제이는 이미 과거 퇴폐업소 종사자가 되었고, 업소남이네 뭐네 이미지에 심한 단어까지 오르내렸다.
이렇게 데뷔부터 단기간에 신드롬을 일으킨 연예인은 드물었기에 윤제이는 인터넷 세상에서 씹고 뜯기 좋은 표적이었다.
-아니라고 하면 좀 믿어라ㅋㅋ 박원호발 소설을 믿냐?
└ㄹㅇ 언제는 렉카 안믿는다며
└야 하라비 걔도 신나서 블로그에 글쓰는거 봐 ㅅㅂ 워딩 개토나옴
└└걔가 누구야?
└└└까갤 네임드ㅇㅇ
물론 이런 논란을 다 믿는 건 아니었다. 아마 이런 논란을 틈타 역바이럴 업체나 경쟁 소속사에서 은근히 작업 친 것도 있을 거다.
‘이 개새끼들······.’
이다현은 이미 윤제이가 떳떳하지 못한 일은 안 했다고 믿었다.
오히려 색다른 과거 사진이 풀려서 내심 좋았는데, 물론 이렇게 심한 단어로 우리 배우를 깎아내리는 걸 보면 저절로 욕이 나왔다.
사실 확인 전화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그걸 대응하면서도 힘들지 않았다. 물론 네티즌들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만.
“하, 이럴 때마다 이쪽 업계에 회의감이 든다니까.”
“팀장님, 이거 보세요.”
“이건 또 뭐야······? 아악! 짜증 나!”
윤제이를 가까이서 지켜본 소속사 사람들은 제 일처럼 분노했다. 누구 하나 잘 나가는 꼴을 못 보지.
그래서 윤제이가 회사에 나타났을 때, 다들 그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그 사진은 마이애미에 잠깐 있었을 때예요. 거기서 바텐더로 잠깐 일한 적 있었거든요.”
“바텐더요?”
“네. 이렇게 보여도 제법 전문적이었어요.”
군인에 경호원, 소방관에 이어서 아예 새로운 직업이다. 곽도현과 이다현, 그리고 소속사의 몇 사람들이 눈을 크게 떴다. 놀란 사람 중에는 이서원도 있었다. 대표님······ 안 바쁜가?
“걱정하시는 그런 업소는 아니고 해변 근처에 있는 작은 바예요.”
“그럼 이 사진은······.”
“화이트데이 이벤트 했을 때요.”
이벤트 때문에 핑크 톤으로 꾸민 바의 인테리어와 조명, 묘하게 야한 듯한 분위기 때문에 스트리퍼가 아니냐는 소설을 써도 제법 그럴듯해 보였다.
“제가 일한 뒤로 이상하게 여성 손님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해봤던 이벤트인데······.”
“으흥, 전 알 거 같은데요.”
이다현이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저런 사람이 떡하니 서서 술을 말아주는데 입소문 안 나고 배겨? 그럴 리가.
“그럼 옆에 사람은······.”
“단골손님이요. 하도 같이 사진 찍자고 매달려서 찍어준 건데, 아마 그분 SNS에 올라온 사진인가 보네요.”
바가 해변에 있어서 수영복 차림의 사람이 많이 오갔었다.
윤제이는 그때를 잠시 회상했다.
유랑 생활을 하던 그는 지나가다가 해변이 좋길래 거기에 장기간 눌러앉아 서핑을 했었다. 며칠 지나니 좀이 쑤셔서 찾은 게 아르바이트였다.
[합격. 오늘부터 일할 수 있나?]사장은 윤제이를 본 순간 합격이라 통보했다. 원래는 주방 보조에 서빙이나 하려는 사람을 뽑았는데, 어느새 바의 안쪽에 서 있었다.
기존 바텐더를 보조하는 건 쉬웠다. 남들이 하는 걸 보고 따라 하면 됐으니.
