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appeared Genius Child Actor Is Back RAW novel - Chapter (99)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백스테이지 (2)(99/287)
백스테이지 (2)
“개, 개판이요?”
“그래. 그동안 연습 안 했냐? 유치원 학예회 하냐?”
이카로스 멤버들 개개인의 상황이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지만, 아이돌이 하면 범죄급이다.
게다가 지금 이렇게 안무 합이 단 하나도 안 맞는 것도 그렇고. 전부 난장판이다.
“어쩔 수 없는데요. 야 리더야. 우리 마지막 무대 언제냐?”
말실수좌, 임도윤이 말했다.
유치원 학예회에 빗댔는데 자존심 상해하지 않는 점부터 글렀어. 서건우가 한숨을 쉬었다.
“2년하고도 3개월 전.”
“무대가 있어야 연습을 하지.”
대답은 서지후에게서 나왔다. 그와 서건우의 시선이 부딪쳤다.
그 순간 거북하고 숨 막히는 분위기가 풍겼는데, 서지후 본체인 이준서가 윤제이에게 가지고 있는 투명한 감정이 내포되어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끌어내려고 일부러 촬영 현장에서 은근히 벽을 친 것이다.
‘이야, 윤제이가 이런 걸 원했구나? 괜찮은데?’
복잡한 가정사 때문에 애정결핍인 서지후. 그는 뜬금없이 대표로 온 형이 놀랍고, 반가웠다.
형이 내심 자신을 알아봐 주길 기대했지만, 냉정한 시선에 체념하고, 은근한 눈빛으로 자기를 어필하고 있었다.
이는 촬영장에서 다른 이들과는 친하게 지내는 윤제이를 보던 이준서의 상황과 비슷했다.
짧은 순간이지만, 형제 사이의 묘한 텐션이 느껴져서 감독이 눈을 빛냈다.
‘얼마 없는 팬도 의욕 없어서 쳐내는 놈이나 말에 필터링이 없는 놈이랑 여자에 미친 놈······ 열심히 하는 놈이라곤 내 동생이고.’
윤제이는 제 계획이 먹혔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는 이 순간 서건우니까. 어떻게든 이카로스를 전보다 더 성공시켜야 하는데, 막막해서 인상만 찌푸렸다.
‘그나마 희망적인 한 놈은 튈 각을 재고 있다 이 말이지?’
물론 개인의 선택이라 뭐라 할 순 없다. 오히려 끝까지 자신의 이익을 셈하고 더 좋은 방향을 선택하는 차노아는 서건우와 비슷한 과였다.
-와 지옥이다 빠혐 조지는 설렁이에다가 여미새에 말실수 오지는 놈이 같은 그룹이라니
-여기서 제정신박힌 멤버 이준서랑 윤도준이야?
-ㅇㅇ 서지후랑 차노아
-근데 윤도준캐는 미쳐버린 야망캐st라 벌써 둘기각 섰는데? 나 혼자만 잘나가면 돼st아니냐?
-와 그럼 준서 혼자 그룹의 희망이냐? 벌써 짠내나ㅠ
-지후야 솔로하자!
-아니 고증 좀 잘하랬더니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이카로스 미래 벌써 그려진다 남 잘되는 꼴 못보는 방구석 커뮤러가 병크끌올할 미래가
서건우와 눈이 마주친 차노아는 해맑게 웃었다. 서건우도 미소로 화답했다. 두 사람의 미소 교환에 서지후가 놀라서 그들을 쳐다보았다.
‘아, 그냥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놔 주지.’
차노아는 웃으면서 다른 생각을 했다.
요새 회사가 안 좋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이 틈을 타서 조기 계약 파기를 논하려고 했는데, 회사는 다른 곳에 인수되고 새로 온 젊은 대표가 심상치 않다.
‘음흉한 놈. 날 살피고 있군.’
서건우는 어린 차노아의 생각을 다 꿰뚫어 보았다.
이 그룹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끝맺으려는 불가능한 미션을 받은 서건우는 아직 차노아의 둘기각을 허락할 수 없었다.
-사실 서건우와 차노아 본체는 찐형제입니다.
-솔직히 윤도준 윤제이 주접떠는 현실을 너무 잘 알아서 드라마 보면 어색할줄 알았는데 의외로 괜찮네? 연기 때문인가?
-벌써 관계성 맛집이다 어색한 형제랑 본체끼리 찐형제는 여기서 동족혐오하고 남은 병크 멤버들을 어떻게 계도할지도 궁금하고ㅋㅋㅋ
윤제이가 윤도준을 붙잡고 벼락치기 한 보람이 있었다.
