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01
101
‘여기가 말로만 듣던 파리구나.’
파리 올림픽 개막식은 하계 올림픽 최초로 야외에서 진행됐다.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 시청, 루브르, 에펠탑 등 도시의 명소를 가로지르는 센강 위에서.
기존의 선수 입장식과 달리 파리 올림픽에서는 각 나라의 국가 대표를 위해 마련된 전용 보트를 타고 약 6km를 이동하며 관람객들을 만났다.
무료로 진행되어서 그런지, 100여만 명이 몰린 역대급 개막식.
“……”
나는 한사코 거절했지만… 대한올림픽위원회의 끈질긴 권유로 어쩔 수 없이 기수로써 태극기를 들고 참여했다.
‘그래도 나라 망신을 시킬 수야 없지.’
나는 애써 밝은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뭐야, 이 반응은…’
그런데 나와 눈이 마주친 관람객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바짝 얼어붙거나, 슬쩍 내 시선을 외면한다.
‘아니… 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이번 올림픽은 개막식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전 세계를 강타한 바이러스로 어수선했던 도쿄 올림픽과 달리, 파리 올림픽은 그동안 억눌려 있던 팬들의 갈증을 본격적으로 해소해주는 축제의 느낌이 강했던 것이다.
…그리고 올림픽의 흥행을 위해선 자극적인 화제와 그 안에서 ‘스타’가 탄생해야 한다는 걸 그 어떤 단체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적지 않은 예산을 스토리텔링에 투자했다.
[보트를 탄 국가대표 선수들의 퍼레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보통은 소속 국가의 알파벳 순으로 입장을 하고, 개최국인 프랑스가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예외 국가가 있다고 하죠?] [네, 그렇습니다. 다음 올림픽의 개최 국가인 미국이 알파벳 순서와 상관없이 프랑스 바로 전에 입장을 하는 게 원칙입니다만… 이례적으로 대한민국이 미국 다음, 그리고 프랑스 직전에 입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왜죠?] [이게 참 재밌는 이야기인데… 이번 로한 선수 사태에 대해서 잘 아십니까?]로한의 미국 국가 대표 자격 자진 반납 사건은 올림픽 시즌에 맞춰 미국과 한국 스포츠계를 떠들썩하게 달구었다.
선발전에서 부당하게 실격 처리되었다는 의혹.
이미 미국에서 두 개 종목 국가대표로 뽑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미련 없이 소속을 바꾸었다는 점.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집안인 크롬웰 가문의 알력 싸움이란 조미료까지 뿌려져… 이젠 미국과 한국뿐만이 아니라 온갖 스포츠 팬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슈로 급부상했다.
[미국이 역대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대단한 위상의 국가인 건 맞지만, 예전에는 러시아가. 근래에 들어서는 중국이나 영국 등이 그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베이징 올림픽 때 금메달 수로는 중국에 한참 뒤처졌죠.] [뭐, 그 부분에 대해선 심판 판정을 비롯해 여러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그 이후 자존심에 금이 간 미국이 인재 유출에 굉장히 민감하게 되었죠.]이상할 정도로 스포츠에 진심인 미국이었다. 적어도 일반 국민들 사이에선 경제나 군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올림픽 순위라고 말할 정도로 스포츠에 미쳐 있는 집단이 많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번 파리 올림픽의 굉장한 다크호스로 평가받는 로한 선수가 마지막 순간에 소속을 바꿔버린 겁니다. 그것도 참가 종목을 훑어보면 전통적으로 미국이 휩쓸던 육상 부문에 쏠려 있어요.] [로한 선수가 멀리 뛰기와 허들에서만큼은 금메달 후보였던가요? 안 그래도 금메달 하나하나가 절실한 상황에서, 만에 하나 로한 선수가 활약을 펼친다면 미국 입장에선 자기 밥그릇이 빼앗기는 듯한 박탈감이 들겠습니다.] [바로 그거죠. 그 구도가 재밌어서 로한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이 부쩍 늘었어요.]정상에 오래 머물러 있다보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이 무너지기를 바라게 되어 있다.
특히 미국은 다양한 종목에서 약물 논란을 가장 많이 일으킨 국가이기 때문에 반감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로한을 미국이라는 공공의 적을 무너뜨릴 수 있는 선봉장으로 보고 있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좋긴 하네요. 성적이 어느 정도만 따라준다면, 대단한 올림픽 영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하지만… 로한 선수가 너무 들뜬 나머지 선을 넘은 것 같네요.] [아… 그런 비판도 없지 않아 있죠.]로한을 추켜세우는 팬들이 있다면, 그에 준하는 안티팬도 생겼다.
