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98)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백스테이지 (1)(98/287)
백스테이지 (1)
<백스테이지>가 본격적으로 촬영에 돌입하면서 홍보 스틸컷과 촬영 현장의 짤막한 동영상 등 컨텐츠가 쏟아져 나왔다.
-[백스테이지] 방영 3시간 전 깜짝 스틸컷 공개!
사진은 두 장이었는데, 하나는 회장님 지광현과 윤제이가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사진이었고, 하나는 사진만 봐도 안무 합이 안 맞아 보이는 우당탕탕 이카로스의 사진이었다.
└와 뭐야 분위기 생각보다 좋은데?
└제작사가 돌잘알이네 컨텐츠 막 뿌려주는거 보면
└아니 근데 분위기 너무 다른거 아니야?
└윤제이 지광현 분위기 개미쳤다
└아 준서 넘 ㄱㅇㅇㅠㅠㅠㅠ
이때까지만 해도 시청자들은 <백스테이지>에 별로 기대도 안 했다.
그냥 내 최애가 나와서, 아이돌 드라마 장르에 흥미가 있어서, 그냥 볼 게 없어서 등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방송가도 <백스테이지>는 그냥 연기돌의 등용문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주연을 윤제이가 맡을 줄은 몰랐네. 그냥 어중간한 신인이 할 줄 알았는데.] [그러게요.]그래도 윤제이의 선택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윤제이는 참 희한한 배우였다.
[배우도 엄청 많아졌고, 아이돌도 쏟아져나오고. 예전만큼 드라마나 영화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죠.] [요즘 애들 장래 희망이 뭔지 아세요? 마이튜버랑 인플루언서예요.]요새 마이튜브니 OTT니 컨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양해져서 예전만큼의 탑 스타는 나오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었는데, 윤제이가 그 선입견을 깼다.
아이돌만큼의 팬덤을 확보하고 몇 안 되는 필모로 대중성도 잡았다. 예전 청춘스타의 재림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었다.
[동생 때문에 한 건가?]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자기 커리어의 변곡점에 있는데 이런걸······?] [소속사가 이서원네라며. 그럼 전략일 수도?]그래도 버스터와 아이엔비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드라마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K-pop 커뮤니티에서도 본방을 실시간으로 달렸다.
-시작한다
-이게 뭐라고 기대되냐
광고가 끝나고 <백스테이지> 1회가 시작되었다. 첫 장면은 큰 빌딩 앞에 선 고급 차 안에서 윤제이, 서건우가 나왔다.
-얼굴 극락이다
-와! 대표님!
-어디 로설 표지에 나올거같은데
미간에 예쁘게 주름 간 모습이 그의 성격이 예민하고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표현하고 있었다. 출근하는 서건우의 뒤를 비서진들이 군기가 바짝 선 채 따라갔다.
“서 이사 출근 분위기 살벌하네.”
“이번에도 한 건 했다지?”
“이번에 자회사로 편입된 AA제강이요? 구조조정 장난 아니게 할 예정이잖아요.”
1층 카페에서 서건우의 런웨이를 보고 있던 사원들의 대화로 그가 어떤 인물인지 짐작하게 한다.
“역시 회장님 아들 아니랄까 봐 냉정하네.”
“쉿, 이사님 회장 아들이라는 말 싫어하잖아요.”
“뭐 어때. 게다가 이사님도 자기 파벌 만들어서 회장님 견제하고 난리 났잖아요.”
“그게 돼요?”
“요새 회장님 이런저런 일로 소문 안 좋잖아.”
서건우. 여러 기업을 문어발처럼 먹어 치워서 거대해진 헌주 그룹의 회장 아들, 그리고 회장에게 숨겨놨던 발톱을 세우는 왕자.
“근데 회장 아들이니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승계되는 거 아닌가?”
“이건 내가 비서실 친구한테 들은 건데, 회장님 늦둥이 아들 하나 더 있잖아. 회장님은 그쪽 아들한테 승계작업 하려고 하던데?”
“아, 그 상간녀 아들이요?”
“쉿. 그건 진짜 조심해야 해.”
그렇게 사원들의 대화로 현재 상황을 요약했다.
최근 회장이 몸을 사릴 일이 있다는 것, 그리고 서건우는 어린 동생에게 자기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제 파벌을 만들어 회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건우는 출근 후 바로 회장을 찾았다.
“아버지. 부르셨다고요.”
“회사에서는 회장님이라 부르라고 누누이 얘기했을 텐데?”
집무실의 앉은 서 회장의 분위기가 묵직하다. 서건우도 그에 뒤지지 않는 기세를 내뿜었다.
-야 연기 미쳤다
-? 뭐야 아이돌드라마라면서요
-갑자기 정치느와르st됨ㅋㅋㅋㅋ
두 사람의 연기는 별다른 대사가 없어도 분위기를 휘어잡는 게 있었다.
“건우야.”
“회사에서는 서 이사라고 부르시죠.”
