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09
109
로한의 올림픽 활약을 누구보다도 응원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미쳤어! 도대체 한계가 어디까지야??’
바로 안나 데빈.
그녀는 @annachoice라는 어느 소박한 인스타 계정의 관리자였다.
어려서부터 워낙 영상 찍는 걸 좋아해서, 항상 24시간 모든 걸 촬영하는 취미가 생겼다.
유독 재밌는 부분을 따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게 자신만의 소소한 행복.
처음에는 단순히 취미였는데, 고등학생쯤 되자 영상 기록용으로 운영하던 계정이 5년 만에 팔로워 1만명을 달성했다.
‘이거… 본격적으로 해볼 만 하잖아?’
그 무렵 영상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자기가 좋아하고, 또 팔로워들이 좋아할만한 영상의 교집합을 찾아서 꾸준히 업로드했다.
그 덕에 팔로워가 2만 명까지 금방 늘었지만, 비판적인 댓글이 급격히 많아졌다.
– 꾸준히 올리는 건 좋은데, 너무 어그로성이 심함. 원래 소소한 감성이 마음에 들었는데, 이래서는 다른 대형 계정과 크게 차이가 없잖아?
– 조회수에 미친 거 같음. 유입은 좀 되겠지만, 허수가 많을 걸? 나만 아는 작고 소중한 채널이었는데, 여기도 수명 얼마 안 남았네.
확실히 팔로워 3만명 즈음 정체 구간이 찾아왔고, 차별성이 떨어지자 영상을 올리는 족족 팔로워보다 조회수가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좋아서 시작한 길.
안나는 밤잠을 줄이면서까지 영상 퀄리티를 높이고 편집에 심혈을 기울이며 계정의 심폐 소생술에 들어갔다.
‘그러다 운명처럼 로한을 만났지.’
그녀는 퍼시픽 하이츠 고교 소속으로, 지역에서 가장 핫한 라이벌전, [퍼시픽 하이츠 vs 오클랜드] 개막전을 직관했다.
항상 퍼시픽 하이츠가 이기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더니… 웬걸?
고교 스포츠 씬에는 수많은 악동 워너비들이 인기를 얻기 위해 무리수를 펼치지만, 그날 안나는 ‘진짜’의 탄생을 목격했다.
바로 전국구 미식축구 스타 다리우스를 철저하게 봉쇄한 것도 모자라, 마지막에는 전설적인 ‘심폐소생킥’까지 날린 바로 그 역사적인 현장에 있었던 것이다.
‘심폐소생킥은 수많은 짤로 양산돼 종합하면 억단위의 조회수가 찍히지 않았을까?’
안나는 뭔가에 홀린 듯 그날의 영상을 편집해 인스타와 톡톡에 업로드했고, 전국적으로 바이럴 되면서 처음으로 천만뷰를 넘겼다.
‘이런 게 운명의 이끌림인가?’
평생 영상을 찍고 평가하며 살아온 입장이라, 로한을 보는 순간 깨달았다.
그는 단순히 악동이라는 표현으로 가둬두기 힘든 존재였다.
‘사람의 시선을 한 몸에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다.’
때론 영웅보다 더 인기를 얻는 빌런들이 나타나곤 한다.
확실한 개성의 캐릭터, 자신감 넘치는 행동, 무엇보다 압도적인 실력.
빌런을 이겨내지 못하는 영웅은 영웅인가?
생태계를 교란하는 진정한 빌런의 출현은 주변 인물들을 모두 잡아먹고 성장하기 마련이다.
그게 바로 안나가 첫눈에 로한에게 반한 이유였다.
이후 그녀는 모교인 퍼시픽 하이츠가 아니라 오클랜드의 모든 미식 축구 경기를 참석하기 시작했다.
‘심폐소생킥’서부터, ‘오늘부터 니 여친 내꺼♡’의 [망나니 세레머니] 시리즈는 그렇게 탄생했다.
겨우 6개의 영상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모두 천만 뷰를 넘겼고, 그녀의 계정 또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 구독자
3만명 → 20만명
그때 안나는 당당하게 로한을 찾아가 제안했다.
– 어느 정도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후 찾아오고 싶었어. 정식으로 계약을 맺자. 너의 ‘빌런’ 이미지를 가공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 담고 싶어.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를 매료시킬 캐릭터라고 확신해.
로한은 그 제안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기 보다 의외의 포인트에서 태클을 걸었다.