서건우는 껄렁하게 서있는 임도윤과 김윤재, 이미 관심 없어서 저 구석에 주저앉은 이태인. 그리고 꼿꼿이 서있는 서지후와 기분 나쁘게 웃는 차노아를 바라보았다.
‘이딴 놈들 데리고 앨범 판매량 10배를 찍어야 한다고.’
벌써 막막하다. 아마 서 회장도 이걸 알고 있겠지. 내가 이카로스에 매달리는 동안 시간을 끌고, 그 사이에 모든 비자금 논란을 엔터사와 나에게 뒤집어씌울 것이다.
‘시간이 조금만 지체되면, 내가 당한다.’
근데 안무 합도 그렇고 서로 노려보고 있는 꼬락서니를 보니 단합도 더럽게 안 된다.
서건우는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서지후와 눈이 마주쳤다. 서지후는 화들짝 놀라서 먼저 시선을 피했다.
저놈만 아니었으면 그냥 계약 파기하고 회사 자체를 공중분해 시키는 건데.
그는 애타게 자신을 부르던 어린 동생의 음성이 아직도 선명했다.
‘일단 팀워크를 먼저 키워야겠는데.’
이럴 때는 좋은 방법이 있다.
“근데 말이 짧네?”
“어차피 대표님도 우리한테 별 기대 안 하실 거잖아요. 그냥 이대로 끝내게 두세요.”
“싫은데. 너네 마지막 컴백은 해야지.”
먼저 대답한 건 차노아였다. 옮기려고 각 재던 소속사가 빨리 나오라고 종용했나 보지?
“착각하는 게 있는데, 너네 아직 계약 남았어. 내가 뭘 할 줄 알고 벌써 짐 쌀 생각을 하지?”
“어차피 우린 시작부터 망했어요. 여기서 더 컴백한다고 뭐가 달라져요?”
“그룹이 반응이 없으면 너네가 발로 뛸 생각은 왜 안 했는데? 서지후 봐라. 활동 없어도 꾸준히 자체 컨텐츠 올리는 거.”
“그거 한다고 없던 인기가 생겨요? 애초에 회사가 별로 안 밀어주는데 우리보고 어쩌라고.”
“회사가 안 밀어준다고 너희도 손가락 빨고 가만히 있어? 당장 거리 나가서 버스킹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억지 주장이긴 한데, 상관없다. 애초에 열받으라고 하는 소리니까. 서건우는 이카로스 멤버들이 대답할 새도 없이 쏘아붙였다.
“그렇게 패배 의식에 찌들어 살다가 해체하면 어디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 나와서 반짝 관심은 받을 수 있겠지.”
“······.”
“아니면 우연히 망돌 재조명 프로그램에 나갈 수도 있고······ 그런데, 너네 거기 나올 급은 되냐?”
서건우의 말투가 점점 기분 나쁘게 변한다. 게다가 표정도 재수 없다.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비릿하게.
그는 모르는 사람이 봐도 기분 나쁠 만큼의 표정을 지었다.
이카로스 멤버들이 울컥해서 서건우를 노려보았다. 아마 저 중에는 진짜 열받은 사람도 있을 거다.
“꼴에 자존심은 상하나 봐? 왜지? 너네 더 상할 자존심도 없잖아.”
-대표님… 제가 다 아파요ㅠㅠ
-아니 왜 갑자기 뼈때리고 그래요ㅠㅠㅠㅠ
-이카로스야… 아이돌이 하고 싶니?
-어우 얄미워
“이대로 계약 끝나고 뭐할 건데? 변변찮은 직업도 없이 알바나 할 생각이야? 아니면 반반한 얼굴 때문에 모인 얼마 없는 SNS 팔로워 수 믿고 효소 팔이나 할 건가?”
서건우가 주머니에 넣은 손을 빼고 두 손을 모았다. 마치 합장하는 이모티콘처럼.
사실 이건 대본에 없다. 몰입에 빠진 윤제이의 애드리브였는데, 감독은 끊지 않았다. 오히려 무릎을 치고 좋아했다.
“누님들 역대급 주문 폭발입니다~ 주문 제작이라 교환 환불은 불가하니 이점 양해 부탁드려요~ 빨리 주문해 주세요, 이러고 빌빌대면서?”
빈정대는 말투에 이카로스 멤버들의 표정이 점점 험악해졌다. 그 반응에 서건우는 미소를 삼켰다.
