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42
142
처음에는 로한의 원맨쇼를 가소롭게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스탠퍼드의 헤드 코치, 행크 워커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대학 리그에서는 팀별 수준차가 천차만별이니, 약자를 철저하게 파괴하는 일방적 원사이드 경기가 흔하기는 하지만, 랭킹이 붙는 강팀… 그것도 스탠퍼드를 상대로는 어림도 없는 일.
‘미친 짓을 하는군. 크롬웰의 피가 섞이긴 섞였다 이거지.’
스포트라이트를 좋아하고, 뭐든지 자기가 해결하려고 하는 성향이 자기의 할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그래서 더 마음에 안 들었다.
그는 바로 타임을 불러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팀플레이를 중요시하는 워커 감독이었기 때문에, 좀 더 거칠게 수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제대로 응징해줘라. 다시는 기고만장하게 나대지 않도록.”
“옙!”
“……”
그런데 손자, 샤크의 반응이 미묘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관찰력이 뛰어난 워커 감독은 바로 알아차렸다.
턱 –
워커 감독은 샤크의 어깨를 한 번 툭 치고는 조언했다.
“이 경기에 NBA 스카웃 몇 명이 왔다고 생각 하냐? 모든 팀에서 최소 한 명은 보냈다. 심지어 구단주도 와 있다는데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결과로 보여드릴게요.”
“네 신장을 믿어라. 너는 이 시대에 가장 압도적인 선수로 기억되어야 한다. 알겠어?”
“명심하겠습니다.”
손자의 눈에 피어오른 투지를 확인하고 나서야 워커 감독은 안심을 했다.
스탠퍼드 핵심 주전 멤버들은 무려 3년을 함께 합을 맞췄다.
그중 2~3명은 언제든 NBA 드래프트 등록을 할 수 있었지만, 열매가 너무 빨리 익으면 땋자마자 버려진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미래를 자신의 손에 맡긴 것이다.
대학 농구 생활을 통해 경험을 쌓고 실력을 향상시킨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려한 마침표를 통해 영원히 이름을 남긴다.
‘여기서 무너질 아이들이 아니지.’
실제로 NBA 훈련 프로그램을 적용시키고, 프로 선수들과 연습 경기를 가지며 지난 2~3년 동안 몰라보게 성장한 내 새끼 같은 선수들.
휙 – !
로한이 억지로 힘겹게 골을 성공시켜도 불안하지 않았다.
이후 스탠퍼드는 계산된 패스, 압도적인 기량, 그리고 완벽한 찬스에서 훨씬 손쉽게 득점을 올렸으니까.
휙 – !
‘인정할 건 해야겠군. 토너먼트 기간 동안 로한의 실력이 눈부시게 성장했다. 그마저도 재수없을 정도로 크롬웰 집안 핏줄다워…’
콰앙 – !
이번에는 세 명의 스탠퍼드 수비수를 혼자서 뚫고 샤크를 상대로 투핸드 덩크를 성공시키는 로한.
비록 오펜스 파울이 불려서 점수는 무효화가 되었지만, 바닥에 쓰러진 샤크의 표정은 창백했다.
대학 수준에서는 아무도 그를 힘과 높이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로한을 상대로 거대한 벽을 느끼는 것이다.
도저히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미지의 공포에 짓눌려, 그의 기량을 좀 먹고 있는 게 두 눈에 보일 정도였다.
“아…”
[하버드 36: 스탠퍼드 38]전반전이 끝났을 때는 워커 감독도 할 말을 잃었다.
원맨쇼는 결국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혀 무너지기 마련인데… 로한은 골을 넣고, 또 넣고, 또 넣었다.
팀원들은 오로지 공간을 확보하는 패스용으로 써먹은 후, 수비수 두 명 세 명을 달고도 몸싸움을 피하지 않는 저돌성, 불가능한 각도에서의 억지 슛, 무엇보다 지치지 않는 체력은 코트 위의 선수들은 물론… 지켜보는 사람들을 다 질리게 할 정도였다.
‘도대체 하프타임 동안 어떤 지시를 해야하나…’
워커 감독은 한숨을 쉬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
모든 스포츠 경기의 하프타임은 요란하다.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치어리더들이 퍼포먼스를 하거나,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만한 슛 컨테스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이루어지는 시간.