– 빌런? 나 완전 순진한 모범생 스타일인데 괜찮겠어? 지난 몇 번의 경기에선 나도 모르게 승부욕을 주체하지 못해서 작은 실수를 몇 번하긴 했지만… 앞으론 별로 자극적인 장면들이 안 나올 텐데?
‘유머 코드가 독특하단 말이야.’
어쨌든 수익을 7:3으로 나누겠다는 계약을 맺고 공식 팬계정의 관리자가 되었다.
‘역시 로한은 인위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줄 필요가 없었어.’
그다음엔 따로 허가를 받아 스탠퍼드 대학에서 주최한 미식축구 여름 캠프 시리즈를 진행했다.
고교 유망주가 대학의 네임드 선수들을 하나씩 꺾는 내용은 미식축구를 좋아하는 광팬들만이 아니라, 전국의 고교생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내며 모든 영상이 평균 삼천만뷰를 찍었다.
– 구독자
20만명 → 50만명
이후 틈틈이 진행된 다리우스와의 복싱 이벤트 매치, 전설적인 복싱 코치 지오반니 관장과의 복싱 훈련, 약물 복용한 차머스와의 타이틀 매치 등.
로한의 복싱 도전은 단순히 미국만이 아니라, 복싱의 인기가 뜨거운 영국, 멕시코, 일본과 같은 나라에 수많은 팬들이 생겨났다.
– 구독자
50만명 → 200만명
이미 유명 인플루언스로 등극한 로한이었지만, 여기서 대형 인플루언서로 성장하게 된 건 올림픽 시즌에 맞춰 육상을 시작하면서부터.
미국 국대 선발전 이후에 로한의 육상 훈련 영상은 금세 5천만뷰를 찍으며, 지금도 안나 계정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상 중 하나로 등극했다.
‘올림픽… 달다 달아…’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든 성장을 모두 우습게 만드는 전 세계적인 행사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올림픽이었다.
안나는 로한의 도움을 받아 2024 파리 올림픽의 공식 인플루언서로 인정받을 수 있었고, 직접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하고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열심히 젓겠다는 일념으로, 그녀는 특유의 스토리텔링과 연출을 활용한 로한의 도전을 매일 하나씩 업로드했고, 모두 5천만뷰의 단위를 유지하는 위엄을 보여주었다.
[복싱 금메달]– 구독자
220만명 → 300만명
[육상 금메달 x 8, 올림픽 신기록 x 3]– 구독자
300만명 → 1000만명
지난 1년 반 동안 어렵게 200만명의 팔로워를 모았다면, 올림픽 기간 불과 2주 남짓한 시간에 800만명을 넘기며 대형 인플루언서의 기점이 되는 1000만명을 찍었다.
특히 9관왕에 등극했을 때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첫 올림픽 출전에 금메달 9개! 펠프스의 기록을 갈아치우다!! (9개 종목 우승 모음집)]100M views / 11.9K comments
– 우리는 로한의 시대에 살고 있다!!
– 아니, 이거 꿈이야? 가상 현실이야? 이런 게 현실에서 가능하다고??
– 수영에선 원래 한 올림픽에서 여러 메달을 따는 선수가 자주 나오는데, 육상은 아직도 1920년대의 파보 누르미의 5개 획득이 최고였잖아.
└ 뭐 메달 많이 딴 게 대단하긴 하지만, 그래봤자 세계 신기록 3개나 보유하고 있는 볼트에 비빌 정도는 아님. 100m, 200m는 3연속 금메달을 땄고, 릴레이에도 2연속 금메달이었다고. 올림픽에서만!
└ 그건 비교가 좀 이상한데? 로한은 첫 참가에 올림픽 신기록만 3개를 갱신했어. 이제 겨우 18살이잖아. 보통 육상 선수의 전성기는 20대 중후반에 찾아온다는 걸 고려하면 지금의 기록이 최고가 아닐 가능성이 높아.
└ 무섭다. 이미 전설을 만들었는데 최소 한 번 더, 부상 없이 몸 관리 잘하면 두 번의 올림픽을 더 참여할 수 있다는 거잖아.
‘아아.. 아아아…’
처음으로 1억뷰를 찍은 영상.
올림픽을 기점으로 인스타, 유튜브, 톡톡 모두에 영상을 업로드하다보니, 총합 조회수는 2억뷰에 가까웠다.
올림픽 공식 계정에서 올리는 하이라이트 영상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유입.
덕분에 국제 올림픽 위원회는 안나에게 VIP 출입 허가증과 올림픽의 공식 영상까지 편집해 업로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올림픽이 내일이면 끝이라는 게 너무 아쉽다.’
