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94)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생일(94/287)
생일
윤제이가 아무런 견해를 내놓지 않고, 이서원이 어떻게 나섰는지 기자들은 잠잠해졌다. 그걸 무시하고 튀는 기자가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그 사이 미국에서는 LIS 관련 문건이 하나둘씩 공개됐다.
다음 선거를 위해 선동하고, 그걸 방어하는 상대 정당의 첨예한 대립. 그리고 경기 침체나 안 좋아지는 민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 양반도 정치물 먹더니 달라졌네.’
윤제이는 옛 상관을 떠올렸다. 호감이었던 감정은 점점 다르게 변했다.
-문건 해석 봤는데 이거 혹시 윤제이 아니냐?
부지도자 사살작전은 동양인 선교사로 위장한 오퍼레이터가 투입됐다.
해당 오퍼레이터는 LIS에 납치되어 고문받는 와중에 아사드 야신 카디르를 사살. 이후 구출되었다.
요약하자면 이건데 전에 인질도 막 30명씩 구해냈다고 하던데?
└헐
└야 너무 개사기인데?
└이게 실화라니
└야 훈장받을만하네
└근데 너무 과장된거같은데 지금 거기 정쟁 개쩐다며
└어쩐지 크라운 비하인드 보니까 몸에 흉터 많은거같더라
몇몇 사람들은 호들갑을 떨었고, 당연히 이런 식으로 주목받는 걸 아니꼬워하는 사람들의 태클에 키보드 배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근데 너무 설레발치는거같음
대단한건 알겠는데 아직 오피셜도 아니잖아
└ㄹㅇ 이런 식으로 주목받는거 윤제이도 원치않을듯
└맞아 괜히 들쑤시지 말자
‘내 말이.’
신경질적으로 휴대폰의 화면을 끈 윤제이가 한숨을 쉬었다.
‘잊을 만하면 올라오네.’
그래도 인터넷에서나 조금 화제지, 뉴스나 기사 등 공개적으로 드러난 건 없었다.
-어쩐지 매니저의 하루에서 반사신경 개쩔더라
-대기업 사람들에서 막 4개국어 하던것도 개쩔었는데
-계속 입다물고 있는것조차 간지아니냐?
-야 솔져스 막 윤제이 몰아주기 논란 있었잖아 출신 보니 그냥 리얼리티였네ㅋㅋ
과거 이력이 주목받아 버리니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줬던 그의 모습이 다시 끌어올려졌다. 이거로 입덕했다는 사람도 생겼다.
‘솔져스 K’의 방송과 마이튜브에 뜬 비하인드 영상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 재방송도 휘몰아쳤다.
(제이 씨. 그동안 잘 지냈죠?)
‘솔져스 K’의 피디는 애써 흥분을 감춘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사실 ‘솔져스 K’에 잠시 나와주실 수 있는지 부탁하려고 했는데요······.)
밀리터리 덕후답게 윤제이에게 궁금한 게 많았지만, 정승우를 통해 들은 게 있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제이 씨 덕분에 제작비가 남아서요.)
“그게 남았습니까?”
(그렇게 써도 많이 남았죠.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처치 곤란이어서요.)
“음······ 생각해 보겠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세요.)
통화를 끊은 윤제이가 곰곰이 생각했다.
***
윤제이는 습관적으로 눈을 떴다. 시계를 확인하니 2시간밖에 못 잤다.
예전에는 아예 안 자고 며칠을 버티는 훈련도 했으니 이 정도는 버틸 만했다.
‘요새 계속 이러네······ 약이라도 처방받아야 하나.’
하지만 그도 사람이라 계속 이러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간다.
조금 예민해져서 한진우가 형 요즘 분위기가 무섭다고 한 소리할 정도이지 않나.
윤제이는 제 매니저에게 약했다. 한진우를 적이라 착각해 공격한 이후부터다.
찬물로 세수해 정신을 깨운 그가 핸드폰을 들었다. 영상 통화였다.
“엄마, 아빠. 잘 지내셨어요?”
(아들! 우리야 뭐 똑같지. 너는 잘 지냈니? 그새 살이 조금 빠진 거 같은데?)
“일부러 뺀 거예요. 이래야 카메라에는 예쁘게 나온다네요.”
문득 카메라에 덜덜 떨던 어린 윤제이가 생각나 헨리 젠킨스는 푸근하게 웃었다. 공포를 딛고 성장한 자식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니? 잘 안 먹은 건 아니고?)
하지만 마리아 젠킨스는 달랐다.
‘그렇게 빠진 것도 아닌데.’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건장한 성인 남성 1이다. 하지만 역시 부모 눈에는 다르게 보이나 보다.
“잘 먹고, 잘 자고 있어요. 매운 음식은 아직 적응 안 되지만요.”
윤제이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했다. 그래도 부모님의 얼굴에는 염려가 사라지지 않았다.
