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57
157
미국 NBA의 ‘공식적인’ 드래프트 방식은 기본적으로 성적순이다.
그해 정규 리그 승률이 저조할수록 드래프트 상위픽을 배정받는 구조.
하지만 역대급 유망주가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경우, 하위권 팀들이 일부러 게임을 져서 인위적으로 승률을 하락시키는 ‘탱킹’이 성행하자… NBA는 리그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존의 성적순 시스템에 추첨 방식을 더했다.
그러니까 드래프트에서 가장 가치 있는 1라운드 1~4픽은 오로지 추첨을 통해서 정해지고, 나머지 5~30픽은 남은 팀들의 성적순으로 배정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리그 최하위팀이 무조건 1픽을 가져갔다면 이제는 하위권 3~4개팀 모두가 균등하게 1픽을 가져갈 확률이 주어지는 거지.’
하위권 경쟁을 조금이나마 낮추기 위해서, 1픽 당첨 확률을 여러 팀에게 균등하게 부여하는 구조.
물론 그것도 하위권 4~5개 팀 정도나 현실적인 가능성이 있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총 14개팀까지 희박한 확률이 있지… 상위팀들은 아예 1라운드 1~5픽을 받는 게 불가능하다.
[1라운드 1픽 당첨 확률]30위 팀 – 14.0%
29위 팀 – 14.0%
28위 팀 – 14.0%
27위 팀 –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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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위팀 – 1.0%
14위팀 – 0.5%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세간에 알려진, ‘투명한’ 드래프트 방식.
NBA의 체계가 잡히고, 빅 리그의 인기를 얻게 된 1960년대부터 시작되어서 지금까지 이어진 구단주만의 전통이 따로 있었다.
“자아.”
구단주 총회가 끝나고 나서, 이루어지는 비밀 회담.
바로 사전 드래프트였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J.P.는 구단주를 제외한 모든 잉여 인원들을 쫓아낸 후, 다시 원탁에 앉았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인 건 킹 브라이언의 드래프트 이후 처음인가.”
유망주 한 명에게 이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가지는 일은 무척 드물다.
정확하게는 무려 20년 전에 있었던 일.
“빌어먹을 보웬 놈이 굴러 들어와서 첫 드래프트 때부터 케빈 브라이언을 날름 데려간 게 아직도 눈에 선하구먼…”
“그게 벌써 20년 전 일인가… 하아. 그때 기강을 잡았어야 하는데, 지금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것 보면 꼴사나워서 원.”
아직도 마크 보웬의 풋내기 구단주 시절을 기억하는 OB 구단주들은 혀를 차며 투덜거렸다.
LA팀은 전통이 있는 프렌차이즈이긴 하지만, 어느 구단이나 마찬가지로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보웬은 하필이면 LA팀이 바닥을 찍었을 때 경제불황과 맞닥뜨려서 운이 좋게 헐값에 구단을 인수했고, 딱 그해 드래프트 1픽을 받아 현재 NBA를 대표하는 스타 케빈 브라이언을 뽑았다.
NBA에 수많은 1라운드 1픽이 있었지만, 역대 최고의 황금픽으로 인정을 받은 드래프트였다.
선수 생활을 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못한 적이 한 손에 꼽힐 정도로 팀 승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기여.
거의 3년에 한번 꼴로 플레이오프 우승하며 반지 6개를 얻어낸 살아 있는 전설.
비록 은퇴를 앞두고 부상을 입어 재활 중이며, 여러 악재가 겹쳐 팀이 하위권으로 내려온 상태이나… 박수 칠 때 떠나기 위해. 그리고 마지막 화려한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팀을 리빌딩 중인 LA팀이었다.
“시기가 너무 공교롭단 말이야. 지난 20년 동안 플옵 진출 못한 게 몇 번이나 된다고, 딱 로한이 드래프트를 등록할 때 하위권?”
“설마 총재한테 뒷돈 먹여서 추첨 조적하는 거 아니겠지?”
“그래보라지? 우리가 가만히 당하나…”
마크 보웬은 늙은이들의 추한 시기 질투에 코웃음을 치며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LA에서도 관심을 보일 줄이야.’
J.P.는 그런 마크 보웬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지금까지 딱 한 번만 직접 구단주 총회에 모습을 드러냈을 정도로 NBA의 대소사나 사전 드래프트에 무관심한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번은 시작부터 조짐이 이상했다.
“유치한 말싸움은 카드 받고 해도 되니, 일단 관심이 있는 놈들은 판돈부터 전송하게.”
이번 사전 드래프트의 주최자로 선정된 J.P.의 선언에 모두 잠깐 잠잠해졌다.
본격적인 게임 타임이었다.
*
구단주끼리의 은밀한 사전 드래프트는 옛 전통 그대로였다.
독한 시가와 위스키, 그리고 포커.
정확하게는 그 해에 가장 유명한 헐리우드 여자 배우, 모델, 가수들이 직접 딜러를 하고 술을 따라주고, 구단주 곁에서 ‘행운’을 불어 넣어주었던 시기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딱 한 번, 비밀 유지에 문제가 생기면서 외부자들은 철저하게 차단하게 된 이후, 이런 방식이 이어져 내려왔다.