전국 대회 결승전이니, 지역에서 인기가 있는 스트릿 댄스팀을 초청해 화려한 춤을 선보였으나…
– ……
– ……
호응하는 관객들이 거의 없었다. 그들은 아직도 전반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하고 있었다.
– 농구가 원래 혼자서 할 수 있는 경기였구나?
– 하버드가… 스탠퍼드를 꺾는다고?? 올 아메리칸의 전국 탑 레벨 선수들로 슈퍼 팀을 이룬 스탠퍼드를??
‘역시… 로한이구나.’
엘리는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가문에서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경쟁을 치열하게 했기 때문에,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주목을 받고 인정받으면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녀는 그런 질투심을 동기부여로 자신의 뼈를 깎아 성장한 사람.
어떤 분야든 상관없었다.
어른들은 적어도 정통 후계자에겐 모든 부분에서 출중한 실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태생부터 호전적이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로한을 신격화할수록 오히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너무 생소한 감정이라서 말없이 그를 지켜보기만했다.
그럴수록 자신의 안에서 싹트는 동경과 경외감.
결국 전반전은 로한이 멱살을 잡고 하버드를 캐리했으며, 강제로 팽팽한 경기를 이어나갔다.
후반전은 더 놀라웠다.
로한의 공격 원맨쇼가 끝난 것이다.
하버드는 다시 평범하게 오인 체제로 공격을 펼쳤다.
그런데 스탠퍼드의 플레이는 더욱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그 시작점에는 로한이 있었다.
‘계속해서 수비 포지션을 바꿔?’
로한이 대부분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건 이미 분석팀의 결과를 통해서 받아봤다.
정규 리그는 물론, 전국 토너먼트에서도 상대의 전력에 따라 포지션을 변경했다.
네임드 선수를 전담하는 에이스 킬러.
상대의 포지션에 맞춰서 수비를 했고, 분명 리그 내내 스탯 깡패였던 랭커들도 로한을 마주하면 금방 벤치로 내려갔다.
그만큼 수비력에 있어서는 비공식적 전국 1위.
상대방의 공격을 간파하는 능력이 어지간한 AI 수준이라는 사내 분석은 너무 허황돼서 시스템적인 오류라고 분류했지만, 엘리는 그게 단순 오류가 아님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직감은 지금 눈앞에서 사실로 증명되고 있었다.
파앙 – !
3점이 주특기였던 스탠퍼드의 쿠퍼 베일리는 말 그대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외곽에서, 완벽한 리듬감으로 3점을 시도했으나 바로 로한에게 블록킹을 당했다.
그것도 로한이 공을 정면으로 잡고 내려찍어버리자, 쿠퍼 베일리가 종이처럼 처참하게 구겨져버렸다.
그렇게 두 번을 심하게 당하자, 3점 찬스가 와도 로한의 위치부터 확인하게 되고, 어느 순간 타이밍을 놓쳐 공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버드 44: 스탠퍼드 47]– 샤크!! 샤크에게 공을 돌려!!!
워커 감독이 다급하게 외쳤다.
전반 내내 로한에게 숨통이 틀어막혔던 샤크. 하지만 로한이 외곽에 나와서 수비를 맡고 있으니, 샤크가 다시금 골 밑을 장악하는 그림이 나와주어야 했다.
‘골 밑을 장악하는 팀이 경기를 승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포지션.’
하버드의 센터가 제법 키는 커도, 육중한 체격이나 힘에서는 샤크의 상대가 안 되어서… 병풍이나 다름 없었다.
실제로 샤크의 움직임이 차츰차츰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타이밍이 왔을 때. 사기를 다시 가져오기 위해 샤크는 자신의 전매특허, 고릴라 덩크를 그대로 꽂으려 했다.
콰당 – !
하지만 낌새를 일찌감치 읽은 로한에게 뒤가 잡혔고… 샤크의 몸무게가 실린 덩크가 로한의 비상식적인 힘과 부딪혀 둘 다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
다만 로한은 금세 용수철처럼 몸을 튕겨 다시 일어났다면, 샤크는 쉽게 고통을 떨치지 못하며 이후 둔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하버드 52: 스탠퍼드 54]‘그래도 스탠퍼드는 스탠퍼드구나.’