안나에겐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기간.
그랬기에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미 로한이라는 말도 안 되는 역대급 소재가 있다지만, 그걸 연출로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안나는 바로 오늘을 위해, 진천선수촌에서부터 30일간 준비한 대형 프로젝트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대한올림픽위원회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셨어.’
대한올림픽위원회는 로한이 대한민국 소속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걸 일회성으로 보았다.
그래서 그의 영향력을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기 위해 혼성 400m x 4 릴레이 종목에 참가를 부탁했다.
– 감사하게도 육상의 불모지라고 하는 우리나라에 대단한 유망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직은 어리고 부족하지만, 로한 선수와 함께 훈련하고, 올림픽에서 실전 경험을 쌓을 수만 있다면… 눈부신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겠죠. 로한 선수는 대한민국 육상계에 길이 남을 유산을 남기게 되는 것입니다.
로한을 고민을 하다가, 이내 자신의 편의를 많이 봐주었던 대한올림픽위원회를 위해 어렵게 승낙했고… 안나는 그 과정에서 굉장한 다큐멘터리의 가능성을 봤다.
그녀는 로한을 필두로 한 릴레이 훈련이 이루어질 때마다 최대한 많은 영상을 담았고, 선수 개개인의 모습과 인터뷰를 땄으며, 하루에 2~3시간도 잘 안 자면서 편집에 몰두했다.
‘이게 내 회심의 역작!’
영상을 제작하다보니 느낌이 딱 왔다.
자신의 역량 이상의 시리즈가 완성됐다.
바로 공개하고 싶어서 온몸이 근질근질했지만, 그녀는 참았다.
소셜 세계에서 영상의 퀄리티만큼 중요한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영상을 업로드하는 타이밍이었다.
‘분명 기다리다보면 좋은 타이밍이 찾아올 줄은 알았지만.’
그리고 안나의 인내심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정작 올림픽이 시작되고 로한이 금메달을 하나씩 딸 때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육상 종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팔로워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
그렇게 올림픽 17일차 저녁.
혼성 400m x 4 릴레이 결승이 펼쳐지는 바로 전날 밤에, 안나는 3부작으로 이루어진 [마지막 불꽃] 시리즈를 모두 업로드했다.
– 이게 뭐야?? 이게 넷플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정말 일개 소셜 계정의 영상이라고?
– 와… 퀄리티가 말이 안 되는데??
– 누가 근처에서 양파를 써는 모양인데? 왜 갑자기 눈물이 나지?
└ 어 너도?? 나도!!
– 처음으로 다른 나라의 육상 경기를 응원하게 생겼다. 메달까진 따기 어렵겠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 없기를.
– 근데 한국 사람들은 원래 저렇게 다 예쁘고 잘생김? 육상 선수가 아니라 모델인 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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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첫 영상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각 선수를 소개하는 형식을 띠었다.
[강유빈(18)]어릴 적부터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에 시달려 의지할 곳이 없었다.
몇 번이나 자살을 생각해봤지만 그럴 용기는 없었고, 기껏 해봐야 자신을 붙잡으려는 아버지나 일진들에게서 도망치는 게 한계였다.
우습게도 처음에는 붙잡혀서 더 심하게 맞다가, 점점 달리기 실력이 늘면서 동네에 살던 관계자의 눈에 들었다.
정이 많고 책임감 있는 코치를 만나, 처음으로 어른다운 어른을 알게 된 강유빈.
코치는 직접 나서서 그녀의 학교와 집안 환경을 정리해주면서… 육상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었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강유빈은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강민호(21)]우사인 볼트의 경기를 보면서 어려서부터 육상에 열정을 가지게 되었으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차마 부모님에게 말은 못하고 공부에 열중했다.
그래도 도저히 꿈을 저버릴 수 없어서 혼자 유튜브와 전문 서적을 공부해 몰래 훈련했으며, 그 결과 교내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후 시 대회, 도 대회에서도 유의미한 활약을 펼쳤다.
이후 그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지역 주민들이 십시일반하여 강민호를 지원하였고…
[박지원(22)]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으나, 그녀에 대한 가족의 기대치가 너무 컸기에 숨 막히는 유년시절을 보냈다.
좋은 대학에 가야하고, 선생님이나 공무원이 되어서 최고의 신랑감을 얻어야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던가.
