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37
137
분석팀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곧바로 새로운 대진표 보내주었다.
“……”
내용을 확인하던 엘리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최종 승자 빼고는 모든 게 똑같다.’
예선이라고 할 수 있는 ‘First Four.’
64강이 펼쳐지는 1라운드.
32강의 2라운드.
…결승까지 총 6라운드를 치르는 전국 토너먼트.
총 68개의 팀이 67개의 경기를 치르는데, 그 모든 경기의 승패를 똑같이 맞출 확률이 대략 천 경분의 일이다.
비록 회사의 분석팀은 스탠퍼드를 최종 승자로 뽑고, 로한은 하버드를 선택했으나, 그 이외의 모든 결과가 똑같았다.
‘이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투자한 인력과 자원을 생각하면 최소 수십만 불. 로한은 혼자서 이걸 해냈다고?’
인수합병 대상이 되는 회사의 비품 하나하나까지 고려해서 가치를 산정하는 최고의 분석팀이, 업계 탑티어 AI 모델을 도구로 삼아 프롬프트(Prompt: 질문, 지시어)를 넣는다.
그렇게 이틀 만에 나온 결과를 로한 한 명이 똑같이 돌출해내다니.
‘아니지. SNS를 기반으로한 최신 영상이 배제되어 있다는 사실을 로한이 먼저 눈치 챘어. 실제로 그걸 넣었더니, 로한과 똑같은 결과가 나왔고.’
이건 그 누구에게 이야기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엘리는 두 눈으로 목격하고서도 스스로 납득하기 힘들었다.
‘단순히 선수의 랭킹이나 팀의 수준만 따른 예측 모델도 아니다.’
전국 토너먼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사람의 감정과 모멘텀이다. 그래서 예측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운 대회.
기세를 타면 서면상 꼴찌가 1등을 꺾어도 이상할 게 없는 말도 안 되는 토너먼트이기에 전미의 스포츠팬들이 미친 듯이 빠지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팀이 어려웠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선수별 조직력과 타팀과의 상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수를 AI의 도움을 받아 그나마 승률이 높은 팀에 무게를 둘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짰다.’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의미인지, 로한은 알까?
“오, AI의 발전이 놀랍긴 하네. 이 정도까지 정확할 줄이야.”
“……”
로한의 반응은 딱 그 정도였다.
“고마워, 엘리. 이렇게까지 신경 써 줄 줄은 몰랐는데.”
“…내가 도움이 된 건 맞아?”
“당연하지.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어서 나 혼자 하는 것보다 최소 3.4528배는 빠르게 계산을 마칠 수 있었어.”
“…굉장히 구체적인 수치네. 이게 바로 하버드 수석식 유머 코드?”
“아… 그렇게 되나.”
로한은 멋쩍은 얼굴로 머리만 긁적였다.
“……”
“……”
그러다 순간 눈이 마주쳤고,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지난 2박 3일 동안 잠깐 쉬었다가다도 곧바로 농구 자료를 들여다보는 생활을 하다가, 막상 할 일이 끝나니까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 슬슬 가봐야하는 거 아니야? 낼 모레부터 바로 토너먼트 시작인데, 주말 내내 여기에 틀어박혀 있었으니까…”
엘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로한이 빠르게 짐을 싸기 시작했다.
얼마나 신속 정확한지, 눈깜짝할 사이 모든 자료를 정리해서 가방을 등에 멨다.
“……”
축객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린 사람 같아서 황당하다가도 얄미운 마음마저 들었다.
‘뭐, 실제로 중요한 시기니까.’
엘리는 그냥 며칠 사이에 더 돈독해진 걸로 만족하기로 하고, 로한을 현관까지 배웅나가려고 했다.
“음?”
그런데 로한이 물끄러미 영화관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못 본 자료가 더 있어?”
“그냥 가긴 좀 아쉬운데, 그때 넷플이라도 보자고 하지 않았나?”
“……?”
엘리는 너무 갑작스러운 제안에 선뜻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그러다 너무나 해맑은 로한의 얼굴을 마주하자 자기도 모르게 볼이 붉게 물들었다.
“그… 그럴까? 뭐가 보고 싶은데?”
로한은 바로 대답하는 대신 고민하는 척하면서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곤 코앞에서 자신을 내려보며 옅게 웃어보인다.
“그게 중요해?”
“……!”
로한은 한쪽 손으로 엘리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이렇게 갑자기?’
그런 이성적인 생각을 잠식한 것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한 심장.
그녀는 그냥 마음이 이끄는 대로. 눈을 감으며 고개를 들었다.
