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39
139
대학 농구 토너먼트의 Final Four, 즉 준결승이 끝난 후 결승전까지 대략 5일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
팀 전원과 함께 캠퍼스로 돌아온 존 킴은 달라진 교내 분위기에 적잖게 놀랐다.
– 결승전 티켓 구함? 작년보다 3~4배 비싸더라… 이게 맞아?
– 스탠퍼드야 항상 팬층이 두텁고, 결승전 자체도 자기네 홈그라운드인 리바이스 스테이디움에서 벌어지잖아.
–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비싸져?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결승에 올랐던 스탠퍼드잖아.
– 일단 그게 삼할이고, 또 삼할은 당연히 우리 하버드의 팬이지. 솔직히 가장 돈 많은 동문회 아니시겠냐. 지금까지 응원할만한 팀이 없었던 거고, 기대조차 안 했을 뿐인데… 올해와 같은 역사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농구팀을 응원 안 할 이유가 없지.
– 하긴. 그동안 우리 스포츠팀에 투자 안 한다고 동문회에서 주기적으로 비판을 하긴 하더라. 부스터들이 돈을 풀면서 팀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도 도움이 되었을 테고.
– 그리고 마지막 삼~사할은 놀랍게도 로한 개인 팬층이라고 하더라.
– …진짜? 개인의 영향력이 무슨 한 학교의 팬층이랑 맞먹어???
– 고교 씬에서는 진짜 마이클 조던이나 톰 브레이디 같은 놈이었으니까. 다신 없을 재능이라고 얼마나 설레발을 치던지.
– 그러고 프로 리그에서 미끄러지는 대형 유망주가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로한은…’
잠자코 듣고 있던 존 킴은 그 대목에서는 의구심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듣던 다른 학생이 먼저 나섰다.
– 로한은 이미 유망주가 아니니까. 여러 말이 많지만, 어쨌든 WBC 헤비급 챔피언. 거품 뿐이라고 하면, 이미 나머지 3개 대회를 통합한 챔피언 카스트로가 틈만 나면 로한을 물고 넘어지지 않겠지.
– 뭐, 육상에 있어서도 언터쳐블이긴 한데… 그건 타종목이잖아. 그게 농구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나?
– 그게 바로 진정한 슈퍼 스타란 의미지. 종목을 초월한 인기와 영향력.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경기를 찾는 게 아니라, 그냥 로한의 활약을 지켜보고 싶은 사람들까지 모여드는 거야. 전설이 탄생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싶은 거지…
‘그게 맞다. 대형 스포츠에서 이 정도까지 생태계를 교란한 사람은 흔하지 않아. 옛날에 스포츠가 발달하지 않은 시점이라면 모를까, 모든 게 분업화되고 경기 자체도 고도로 발전한 지금 이 시기에?’
로한이 다시는 없을 최고의 피지컬 천재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이 정도의 선수가 활동하는 걸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로한의 경기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이다.
– 로한이 스탠퍼드를 상대로 하는 것도 영향이 없잖아 있는 거 아냐? 또 크롬웰 집안 vs 반항하 로한의 구도잖아. 리얼리티 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듯.
– 그런 의견도 있더라. 지금은 거의 잊혀졌는데, 미식축구 최대의 유망주라고 떠들어대던 다리우스를 지워버렸고… 크롬웰 집안의 대표 스타였던 차머스의 선수생명 자체를 끊어버렸지. 그리고 크롬웰 집안이 10여년 이상 후원하고 키워온 스탠퍼드의 농구나 미식축구팀을 거절하고 하버드 온 것만 봐도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알 수 있잖아.
– 스스로 독립하고 싶은 건가? 집안의 힘 없이 자기를 증명해야 진정한 스포츠 선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
– 그게 아마 가장 맞는 말이겠지.
여기가 하버드가 맞는 걸까?
진짜 스포츠를 좋아하는 소수가 아니라면, 하버드생들은 대학 스포츠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편이 아니었다.
아이비리그끼리 경쟁할 때나 서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재밌게 보지, 이런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는 참가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에 남의 일이라고 치부했기 때문이다.
‘진짜 대단하긴 해. 겨우 두 학기만에 하버드를 이렇게 바꿔놓다니.’