인생이 너무 답답할 때마다 뛰고 또 뛰었고…
[김로한(18)]미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당해 탈락. 다행히 한국 국적을 회복하며…
– 뭐야, 이 채널 갑자기 왜 신파로 방향을 트는 거야? 이런 게 젤 싫은데.
– 좀 뜬금없긴 함. 근데 의외로 몰입 잘 되고, 은근히 마음이 가게 되네. 안나가 이 정도였나?
[육상 불모지의 육상 선수로 산다는 의미]75.5M views / 4.2K comments
점점 기량이 좋아지면서 전국 대회, 세계 유소년 대회에 참가하게 된 선수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
[육상? 육상해서 뭐 먹고 살려고? 그냥 시간 낭비하지 말고 공부나 해.] [가난한 새끼가 하기 딱 좋은 운동이네. 아무나 할 수 있는 걸 스포츠라고. 신발 살 돈은 있냐?] [오, 동양인! 일단 쟤 덕분에 꼴찌는 면하겠네.] [한국 고교 1위가 이것밖에 안 돼? 우리나라였음 후보에도 못 들겠는데?]] [저런 나라에서도 육상 선수를 양성해? 왜?? 자원 낭비 아냐??] [그들은 오늘도 뛴다.]101.1M views / 10.2K comments
그래도 그들은 묵묵히 훈련을 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열심히 뛰었다.
네 명을 교차 편집하며 어디론가 묵묵히 뛰는 모습.
그들은 계속 뛰다가 이윽고 한 곳에서 만났다.
진천선수촌.
통상적인 청춘 스포츠 영화처럼, 서로 섞이지 못하고 개인 훈련에 집중하다가… 결국 보다 못한 로한이 직접 나선다.
[겨우 그따위 훈련량으로 올림픽에 참가한다고?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은 나랑 함께 훈련한다. 못 따라오면 그냥 릴레이 정도는 포기하는 걸로 하자.]사실 자신들과는 비교하기 힘든 세계적인 복싱 스타이고, 올림픽에서도 국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선수이기에 차마 다가가지 못했던 이들.
그들은 기꺼이 로한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바로 후회했다.
[괴, 괴물이다.]로한의 훈련량은 상상을 초월했고, 사람인 이상 똑같이 소화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지쳐서 쓰러지려고 할 때면 로한이 귀신같이 알아채고 자신들을 노려봤는데, 신기하게도 눈빛을 받으면 긴장이 바짝 되면서 없던 힘이 생겨났다.
[이게 바로 목숨이 위험할 때 느끼는 진정한 공포!]로한과 육상 코치는 웃음기를 싹 빼고, 자세 교정을 위주로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켰다.
겉으로는 매몰차고, 굉장히 혹독한 로한의 모습이 담겼는데…
로한이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서는 육상 코치와 함께 밤새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돌려보면서 디테일을 잡아주는 반전 매력까지 뽐냈다.
함께 고생하고, 구르고, 웃고, 또 울고.
한계에 부딪혀 포기하고 싶다가도 서로 격려하며 다시 일어나는 장면.
처음의 어설픈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는 타임랩스.
나중에는 바톤 터치, 주로 변경등… 기술적으로나마 완벽하게 릴레이를 완주하자, 대한민국의 선수들에 대한 구독자들의 기대감을 대폭 커졌다.
– 진짜 잘 만든 청춘 스포츠 영화 본 줄? 나도 모르게 얘네를 응원하게 만드네??
– 아쉽네. 동양인들이 본선까지 온 건 대단하지만… 결국 메달은 자메이카, 미국 정도에 돌아가겠지. 그래도 이런 시리즈가 자주 만들어져서 동양인들이 육상에 대한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그래, 처음에는 다들 이렇게 성장하는 거지. 이 선수들의 노력이 미래의 세대를 위한 거름이 될 거야.
– 내일 경기 완전 재밌겠다. 누가 메달을 따든, 난 그냥 대한민국 선수들만 집중해서 볼 듯.
*
올림픽은 현실이다.
혼성 400m x 4 릴레이에는 총 16개국이 참가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폴란드, 자메이카, 그리고 미국.
남자 400m에서 데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가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았다지만… 대한민국은 8위의 성적으로 간신히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주자 순서는 강민호, 박지원, 강유빈, 마지막으로 나.
“헉.. 헉… 미안해요!”
내가 바톤을 건네받았을 때는 이미 모든 나라의 주자들이 지나가고, 1등과는 100m가량 차이가 났을 때였다.
“후우…”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기 시작했다.
미국 피지컬 천재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