“……!”
부드럽게 맞춰지는 입술.
접촉하고 있는 면적이 그렇게 작은데… 그 작은 행동이 온몸의 감각을 거칠게 일깨웠다.
그러다 점점 깊어지는 키스.
엘리는 자신의 숨이 거칠어지며 다리에 힘이 점점 빠진다는 것을 느끼며 정신을 바짝 차렸다.
‘내가 리드해야 해.’
로한은 당연히 경험이 많을 것이다.
미국에서 그 어떤 셀렙보다 인기가 많고 영향력이 큰 것이 바로 소속 학교의 학생 선수들.
특히 로한은 이제 전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발돋움했고, 다시는 없을 피지컬 괴물로 칭송을 받는 시기.
원하면 그 어떤 상대와도 어울릴 수 있는 남자다.
그런 로한에게 자신의 미숙함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용기를 내어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방으로 갈까?”
제법 도발적이었는지 곧바로 로한의 반응이 왔다.
“……?”
그의 손을 꼭 잡고 방으로 이끌고 가는데…
엘리는 문득 이상한 제목의 책들을 발견했다.
툭 – 떨어진 로한의 가방 사이로 책 몇 권이 떨어진 것이다.
[이론과 실전: 사랑과 성관계의 실제 사례들] [사랑의 비밀 코드: 여성 심리를 해독하고 성관계를 높이는 방법] [섹스도 스포츠다].
.
[21세기 카마수트라]그녀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누가 저런 걸 책으로 공부해… 어떻게 보면 로한답다고 해야 하나.’
엘리는 어쩌면 로한이 보기와는 다르게 보수적이고, 자신만큼이나 미숙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전해듣기론, 과거에 굉장히 진지하게 사귄 여친이 있지 않았나?’
그녀의 잡념은 오래 가지 않았다.
곧 침실에 도착했고… 금세 둘은 birthday suit의 모습이 되었다.
오로지 본능에 충실한 시간.
‘맙소사…’
엘리는 남녀 관계에 대한 그동안의 선입견과 지식체계가 180도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것도 밤새 다음날 이른 새벽까지.
*
NCAA 농구 토너먼트, 즉 3월의 광란이 시작되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벤트인만큼, 시작부터 여러 사건사고가 생겼으나… 의외로 네티즌 사이에서 이슈가 된 일이 있었다.
[복싱 챔피언, 육상 스타의 외도는 이제 대학 농구? 차라리 6개 포지션에서 랭킹 1위를 차지한 미식축구에 집중하지 않는 이유는?] [로한의 하버드… 오랜만에 프린스턴을 꺾고 전국 토너먼트에 진출. 그들의 전력을 분석해본다.] [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배팅 사이트 ‘Kings’에 토너먼트 대진표 예측 결과를 제출하다. 예측 대진표는 제출이 마감된 다음날 개인 인스타 계정에 공개.] [로한은 학업적으로 우수할지는 몰라도, 농구는 전혀 모른다?? 그의 충격적인 전국 토너먼트 예측 대진표. 하버드의 최종 우승은 그렇다고 쳐도, 최소 10개의 업셋을 예상. 그것을 두고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로한이 전국 토너먼트 개막 당일.
자신의 개인 인스타에 예측 대진표를 직접 업로드하면서 수많은 팬들의 논쟁을 일으켰다.
– 아니 로한은 농구 선수라면서 아예 대학 농구를 안 봄? 눈 감고 찍어도 이것보단 잘 나오겠다.
– 아니, 이 정도면 로반꿀이라는 유행어가 돌겠는데? 상위 시드 팀이 대부분 하위 시드 팀에게 진다고 해놨잖아?? 제정신임?
– ‘Kings’ 대진표 예측 대회 참가비 100불 아님? 아무리 돈 많아도 버릴 거면 나한테 벌지.
대부분 로한의 안목을 의심하는 사람들이었다.
팬들도 이것만큼은 보호해주지 못하겠다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함께 비난했다.
몇몇 케이블 채널에서 재밌는 소식이라며, 로한의 픽을 잠깐 비웃는 패널들도 있을 정도.
하지만 그런 시선은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3월 14-15일 / First Four / Play-in game] [코푸스 크리스티(승) vs SE 미주리 주립] [텍사스 남부 vs FDU(승)] [애리조나 주립(승) vs 네바다] [미시시피 주립 vs 피츠버그(승)]– …아니 이걸 로한이?? 네 경기 결과를 다 맞춘다고???