[레시피를 다 외웠다고?] [제가 원래 빨리 외워요.] [그럼 너도 단독으로 손님 받아볼래?]워낙 일머리가 좋아서인지 바텐더를 보조하는 바 백에서 단번에 바텐더가 되었다.
술을 만드는 것도 선배 바텐더가 왕년에 업계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고 들어서 그의 행동을 지켜보고 모방하면 됐다.
[마이애미에는 여행 오셨습니까?] [프랑스어를 할 줄 아세요?] [조금요.]게다가 쓸 수 있는 언어도 많고, 저절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분위기 때문에 손님 응대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윤제이가 바텐더가 되고 나서부터는 바에 늘 사람이 많았고, 그에게 관심을 표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같이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도 많았고, SNS나 전화번호를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하······ 그때도 준연예인급이었네요.”
거 봐. 이다현은 코웃음을 쳤다. 옛날 사진이라 화질이 좋지는 못했는데도 윤제이 특유의 매력적인 분위기가 여실히 느껴졌다.
“여기요.”
윤제이는 그때 일했던 가게를 검색해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바 내부는 빈티지했고, 여느 바와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인들 평도 제법 있었다.
-신혼여행으로 들렀다가 남편이 오징어로 보여서 큰일났어요
-동양인 바텐더가 있는데, 술도 맛있게 잘 만들어주는데 무엇보다 섹시함
-잘생긴 얼굴에 넘어가지 마라 지갑 다 털린다
-그 바텐더분 어디갔죠? 일부러 찾아갔는데 없네요
게다가 문제의 화이트데이 이벤트를 다른 각도로 찍은 사진도 있었다. 논란이 난 사진이 유독 튀어 보이는 거지, 다른 사진은 너무나 건전해 보였다.
“에휴, 진짜 징글징글하네.”
“가만 보니 이 사진 필터 씌운 거 같은데?”
“그러니까요.”
아침부터 이상한 논란에 대응하느라 바빴던 직원들은 이를 갈았다. 그럼 그렇지. 우리 배우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데.
“이번 일은 제가 나서겠습니다.”
이서원이 피곤한 듯 눈을 마사지하면서 말했다. 윤제이는 그가 키웠던 다른 배우들과는 다르게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슈퍼스타는 떡잎부터 다른 거겠지. 그도 은근 윤제이에게 콩깍지가 씌어 있었다.
일을 수습하는 건 쉬울 거다 이미 윤제이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설 친척도 있으니······ 근데, 대체 조유경은 왜 윤제이를 그렇게 서포트하려 할까? 권민재처럼 유망 배우에 꽂혔다기엔 더 깊은 거 같은데.
“그러면 칵테일 같은 것도 만들 줄 아세요?”
“해 드릴까요? 아직 레시피 안 까먹었는데.”
“우와. 대표님! 우리 여기에 미니 바 같은 거 만들어요!”
이다현은 신나서 손을 번쩍 들었고, 이서원은 헛웃음을 지었다.
“대체 직업이 몇 개였어요?”
“맞아요. 과거 부자네 과거 부자.”
“그냥, 이것저것 했습니다.”
윤제이 본인도 세다가 말았다. 긴장이 풀린 곽도현이 농담했다.
“이러다가 진짜 예상 못 한 과거가 튀어나오는 거 아니야? 어떻게 생각해요?”
“그럴 수도 있죠.”
솔직히 가슴 어딘가가 따끔거렸다. 이서원의 사무실 벽면에 있는 <어린이> 포스터 속 자신과 눈이 마주쳐서 더욱.
“갑자기 회사로 오길래 심장 떨어질 뻔한 거 알아요?”
윤제이가 소속사를 자주 들르는 편이긴 해도,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그냥 전화나 메시지로 해명하면 될 걸 갑자기 나타나서 식겁했었다. 설마 진짜인가 해서.
“겸사겸사요. 상의할 일이 있어서요.”
“차기작 관련해서요?”
“네.”