“다들 알다시피 사전 드래프트의 게임 방식은 포커. 최종 승자가 1라운드 1픽을 가져간다.”
사전 드래프트는 오로지 1라운드 1픽을 위한 구단주들의 게임.
NBA에서의 트레이드는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돈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선수의 계약을 사고파는 것이기 때문에 계산도 복잡하고, 서로 이해관계를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구단주들끼리 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암암리에 돈을 주고받아 결정을 내리고, 대외적으로는 투명한 트레이드를 한 것처럼 발표한다.
‘하지만 대중도 멍청하지는 않아서 이해가 안 되는 트레이드라고 욕하는 일이 종종 있지만, 그냥 그들은 모르는 뭔가가 있겠지 하고 넘길 뿐. 뭐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지.’
사전 드래프트도 그런 구단주들의 필요성을 긁어주는 행사 중 하나였다.
단순히 리그의 성적, 공정성, 운에 맡기기에는 너무 대형 유망주가 NBA에 입성할 때.
그 한 명에 따라 구단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때, 엉덩이가 무거운 구단주들이 직접 몸을 움직이게 된다.
“첫 참가비는 1천만불. 탕진하면 즉각 퇴장하거나 재참가를 할 수 있다. 다만 그 경우 참가비 1억불로 늘어나고, 이후 마지막 재참가를 희망한다면 10억불을 내고 다시 들어올 수 있다.”
“……”
구단주들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듣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참가비는 당연히 돌려받을 수 없고 모두 NBA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되기 위해 잘 세탁되거나, 익명의 ‘후원’으로 처리되는데도 그들은 당연한 듯 착석했다.
‘다들 작정했군.’
아마 각 구단에서 로한 한 명의 가치를 산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J.P.는 그것도 있지만 여러 복합적인 속내가 있어서 더더욱 포기할 수 없었다.
‘어차피 NBA 입성을 막을 수 없다면… 내 손 안에서 망가뜨린다.’
오늘을 위해 우호적인 구단주들에게 뼈와 살을 내주면서까지 양보받았다.
포커란 건 몇 명이 지원만 해준다면 충분히 승부를 조작할 수 있다.
문제는 상대가 얼마나 많은 구단주를 포섭했느냐.
사실 28명이나 모인건 개개인이 로한에게 관심이 있는 것도 맞겠지만, 다들 이 자리에 참여함을 통해 충분한 대가를 보장받았다는 게 정확했다.
“……”
J.P.는 유심히 보웬을 관찰하며 카드를 돌리기 시작했다.
인원이 많기 때문에 일단 테이블은 3개를 운영하고, 딜러는 돌아가면서.
‘이제 저녁 7시.’
J.P.는 게임을 하면서 조용히 계산해봤다.
대략 자정쯤이면, 늦어도 새벽 2~3시에 정리가 되리라고 봤다.
미리 뜻을 맞춰둔 10명가량의 구단주와 신호를 주고 받으며 전략을 개시.
“……”
예상보다 저항이 강했지만… 결국 모든 건 계획대로 흘러갔다.
‘포커를 이렇게 잘 치던가? 아니면 은밀하게 도움을 받았나?’
수 계산이 빠르고, 완벽한 기억력을 지녔다는 사실이 유명한 보웬답게 포커도 굉장히 잘 쳤다.
J.P.는 확실한 패를 들고 지긋지긋한 보웬의 올인을 유도.
그런데 한끗 높은 패를 보웬이 들고 있어서 J.P.가 어쩔 수 없이 재참가비를 치르고 다시 테이블에 앉아야 했다.
‘죽을 때를 정확하게 알고, 참전할 때는 최대한 배팅액을 늘린다. 심리전까지 능하다 이 말이지…’
만약 여러 구단주와 함께 공세를 펼치지 않았다면, 먼저 모든 칩을 모두 소비하고 기회를 날려버린 건 자신의 쪽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J.P.는 전혀 예상치 못한 세 번째 참가비까지 뱉어내면서 막대한 금전적인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보람이 있었다.
“오랜만에 포커를 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네. 벌써 이틀이 지나다니.”
28명의 경쟁자가 6명으로 줄었을 때쯤.
보웬은 처음으로 칩을 탕진했다.
“……”
그의 재참가 여부에 숨죽이고 지켜보는데, 보웬은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는 자리를 바로 떠났다.
“축하합니다. 아무래도 손주가 다른 팀에서 플레이하는 건 불편하셨겠죠.”
“……”
‘눈치 빠른 놈.’
역시 보웬은 남은 인원 모두가 J.P.를 은밀하게 지원하고 있다는 걸 진즉에 간파한 모양이다.
‘하긴 그러니 재참가를 꺼리는 거겠지. 하지만…’
멀어지는 보웬의 뒷모습을 보며 순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순순히 포기할 놈이 아닌데?’
승산이 안 보이면 최대한 손실을 줄이고 미련 없이 엑시트하는 게 놈의 습성이다.