전국 1위의 팀답게 벤치 멤버들을 내세워 계속해서 하버드를 따돌렸다.
선수층이 얇은 하버드는 교체를 할수록 전력이 약해졌으니, 스탠퍼드는 상대적으로 더 강해진 느낌.
로한은 그쯤에서 경기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포인트가드를 수비하기 시작했다.
굉장히 움직임이 민첩하고 두뇌 회전이 빠른 스탠퍼드의 딜런 하퍼. 전국 최고의 가드이자, 수많은 NBA 팀이 노리고 있는 주전급 자원.
“……”
문제는 그런 딜런 하퍼를 상대로는 로한이 아예 존 프레싱. 즉 백코트를 하지 않고 상대 진영에서부터 숨막히는 수비를 펼쳤다.
– 쟤는 무슨 체력이 남아돌아? 아무리 복싱 선수 출신이라지만…
– 육상도 해서 그런가? 단거리 선수들 체력이 저렇게 좋아? 보는 내가 토가 나오는데, 스탠퍼드 포가는 어떤 느낌일까?
어쨌든 풋워크나 공간 장악력이 뛰어난 로한을 상대로, 딜런 하퍼는 좀처럼 전진을 하지 못했다.
한 번은 스틸을 당해 바로 허무하게 골을 먹힌 이후로는 더욱 조심스러워졌고, 결국 볼배급은 무슨. 자신의 팀 누군가가 가까이 내려와서 공을 받아주어야만 했다.
“……”
엘리는 그동안 로한 때문에 농구 공부를 많이 했지만, 이건 정말 상식 밖의 전술이었다.
‘개개인의 기량이 부족하면… 자기가 직접 선수들 한 명 한 명 각개격파한다.’
스탠퍼드를 상대하기 가장 어려운 건 바로 6~7명으로 구성된 5성급 유망주 로스터.
오버파워된 전력 때문에 같은 랭커팀 사이에서도 실력차가 날 수밖에 없고, 그래서 2연속 전국 대회를 우승하면서도 전문가들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랭커팀들 사이에서도 경기가 길어질수록 스탠퍼드와 점수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데…’
로한은 해결책을 스스로 찾았다.
전국 1위 센터인 샤크를 전반내내 괴롭혀 트라우마를 만들어준다.
이후 고분고분해지면 다른 하버드 팀원에게 맡기고 다른 선수의 전담 마크를 한다.
위험할 때는 절묘하게 지원을 와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새겨준다.
그런 식으로 슈팅가드, 포인트가드를 차례대로 압박했고… 로한의 의식할 수밖에 없는 수준으로 괴롭히고 또 괴롭힌다.
특히 거친 몸싸움의 승자는 항상 로한. 몇 번 부딪히고 나면 움츠러드는 스탠퍼드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농구는 진짜 팀게임이 맞는 건가?’
일년에 수백억을 가져가는 회사의 분석팀은 분명 스탠퍼드의 승리를 점찍었다.
사실 그런 치밀한 분석이 아니어도, 이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스탠퍼드의 승리를 당연시하고 있는 상황.
[하버드 66: 스탠퍼드 66]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전광판을 확인하는 사람이 늘었다.
– …이게 맞아?
– 내 인생에서 이런 경기를 직관하게 될 줄이야.
– 최고다. 이대로 하버드가 져도, 로한은 잊지 못할 듯.
– NBA 가자아아!!! 드래프트 1위 픽 무조건임.
엘리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주변을 둘러볼수록 그런 감정은 점점 커져만 갔다.
모두가 오로지 한 선수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무엇을 하든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사람.’
엘리도 로한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
‘스탠퍼드는 스탠퍼드구나.’
경기를 치르면서 너무 행복했다.
전국 최고의 선수들이 한 팀에서, 그것도 뛰어난 전술을 갖춰서 하나로 플레이를 하니까 농구가 훨씬 재밌었다.
‘바로 이런 걸 위해서 내가 프로에 가고 싶은 거지.’
수준 높은 농구.