윤제이는 미리 찾아놨던 핸드폰 화면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저 이 작품 해 보고 싶습니다.”
“흠······ 우리 쪽으로 들어온 시놉은 아닌데?”
“대대적인 오디션을 하더라고요.”
윤제이는 이서원의 영향력 덕분에 그동안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뜨면 되었다.
그래서 이런 오디션을 보지 않고도 좋은 작품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윤제이는 이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
“하고 싶으면 하셔야죠. 뭐 필요한 거 있어요?”
갑자기 오디션을 보는 영세 작품을 해 보고 싶다는 데도 곽도현이나 이서원의 태도는 변함없었다. 아스트라는 배우 가지고 장사 안 하니까.
이서원과 곽도현은 윤제이의 작품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왠지 윤제이라면 개떡 같은 것도 찰떡으로 성공시킬 것 같은 예감도 들었다.
만약 예상과 다르게 국밥처럼 말아먹어도 그들의 힘으로 다시 끌어 올릴 자신이 있었고.
“블라인드 오디션이라······ 이거, 잠깐만.”
음악 영화잖아? 밴드? 곽도현이 놀라서 윤제이를 쳐다보았다.
“제이 씨 악기 연주도 할 줄 알아요?”
“네 조금······.”
바에서 일할 때 가끔 연주자를 초빙해서 공연할 때가 있었다. 주로 재즈 연주자였고 지역 록 밴드가 온 적도 있었다. 윤제이는 그걸 한 번 본 것만으로도 그들의 스킬을 모방할 수 있었다.
“연주도, 보컬도 수준급의 실력이어야 한다는데······.”
“한번 해 봐야죠.”
마이튜브에 있는 많은 연주자의 모습을 보다 보면 기술적인 것은 어느 정도 통달할 수 있다.
물론 그 이상은 예술적인 재능이 있어야겠지만, 연주는 부수적인 거고 중요한 건 연기니까.
그렇게 곽도현과 윤제이가 차기작 관련해서 의논하는 사이 이다현은 제 자리로 돌아와서 가볍게 손을 풀었다.
‘저 미모가 그냥 사라지겠어?’
오랜만에 SNS 세계를 떠다녀 볼까. 이다현의 눈이 반짝 빛났다.
‘와 그냥 알바 수준이 아닌데?’
작정하고 찾아내서 그런지 금세 결과가 나왔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칵테일을 완성하는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그렇게 이다현이 추가로 찾아낸 증거들과 가게의 이름까지 첨부한 기사가 빠르게 퍼졌다.
“퇴폐업소 논란” 윤제이 소속사 측, “단순 바텐더로 일한 것뿐”
(공식) 아스트라, 소속 배우에 관한 과도한 루머 조장 강력 대응하겠다.
-야 가게 찾아보니까 그냥 바잖아 ㅅㅂㅅㅂ
-뭐 ㅅㅂ 스트리퍼?
-사진 그냥 이벤트형 술집같은데 스트립쇼니 몸을 팔았니 워딩 개심하더라
-아까 신나서 까던 애들 어디갔냐?
-와 근데 바텐더일도 너무 잘해서 놀란거 나만 그래?
-플 너무 과열돼서 가마니하고 있었는데 역시나ㅋㅋ
-기자 고소해야되는거 아니냐?
└소속사 문의해봤는데 이미 고소했대ㅇㅇ
└야 조유경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입장 올림
└└조유경은 왜 나서지?
└└└영구동토에 사활 걸었다고 들었는데 출연 배우 루머 터졌으니 대응할만 하지 그냥 루머도 아니고 이미지 타격 개 심한건데
└박원호 ㅈ됐네ㅋㅋ KE 그룹 법무팀 가즈아~!
***
KE 그룹 기대작, ‘영구 동토’ 크랭크업
‘영구 동토’ 촬영 종료에 이한림 감독 “어느 배우 빠지지 않고 열연 펼쳤다”
서울 팀의 촬영도 끝나고 이로써 몇 개월간의 강행군이었던 <영구 동토>의 촬영이 끝났다.
