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43
143
경기 마지막 10초.
[하버드 78: 스탠퍼드 81]애써 침작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J.P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파울, 파울만 안 하면 된다!! 차라리 3점을 줘버려!!!”
VIP 박스 스위트에서 아무리 고함을 질러봐야 코트 위까지 전달이 될 리가 없지만, J.P는 목에 핏대가 세워질 정도로 두꺼운 유리 벽까지 주먹으로 치며 외쳤다.
“멍청한!!!”
하지만 뇌까지 근육으로 가득찬 샤크가 파울을 범했고, 그 아슬아슬한 빈틈을 놓치지 않고 로한이 3점을 성공시켰다.
한 번의 자유투 기회를 얻은 하버드.
J.P는 굳이 끝까지 지켜보지도 않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내 금쪽같은 돈이 위험하다!’
[Kings]에서 내건 ‘1 Billion Challenge.’전국 토너먼트 모든 경기의 승패를 정확하게 맞추면 무려 1 Billion(=1.3조)를 지급하겠다는 공약.
그 홍보 효과로 [Kings]는 전 세계 최고의 배팅 사이트로 거듭날 수 있었다.
NCAA 전국 토너먼트의 역사상 한 번도 완벽한 대진표를 예측한 사람이 없다는 걸 고려하면, 돈 한 푼 안 쓰고 홍보 효과만 누린 천재적인 마케팅 사례로 칭송을 받았는데…
‘하필이면 지금. 그것도 로한의 손에서!!’
아예 자기의 인스타 개인 계정에 떡하니 공개를 해서 발을 뺄 여지도 없었다. 그걸 기반으로 전국 토너먼트 기간 내내 세상이 시끄러웠으니, [Kings]가 받을 압박감도 상상을 초월할 게 분명하다.
“……”
J.P는 마지막으로 로한의 얼굴을 한 번 확인하고는, 이를 바드득 갈며 빠르게 경기장을 떠났다.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
“사이가 안 좋다는 소문은 사실인 모양이군.”
멀리서나마 J.P가 거친 발걸음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둘이 있었다.
바로 마크 G. 보웬과 지미.
전반 10분만에 시간 낭비를 했다며 떠나려고 했던 그는 결국 자리에서 떠나질 못했다.
아무리 대학 리그라고 하지만, 로한은 분명 탈대학 수준을 선보였다.
무려 10분 내내 원맨쇼를 펼친 건 전적으로 개인 기량으로 억지로 해낸 것.
구단주나 되는 사람이 그 가치를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건 후반전.’
어떤 스포츠나 똑같은 말이 돈다.
[화끈한 공격력으로 한 경기를 이길 수는 있지만, 챔피언쉽은 빈틈없는 수비력을 통해 승리할 수 있다.]로한은 5성 유망주로 똘똘 뭉친 스탠퍼드를 각개격파했다.
전국 랭커들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수비를 선보였고, 대학 농구에서 가장 압도적인 힘을 지녔다는 샤크를 자기 장기로 찍어 눌렀다.
‘이제 겨우 19살이라고?’
엄연히 따지면 18살. 두 달 후에 생일이 지나야 19살이 되는 황금 유망주였다.
겨우 한 번의 플레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이지만, 로한이 이제 대학 1학년을 마쳐간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흠…”
마크는 투자사를 운영하는 사람답게, 로한의 가치를 철저하게 숫자로 판단해보았다.
애지중지하는 딸만 생각하면 당장 목을 쳐도 성에 차지 않는 놈이었지만, 계산을 하면 할수록 입꼬리가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누구 딸이라고… 참 사람 보는 눈은 있단 말이야.’
결국 마크도 자리에서 일어나 정장의 단추를 차례대로 잠궜다.
“고생했네, 지미. 조만간 우리 팀에서 연락을 갈테니 이야기를 한 번 나눠보도록.”
“알겠습니다. 따로 로한 선수는 안 보고 가십니까?”
“흥, 내가 경기를 직접 보러올 수준이긴 하지만, 아직 나랑 직접 대면할 정도는 아니네. 다만 우리 딸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면 나의 모든 인맥과 자금과, 권력을 총동원해서 매장할 거라고만 전해주게.”
“네???”