나를 한계까지 몰아붙일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좋았다.
“……”
정신을 차려보니 경기의 마지막 2분.
[하버드 72: 스탠퍼드 79]가까스로 동점까지 만든 시점이 있었지만, 다시 시간이 흐를수록 점수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스탠퍼드 선수들의 의지를 꺾기 위해, 무리를 하면서까지 내가 전담 마크를 해도… 실제로 의지가 꺾일 조짐이 보이면 워커 감독이 칼 같이 교체를 시켰다.
벤치와 실력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이들. 그것도 체력이 풀인 선수들이 들어오니 경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헉… 헉…”
반면 체력이 진즉에 바닥난 보웬이랑 존 킴. 얼마 쉬지도 못하고 대부분의 경기 시간을 뛰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교체된 나머지 선수들은, 미안하지만 숫자만 맞춰주고 있는 상황.
패스만 제대로 받고, 다시 돌려주어도 충분히 고마운 수준이었다.
‘그래, 이래야 재밌지.’
내가 심상 세계에서 본 경기의 결과는 우리의 숭리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이상과 현실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을 때나 가능한 일.
“……”
나는 잠시 눈을 감고 집중했다.
한계에 있을 때… 아주 잠깐이지만 심상 세계를 현실 세계 위에 덧씌우는 게 가능해진다.
다만 나에게 있어서도 체력 소모가 극심하기에 마지막까지 아껴둘 수밖에 없었던 상황.
나는 그걸 경기 종료 2분전에 발동시켰다.
우리팀 선수는 물론, 상대팀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완벽하게 파악된 상태라, 심상 세계의 발현은 더욱 손쉬웠다.
‘경로가 보인다.’
나는 드리블을 하며 신속하게 돌진했다.
시간이 별로 없다.
수비수 두 명이 달려오기에 적절한 때 존 킴에게 공을 주었다.
존 킴이 공간을 열어 나에게 다시 공을 돌려주려고 했지만, 보웬에게 눈짓을 했다.
이젠 서로 눈빛만 봐도 호흡이 맞아서, 거의 아무런 딜레이 없이 보웬이 공을 받았고… 아슬아슬하게 딱 1초간 오픈되어 있었던 그는 멋들어진 3점을 성공시켰다.
“…이게 들어간다고?”
내가 리바운드 해줄 걸 믿고 자신 있게 던진 것이지만, 실제로 들어가니 자기가 더 안 믿기는 눈치.
하지만 나는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보웬은 부담감과 압박감이 클수록 집중력이 높아지는 클러치 슈터. 최소 1초동안 비어 있어야 하고, 저 각도에선 슛 성공률이 60%까지 올라간다.’
심상 세계의 정확한 데이터가 있었기에 자신감 있게 지시할 수 있었던 플레이.
[하버드 75: 스탠퍼드 79]스탠퍼드의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이번에는 우리 모두가 존 프레싱 수비를 펼쳤다.
바로 파울을 하려던 보웬을 말리고, 상대의 패스를 유도하는 집요한 수비를 요구했다.
역시 나의 예상대로 패스는 3점 슈터인 쿠퍼 베일리에게 돌아갔고,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파울을 했다.
팀 파울이 6개를 넘어갔기 때문에, 쿠퍼 베일리에게 자유투가 주어졌다.
‘이미 슛 폼이 많이 무너지고,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에… 리그 자유투 성공률 90%대의 베일리도 이번만큼은 실패할 확률이 45%.’
나는 유심히 그의 자유투 폼과 공의 포물선을 계산해… 딱 적절한 시점에 리바운드를 잡았다.
원 앤드 원.
NBA와 달리 대학 농구에서는 이런 경우 자유투 하나만 주어진다. 성공하면 하나를 더 시도할 수 있으나, 실패하면 바로 오픈 볼.
당연히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 스탠퍼드 선수들보다 내가 한 발자국 빨랐고… 나는 신속하게 코트를 질주해 바로 3점을 쐈다.
[하버드 78: 스탠퍼드 79]이제 정말 한 골 차이.
– 하버드 ! 하버드 ! 하버드!
– 로한! 로한! 로한!