“으으······ 죽겠다.”
그동안 이한림 감독은 편집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많아서 편집 점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게다가 방대한 CG 작업이 들어가야 해서 편집을 먼저 어느 정도는 해놓고 넘겨줘야 제작비를 아낄 수 있다.
사실 윤제이가 연기하는 진영도는 트라우마 때문에 같은 아군을 적군이라 오인하고 공격하고, 아슬아슬하게 긴장감을 유지하는 역할이었다.
“진영도까지 이렇게 답답하게 굴 필요 있을까요?”
“아니. 긴장감은 괴물로 유지할 수 있으니······.”
하지만 편집점이 바뀌었다. 요즘 대중들은 고구마를 싫어한다.
진영도는 어쩌면 민폐 캐릭터가 될 뻔했으나, 남극 팀의 캡틴으로 자기를 희생해 사람들을 살리는 멋있는 역할이 될 거다.
‘윤제이, 그 사람이 연기를 너무 잘하긴 했어. 단순 긴장 유발용으로 내버려 두기엔 아깝지.’
이렇게 편집으로 많은 게 바뀔 수 있다.
“좀 이따가 커피 한잔할까?”
“좋죠.”
이한림 감독과 편집 보조가 기지개를 켜는 사이, 편집실 문에 누군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감독님. 바쁘세요?”
“아, 지환 씨. 또 오셨네요.”
<영구 동토> 서울 시점에서 젊은 정치인으로 나와 열연을 토했던 40대 탑 배우, 임지환이었다. 그는 사람 좋은 얼굴로 커피를 내밀었다.
“카페인 필요하실 거 같아서요.”
“오, 감사합니다. 마침 필요했거든요.”
“편집은 잘 되고 계세요?”
업계가 좁아서 다들 겉으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대신 탑 배우들의 은근한 기 싸움이 펼쳐지는 곳은 바로 편집실이었다.
영화는 2시간 남짓의 싸움이다. 몇 분 몇 초가 중요하기에 자신의 분량을 더 확보하려고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이다. 이것도 어지간한 탑 배우 아니면 못 쓰는 전략이다.
이한림은 임지환의 더 넣어달라는 은근한 시그널을 모를 리가 없다. 그 문창민도 편집 수고하라고 고급 초밥을 던져두고 가지 않았는가.
“으휴······ 부담스럽다 부담스러워.”
“어제는 추영미 선배님도 오시더니······ 앞으로 떼주물은 하지 않는 게 낫겠네요.”
“맞아.”
임지환이 떠나고, 이한림 감독이 한탄했다.
임지환의 연기는 그냥저냥 하는 편이다. 동 나이대 배우 중에서 이름값은 있지만, 무게감이 부족하기에 많이 쳐냈는데, 이렇게 나서면 조금 양심에 찔린다.
“감독님, 이 장면은 어떻게 할까요?”
“살리자. 오히려 더 현장감 있잖아.”
“하긴. 버리긴 아깝긴 해요.”
편집실에 갇혀 살다시피 했지만, 그들은 요즘 윤제이를 둘러싼 이상한 논란도 알고 있었다.
“이야, 인기인의 숙명인가.”
“아무 일 없겠죠? 이러다가 편집 다시 할 일 생기면······.”
“그럴 만한 사람은 아니야. 벌써 조유경이 나서는 거 봐라. 우리 영화에는 문제없겠지.”
역시 이모 조카 사이라 그런지 조유경이 직접 나서네. 이한림은 아직도 윤제이와 조유경이 친척 관계라는 걸 믿고 있었다. 재벌가에서 스트리퍼? 그런 뜬금없는 일을 했겠어?
‘그나저나, 차기작에서도 이 사람 쓰고 싶은데······.’
논란은 신경 쓰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그를 차기작에 출연시킬 수 있는지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