단합이 안 될 때는 일단 공공의 적을 만들어 주면 된다.
“그렇게 멋없이 살래? 진짜로?”
그리고 그 공공의 적은, 나다.
***
(내일부터 새벽 6시 집합이다. 어디 도망갈 생각 말고 튀어와.)
서건우는 남은 직원들을 본다고 떠났고, 남겨진 이카로스 멤버들은 귀찮은 일에 휘말렸다고 툴툴댔다. 그 사이에서 서지후만이 눈을 반짝였다.
‘우리 컴백······ 성공할 수 있을까?’
약간의 희망이 생겼지만, 서지후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어차피 이카로스는 망했다.
최후의 발악을 한다고 뭐가 달라질 리가. 지친 손짓으로 자취방을 연 그가 눈을 크게 떴다.
“엄마?”
“우리 아들 보고 싶어서 왔어.”
“······.”
“냉장고에 뭐가 없네. 밥은 잘 먹고 다니니?”
서지후의 모친은 빈 냉장고에 바리바리 싸 온 반찬을 집어넣고 있었다. 그 모습에 울컥한 서지후가 말했다.
“······엄마. 나 그냥 아이돌 관둘까?”
“왜? 너 정말 하고 싶어 했잖아.”
“그냥, 이제 7년 다 돼가는데 계속 제자리걸음이잖아. 늦기 전에 다른 길 찾는 게 나을 거 같아서.”
“그러면, 대학 준비할래?”
“그럴 돈이 어디 있어.”
“아냐. 있어.”
아버지는 자기 유책 사유로 이혼한 건데도 이들 집안에 양육비도 안 주고 방치했다. 법의 힘으로 해결하고 싶었지만, 대기업과 싸우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통장에 찍힌 액수를 본 서지후가 놀라서 엄마를 바라보았다.
“이 돈이 어디서 난 거야?”
“엄마도 일하고 있잖아. 이거로 너 대학 가든 카페를 차리든 하자.”
“됐어, 엄마 돈인데.”
근데 엄마가 모으기엔 지나치게 큰 금액인데? 서지후의 의심에 모친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사실, 이 돈은 서건우가 준 돈이다. 짤막한 과거 영상이 나온다.
매정하게 엄마에게 이혼 서류를 건넨 아버지, 외도 상대의 사이에 이미 아이가 있고, 그 아이는 서지후와 동갑이라는 경악스러운 사실을 뒤늦게 알고 쓰러진 어머니.
(자기야, 이혼하면 어떻게 할 거야?)
(그 집에 들어갈 돈은 없어. 이만큼 같이 살아준 것도 감사히 여겨야지.)
한 푼도 주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계획을 엿들은 서건우가 주먹을 꽉 쥐었다.
전업주부로 살면서 경력도 단절된 엄마가 나와 동생을 책임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할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서건우는 제 발로 아버지에게 찾아갔다.
(엄마. 나 성인 될 때까지만 기다려.)
(뭐?)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
그 뒤로 아버지에게 받는 용돈 같은 것을 전부 어머니에게 보냈다. 어엿한 이사님이 된 지금도 몰래 돈을 이체했다.
어머니는 그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았다.
서지후는 괴로워하는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아버지한테 떠난 형을 원망했고, 그 이후로도 한 번도 찾아오지 않는 형을 내심 그리워했다.
그래서 다시 마주쳤을 때 숨 막히고 답답한 분위기가 흘렀던 거다.
-아니 그런 사연이
-그래서 회장이 정에 약하다고 한거구나 다 알고 있으니까
-미친 소름
***
-백스테 첫인상/현인상
첫인상 : 대기업 이사님의 열혈 지도에 감화된 망돌이 노력해서 유종의 미를 얻는 내용일까?
현인상 : 왈왈왈와르를크컹컹크엥켕 비글들 사이에서 골아픈 대표님, 우리 금쪽이들은 아이돌이 하고싶니?
└이게 맞다
└ㅋㅋㅋㅋㅋㅋㅋ
└뭐야 백스테이지 이런 드라마야? 언제해?
└└매주 토요일 KETV 10시 50분!