스탠퍼드를 응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으나, 하버드의 승리를 바라는 사람들이 더 목소리가 커졌다.
경기장엔 나의 이름… 그리고 우리 팀의 이름을 외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귀가 먹먹해질 정도.
‘더… 더 조금 더…!’
‘로한’은 관종 중의 관종인지… 사람들이 관심을 주고, 또 자신의 이름을 연호할수록 피가 끓었다.
없던 체력까지 생기며 활기가 돌았다.
경기 마지막 10초.
[하버드 78: 스탠퍼드 81]우리가 필사적으로 막았으나, 결국 마지막에 가까스로 샤크가 집중력을 발휘해 한 골을 더 넣었다.
“……”
우리 선수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만 일제히 쳐다봤다.
굳이 그들뿐만 아니라, 우리를 1대1 전담 마크를 하고 있는 스탠퍼드 선수들의 시선도 전부 나에게 꽂혀 있었다.
모두가 나의 플레이에 대비하고 있는 느낌.
그럼 상대적으로 압박이 덜한 선수에게 공을 돌리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빈틈을 찾아야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나는 존 킴에게 고개를 끄덕여 처음부터 내가 패스를 받았다.
‘연장까지 가면 무조건 진다.’
나도 사람이다.
스탠퍼드를 이렇게 몰아붙일 수 있었던 건, 그들이 우리를 무시해서 그랬다.
나중에는 분위기에 휩쓸렸고, 아직 젊고 경험이 부족해서 멘탈을 회복하는데 오래걸렸을 뿐이다.
어쨌든 그들은 선수층이 두터워서, 연장까지 가면 승패가 어떻게 될지는 심상 세계가 미리 예측해주었다.
경기 종료까지 5초.
하프코트를 넘어오자 아예 두 명이 달라붙었다.
그럼 오픈되어 있는 하버드 선수가 한 명 있어야 하는데, 스탠퍼드는 팔팔한 체력을 바탕으로 존 디펜스를 하며… 셋이서 나머지 하버드 선수 넷 모두를 동시에 견제했다.
신체적 기량이 부족하니, 그냥 존 킴이나 보웬이 뚫어주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
‘최소 동점을 만들려면 3점을 넣어야 하는데…’
현재의 체력과 경기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성공시킬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없었다.
‘결국은 내가 해결해야 한다.’
2초.
생각할 시간도 이젠 없다. 빠른 3점을 쏴야하는 시점이 찾아왔다.
패스를 돌릴 시간조차 없다.
내가 슛동작에 들어가자 미리 샤크까지 가세해서 거대한 3인 벽이 만들어졌다.
‘기다린다…’
공중에 높이 떠올랐지만 바로 쏘지 않았다. 체공 시간 동안 차분하게 기다렸다. 점점 슛을 쏠 수 있는 각도가 줄어들고 있었지만, 그래도 꾹 참았다.
‘온다!’
얼마나 마음이 급했는지, 블록킹을 시도하면서도 나에게 쏠리는 샤크의 몸. 이걸 기다렸다.
1초.
탁 –
‘됐다.’
샤크의 손이 나의 왼쪽 팔에 닿았을 때, 아슬아슬하게 3점을 릴리즈 했다.
탕, 타당 – … 휙 !
무려 링에 세 번이나 튕기고 간신히 들어가는 공.
[하버드 81: 스탠퍼드 81]“스탠퍼드 34번 파울!”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앤드원.
–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경기장이 난리가 났다.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도 수비수의 컨택을 기다리는 나의 차분함.
세 명의 벽 사이로 완벽한 포물선을 그린 나의 3점.
머릿속에서 그렸던 플레이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고, 나는 이후 주어진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4점 플레이를 마지막으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온 몸에 전율이 흘렀다.
우리는 전광판을 보면서도 사실 실감할 수 없었다.
[하버드 82: 스탠퍼드 81]하버드의 승리였다.
“잡아라!!!”
분명 조금 전까지 다 죽어가던 우리 선수들.
벤치 멤버들까지 모조리 뛰어와서 나를 허공 높이 던졌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
“자네가 로한인가?”
경기가 끝난 직후.
예상치 못한 사람들이 나를 찾았다.
미국 피지컬 천재 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