(뉴스 봤다.)
“아.”
저쪽에서 LIS 관련 얘기는 아직도 뜨거웠다. 그 때문에 기밀로 해야 하는 게 많은데 군의 명예가 떨어진다, 너무 띄운다고 군 쪽과 정치권이 마찰을 빚었다 들었다.
하지만 그거 때문에 멈출 사람들이 아니다. 시선을 돌려 이미 전역한 사람들을 공략했다. 그중에는 윤제이도 있었다.
“일부러 업적 띄우려고 과장하는 것도 있어요. 옛 상관이 공화당 의원이거든요.”
(정치권이 얽히면 그렇긴 하지.)
“네. 아마 이것도 오래가진 않을 거예요.”
이름만 안 나왔다 뿐이지, 가족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은 저거 설마? 하고 윤제이를 떠올릴 정도다.
그의 부모님도 언론에 뜬 것들을 보면서 그를 걱정했었다.
“자기 이익 때문에 과장해서 말한 것도 많아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물론 두 사람은 믿지 않았다. 전역 이후 윤제이의 안 좋은 모습이 떠올라서 그랬다. 살이 빠진 것을 신경 쓰는 것도 그런 이유였고.
(직접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은데 아쉽구나.)
“저도 보고 싶어요. 전에 일이 안 터졌으면 뵙고 가는 건데요.”
(그래, 오늘은 뭘 할 거니?)
“제 팬들이 제 생일을 위해 이벤트를 했다고 하네요. 한 번 돌아보려고요.”
(정말? 그런 것도 해?)
“네. 사진 찍어서 보내드릴게요.”
마침 초인종이 울렸다. 부모님과 작별 인사한 그가 인터폰을 보니 윤도준이 해맑은 얼굴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왔어?”
“형! 아직 준비 안 했네?”
“미안, 부모님이랑 통화하느라. 앉아서 조금 기다려줄래?”
윤도준은 나갈 준비하는 형을 기다리는 동안 소파가 푹 꺼지는 느낌에 화들짝 놀랐다. 헛, 이거 뭐야.
‘이거 몇천만 원 하는 소파 아니던가?’
어쩐지 푹신함이 남다르더라. 윤도준은 뒤늦게 인테리어를 훑어보았다. 그도 바빠서 윤제이의 집에는 처음 와보는 거였다.
‘우리 형이 이런 감각은 없는데?’
예전에 다 버렸던 이상한 카고바지나 체크 셔츠를 생각해 보면 이런 인테리어에 신경도 안 쓸 것 같은데, 제법 준수했다. 아니, 훌륭했다.
“형. 이 집은 어떻게 된 거야?”
“대표님 소유 집이라던데. 원한다면 계속 살라고.”
“그래? 대박이네.”
“아, 대표님도 내가 윤제희인 거 알아. 그 뒤로 더 잘해주려고 하시더라고.”
“진짜?!”
윤도준이 벌떡 일어났다.
“계속 속이기 좀 그래서.”
“난리 났겠는데?”
“뭐, 좀······ 그렇지.”
권민재나 백다은 그리고 문창민 등 점점 그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아직도 다른 이들을 속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의 묘한 표정을 읽은 윤도준이 격려했다.
“너무 신경 쓰지 마. 형이 뭐 죄지은 것도 아니고.”
“그래.”
역시 멘탈은 윤도준이 최고다. 기특해서 머리를 쓰다듬으니 윤도준이 히죽 웃었다. 윤도화한테 자랑할 게 늘었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했다.
‘얘들은 왜 이런 쓸데없는 거로 경쟁하는지······.’
보통 남매끼리 이러나? 크리스와 세레나는 이러지 않았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가? 아니면 피가 반밖에 안 섞여서 그런 걸지도······.
“준비됐지? 일단 지하철부터 가자.”
“나도 미리 알아본 게 있는데······.”
“형은 가만히 있어. 이런 건 내가 전문이야.”
뭐든 다 잘하는 형에게 알려줄 게 생기니 신난 모양이다. 당당하게 앞장서는 모습이 귀여우니 모른 척 따라주기로 했다.
우선은 지하철 광고부터다. 총 네 군데에 있었는데, 마스크와 모자를 쓴 훤칠한 남성 둘이 지나가니 저절로 시선이 모였다. 그들을 알아본 사람도 몇 있는 것 같았다.
“근데 신기하다. 단순 배우가 이 정도로 이벤트를 크게 하나?”
“보통 배우 팬덤이 이렇게 행동하지는 않지?”
“흔한 건 아니지. 형이라서 그런 건가 봐.”
하긴, 지방 공연에 500명을 넘게 동원할 정도니 말 다 했다. 윤도준은 바닥에 거의 눕다시피 하면서 윤제이의 전광판 인증 사진을 찍어주었다.
“와 우리 형 다리 2미터 됐다.”