– 물론 아예 똥멍청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너무 올려치진 말자. FDU나 애리조나 주립대가 올라갈 건 다 알았잖아. 나머지 두 경기는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박빙의 경기이긴 했지만… 반반. 대충 다 맞출 확률 25%나 된다고.
– 내 말이!! 지금 로한 개인 계정에서는 아예 예언자 납셨다고 존나 빨아주던데… 개 역겨움. 여기까지 다 맞춘 사람이 최소 수십만 명이라고 배팅 사이트들이 발표하더라.
– 1라운드 시작하자마자 광팬들 쏙 들어갈걸? 거기에 로한이 예측한 업셋이 얼마나 많아… 진짜 돌대가리임.
[3월 16-17일 / 1라운드]매년 비슷한 양상이지만, 올해는 1라운드의 충격이 상식을 파괴했다.
– 이거… 승부 조작한 거 아니야?? 그랬다는 게 더 개연성이 있는데…
– 로한이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미친 어떻게 NCAA 토너먼트 경기를 조작해… 차라리 진짜 조작했다는 증거나오면 좋겠다.
– 아니 Play-In으로 들어온 꼴찌 시드가 1번 시드를??
[동부 16위 FDU – 60] [동부 1위 퍼듀 – 59]이제 겨우 1라운드가 시작되었지만, 2025년뿐만 아니라 전국 토너먼트 역사상 최고의 업셋으로 기록될 경기가 나왔다.
개막전 First Four에서 간신히 승리해 동부 지역구의 16위로 토너먼트 출전은 턱걸이한 FDU.
이 경기에서 FDU는 최대 배팅 사이트 [Kings]기준 23점 언더독이었다.
동부 1위가 워낙 전력이 강하고 지난 2024-25리그를 완벽하게 마무리한 나머지, 두 팀간의 실력차가 23점이라고 배팅한 것이다.
– 토너먼트 참가 팀 중에서 가장 시골 대학에서 올라온 애들 아님??
– 센터가 보물이더라고. 이제 각성해서 빛을 발하니 다행. 내년엔 좀 더 좋은 팀에서 뛰길…
– 더 좋은 팀 어디? 동부 1위 퍼듀? lol. 강력 우승 후보는 무슨. 1라운드 광탈. 1번 시드가 1라운드에서 지는 건 역사상 두 번째라며?
[남부 13위 퍼맨 – 68] [남부 4위 버지니아 – 67]경기 종료 5초전. 버지니아는 말도 안 되는 턴오버를 범했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퍼맨은 평소 3점이 약점이라 손꼽힌 포인트가드의 속공 빠른 3점으로 역전. 강호 버지니아를 1라운드에서 탈락시켰다.
그야말로 스포츠팬들이 열광할만한 가슴 뜨거운 경기였으며, 열정으로 뛴 퍼맨의 기적같은 승리였지만… 사람들은 경기 외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 잠깐만… 이거 데자뷰냐? 어디서 본 것만 같은 경기 결과인데??
– 이걸 로한이 또? 이로또???
– FDU 승리는 클릭 잘못해서 우연히 때려맞췄다고 생각해도… 퍼맨이 이길거라고 누가 생각함?
– 우연이 계속 되면 뭐다?? 설마 로한 미래에서 온 거냐??
폭풍의 1라운드. 연례행사로 전문가들도 모조리 틀려서 조리돌림 당하고 있는 와중이라, 로한의 대진표는 더욱 빛을 발했다.
[로한… 그의 예측은 예언이었나… 과연 어디까지 맞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로한에 대한 언론의 노출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1라운드의 마지막 경기.
[남부 15위 하버드] [남부 2위 애리조나]동부 지역구에 자리가 없어서, 전미 대학 체육 협회에서 어쩔 수 없이 하버드를 남부 지역에 끼어넣은 대진표.
비록 하버드가 올해 프리 시즌에서 여러 상위 팀을 꺾고, 정규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지만… 아이비리그 컨퍼런스 자체가 하위권에 속해 있고, 그동안 전국 대회에서 검증된 것이 없기 때문에 무려 15번 시드를 배정 받았다.
1라운드부터 강팀을 꺾어야만 상위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구조.
– 로한이 감히 남부 2위 애리조나를 꺾는다고 예측했을 때 자기애가 심하다고 깠는데… 지금은 내가 똥줄 타네… 돈 꽤 많이 태웠다고… 제발!!
*
‘역시 농구는 재밌군.’
바로 이런 경기를 뛰기 위해서 나는 스포츠를 시작한 것이었다.
나는… 1라운드부터 모든 걸 폭발시켰다.
미국 피지컬 천재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