[굉장한 피지컬을 지닌 선수인 건 우리 모두가 동의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첫 올림픽부터 11개 종목에 참가하는 건 무모하다 못해 기만이라고 생각하기 쉽죠.] [아마 주변에서 다들 치켜세워주다 보니 머리가 가벼워진 것 같은데… 괜히 그러다 컨디션 관리에 실패해 주 종목에 악영향이라도 끼친다면… 참.] [아직 젊은 선수니까 실수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고… 또 모르죠. 8개 종목에 참가해 8개의 금메달을 딴 제 2의 펠프스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건 천하의 펠프스도 무려 세 번째 올림픽 때 이뤄낸 업적이고… 아시다시피 첫 올림픽 참가는 무관으로 그쳤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아! 말씀하시는 바로 그 순간. 드디어 미국의 보트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대표 선수가 참가한 국가답게 보트 자체도 무척 크네요. 어?? 이어서 모습을 드러낸 대한민국의 보트. 선수(船首)에 서 있는 로한 선수의 기세가 대단합니다!]*
드디어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가장 많은 미국의 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 와… 어벤져스가 따로 없네. 역시 미국은 미국이다.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 이번 올림픽도 미국이 다 해먹겠지. 더러운 약쟁이들.
– 다 싸잡아서 그렇게 이야기할 순 없지 않나? 어쨌든 미국만큼 부유하면서도 스포츠가 생활인 나라는 없으니까.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지닌 스포츠 스타가 많은 만큼, 미국 국가대표 팀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다.
– 뭐야 저건?
하지만 이어서 미국에 비해 인원수가 3분의 1도 안 되는 대한민국의 보트가 들어서자, 그에 못지않은 반응이 쏟아졌다.
– …저게 바로 패기??
선두에 선 로한이 태극기를 들고 서 있을 뿐이었다.
– 분위기 죽인다. 혼자서 적진에 뛰어들 것만 같은 기세 아니냐. 아킬레스인 줄.
– 눈빛 봐. 난 쳐다만 봐도 지릴 듯.
– 무슨 깃발을 든 게 아니라, 창을 든 것 같아. 실제로 창던지기에 나온다던데, 저것도 던지는 거 아님??
비록 미국의 보트에 비해 머릿수가 현저히 적지만, 로한의 존재감만큼은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물론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친절하게 인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 그의 입장에서는 억울 할 수 있지만, 보는 사람들은 오금이 저릴 정도로 대단한 위압감이 흘러나왔다.
– 겉멋만 들어가지고. 그래봐야 외계인 집합소인 우리 미국에 상대도 안 돼. 껴줄 때 그냥 남아 있지, 괜히 깝치긴.
– 솔직히 너무 올려치기 한 감이 없잖아 있어. 공식 대회에서 제대로 보여준 것도 없는데, 소셜로 이미지 메이킹만 오지게 해서 고평가 됐다.
– 냅둬. 이번에 거품 다 빠지겠지. 개망신 안 당하면 다행.
– 음, 너희야말로 지금 잊고 있나본데… 로한이 일단 먹고 들어가는 금메달이 하나 있지 않아?
– 아… 그건 로한까인 나도 반박은 못하겠다.
– 나도 인정. 아깝다. 그건 미국 소속으로 금메달 따줘야 하는데… 에잇.
*
파리 올림픽은 대략 18일간 진행된다.
그중에서 올림픽의 꽃 육상은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후반부 9일에 편성되어 있었다.
‘일정 관리가 쉽지는 않겠어.’
그러니까 내가 참가하는 11개 종목 중 10개가 마지막 9일에 집중되어 있다는 뜻.
일정 자체가 겹치지는 않지만 같은 날 여러 종목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중요했다.
‘그건 나중에 가서 고민하고, 일단 첫 종목부터 잘 치러야겠지.’
반대로 전반부 9일에는 한 종목에만 집중하면 되었다.
관건은 최대한 체력을 아끼고, 부상을 피하는 것.
“……”
하지만 본격적인 경기에 들어서면 혈기를 주체하기가 힘들어서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도착하셨으려나?’
나는 첫 경기에 앞서 간단하게 몸을 풀기 위해 연습장으로 이동했다.
“로한.”