그런데 어차피 재참가할 의사도 없는 사람이 이틀이라는 금쪽같은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자리에 붙어 있었다?
‘그냥 내가 세 번이나 재참가하기를 유도한 건 아니겠지?’
구단주들을 포섭하기 위해서 쓴 돈과 자원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 예기치 못하게 마지막 참가비까지 털렸으나… 이 정도는 겨우 투자에 불과하다.
“뭘 그리 신경 씁니까. 그래봤자 패배자의 볼썽사나운 투정을…”
“그건 또 그렇지. 어쨌든 다들 힘써줘서 고맙네.”
J.P.는 그제야 근심을 덜은 듯 웃음을 되찾았다.
그래. 이 정도는 그냥 투자다.
투자를 통해 벌어들일 이익이 막대하다면 전혀 아쉬울 게 없다.
‘우리 배은망덕한 손자놈… 어디 한 번 두고 보자고.’
*
트레버 퓨리와의 역사적인 리벤지 매치 이후, 세간의 관심은 한 곳으로 몰리고 있었다.
– 와, NBA는 물론, 프로 리그 드래프트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로 많은 적이 있었나? 스포츠라고는 전혀 모르는 여자애들도 로한이 어느 팀에 가는지 나한테 물어보더라??
– 아니 육상, 복싱, 종합격투기 게시판에 가도 NBA 이야기 하고 있다니까?? 아예 스포츠랑 관련이 없는 게시판들까지 종종 NBA 드래프트가 주제로 나오는 걸 보면 로한의 영향력이 새삼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음.
바로 2025 NBA 드래프트.
NBA에 입성하는 모든 선수는 자격이 충족될 때 드래프트에 정식 등록을 해야 구단과의 계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해 드래프트에서 역시나 가장 주목 받는 것은 1라운드 최상위 픽들.
신인치고는 대형 계약이 주어지고, 개개인이 과연 리그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지, 팀 간의 균형이 어떻게 바뀔지 여러 토론이 벌어지는 시기였다.
[절대적인 권력의 골드 총재도 정면으로 들이받는, 진정한 빌런 로한. 과연 드래프트에 차질이 생기나?] [킹 브라이언 이후 지난 20년간 최대의 대어로 낙점된 로한 킴. 2024-2025년 정규 리그 하위팀들이 눈독 들인다.] [크롬웰 가문의 구단 샌프란시스코팀은 과연?? 트레이드라도 시도할 것인가…]– 솔직히 유망주라고 해봤자, 아직 NBA에 입성조차 안한 신인인데… 총재 권고 싹 무시하고, 심지어 라이브 방송으로 조리돌림한다? 그래도 살아남길 바라는 건 너무 거만한 거 아님??
– 그래봤자 총재도 대표이사임. 구단주들이 마음 먹으면 오늘이라도 갈아치울 수 있음. 구단주느님들이 로한을 원하시는데, 총재는 구석에 박혀 있어야지.
– 하지만 골드 총재는 이미 우호적인 구단주가 많은 실권자죠? 지난번에 구단주 하나 강제로 교체시킨 거 봤지?? 로한 한 명 자격 박탈 시키는 건 누워서 햄버거 먹기지.
– 그나저나 드래프트 1라운드 1픽은 누가 가져갈까? 지금 휴스턴, 샬롯, 디트로이트, 포틀랜드 정도가 가장 유망한 거 아냐?
– 진짜 로또 맞은 거지. 로한이 어디 보통 신인이냐? 이미 복싱, 육상을 제패한 월드 스타이고, 이젠 MMA 진출까지 노리는 정복왕!!
– 윗놈은 좀 오바가 심하기는 한데, 팩트는 로한만큼 유명세가 큰 셀렙이 지금은 몇 명 없음… 인기 없는 스몰마켓에 드래프트 돼도 경기 티켓들 싹 팔릴 듯.
– 그냥 한 번 반짝하고 말 유명세도 아님. 대학 농구 토너먼트로 실력까지 입증해서, 구단주들이 지금 군침 흘리고 있을 걸? 오랜만에 플옵 진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콧구멍이 벌렁벌렁할 듯.
– 빨리 드래프트 추첨부터 했으면 좋겠다. 어떤 팀이 1픽을 가져갈까??? 도대체 로한은 어느 팀에 가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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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25 NBA 드래프트 픽 추첨식 당일이 되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가 지켜보는 NBA 드래프트. 과연 1픽은 어느 팀이 가져가나? 경우의 수를 따져보도록 하자…]골드 총재가 직접 감독하는 하에, 회계법인이 드래프트 순서를 정하기 위해 볼 추첨을 진행했다.
1~14까지 총 14개의 탁구공을 차례대로 로또 기계에 넣는 회계법인 대표.
그는 20초 간격으로 총 4개의 숫자를 차례대로 뽑았다.
1라운드 1픽 당첨 확률은 리그 승률이 저조할수록 높아지는 방식.
[….]그렇게 마지막 공을 뽑는 순간.
커다란 화면으로 중계 영상을 지켜보고 있던 J.P.는 뒷목을 잡고 쓰러졌다.
미국 피지컬 천재 158