하지만 지금보니, 모든 학생들이 학교 스포츠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다.
무려 대륙의 반대편에 위치한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되는 전국 토너먼트 결승전.
학업을 그리 중시하는 하버드가 경기가 치러지는 당일 아예 자체적인 휴일로 발표했고, 전날은 교수님들이 임의로 하프 데이… 즉 오전 수업만 진행을 하기로 결정됐다.
말 그대로 전교생의 축제.
부스터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적지 않은 경기 티켓을 구해서 학생들에게 50%이상 싸게 판매하며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내고 있었다.
‘내가 지난 4년 내내 꿈꿔온 대학 선수 생활의 마지막…보다 더 현실성이 떨어진다.’
현실이 더 판타지라는 말이 딱 맞았다.
“초라한 마지막을 장식하면 어떡하나… 매일 악몽에 시달렸는데…”
존 킴이 씁쓸한 미소와 함께 중얼거리자, 어느새 다가온 보웬이 뒤통수를 팍 – 쳤다.
“옛날부터 넌 너무 감성적이었어. 토 나온다고.”
“그러는 넌 그냥 생각이 없었지.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냐?”
둘은 한참을 티격태격하다가 이내 입을 꾹 닫았다.
농구판을 제패할 것만 같던 패기 있는 1학년 시절부터 으르렁 거렸던 둘.
이젠 자신들의 뚜렷한 한계와 프로의 벽이 얼마나 두터운지 실감하는 시기이기에, 자신들이 토너먼트 결승까지 왔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운 듯했다.
“우리가 이렇게 큰 무대에서, 이 정도의 역할을 맡게 되는 건 평생 마지막일 수도 있어.”
“그렇겠지. 사실, 겨우 우리와 같은 선수가 이 정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로한 덕분이겠지.”
“결승전도 꼭 이기자. 우리의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모든 걸 다 불태워서.”
보웬은 모처럼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우리의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꼭 이겨야해.”
“…그것도 맞지.”
보웬과 존 킴은 로한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전부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 숟가락 들 힘이 있으면 최후의 순간까지 로한과 훈련을 하며 결승전을 준비했다.
‘살려줘.’
‘나도…’
*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배팅 웹사이트 [Kings] 본부.
세간이 주목하는 큰 경기가 있을 때마다 마케팅 비용을 늘려, 어떻게든 신규 유저들의 유입하는 것이 그들의 주 사업 모델.
실제로 이런 대학 농구 전국 토너먼트와 같은 시기에는 전체적인 배팅금액이 폭발적으로 늘어, 막대한 수수료를 벌어들이는 때이기도 했다.
“다른 때 같으면 축제분위기였을 텐데…”
이번 전국 토너먼트에는 다른 해의 토너먼트이 비해 4~5배 이상의 배팅 규모를 자랑했고, 전직원이 보너스를 기대해봐도 좋을 실적을 올리고 있었으나… 간부들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그런데 회장님이 직접 방문하신다니.”
[Kings]는 크롬웰 집안의 회사 중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어서, J.P의 직접적인 관리를 받는 곳.그럼에도 불구하고 J.P가 직접 본사를 방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그게 좋은 일이라고 착각하는 간부는 한 명도 없었다.
“그놈의 로한 한 명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인지!”
한 해에, 대학 농구 토너먼트 대진표를 만들어서 그 어떤 배팅 대회에 제출하는 사람의 수가 대략 1억 명이라고 최근 발표됐다.
전국민의 30%에 해당하는 정신 나간 숫자.
그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배팅 대회는 100불이라는 참가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Kings]의 ‘1 Billion Challenge.’
회사의 설립때부터 대진표를 100% 예측하면 1 Billion을 준다는 공약이 성공적으로 바이럴되어서 지금의 [Kings]가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천재적인 마케팅으로 칭송받았지. 파워볼보다 확률이 극악하지만, 스포츠팬들은 다 자기가 맞출 수 있다고 확신하니까… 어떻게 보면 복권보다 훨씬 쉽게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했어.’
전국 토너먼트 시기에 대부분의 신규 유저를 유입하니, 얼마나 성공적인 마케팅 캠페인인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문제는… 그런 극악한 확률을 뚫고, 처음으로 1 Billion을 지불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에 처한 것.