누군가가 나를 보자마자 다가왔다.
모자를 깊게 눌러 쓴 것도 모자라, 얼굴의 대부분을 가리는 마스크를 낀 상대.
“조지 코치님… 파파라치가 붙을 정도로 유명해지셨는 줄 몰랐네요.”
“시꺼. 내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제안을 받아들였을까?”
그는 아직도 후회하는 눈치였다.
내 첫 참가 종목은 다름 아닌 복싱.
한국 국가 대표 복싱 코치가 따로 있지만, 내 요청에 따라 한국올림픽위원회는 조지 코치를 내 담당 세컨드로 배정해주었다.
“안 그래도 미국 금메달 뺏긴다고 시끄러운 판국에… 내 커리어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조지 코치는 조금 더 앓는 소리를 하다가, 이내 미트를 잡고 링 위에 올라갔다.
“준비운동하고 올라와. 일단 컨디션 좀 보자.”
과연 그는 프로였다. 훈련을 시작하니 평소의 가벼운 태도는 사라지고, 진지하게 내 몸 상태를 살폈다.
“……”
가볍게 펀치를 휘두르고, 풋워크를 밟았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공간 싸움을 했고, 다양한 콤비네이션을 휘둘러봤다.
“몸이 많이 가벼워졌다? 이 정도면 헤비급도 가능하겠는데?”
올림픽의 헤비급은 82kg에서 91kg 사이. 아무래도 그동안 육상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다보니 몸무게가 꽤 빠졌다.
그러다보니 아슬아슬하게 헤비급에 걸치긴 하지만, 나는 무제한 체급, 즉 슈퍼헤비급으로 참가하기로 했다.
“저도 이번에 헤비급으로 내려가서 키스 좀 괴롭혀주고 싶은데… 의회장이랑 상의해본 결과 제 프로 체급에 맞춰서 슈퍼 헤비로 뛰는 게 낫다고 판단했어요.”
“의회장? 카밀라를 말하는 거니?”
WBC 의회장이자 조지 코치의 조카인 카밀라 소렐리.
올림픽은 원래 아마추어의 무대라, 딱히 참가할 생각이 없었는데, 한국으로 소속을 바꾸면서 금메달을 하나라도 더 따고 싶은 마음이 커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의회장의 설득이 주효했다.
– 베넷 선수가 몸을 사리고 있는 이상, 현재 WBC에서 적당한 타이틀 전 상대가 없어요. 그 공백기 동안 올림픽에 참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에요.
현재 내가 WBC 헤비급 챔피언으로써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건 정통성.
이례적인 방식으로 차머스와의 타이틀전이 성사되었고, 화끈한 화력전을 펼쳐 실력을 입증했지만… 밑바닥서부터 시작하지 않은 나를 챔피언으로 인정하지 않는 시선이 있었다.
– 원래 최고의 유망주들은 프로에 들어서기 전 최종 관문으로 올림픽에 참가하곤 했어요. 아마추어계를 평정하고 프로에 입성하는 로열로드라고 해야 하나?
프로 세계는 가혹하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운이 따라주지 않는 한 큰 경기를 잡기 어렵고, 그저 그런 상대는 아무리 많이 이겨도 이름값이 올라가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올림픽 메달은 프로계에 반쯤 먹고 들어가게 해주는 아이비리그 졸업장과도 같았다.
– 순서가 반대이긴 하지만, 이제 갓 18살이 된 로한 선수에게 올림픽이 명예를 쌓기에 적당한 무대일 거에요. 골수 복싱팬이 가장 좋아하는… 굉장히 거칠고 투박한 곳이거든요.
올림픽은 사실 프로들도 꺼리는 무대였다.
보통 3개월~6개월 사이에 한 경기를 치르는 프로들과 달리 올림픽은 결승까지 간다는 가정하에 대략 3일 간격으로 무려 4번이나 경기를 치러는 강행군.
거기에 올림픽은 3라운드가 전부다.
프로의 12라운드에 비해 월등히 짧아서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3라운드만에 승부를 내야 하기 때문에 경기 내내 훨씬 더 과감하고 화끈한 공방이 펼쳐진다.
실제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아마추어 정도면 실력도 상당한 편이라 프로에게도 까다로운 환경.
안 그래도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잃을 것 없는 아마추어들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니… 부상의 위험이 컸다.