지미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지만, 마크는 더 이상 부연설명하는 대신 이미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갑자기 딸 이야기는 왜 나오는 거지??’
로한이 과거에 여자문제가 조금 있었다는 정보는 접했지만, 본격적으로 미식축구를 시작한 3년전부터는 고자가 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잠잠해져서 아예 걱정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
하지만 지미는 순간 경기장의 커다란 화면을 통해 찍히는 여성의 이미지를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진짜 딸이 농구 경기장에 왔어? 내가 듣기론 스포츠를 즐겨보지 않는다고…’
그런 그녀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꽂혀 있고, 아주 잠깐이지만 그 사람이 그녀와 시선을 교환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아니 그 살인적인 스케쥴 속에서 연애할 시간은 또 언제 있어서???’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로한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그런 자신의 시선을 느꼈는지… 로한이 자신을 올려다보았다.
지미는 허탈하게 웃으며 엄지만 척 치켜세워주었다.
‘잘난놈들끼린 알아서들 만나시는구나. 아무리 바빠도.’
배가 아픈 건 왜일까?
*
갑자기 나에게 엄지를 척 들어보이는 지미.
‘우승 축하한다는 의미인가?’
나는 지미의 의미심장한 눈빛에 잠시 의아해하다가, 결국 팀원들에게 끌려가 단상 위에 올랐다.
곧이어 트로피 수여식이 진행되었다.
NCAA 협회장이 직접 와서 축하 인사를 건내고, 거대한 트로피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프로 세계에서는 보기 힘든 아마추어만의 낭만을 잘 보여주었네. 아쉽게도 올해가 마지막이겠지?”
“그렇겠죠?”
“그래. 앞으로도 좋은 활동을 기대하겠네.”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후, 나 한 명을 주목하고 있는 7만여 명을 위해 가벼운 팬서비스를 해주었다.
으아아아아아!!
우렁차게 함성을 내지르며 우리 팀원들과 함께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관객들은 열렬히 호응해주며, 경기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처음에는 분명 NBA 드래프트를 위한 홍보수단에 불과했으나…’
존 킴, 보웬을 비롯해 다 함께 고생한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고마웠다.
겨우 한 시즌이지만, 우리가 그동안 쌓은 업적은 아마 하버드의 농구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나보다도 더 기뻐해 주는 가족, 눈이 마주치자 묵묵히 고개를 끄덕여주는 엘리, 그 이외에도 수많은 팬들의 얼굴을 눈에 한 명 한 명 담았다.
“……”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에 휩싸여 한참이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
한동안 대학 농구 결승전에 대한 소식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다.
[역대급 대학 농구. 성공리에 막을 내리다. 역대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한 결승전??] [대학 농구의 역사를 새롭게 쓴 로한. 이번에도 로한인가!] [역시 삼연속 우승은 레전드의 영역인가… 슈퍼팀을 형성하고, 최고의 리그 성적을 거뒀으나 결국 결승에서 좌절한 스탠퍼드. 주장 샤크, 충격적인 결과에 “천재지변 앞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라고 담담하게 답변.] [LA의 구단주가 직접 방문한 토너먼트 결승전. 차세대 유망주에게 눈을 돌리나?]– 결승전 시작전만해도 스탠퍼드가 거저먹는 경기라고 다들 욕하지 않았냐? 막상 까고 보니 ‘ESPN 선정 최고의 경기,’
– 아… 티켓 살까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결국 안 샀는데… 내 인생에 이런 경기가 다시는 찾아올까? 로한 분명 조던이나 르브론급으로 성장할 거 같은데…
– 지랄하지마 lol 겨우 대학 리그만 놓고 존나 설레발치네. 대학 리그 씹어먹고 정작 NBA에서 적응 못해서 유럽으로 쫓겨난 애들이 한 둘이었어?
– 그럼…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 하지만 로한은 잘하겠지. 그런데 너무 옵션이 많음. 복싱 한 경기에 몇 천억씩 뽑아먹다가 농구하려면 성에 차겠어? 그리고 미식축구 드래프트에 참가하려면 2년을 기다려야해서 그렇지, 정작 자격 요건이 되면?? 그동안 더 열심히 한 건 미식축구 아님? 바로 미식축구로 도망칠 듯.