이렇게 열성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제법 놀라웠다.
“오빠!”
“도화. 녹음은 잘했어?”
“잘했지!”
스케쥴 때문에 오전에 못 왔던 윤도화도 오후에는 함께했다. 지하철 광고를 다 돌아본 그들은 미리 알아둔 생일 카페로 향했다.
“어서오세······ 어머.”
“안녕하세요.”
“와······ 팬이에요!”
“감사합니다.”
안에 있던 팬들과도 인사한 그가 카페 내부를 돌아보았다. 오로지 윤제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다. 디저트까지 윤제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문구가 담겨 있을 정도다.
벽에 걸린 사진은 그의 홈마가 찍은 사진이다. 이런 사진은 언제 찍은 거지?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고마워서 작은 쪽지를 남겼다.
“허어억······!”
카페에서 시간을 조금 보내고 장소를 이동하려던 윤제이는 문 앞에 서서 자신을 보고 숨을 삼키는 상대의 모습이 낯이 익었다. 어디서 봤더라?
“아! 우리 전에 본 적 있죠?”
“허억!”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하철이었다. 자신을 좋아하는 친구의 영업에도 심드렁했던 사람이었다. 네 배우 차기작 빨라도 내년에 나온다고 얘기했었나?
최민아는 대답도 못 하고 입만 벌리고 있다가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어, 어떻게 아세요?”
“전에 지하철에서 잠깐 봤잖아요. 친구 따라 저 좋아하게 된 거예요? 그 친구는 같이 안 왔어요?”
“와, 왔어요! 저, 저기······ 예지야!”
아니, 미친 그걸 어떻게 기억하고 있지?! 당황하면서도 일행을 빨리 불렀다. 먼저 윤제이를 좋아했던 한예지가 그 자리에서 굳었다.
지하철에서 깜짝 마주친 이후에 친구인 최민아도 입덕해서 이후로는 절친끼리 신나게 덕질을 했었다. 그런데 이런 계를 타다니.
“허억······!”
뭐지, 데자뷰인가. 윤제이는 가볍게 웃었다. 그 웃음으로 또 할 말을 잃어버린 한예지는 점점 다가오는 폭력적인 비주얼에 저절로 뒷걸음질 쳤다.
“조심.”
그러다 넘어질 뻔했는데, 최애 앞에서 꼴사납게 넘어지지는 않았다. 윤제이가 빠르게 다가가서 그녀의 어깨를 감쌌기 때문이다.
‘미, 미친······!’
덕분에 본의 아니게 또 계를 타버린 한예지는 목까지 시뻘게졌다.
“괜찮아요?”
“네, 네! 저, 진짜 팬이에요! 이 생일 카페도 저희가 기획했어요!”
“와, 진짜요? 어쩐지 센스 넘치더라.”
그를 둘러싼 소문이 많아서 이런저런 궁금한 게 많을 텐데도 물어보지 않았다. 투명한 애정만 드러낼 뿐이다.
“오빠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하하! 그래. 나 좋아해 줘서 고마워.”
윤제이는 그게 고마워서 그들과 셀카를 찍어주고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남겨진 두 사람은 윤제이의 일행이 윤도준과 윤도화라는 것도 뒤늦게 눈치챘다. 쌍둥이도 정상급 아이돌인데 말이다.
“와, 어떻게 우릴 기억할 수가 있지?”
“진짜······ 대박.”
“한예지. 개 부럽다. 설마 다 계산하고 넘어졌냐?”
“그런 거 아니야!”
남겨진 두 사람이 전의를 불태웠다. 앞으로 윤제이에 인생 다 걸어야겠다.
그렇게 팬들이 준비한 이벤트를 다 돌아본 윤제이는 슬슬 동생들과 밥이나 먹고 헤어질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윤도준과 윤도화가 그의 양팔을 잡았다.
“형. 우리 또 갈 데 있어.”
“뭔데? 예고 뜬 곳은 다 간 거 같은데······.”
“일단 와 봐.”
윤도준과 윤도화가 비장한 표정으로 그를 이끌었다. 윤제이는 못 이긴 척 따라가면서도 손과 발이 함께 나가는 동생들의 모습에 의심을 키웠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인근의 레스토랑이었다.
‘······여긴 왜 왔지?’
설마······.
“생일 축하해!”
“생일 축하해요!”
문을 여니 미리 모인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크게 외쳤다. 사실 폭죽을 터뜨리려고 했는데, 정승우가 폭죽 소리는 안된다고 말렸다.
“아, 뭐야······.”
본의 아니게 과거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고, 그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졌었다.
하지만 자신을 축하하러 온 사람들의 모습에 긴장이 탁 풀렸다. 그러자 안도의 미소가 나왔는데, 그 표정에 몇몇 사람들이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여기까지 자신을 이끌고 온 동생들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둘 다 이상하다 했더니 이거 때문이었어?”
“티 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