그런데 한 경기에 수십억을 벌어들일 수 있는 프로와는 달리 겨우(?) 금메달에 부상 조금 받을 수 있는 올림픽은 수지타산에 안 맞았던 것이다.
‘반대로 내가 단순히 큰 타이틀 전과 높은 페이에만 미친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승부를 피하지 않는 진짜 복서임을 증명하기 좋은 방법이겠지.’
계급장을 떼고 순수하게 주먹 대 주먹으로 붙는 느낌이라 내 호승심을 자극했다.
“명심해. 네가 복싱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번 올림픽은 철저하게 네 특기를 살려 아웃복싱을 하는 거야. 차머스 때처럼 눈 뒤집혀서 괜히 난타전 벌이지 말라고.”
조지 코치는 훈련을 봐주며 몇 번이나 신신당부했다.
“걱정 마십쇼. 제가 무슨 앤가요.”
올림픽 2일차.
16강 첫 상대는 의외로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선수였다.
12승 0패의 떠오르는 복싱계의 신성.
“첫 경기부터 금메달 후보를 만나다니. 너도 참 쉽게 가는 법이 없구나.”
조지 코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번 올림픽 때 8강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만나 아쉽게 떨어졌지만, 프로 데뷔 이후 지난 4년 동안 나날이 실력이 좋아졌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도 여러 번 우승했고. 보다시피 신장이나 체격도 너와 거의 흡사해.”
우즈베키스탄 출신 슈퍼 헤비급 복서 무자파르 라쉬드.
자기 나라를 대표하는 운동선수였는지, 그가 개막식의 기수였기 때문에 얼굴이 낯이 익었다.
“사우스 포고 눈과 발이 무척 좋아서 거리를 주지 않으려고 할 거야. 1라운드는 실력을 가늠해본다 생각하고 계속 치고 빠지는데 집중해.”
“넵.”
아무래도 다른 종목을 준비하느라 자료 조사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조지 코치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려고 마음먹었다.
분명히 그랬는데…
“오, 최초로 챔피언 타이틀을 승계받은 황태자가 아니신가. 조카를 아끼는 삼촌의 마음이 느껴져서 눈물이 나올 뻔했어.”
무자파르는 가소롭게도 내 단단한 멘탈을 뒤흔들려고 트레쉬 토크를 했다.
“그래도 둘이 액션합을 잘 맞췄는지, 어지간한 영화보단 볼만 하더라.”
“이제 고등학교 졸업했으니까 그 오글거리는 망나니 세레모니는 그만두는 거지? 컨셉에 잡아 먹혀서 못봐주겠더라.”
“그 경기에 왔던 게 엄마랑 여동생이었냐? 둘 중 한 명만 소개 좀. 가급적이면 엄마 쪽이 좋겠지만, 뭐 미성년자도 나쁘지 않지.”
‘귀엽긴.’
상대를 열받게 해서 허점을 드러나게 하거나,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는 방식은 너무 고전적인 방식이었다.
내가 정말 18살이라면 모를까, 전생의 경험까지 있는 나에겐 조금도 타격이 없었다.
“로한!!! 심호흡해 심호흡!!”
조지 코치가 다급하게 뭐라고 외치지만, 못 들은 척 했다.
파- 방 !
내가 별다른 풋워크 없이 일직선으로 다가가자, 무자파르는 긴 리치를 이용해 끊임없이 잽을 날리며 거리를 벌렸다.
나는 적당히 맞아줄 건 맞아주고, 피할 건 피하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무자파르는 다급해진 나머지 스트레이트에 훅까지 던졌지만, 한 대는 맞고 나머진 쳐냈다.
그 정도로는 큰 타격도 없었다.
탱크처럼 무식하게 밀고 들어간 끝에 어느새 코너에 몰린 상대.
나는 별다른 동작 없이 그냥 그를 쳐다만 봤을 뿐인데, 무자파르의 눈동자가 격심히 흔들렸다.
그는 어떻게든 코너에서 벗어나기 위해 큼지막한 펀치를 휘둘렀지만,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정확한 타이밍을 노렸다.
빠 악 – !!
완벽하게 꽂힌 어퍼컷. 무자파르의 몸이 살짝 들렸다가 그대로 힘없이 쓰러졌다.
“……”
조지 코치가 이마를 탁 짚었지만, 나는 어깨만 한 번 으쓱할 뿐이었다.
*
올림픽 4일차.
그 다음, 8강 상대는 어째서인지 경기 바로 직전에 기권을 했다.
미국 피지컬 천재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