“이제 그만하자.”
“먼저 시작한 건 회장님이셨습니다.”
몇 번의 긴장감 넘치는 대화 끝에 서 회장은 먼저 화해 표시를 했다. 네가 뭘 원하는지 알겠으니 자기에게 발톱을 세우는 건 그만하자는 거다.
“조건이 있다.”
“······뭐죠?”
“엔터 사업부에서 최근에 인수한 엔터사가 있는데, 거기 소속 아이돌을 키워 봐.”
“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지? 서 회장은 아직 이해 못 한 아들에게 다른 회사에 묻어둔 헌주 물산의 지분을 주겠다며 그를 유혹했다.
“제 전문 분야가 아닙니다만.”
“하라면 해. 요즘 너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적이 너무 많이 생겼어. 머리 식히는 셈 치고.”
서 회장이 이렇게 물러날 인물이 아니라 못마땅하지만, 헌주 물산의 지분이라는 미끼가 너무 크다.
일단 알겠다고 대답하고 물러난 서건우, 그리고 집무실에 남은 서 회장에게 비서가 다가온다.
“회장님. 저렇게 내버려 둬도 되겠습니까? 그냥 대충 하다가 빨리 돌아오면 어쩌려고요.”
“쟤가 정말 그럴 거 같아?”
“네.”
“쟤는 그거 쉽게 못 해.”
“왜요?”
은근히 정에 약하니까. 서 회장은 그룹 산하 엔터사에서 최근에 인수한 중소 엔터사 소속 아이돌, 이카로스의 프로필을 흘끔 바라보았다. 가장 앞 장에 있는 것은 서지후의 프로필이었다.
‘대체 무슨 생각이지?’
아직 그 사정을 몰라서 신경질적으로 제 머리를 쓸어올린 서건우는 제 사무실에 들어와 비서를 호출했다.
“유 비서, 엔터 사업부에 관한 거 전부 조사해서 보내줘요.”
“엔터 사업부요? 갑자기 왜······.”
“회장님이 나보고 거기 대표하라네.”
“갑자기 엔터사를요? 이거 냄새가 나는데요?”
엔터 사업부에 관한 자료를 바리바리 싸 들고 사무실로 온 유 비서는 <백스테이지>의 감초 조연으로 서건우를 만능으로 보필하는 역할이다.
“나보고 거기 아이돌 판매량을 끌어올리라는데, 이게 맞아요?”
“아이돌 이름이 뭔데요?”
“이카로스? 얘네 가능성 있을 것 같습니까?”
“제가 못 들어봤을 정도면 완전······ 심해에 처박힌 애들 같은데요.”
유 비서는 이카로스 멤버들의 프로필을 뽑아 서건우에게 건넸다.
“뭐 좀 아는 거 있어요?”
“어디 보자······ 최근 앨범 판매량은 2천 장이네요.”
“높은 겁니까?”
“요즘 아이돌치고는 낮죠.”
“이런 애들 판매량을 10배 띄워야 한단 말이지······.”
“솔직히, 대표님이 데뷔하시는 게 빠를걸요?”
“하아······.”
서건우는 빠르게 이카로스의 프로필을 훑었다가 마지막 장에서 손을 멈칫했다.
서지후, 이카로스의 리더. 그리고······.
[건우야. 우리랑 살자.] [형, 안 가면 안 돼?]짤막한 회상 장면이 지나간다.
‘내 친동생.’
아버지의 외도로 이혼한 어머니는 두 아들과 같이 살기를 원했지만, 제 발로 아버지의 밑으로 간 건 서건우였다. 그리고 어린 서지후는 집을 떠나는 형을 애타게 바라봤다.
“애초에 내가 정리 못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군.”
“왜요?”
“내 동생이 있어요.”
“대표님 동생이요? 서현오 말고요?”
“걔는 내 동생 아니지.”
자기 자리를 위협하는 동생은 동생이 아니라는 냉철한 대사였다.
“엔터사 뒷조사하라는 건 어떻게 됐어요?”
“그게······ 아직 정확한 증거는 없는데, 이거 보시면······ 자금 흐름이 이상해요.”
서류를 천천히 읽어본 서건우가 눈쌀을 찌푸렸다.
서 회장은 요즘 수상한 움직임이 많았다. 배다른 동생에게 승계작업을 하면서 엔터사 산하의 몇몇 회사를 이용해 비자금을 모았다. 아직 증거가 없을 뿐.
‘어차피 터질 비자금, 나랑 한 번에 묶어서 처리하겠다는 건가?’
아마 이카로스의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돈을 빼먹었겠지. 자기에게 발톱을 드러낸 성가신 장남을 대표 자리에 앉혀 나중에 비자금 게이트가 터지면 대신 목을 치겠다는 의도가 다분했다.
“여기에 나를 엮어서 보내버리겠다는 셈이네.”
“네?! 설마 그럴 리가.”
“유 비서는 우리 회장님 잘 알잖아.”