“지금까지의 66경기를 모두 정확하게 맞추는 게 가능한 일이야?”
“그것도 토너먼트 참가 선수라서 더 말이 안 되죠.”
“승부조작으로 걸고 싶어도… 자기 팀이 모든 경기에서 우승한다고 예측했으니… 씨알도 안 먹히고.”
로한이 토너먼트 시작 전날, 그러니까 배팅 대회 마감날에 대진표를 공개하고… 그것을 [Kings]에 제출했을 때는 모두 좋아했다.
‘그 정도의 영향력 있는 스포츠 스타에게 광고를 주려고 하면 최소 십만불은 지급해야 하는데.’
1라운드, 2라운드. 로한의 대진표가 다 들어맞았을 때도 회사의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덕분에 [Kings]에 대한 언론 노출도가 높아졌고, 폭발적인 유입으로 이어졌으니까. 회사 차원의 그 어떤 노력보다 훨씬 효과적인 홍보를 로한 개인이 해주었다.
문제는 8강, 4강이 끝나고… 결승전 상대가 확정되었을 때였다.
“회사 보유금으로 1 Billion을 지급하는 건 불가능할 테고… 은행에서 얼마나 빌려올 수 있지? 채권 발행은? 최대한 끌어모으면 얼마까지 가능한가?”
재정 부서에서 수많은 방도와 계산을 마친 끝에 나온 결론은 좋지 않았다.
“은행에 빌리고, 채권까지 발행하면 충분히 맞출 수는 있으나… 요즘 이자율이 너무 살인적이어서 회사의 자금 운용에 타격이 큽니다.”
대표는 보고서를 읽다가 스트레스가 극심해졌다.
다만 그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회장님 도착하셨습니다!”
“……”
수백명이 바쁘게 일하던 사옥. J.P가 도착했다는 말에 갑자기 정적이 흘렀다.
“오셨습니까.”
“그래. 일단 들어가지.”
실제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J.P가 모습을 드러내자, 그의 존재감이 공간을 장악했다.
싸늘한 공포가 직원 개개인을 옭아매는 듯한 느낌.
“법률팀이랑 재정팀 모두 들어오라고 해.”
백여명에 달하는 인원이지만, 대부분 대강당에 모였다.
병가를 냈거나, 외근을 나간 이들도 모조리 돌아오는 중.
분위기가 전쟁터의 군인들 못지않게 기강이 잡혀 있었다.
“1 Billion 공약에 조금이라도 허점이 없는지 샅샅이 뒤져라. 혹시 소송까지 갈 경우 우호적으로 판결을 내려줄 판사들의 판례까지 모조리 가져오고. 더 이상 내 돈 1센트도 넘겨줄 수 없다. 알겠나?”
*
NCAA 농구 토너먼트 결승전.
‘하필 경기장도 자기 앞마당으로 잡냐.’
우리가 도착한 곳은 리바이스 스테이디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프로 미식축구팀, 49ers의 홈구장이었다.
다만 오늘은 농구 경기가 펼쳐질 수 있도록 농구 코트가 깔려 있었고, 코트사이드 좌석을 비롯해 5천석이 추가로 배치돼 총 7만명이 직관할 수 있었다.
“음… 내 착각인가?”
경기 시작을 앞두고 마주친 모든 사람들에게서 살기가 느껴졌다.
“……”
반대편 코트에서 몸을 풀고 있는 스탠퍼드 선수 한 명 한 명이 누구 한 명 담그겠다는 각오로 노려보고 있었다.
“……”
심판들의 눈빛도 심상치 않았다. 계속해서 나를 흘겨보고,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며 불길한 느낌을 주었다.
“……?”
그러다 문득 위화감이 받고는 뒤를 쳐다봤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길래 돌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는 너무나 익숙한 얼굴이 관중석에 입장하고 있었다.
분명 관람객 중 하나에 불과한데… 어째서인지 자기가 이곳의 주인이라도 되는 듯 거만하게 들어서는 사람.
다름 아닌 J.P였다.
‘아주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군.’
오랜만에 내 안의 ‘로한’이 날뛰기 시작했다.
미국 피지컬 천재 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