– 아… 그건 일리가 있네. 옵션이 많으니… NBA 가도 몇 년을 뛸지… 조금만 일이 안 풀려도 바로 접을 거 아냐.
– 막상 NBA 드래프트 전에 종합격투기 매치 잡힌 거 아냐? 완전 미친 짓이지. 그걸 곱게 봐주는 구단이 어디 있겠어. 안 그래도 항 상 부상 위험에 시달리는 게 농구 선수인데, 아예 투기 종목을 병행한다?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야하는 구단입장에서는 쉽게 짊어지기 어려운 리스크야.
[‘Kings’의 1 Billion 챌린지 당첨 주인공은 바로 로한 킴??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을 뚫고 대진표 예측을 100% 적중했다!! 어쩌면 트로피보다 더 값진 업적?]– 이게 말이 돼?? 승부조작 한 거 아님?? 아니 참가자 선수들이 대진표 예측해도 되는 거냐고…
– 뭐 NCAA 규정상 도박 자체는 하면 안 되지만, 워낙 대진표 예측은 일종의 문화 같은 거니까 허용해주는 거지. 자기팀의 패배에만 걸지 않으면 된다고…
– 미친놈아 모든 경기 승리로 찍었는데, 그걸 어떻게 승부조작 해 hahaha. 그것도 하버드 같은 중하위권 팀으로!
– 1 Billion이면 그게 얼마야… 로한 2023년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이 버는 선수로 뽑히지 않았어??? NBA에서 20년 동안 군림한 킹도 제치고!
– 2024년도 이미 수입이 1 Billion을 넘겨서 전 세계 스포츠 선수 1위였음. 차머스랑의 타이틀 매치가 연말이어서 정산 자체가 2024년도에 됐고, 올림픽은 더 말할 것도 없지? 니케랑 스폰서 계약에서 거의 1 Billion 가까이 보너스로 받았다고 하더라.
– …그럼 2025년, 올해는??? 퓨리랑 복싱 이벤트 매치도 전체 순위안에 들 정도로 흥행히 잘 된 경기였잖아? 조금 있으면 종합격투기로 재탕할 거고??? 거기에 전국 토너먼트 대진표 예측으로 1 Billion까지 더 받아??
– 사실 로한 정도면 NBA 구단에서 까이든 말든 아무 신경 안 쓰고 자기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는 거지.
– …그리고 아직 18살… 진짜 하찮다 내 인생. 난 아직도 우리 부모님 집 지하에서 사는데…
– 와, 지금 뭐하고 있을까? 미친 듯이 파티하고 있겠지? 영화배우나 모델들 매일 갈아치우면서 하고 싶은 거 다 할 듯.
– 그러고보니 루나 메르세데스도 결승전 보러 오지 않았나? 개부럽… 요즘 인스타 보면 진짜 평소 도도하던 여자애들도 다 로한 포스트만 올리면서 존나 꼬리치던데… 하루만 로한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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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을 끼고 파티만 열심히 하고 있을 거라고?’
엘리는 이런저런 댓글들을 찾아보며 피식 웃었다.
‘외모(?) 때문에 그런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겠지.’
진짜 다른 사람들은 전혀 짐작도 못 할 것이다.
지금 미국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로한.
언론 매체들도, 유명 셀렙들도, 온갖 소셜에서의 인플루언서들도 다 로한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했지만…
정작 로한은 토너먼트가 끝나고 딱 그날 하루만 팀원들과 열심히 놀았다.
하버드로 돌아와서는 주말 내내 잠만 잤고, 잠깐 일어나서 자기가 가져다준 10인분에 가까운 음식만 먹고 다시 아기처럼 잤다.
월요일부터는 2학기 기말고사 기간.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다.
농구 코트 위를 지배하던 패왕의 모습은 어디도 찾아볼 수 없었다.
책에 빠져서 정말 다른 세계에 넘어간 사람처럼, 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며 꼼짝도 안 했다.
“음?”
엘리도 시간이 날 때마다 로한과 같은 테이블에서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로한이 멍하니 창밖을 보면서 사색에 빠지는 순간이 잦아졌다.
그러다가는 노트 위에 뭔가를 열심히 끄적인다.
그러다 다시 사색에 빠지고… 또 노트에 뭔가를 적고.
‘뭐지?’
엘리는 오래 지나지 않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 피지컬 천재 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