“자기 비자금 슈킹에 친아들을 엮어서 보내버리겠다는 생각이라니······ 진짜 정 없다.”
“방심하면 당하는 거야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대표님도 정 없긴 마찬가지고요.”
아니 아버지가 자길 담근다는데 왜 이렇게 평온해? 유 비서가 경악했다. 그 사이 서건우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들기며 생각에 잠겼다.
‘대놓고 판 함정이긴 한데······.’
그렇다고 함정에서 빠져나올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다.
“일단 가보기나 하죠.”
일단 웅크려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
그렇게 서건우는 이카로스의 낡은 연습실을 찾았다.
“갑자기 왜 호출이야?”
“몰라요.”
갑자기 호출된 이카로스는 회사가 다른 회사에 팔렸고, 그 때문에 새로운 대표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데뷔 초에야 아이돌로 세계를 씹어먹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있었지만, 6년을 망한 아이돌로 살아온 지금은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살다가 나중에 계약 만료 일만 기다리는 신세였다.
-와 근데 방금 윤제이랑 지광현 연기 보고나니까 좀 아쉽긴하다
-못하는건 아님ㅇㅇ 오히려 의외로 잘함
-윤도준은 꽤 하는데?
-연기 못한다는거 걸러들어라 어그로 꼈으니까
이카로스로 나오는 배우들은 나름 괜찮았다. 다만 본체가 워낙 유명 아이돌이고, 윤제이처럼 잘하는 사람이 나와서 오히려 튀어 보이는 것 때문에 벌써 실시간 반응 창이 어지러웠다.
“일단 내 소개는 나중에 하고. 실력 한 번 봅시다.”
“네?”
“가장 최근에 무대 섰던 곡 한 번 해봐요.”
이카로스는 어정쩡하게 움직이면서도 새로 온 대표의 말이니 일단 반주를 켜고 포지션을 잡았다.
“아야.”
“뭐야, 너 왜 여깄어.”
“내 자리 여기 아냐?”
-벌써 이상한데?
-진짜 오합지졸이라는 게 딱이다ㅋㅋ
그 사이, 유 비서의 내래이션이 나온다.
(일단, 첫 번째 멤버. 임도윤. 래퍼인데 나름 실력 좋아요. 비주얼도 훌륭하고.)
배우는 작년 말에 데뷔한 신인 배우다. 임도윤은 서건우에 의해 억지로 춤을 추면서 그가 공백기 동안 뭘 했는지 짤막한 영상이 지나간다.
(문제는······ 입방정이 심해요. 게임 좋아해서 스트리머랑 친목하다가 말실수한 게 좀 많아요.)
그룹 자체의 인기가 없으니 크게 화제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에서 만약 이카로스가 유명세를 탄다면 가장 먼저 병크로 끌어올려 질 것이다.
서건우는 한숨을 푹 쉬고는 다른 멤버를 바라보았다.
(얘는 어때요?)
(이태인. 서브 보컬. 얘는 참 특이해요.)
이카로스와 그걸 답답하게 지켜보는 서건우, 다시 화면이 변한다. 얼마 없는 팬이랑 했던 팬 사인회.
문제는, 팬 서비스가 없다. 뭘 말해도 ‘아 진짜요?’하고 넘기고, 대놓고 무시한다.
(팬한테 그래도 됩니까?)
(안 되죠. 남자 아이돌은 팬 장사인데. 다음은 김윤재 얘는 좀, 골 때려요.)
자세한 설명은 짤막 영상으로 대체됐다.
자기 좋아하는 팬이랑 사적으로 연락하고, 연이 닿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SNS 디엠을 보내 연락처를 따려고 한다. 그래서 파인 알계 까 계정만 한 트럭이었다.
“하아······.”
서건우는 마침 김윤재가 삐끗하는 걸 봐서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지후, 얘는 참······ 혼자 열심히 해요.)
(그랬습니까?)
(동생이라면서 모르세요?)
(부모님 이혼하시고 얘는 엄마 밑에서 자라서요.)
서지후는 혼자 그룹의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안무를 짜고, 자체 컨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그 와중에 그룹 수입은 없으니 아르바이트를 전전한다. 소년 가장이라는 수식어가 딱이었다. 그룹이 너무 인지도가 없다는 게 문제지.
(마지막 멤버는 차노아. 얘는 대표님이 가장 신경 쓰셔야 할 멤버예요.)
(왜죠? 자료 보니까 그나마 연기랑 예능 활발히 하고 있던데.)
(이미 그룹에 마음 뜬 게 최대 문제죠.)
차노아 역할의 배우는 윤도준이다.
단순 서류로만 보면 이 그룹의 희망은 그나마 인지도를 쌓고 있는 차노아였다.
하지만 벌써 다른 기획사에 드나들면서 좋은 조건의 회사로 갈아탈 생각만 하고 있었다.
-개판이네.
“개판이네.”
이어지는 서건우의 대사는 누군가의 실시간 반응과 일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