-아니 서건우 상황 진짜 개헬이긴 하다
아빠는 자기 비자금 슈킹에 아들 엮어서 보내버리려고 하지
어영부영 떠맡은 아이돌은 의욕도없고 실력도 없고ㅠㅠ 알게모르게 동생 챙겨주고 있었는데 동생은 데면데면하고ㅠ
매니저도 추노해서 그나마 열정있는 신입 사원이 로드뛰고있지ㅋㅋㅋ큐ㅠㅠ
└게다가 이카로스 반응 오면 득달같이 물어뜯을 사람만 한트럭임
└차라리 이카로스 투자할 돈 그냥 몰래 앨범 사주면 안되냐
└└그건 사재기자너ㅜ
-너네 무슨 얘기해? 나도 껴줘
-백스테이지 첫방 본사람? 아이돌드라마라고 해서 기대 안했는데 재밌다ㅋㅋ
-근데 윤제이 코믹도 은근 잘하지 않냐?
대사빨 미쳤어ㅋㅋ 팔이피플 따라하는거 개웃겼음ㅋㅋㅋ
└ㄹㅇㅋㅋㅋㅋ
└비하인드 영상 보니까 애드리브라는데 진짜 잘살림ㅋㅋㅋ
아이돌 드라마라 애초에 기대도 안 했었는데, 반응이 의외로 좋아서 촬영 분위기도 좋았다.
감독도 식었던 촬영 열정이 생겼는지 적극적으로 디렉팅을 봐줬다.
윤도준은 이준서에게 다가갔다.
“형, 우리 드라마 반응 봤어?”
“봤지. 네 반응 좋더라.”
“형도 연기 잘한다고 하던데?”
“내가 뭘······.”
이준서는 코웃음을 쳤다. 솔직히 의도한 연기는 아니었다. 현실에서도 윤제이와는 어색하다 보니 그게 연기로 나온 것뿐이다.
-와 근데 서씨형제 진짜 숨막히지 않았어? 연기 잘하더라
-윤제이 잘하는 건 아는데 이준서도 연기 처음 아닌가?
-윤제이랑 이준서 묘하게 텐션 높지 않냐?
-얘네 형제 빨리 오해 풀렸으면 좋겠다
‘설마 이걸 의도하고 나한테 그렇게 대한 건가?’
개인적인 감정을 접어두면 윤제이는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대사가 많은데 한 번에 소화하고, 다른 배우들이 NG를 내도 불쾌해하지 않았고 늘 한결같은 연기를 보여줬다.
과거사도 엄청나고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백스테이지> 촬영 이후 완전히 바뀌었다.
첫 회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백스테이지>는 10부작 드라마며, 한 회당 1시간이 넘지 않는다.
그 짧은 분량에 서건우는 이카로스를 성공적으로 컴백시켜야 하고 아버지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역공할 증거를 확보해야 했으며 동생을 비롯한 이카로스와의 어긋난 관계도 풀어야 하고 매니저인 한송이와 썸도 타야 했다.
게다가 이카로스 멤버들의 개인 서사까지 알뜰하게 챙겨서 마지막에는 이들을 한 팀으로 묶어야 한다.
-쓸데없이 고구마 끼워넣는 거보다 훨씬 좋은듯
-드라마가 보기 편해ㅇㅇ
-갈등이 생기려고 하면 바로 다음 장면에서 해결돼서 배속보기 안해도됨
그 때문에 극은 시원시원하게 전개됐다. 이는 요즘 시청자의 니즈를 충족했다.
윤제이가 이카로스의 뼈를 때리는 장면은 마이튜브 쇼츠 영상으로 퍼져 실시간을 찍었고, 여태 나온 아이돌 드라마랑은 궤를 달리한다고 점점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
“도준아. 다음 장면 맞춰보자.”
“응!”
윤도준이 또 쪼르륵 제 형에게 붙었다. 그 모습이 강아지 같아서 피식 웃은 윤제이는 분명 이준서와 눈이 마주쳤음에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의도? 그럴 리가 없지.’
그 모습에 이준서가 코웃음을 쳤다. 윤제이는 리딩부터 벽을 세웠다.
그걸 다 설계한 거라고? 아직 1회 대본만 나온 상태에서? 설마······ 그냥 내가 마음에 안 드는 거겠지.
‘나도 당신 별로네요.’
이준서가 다른 자리로 가자마자 윤제이는 그가 떠난 자리를 흘끔 바라보았다. 윤도준이 눈동자를 굴렸다.
“형, 정말 이대로 내버려 둬도 돼?”
“······글쎄. 나도 마음이 좋지는 않네.”
윤제이라고 마음이 편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행동도 내일이면 끝난다.
내일은 서건우와 서지후 형제의 오해가 풀리는 장면을 찍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